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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죽은 자를 위한 행진곡. by 산들바람-

안녕하세요~ 산들바람-입니다. 부디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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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편수 21 / 총 관심작 수 27 / 총 추천수 0 / 총 용량 0Kby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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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산들바람-[tksemfqkfka]
조회 1162    추천 0   덧글 15    / 2007.09.08 10:04:17
“후우~ 아니, 뭐가 이렇게 많아.”


나는 커다란 상자를 바닥에 털썩 내려놓고 어깨를 두드리면서 몸을 일으켰다. 주위를 둘러보니 2층 맨 구석에 있는 가장 커다란 방 두 개에 여기저기 가득 널려있는 상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수고하셨습니다. 이게 마지막이에요.”


신비가 양손에 상자를 든 채로 따라들어 오면서 말했다.

이쪽은 지치기는커녕 아직도 실실 웃으면서 여유만만인 모습이다. 아까도 내가 두 손으로 간신히 들어 올린 짐을 한 손으로 가볍게 들어 올리고 말이지. 대체 저 몸은 어떻게 생겨먹은 거야.


“생각보다 일찍 끝났네요. 덕분입니다.”


신비가 방에 상자들을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휴대전화를 꺼내 시간을 확인해보니 이미 시간은 점심때도 훌쩍 지나가 있었다. 일찍은 무슨.


“그럼. 난 이제 내려가 봐도 되겠지? 아침을 안 먹었더니 배가 고파서.”


“그러십시오. 뒷정리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신비는 고개를 끄덕이고 상자 안에 들어있던 물건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나는 어깨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그나저나 일단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얼떨결에 우리 집에서 사는 걸 허락해주기는 했지만, 정말 괜찮은 건가? 아무리 보호를 위해서 라고는 하지만 저승사자와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이 살다니. 그전에 평범하게 살고 있는 인생에 갑자기 악령이라는 건 뭔가 이상하지 않아? 사실 지금도 이게 정말 현실인지 헷갈린다고.


“그렇다고 어제 눈앞에서 그 비현실적인 광경을 직접 목격한 마당에 안 믿을 수도 없고 말이지.”


나는 어제 신비와 유아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아마 그런 생각을 하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아?”


“꺄앗!”     


다시 모자를 푹 눌러쓰고 계단을 올라오고 있던 유나와 부딪혀버렸다.


“꺄아아악!”


나는 잠깐 비틀거리기만 했을 뿐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유나는 계단 3칸 정도를 데굴데굴 굴러 떨어졌다. 그나마 계단을 거의 내려간 상황에서 부딪힌 게 다행이라고 할까. 아니, 그래도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건 충분히 위험한 거잖아.


“저기. 미안. 괜찮아?”


“아우우~”


유나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하긴 괜찮을 리가 없지.


“미안. 내가 잠깐 딴 생각을 하는 바람에….”


나는 계단을 내려가 넘어져 있는 유나의 팔을 잡아 일으키고 옆에 떨어져 있던 모자를 주워서 건네주었다.


“자. 여기 모자.”


“고, 고맙습니… 엣?”


꾸벅 인사를 하면서 모자를 받으려던 유나가 모자를 잡고 있는 내 손을 보고 멈칫했다.


“에에엣?!”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나를 보더니 나와 눈이 마주치자 괴물이라도 본 것처럼 화들짝 놀란다. 아니, 그렇게 깜짝 놀라면 이쪽도 참 난감한데 말이지.


“왜 그래?”


나는 유나에게 모자를 내민 채로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저, 저기… 아우우~”


내 말에 견습 저승사자 소녀는 안절부절 못하더니 급기야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갑자기 왜이래?


“어머나아- 여자애를 울리다니 최악이야아-”

“헉!”


어쩔 줄 몰라 하는 내 옆에서 왠지 졸린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사촌누나가 소파에서 고개를 슬쩍 내밀고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니, 울리다니. 나는 아무 짓도….”


“설마 아무 짓도 안했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이-? 계단에서 밀어버리는걸 내가 똑똑히 봤는데에-?”


…밀다니 내가 언제.


“오오- 이제는 거짓말까지. 지루야 이 누나는 너를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단다아-”


주정뱅이 누나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말했다.

저건 확실해. 심심했는데 마침 잘됐다는 얼굴이야.


띵-동.

그때, 이 난처한 상황에서 나를 구원해줄 무지 단조로운 초인종 소리가 집에 울려 퍼졌다. 그야말로 나이스 타이밍.


“아. 누가 왔나보네. 내가 나가볼게 아무튼 정말 미안해.”

나는 모자를 유나에게 떠넘기듯이 건네주고 황급히 현관문으로 뛰어갔다.

땡큐. 누군지는 몰라도 정말 고맙다.


“누구세요?”


나는 기쁜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


“여어~ 친구여 잘 있었는가?”


“…….”


…고맙다는 말 취소.

문밖에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오라를 내뿜고 있는 여자애가 꽃다발을 들고 서 있었다. 뒤에 날카로운 인상의 청년을 세워둔 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 그 모습에서는 어떤 비장한 감정마저 느껴진다.


“하하하. 오늘도 내 사랑을 전하기 위해 직접 찾아왔다네. 들어가도 되겠지?”


“…….”


나는 조용히 현관문을 닫았다.


“어라? 이보게 친구여! 어째서 문을 닫으시는가? 응? 문은 왜 또 잠그시는 겐가? 이보게! 문 좀 열어보시게!”


아. 또 찾아왔어 저 녀석.

나는 밖에서 들려오는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름 하이얀. 나랑 같은 반인 여자애. 언제부턴가 시도 때도 없이 사랑을 고백한답시고 꽃다발이나 선물을 들고 불쑥 우리 집으로 찾아오고 있다. 참고로 여기서 사랑을 고백한다는 상대는 내가 아니라…


“누군데 그래에-?”


…이 누나다.


“누구긴 누구야. 하양이…. 아니, 아무것도 아냐. 들어가 있어.”


“오? 오오! 거기계시는 겁니까! 거기 계시는 거로군요! 제 사랑을 받아주세요!”


“에에-?”


…하여간 귀도 밝아요.


“시끄러! 대체 누나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아아- 우리는 역시 운명이라고나 할까. 집으로 찾아갔는데 안 계시기에 자주 가시는
술집에 갔더니 거기에도 안 계셔서 여기로 찾아왔는데 운이 좋게도 우연히 만나게 된 거라네.”


…그거 참. 엄청나게 고의적인 우연일세그려.


“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 운명을 거스르는 행동은 그만두고 우리 사랑의 징검다리가 되어주시게!”


“…싫다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시작하게.”


“예. 아가씨.”


그 말이 끝나고 문 밖에서 무뚝뚝한 목소리와 누군가가 집에서 멀어지는 소리가 들려
왔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엄습해온다.


“어, 어이. 설마 아니지?”


“죄송합니다.”


내 질문에 문 너머에서 아무 감정 없는 목소리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예감적중. 나는 뒤늦게 허둥지둥 문에서 떨어지려고 했지만.

꽈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통째로 나를 덮쳐오는 게 더 빨랐다.


“아아~ 또 이런 과격한 방법을 쓰게 만들다니. 나중에 고쳐줘.”


“예. 아가씨.”


“그럼 실례 하겠네 친구여.”


주정뱅이 사촌을 좋아하는 같은 반 친구는 나를 깔아뭉개고 있는 문을 살포시 밟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


“괜찮으십니까?”


“…괜찮아 보이냐.”


“…….”


날카로운 인상의 청년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렇다고 문을 통째로 날려버리다니 무식한 놈 같으니라고.


“아? 하양이네에-? 무슨일이야아-?”


“와아~ 언니 보고 싶었어요~”


문득 어제 신비가 한 말이 떠오른다.

악령이 당신의 영혼과 동화를 시작하면 불행한 일들이 연달아 일어날 테니 부디 조심하세요.’


“…….”


나는 마음속으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누가 나 좀 꺼내주지 않을래?

-------------------------------------------------------------------------- 안녕하십니까아~ 산들바람- 입니다~
요즘 비가 많이 내리더니 이제 그쳤나 보네요.
뭔가 이상하거나 어색한 부분은 언제든지 댓글이나 쪽지로 알려주세요.



태그
3 산들바람-  lv 3 38.5% / 754 글 43 | 댓글 105  
부디 읽는 분들의 마음을 편하고 즐겁게 만들수 있기를 바라고 덤으로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쓸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

레퀴엠-죽은 자를 위한 행진곡. 21편
/겨울/ 크레센도 1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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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자아붕괴 09/08/10:28
말투 한번 거시기 하네요. 캬캬
1 리카 09/08/10:41
어색하기는요, 이게 제일 재밌는데요
재수가 없어진다는 말, 진짜였네요.
만날 다음 편 기대되는 장면에서 끊으시네 = =ㅋ
1 리카 09/08/10:41
얼렁 올려주세욤
1 리카 09/08/10:41
추천수 초기화되버려써....
0 사신은사과를 09/08/11:01
잘 읽었습니다.
0 09/08/12:52
우째 이런일이...
렌님~!!!
세상에~!!! 일러스트 라니요~~~~<T<T<T<T<T<T<T
그냥 캐릭터 몇명을 제 허접한 실력으로 아주 간단히 스케치 해보겠다는 뜻밖에는 없는데 설마 NT 노벨에 들어있는 것 처럼 내용에 맞춰 그려진 삽화를 생각하신 건 아니겠지요?!?! T>T>T>T>T>T>T>T>T
이거 산들바람 님도 잘못생각하신거 아닐까봐 큰일이네요 T.T
0 TOORIT 09/08/02:11
역시 대단하심! 포스가 장난이...
백합이라 +ㅁ+ 왠지 더 좋아지는 글이군요.
흐음. 정말 출판되셨으면 하는 바람을 절로 가지게 하는 글입니다.
꼭 대박나시길.
0 소우 09/08/08:15
스케치도 들어가나요 ~ 기대나네요.ㅋ
백합이라.. 은근히 좋아하는 거라는 ㄷㄷ;
앞으로도 기대할게효 ~
0 초군 09/08/10:27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인가요 .백...합이라 . ㅋㅋㅋㅋ
여튼 다른 님들처럼 입선되셨으면 좋겠네요 .
0 09/09/03:06
흐미 이거 클났네 T>T
0 사토우 09/09/06:36
아하하하핳 이런이런백합이라뇨 ㅋㅋㅋㅋ
0 사토우 09/09/06:37
으허 댓글다신거보니 시스카님완전기대하시고있는거같아요
ㅋㅋ저도기대할께요 시스카님
0 09/09/07:40
정말 허접한 퀄리티로 몇명 그린것 뿐인데.
그것도 내용하고는 별 상관없이 개인 한명 한명씩만 그린거에요 T>T
0 양 한 마리만 09/09/09:08
저도 엄청 기대하고 있어요. 우와 이거 표지 생기면 멋있을 것 같아요.

백합이 뭐죠 근데?
0 사토우 09/12/11:59
백합이 그게......;;;; 참 곤란한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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