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작 완결작

검색결과

아이크 빛과 어둠의 검사
연화홍란 전생을 했지만...
카미도 혼란스러운 거리
redbead 환생 뒤 전(前...
카미즈블러드 라그나로크 극
컨알 하얀 악마
카이테미요 천명을 힐러였...
Leafy 암흑면
AlwaysLaugh 설령, 당신이 ...
실버나라 나만 판타지 ...
wani [단편] Black ...
lyan15 검은 천사
rlight 지나가던 선비
갓카 내 모니터 속...
로드드라콘 구마록(驅魔錄)
보닝 신같은 포지션...
정상인임ㅎ 대마왕이 가출...
NAMIA 신이 죽은 세...
엽토군 블로그
부르프 낮으로 걸어오...
air05 하루아침에 마...
라쿠카라챠 츤데레 여친과...
잉여포돌이 Re:
9A 금경을 삼킨 용
살많은빼빼로 자유의 날개
노아카미 Heal Up
살많은빼빼로 억압의 사슬
요리코 이세계 소환! ...
적색소음 나는 결국, 아...
봄날상어 우리들의 일상...
호떡 밖으로 나가면...
건달프 After Memories
사가 성불사
노가리 미래에서 미래...
똑같은매일 강철 심장의 고동
승다르크 카르페 디엠
멘카로건 Let Us [Rise ...
살많은빼빼로 Life with dead
랑이초록 지구스토리: ...
joseu 생판 몰랐던 ...
쥐며느리 머그속 그녀의...
살많은빼빼로 학생의 반란
초록만두 창밖으로 뛰어...
joseu 생미부
박사능 흉터 새기는 남자
주렁이 이세계 직업에...
멜렌나 노 네임-제미니-
Enivia 하나뿐인 여동생
pwins 용사의 은퇴시기
호치 사랑하는 나의...
레드트리 반인반요
갓카 단편 모음
오얏 고코미의 모험
책갈피 오늘의 꽃을 ...
코노미카 우리 동아리에...
불닭 해골과 소년의...
서호란 살아간다는 것은.
이동규 마왕 따위 되...
이동규 죽음이 사는 숲
비익연리 나와 그녀의 ...
JG광합성 호텔! 마왕성!
레크리셔 빨간 망토 소...
Nehru CRISHA[크리샤]
별티끌 누리끼리
뚜뚜루 나의 작은 기사님
카샬 이제는 너무나...
갓카 Nostalgia
밤바다 이런 나지만 ...
즈잔 황폐한 땅의 ...
도토리x 망할 유령들 ...
두희 나와 호랑이님
나하린 프로 조연과 ...
pakpa 제목미정
9959 운명의 돌: 멈...
yooil 내 소꿉친구는...
리츠카 페퍼민트 카페인
샌니마 저, 오늘부로 ...
김리토 레스즈
1ron 나와 요정의 ...
미호 라노벨에 사용...
칠흑의카밀레 소인 세계에서...
HAlt 환생한 대주술사
깽깽이 이세계의 블랙...
xiix 암살법사
BLAZE ???
엘그나 정상 위에 소...
연역 롤플레잉!
W더블 진홍의 히스토...
형칠이22 팀 파이브 엔젤스
즐거운나날 신님은 우리들...
pe0000 이세계 용사와...
카사토리00 메이드 여동생...
피토휘 여동생과 나 ...
tg가로수 평소대로 살았...
라케리안 모형정원
실크라운 쿨데레X츤데레...
이부프로펜 이 동아리 뭔...
칠흑의대마왕 도적은 왕에게...
세하 Dreamland Online
강화중 주인공의 친구...
마도 27 - 검은장미인형록 (4차 리뉴얼 개시) by SerenJ.U.



[]
총 편수 34 / 총 관심작 수 11 / 총 추천수 0 / 총 용량 0Kbytes
  이름의 의미 - #1. 다시 시작된 이야기
0명 참여 별점
 
  14 SerenJ.U.[efiangel]  
조회 1257    추천 0   덧글 0    / 2007.09.16 00:48:35


#1. 다시 시작된 이야기




“그러니까, 오늘이 몇 월 며칠인가만 필요한 거 맞지?”

“몇 번을 말하게 해요. 그렇다니까요.”

소녀는 그녀의 말에 이맛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손가락셈을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머릴 긁적거려댔다. 그리고 소녀의 두 손을 잡으며 글썽거렸다.

“미안. 나, 내 나이가 몇 살인지조차 까먹어서 몇 년 몇 월 며칠인지 몰라. 정말 미안.”

“하아. 정말이지. 도움이 안 된다니까요.”

소녀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쉬더니 그녀의 팔목을 잡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 어디가려고? 그런데… 나도 가야해?”

“어쨌든 내가 죽었던 날에서 얼마나 지났는지 확인도 할 겸, 돌아다닐 거예요. 그리고 전, 한국말밖에 할 줄 모른다고요. 여긴 한국 아니잖아요. 아까 해변에서 보니까, 당신 여기 말 할 줄 알던데, 통역 좀 해줘요.”

“그럴 거면 돈 줘!”

소녀가 부러진 팔을 그녀의 앞에 들이밀자, 그녀는 식은땀을 흘리며 시선을 피했다.

“팔 부러뜨린 거, 치료비만큼 통역해줘요.”

“그, 그럴게. 하, 아하하….”

그녀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소녀의 뒤를 따라왔다. 소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걸었다. 검게 그을린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여기가 적도 지방의 황인종이 사는 지역이라는 뜻. 오세아니아나 인도. 그리고 이곳 해안에 있는 야자수로 보아 답은 십중팔구 오세아니아. 한국과 떨어져있는 거리를 생각하면 어마어마하지만 시차는 거의 없을 터. 소녀는 과일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남국의 먹거리를 파는 장사를 보며 머릿속의 생각을 다졌다.

“맛있겠다….”

“에?”

소녀는 뒤에서 들려온 그녀의 목소리에 땀방울 하나를 흘려 내리며 돌아섰다. 그녀는 아까 소녀가 시선만 주었던 가계 앞에서 입가에 침을 흘려가며 어린애가 사탕 보는듯한 눈으로 가계 음식을 바라보고 있었다.

“참나. 이 사람. 나보다 나이도 더 많아 보이는데, 정신연령은 몇 살이야?”

소녀는 터벅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가 귀를 꼬집었다.

“아파―――!”

“나잇값을 해라고요! 나잇값을! 다 큰 어른이 말이야!”

소녀는 씩씩거리며 그녀의 귀를 잡고 시장을 빠져나왔다. 그녀는 귀 떨어진다고 바동거리며 질질 끌려왔다.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애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당신은――”

[ 갑자기 뭐가 커―― ]

소녀는 작은 소매점에 설치된 TV에서 흘러나오는 한국어에 흠칫하며 그녀를 끌고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TV의 화면에는 그녀의 눈에 익은 풍경이 불길에 휩싸인 채 지나가고 있었다.

“장화제약… 본사….”

그녀는 화면의 아래로 지나가는 필리핀어 자막을 한국어로 읽었다.

“오늘 우리시간으로 새벽 3시 40분.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 40분. 동아시아 연합 수장국인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 있는 장화제약이라는 제약 회사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났다. 사고는 일어난 지 8분 만에 현장에 돌입한 군인들에 의해서 철저히 봉쇄되어 정확한 정황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군인들이 돌입한지 30분 후.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약 3분간 목격되었다. 괴생명체는 출동한 군인들에 의해 제거되었으나, 사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소녀는 그녀의 말에 몸을 떨더니 고개를 숙였다.

“저기요. 지금이 몇 시인지는 알 수 있죠.”

“어, 응. 에, 그러니까… 2시 27분. 왜?”

소녀는 그녀의 팔목을 잡고 서둘러 가계를 빠져나왔다. 지금이 2시 27분. 정신을 차린 때는 그림자가 돌아간 각도를 참고하면 대략 3시간 전. 그리고 소녀가 저 곳에서 죽은 시간은 약 5시 20분. 이곳과 한국의 시차는 한 시간. 그렇게 따지면….

‘나는 죽은 지 대략 7시간 후에 이곳에서 부활했다? 바보같은. 현대 과학에서 사자 소생이라는 터무니없는 것이 일어날 리가 없잖아. 죽기 전에 사람을 사이보그나 안드로이드로 개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건 책에서 읽어서 알지만, 흔적도 없이 소멸된 인간이 되살아나는 건, 불가능하다고. 가능하면 공룡뼈에 있는 DNA로 공룡도 만들 수 있겠다!’

“아우~ 진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네에~ 저기….”

그녀는 소녀를 보며 바들바들 떨며 구석으로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소녀는 다시 그녀의 귀를 잡고 중얼중얼 거리며 해변가로 돌아왔다.

“아픈뎅. 그냥 내 발로 갈 테니까, 놓아주면 안 될까요?”

“도망칠 거잖아요.”

소녀가 딱 잘라 말하자, 그녀는 시선을 돌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소녀는 자기가 눈을 떴던 곳에 도착해 그녀를 놓아주고 주의를 둘러보았다.

“내가 이곳에서 눈을 떴을 때. 무언가가 있었을까?”

그녀는 소녀가 잡아당겨서 아픈 귀를 만지작거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헤엥~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건 그렇고. 내가 왜 아직도 못 도망치고 있는 거지? 맘만 먹으면 충분히 도망칠 수 있는 기회도 여러 번 있었던 거 같은 데… 설마 내가 일부러 안 도망치고 끌려 다니는 중인가?!’

그녀는 그대로 앞으로 쓰러지며 모래밭에 얼굴을 파묻었다. 소녀는 모래밭을 뒤적거리다가 얼굴을 파묻고 있는 그녀를 보더니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말이지. 뭐하는 거예요!”

“우엥~ 배고파.”

그녀는 죽어가는 소리를 내며 얼굴을 들었다.

“그래서 지금 모래라도 먹어야겠다는 거예요! 정말이지. 어?”

소녀는 그녀의 말에 짜증을 내며 투덜거리다가 그녀의 얼굴에 잔득 묻은 모래에 어디서 본 듯한 깃털이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소녀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얼굴에 묻은 둥글게 말린 잘려나간 깃털을 집어내었다. 그녀는 소녀가 떼어낸 깃털을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얼굴에 묻은 모래를 털어냈다.

“그거 새 깃털 아냐?”

“글쎄요. 하지만… 새 깃털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소녀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말려있는 깃털을 펼쳐보았다. 여기서 볼 수 있는 새의 깃털은 아니었다. 파도에 떠밀려왔다고 가정할지라도 지구상에 이 정도의 크기의 깃털을 가진 새는 콘돌 정도 이다. 하지만 이 필리핀의 해안가에 콘돌의 깃털이 떠내려 올 이유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깃털은 크기만 콘돌의 것이지, 아무리 살펴봐도 그녀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선 새의 깃털이 아니었다.

‘콘돌 정도의 크기를 가진 정체불명의 새? 생포하면 돈이다. 후훗.’

그녀는 혼자 망상에 빠져 킥킥거리며 입을 가렸다. 소녀는 그녀의 손에 있는 깃털을 다시 가져와 주머니에 넣었다.

‘내가 아무리 의식이 희미해져서 앞뒤 분간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하지만. 이 깃털. 이 깃털은 그 깃털이야. 하지만 어째서? 분명 하나우미 씨가 목숨 걸고 싸워서 없애줬는데.’

소녀와 그녀는 서로를 바라보더니 서로의 손을 마주잡았다.

“저. 이 깃털에 대해서 좀 알아볼까 하는데.”

“적극 협력. 그리고 결과는 5:5로.”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이렇게 해서. 소녀와 그녀의 동상이몽 협력관계가 시작되었다.

- - - - -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마닐라 항구의 선착장.

계절을 무시하는 듯한 보라색의 러시안 코트를 걸친 금발에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가슴에 보라색 장미가 수놓인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수행원들을 이끌고 배에서 내렸다. 그리고 항구에 있던 수행원들과 같은 옷을 입고 있던 이들이 허리 숙여 그에게 인사를 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알렉산더 알트론 님.”

알렉산더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자기의 이름을 부른 이를 바라봤다. 그는 다른 이들과 달리 민소매의 하얀 면티와 색이 짙은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오른쪽 어깨에는 보라색 장미 표식의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오랜만이군. 달라와(dalawa) 분단장.”

달라와는 미리 준비한 보라색의 리무진으로 알렉산더를 안내하였다. 그리고 그와 달라와가 차에 오르자 리무진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뒤를 선착장에 있었던 수십 명의 부하들이 따랐다.

리무진은 시내 중심가를 지나 마닐라의 도심 한 중앙에 있는 호텔에 들어섰다. 호텔은 오늘 모든 손님을 물린 상태로 단 한 사람을 맞이하기 위해 모든 직원들이 아침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호텔의 문이 열리고 바닥으로 레드 카펫이 길게 깔렸다. 로비에 두 줄로 길게 서서 대기 중이던 직원들은 카펫이 깔리자 허리 숙여 안으로 들어오는 이를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오. 알렉산더 알트론 총회장님.”

전 직원이 입을 맞춰 소릴 내었다. 알렉산더는 고개를 끄덕이며 선글라스를 벗었다. 칠흑에 가까운 짙은 푸른 눈. 마치 깊은 바다 속에 어둠을 보는 듯한 푸른 어둠이 깔린 눈이었다. 달라와는 전용 엘리베이터로 그를 안내하며 그와 함께 최상층에 있는 알렉산더의 전용실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안. 알렉산더는 투명한 유리창 너머의 마닐라 시내를 내려다보았다.

“역시. 아직은 많이 나아진 나라는 아니군.”

“송구합니다. 알렉산더 님.”

알렉산더는 코트의 안주머니에서 고무나무의 가지 토막 하나를 꺼내 입안에 넣었다. 그리고 돌아서서 닫혀있는 문을 바라봤다.

“우리 자색 기사단은 대한민국에 있는 장화제약, 이곳 필리핀에 있는 강룡회. 그리고 내가 직접 관리하는 러시아에 있는 뿌뿌로보 자뽀또(пурпурово золото, 보라색 황금). 이렇게 세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던 중 약 7 시간 전. 장화제약을 맞고 있던 채석필 분단장에게서 우리가 지난 3000년간 찾아다닌 [ 봉황신의 파편 ]을 발견했다는 연락이 왔다. 나는 그분을 맞이하고자 직접 대한민국으로 향했지. 하지만 연락이 온지 한 시간 후. 동아시아 연합 정부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장화제약을 쓸어버렸고, 봉황신의 파편은 소멸했다고 한다.”

“하지만 봉황신 님의 불사능력을 고려하면, 아무리 파편이라도 죽지 않는 것이 아닌지.”

알렉산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엘리베이터가 멈췄고, 그와 그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전용실에 들어섰다. 알렉산더는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가죽 소파에 몸을 던져 앉았다. 그리고 한 손으로 눈을 가리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달라와.”

“네. 알렉산더 님.”

“너도 주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너도 엄연히 저 꼴 보기 싫은 동아시아 연합 놈들의 발밑에서 장사하고 있다. 놈들이 움직이는 것 같은 낌새가 느껴지면 바로 철수해라.”

“충고 감사합니다. 알렉산더 님.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긴 채석필이 맞고 있던 장화제약과는 사정이 다릅니다. 이래보여도 직원들 안에는 이미 E.T.S.를 통해 우리들의 동료 에이전트로 진화한 자들이 있습니다. 채석필처럼 고작 한 명의 에이전트만 두고 있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

알렉산더는 고개를 끄덕이며 창밖을 바라봤다.

“그만 가 보거라. 그리고 내가 부를 때까진 아무도 보내지 말도록.”

“네. 알렉산더 님.”

달라와는 그에게 인사를 올리고 아래로 내려갔다. 알렉산더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가더니 입가에 미소를 띠웠다.

“용은 용을 끌어드린다. 하지만, 봉황은 용이 설치면 나타나는 법. 이 나라 어딘가에서 봉황신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 이곳 마닐라는 아니지만, 이 마닐라와 가까운 곳에서 그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 봉황신의 파편이여. 나, 알렉산더의 용기(龍氣)를 느끼고 이곳으로 와 다오.”

알렉산더의 말이 끝나는 순간, 그의 몸 전체에 보랏빛의 줄무늬가 생기더니 밝게 빛을 내기 시작했다.

“자. 나의 용기를 받아 이곳으로.”

- - - - -

소녀는 길을 걷다가 갑자기 욱신거리는 가슴에 통증이 느껴졌다. 왠지 모르게 숨이 막히고 가슴이 조여 온다. 마치 무언가가 거대한 힘으로 꾸욱 누르고 있는 듯한 이 압박감.

“하아… 하아―――”

소녀는 숨을 길게 들이키며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녀는 그런 소녀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다가왔다.

“어이,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아뇨. 잠깐 숨 쉬기가 힘들어져서요. 지금은 괜찮아요.”

그녀는 소녀의 말을 듣더니 이마에 손을 짚었다. 그러더니 소녀를 질질 끌고 나무 아래로 가더니 그늘에 눕혔다.

“뭐하는 거예요?!”

“너, 일사병 직전이야. 이대로 더 움직이면, 너, 골로 가. 여기 있어. 수돗가에서 물 떠올게. 그리고 해 떨어지면 식으니까, 그때까진 기다리자. 그리고 너. 더우면 덥다고 말해. 일사병으로 쓰러지면 곤란하다고.”

“하지만!”

소녀는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녀는 소녀를 밀어서 다시 넘어뜨리곤 그 옆에 앉았다.

“걱정 마. 안 도망칠 테니까. 어쨌든 우리 둘 다 지금 네가 가지고 있는 깃털을 파헤칠 생각이잖아. 그리고 네가 나보다 그 깃털에 대해서 잘 아는 것 같고. 나 혼자선 백지장에서 출발하는 것과 같아. 그러니까 서로의 목적을 위해 서로 도와야지.”

“결국엔 자기 목적을 위해서네.”

그녀는 소녀의 말에 시선을 돌리며 헤헤 거리곤 ‘물 떠올게.’라는 말을 남기며 얼른 수돗가로 달려갔다. 소녀는 몸을 일으켜 벤츠에 앉아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을 바라봤다.

[ 먹이(용)가 있는 곳으로. 먹이가 있는 곳으로. ]

‘소리가 들려온다. 역시… 내 몸 안에 있는 봉황신은… 아직 죽지 않았어.’

소녀는 어금니에 힘을 주며 고개를 숙였다.

‘진정하자. 여기서 힘을 잃으면 그것에 또 몸을 빼앗긴다.’

“어이~ 여기 물.”

그녀는 생수병 하나를 들고 헐레벌떡 뛰어오더니 숨을 고르며 내 앞에 물을 내밀었다.

“여기 물.”

“고마워요. 그나저나, 이건 수돗물은 아닌 것 같네요.”

“응. 수돗물을 먹는 것 보단, 낫잖아.”

소녀는 뚜껑을 따서 한 모금을 들이켰다. 차가운 물은 가슴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지더니 타들어가는 듯한 속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들려오던 [ 먹이가 있는 곳으로 ]라는 소리도 더 이상 안 들리게 되었다.

“하아. 좀 많이 가라앉네요. 고마워요. 그런데 이건 어디서 구한 거예요?”

“응. 집어왔어.”

“에?”

소녀는 그녀의 말에 빤히 그녀를 바라봤다. 집어왔다. 이걸? 어디서? 그 때, 그녀가 달려왔던 곳에서 삑삑거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며 경찰 몇몇이 달려왔다. 소녀는 경찰들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봤다.

“뭐라는 거죠?”

“응. [ 도둑 잡아라 ]라는데.”

소녀는 그녀의 말에 몸을 떨며 시선을 손에 있는 생수병으로 옮겼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지, 집어왔다는 말이 설마….”

“응. 자, 도망치자!”

“에엑!”

그녀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소녀의 손목을 잡더니 개 발에 땀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자, 잠깐요! 이, 이거 어떻게 해야!”

“이럴 땐 안 쫒아올 때까지 도망치면 장땡!”

“장난이 아니라고요――――!”

그녀는 소녀의 발이 땅에 닿을 시간도 주지 않고 열심히 달려 도망쳤다. 소녀는 이렇게 도망치지 말고 어떻게 해야 한다며 그녀에게 소리쳤다. 그러자 그녀는 좋은 생각이라고 말하더니 다리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그러더니 갑자기 멈춰 서선 소녀를 바라봤다.

“수영할 줄 알지?”

“에?!”

그녀는 소녀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소녀를 바다로 내던졌다. 그리고 다리 난간에 기대 쫒아오는 경찰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Good-bye~”

그녀는 그 한 마디를 남기고 몸을 뒤로 돌려 바다에 떨어뜨렸다.

- - - - -

“크아악――! 우엑―! 퀘엑―――!”

소녀는 가슴을 치며 먹은 바닷물을 죄다 토해냈다. 그녀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옷이란 옷은 다 벗고 야자수 잎으로 만든 모닥불에 째였다. 소녀는 매슥거리는 속을 겨우 진정시키며 그녀와 마주 앉아 불을 쪼였다. 그리고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정말이지. 손버릇 대게 좋네요.”

“고마워~”

“칭찬이 아니라고요! 정말이지! 아니, 어떻게 되먹은 머릿속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것에 손을 대요?”

그녀는 소녀의 말에 손가락을 흔들며 혀를 찼다. 그리고 불 위로 얼굴을 들이밀며 미소를 지었다.

“뭐, 뭐에요?”

“헤에~ 고상한 척 하긴~ 솔직히, 땡전 한 푼 없는 사람이 살아가는 길은 무전취식과 잡초 뺨치는 체력이 왕도라고. 그게 자신 없으면 몸 팔면 되고. 근데, 나는 몸 팔긴 싫단 말씀이야.”

“하아?”

그녀는 다시 몸을 뒤로 빼 뒤에 있는 야자수에 몸을 기대며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그러더니 주위를 살피곤 비교적 두터운 잎사귀 몇 개를 집어 들어 이불처럼 덮었다.

“이, 이봐요! 서, 설마 그러고 자려고?!”

나는 알몸으로 모래사장에 드러누워 야자수 잎을 이불처럼 덮은 그녀를 보며 말을 더듬었다. 그녀는 내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이대로 It\'s Dream~”

“이, 이보세요! 당신! 그렇게 자면 감기―― 아니, 얼어 죽는다고요!”

그녀는 소녀의 말을 듣더니 혀를 차며 손가락을 저었다.

“걱정마세요~ 열대지방에서 동사하는 일은 없답니다~”

“그, 그래도, 오, 옷은 입고 자라고요!”

소녀는 불을 쪼여 바짝 마른 옷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녀는 귀찮아하며 두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돌아누웠다. 그리곤 눈을 뜨고 야자수 밑동을 바라봤다.

“꽤 예전에 나한테 지금 당신처럼 그런 말 한 사람이 있었죠. 후훗. 그립다. 그 녀석. 나 쫓아다니면서 그 얇은 유카타 한 장 입고 북극까지 따라왔었는데. 북극. 맞아. 북극곰 맛있었는데. 고기가 핏물이 좀 많이 나긴 했지만, 쫄깃쫄깃하고… 아, 군침 돌아… 고기 먹고 싶다―― 마지막으로 고기 먹은 게 언제냐? 아앙~ 눈물난당――― 고기 먹고 싶당―――”

소녀는 그녀의 말에 머릴 짚으며 한숨을 내셨다.

“내가 어쩌다가 이런 인간이랑… 에휴――”

소녀는 이젠 나도 모르겠다며 투덜거리곤 드러누웠다. 빛나는 별. 길게 뻗은 은하수. 그리고 서쪽 하늘에 있는 반달. 소녀는 그것을 향해 두 팔을 뻗었다.

“잡을 수 있을까? 저 별을. 내게… 내 몸속에 자리 잡고 있는 그 녀석을 이겨내고 나만의 나가 될 수 있을까…. 훗. 쓸데없는 걱정. 눈앞에 닥칠 것 기다리며 대비해도, 일단 닥쳐야 할 만 하지. 일단. 잠이나 자다.”

소녀는 그대로 눈을 감고 잠들었다. 야자수 잎을 덮고 있던 그녀는 소녀가 새근거리며 작게 코고는 소리를 듣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훗. 아무리 봐도. 나랑 같은 계통은 아니군. 나처럼 그냥 막 사는 사람이라고 하기엔, 뭔가 느낌이 달라.”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야자수 나무를 타고 올라가 나뭇잎 몇 장을 따서 아래로 던졌다. 그리고 그 위에서 뛰어 내리더니 가지를 쳐내고 소녀에게 이불처럼 덮어주고 손을 털었다.

“하여간. 나야 매일 이렇게 먹고 자니까, 몸이 단련이 돼서 괜찮은데 말이야. 자기 걱정이나 할 것이지. 아아. 치마츠리 녀석이랑 함께 있던 3년 동안 제대로 잔 날이 없었는데, 아무래도 한 동안 또 그 꼴 나겠네.”

그녀는 왠지 짜증난다는 듯이 중얼거리며 야자수에 기대 아까 처낸 가지를 사그라지는 모닥불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긴 머릴 앞으로 돌려 가슴과 배를 덮었다.

“등은 나무에 기대고 있다 쳐도, 역시 몇 년이 지나도 배가 시린 건 어떻게 할 수가 없네. 이건 천성인가?”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저 별을 잡을 수 있을까… 라고? 훗. 어린 녀석이야. 하지만 꿈은 꿀 수 있다는 건, 희망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말이니까. 나는… 희망을 너무 빨리 잃어버린 걸지도.”

그녀는 무릎 사이로 얼굴을 파묻으며 잎사귀와 나뭇가지를 태워 불이 사그라지지 않게 유지시켰다. 그렇게 그녀는 밤을 지새며 소녀를 바라봤다.

- - - - -

다음 날. 소녀는 따사로운 햇살에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소녀의 옆에는 가는 연기를 길게 피워 올리는 잿더미와 몸을 웅크린 채 앉아서 얼굴을 무릎에 박은 채 자고 있는 그녀가 있었다. 소녀는 불 피운 자리 옆에 뒹구는 그녀의 옷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그녀의 옆에 놓으며 앉았다.

“이봐요. 일어나요. 아침이라고요.”

“으응? 아, 아침. 아, 또 떴네. 저 태양.”

그녀는 수평선에 걸쳐서 점점 하얗게 변해가는 태양을 보며 한 팔을 뻗었다.

“태양아, 태양아. 그대로 다시 물 아래로 내려가거라~”

“이봐요. 변치 않는 자연의 진리를 거스르려고 하지 말아요.”

소녀는 그녀의 황당한 행동에 바락 소릴 지르며 그녀의 옷을 그녀에게 집어 던졌다. 그녀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후엥~’하며 우는 시늉을 했다. 소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분노의 오오라를 뿜어대며 그녀를 바라봤다.

“어. 서. 옷. 입. 고. 일. 어. 나――――!”

“우앙~ 야차다! 야차가 강림했다~!”

어쨌든 이리저리하여 아침부터 진을 왕창 빼 기진맥진한 소녀는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짚었다. 어쨌든 그 난리를 치고 옷을 입은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으며 하늘을 찌를 기세로 주먹을 뻗으며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저 하늘에 떠있는 태양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오늘도 만났구나! 태양! 오늘도 잘 지내보자! 하! 하! 하!”

“으이그. 저런 성격은 만들려 해도 안 만들어질 거야.”

소녀는 그녀를 바라보며 중얼거리곤 근처 야자수에 기댔다.

“네에.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야?”

“것도 그러네. 무턱대고 찾아 나설 수도 없고.”

그녀는 자기 턱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아침 먹고 시작하자~”

“돈이 없다고! 돈이!”

소녀는 그녀의 말에 또 다시 바락 소릴 지르며 화를 냈다. 그녀는 소녀의 말에 손가락만 빨며 멍하니 있더니 돌아서서 바다를 바라봤다.

“드넓은 바다야! 물고길 다오!”

그녀는 바다를 향해 소릴 치더니 갑자기 바다로 뛰어들었다. 소녀는 그녀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해선 그 뒤를 따라 달려가 그녀가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 붙잡아 쓰러뜨렸다.

“미쳤어?! 뭐 하는 거야?!”

“우이~ 물고기 잡으려는 건데.”

“말이 되는 소릴 해라고! 여기서 뭔 수로!”

소녀는 그녀가 뛰어들려고 한 바다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녀는 또 울상이 되어선 눈물을 글썽거리며 바람 빠지는 소리를 뿜어댔다. 어쨌든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생고생을 하고, 괜히 힘만 잔득 뺀 체, 둘 다 기진맥진해선 산송장처럼 터벅거리며 해변을 빠져나왔다. 소녀는 꼬르륵거리는 배를 움켜잡으며 미간에 힘을 주었다.

‘참자. 참자. 참자. 참는 자에게 보답이 있나니.’

“헤에~ 맛있겠다~”

그녀는 군침을 질질 흘리며 해변에 즐비한 노점들에서 파는 음식에서 시선을 때지 못했다. 그러더니 무의식적인지 의식적인지는 몰라도 가까이 있는 노점을 향해 팔을 뻗었다. 소녀는 재빨리 그 손을 치며 그녀를 바라봤다.

“또 나온다! 손버릇!”

“흐엥~ 배고파~”

그녀는 이젠 소녀에게 때까지 쓰며 그냥 슬쩍하면 되는 거라며 어렵지도 않다며 애걸복걸했다. 소녀는 그녀에게 단호하게 ‘안 돼!’라고 소리치곤 귀를 잡고 질질 끌고 갔다. 소녀가 안 그래도 배고픈데 힘 빠지게 한다며 투덜거렸다. 그 때, 그녀가 갑자기 다리에 힘을 주며 멈춰서더니 소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쪽은 안돼.”

“에? 뭐가?”

쿠아앙――――!

소녀가 그녀를 바라보며 반문하는 순간, 소녀가 가려고 한 방향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소녀는 갑작스런 폭발에 놀라 서둘러 달려갔다. 그리고 그곳엔 폭탄이라도 터진 듯이 사방이 불타고 팔다리가 부서진 사람들이 즐비했다. 만일 아까 그녀가 잡지 않았다면 자신도 이 폭발에 휘말렸을 거란 생각이 들자 소녀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정말이지. 신이 추락한 시대에도 인간은 신을 버릴 수 없는 건가? 아직도 종교가지고 타인을 죽이다니. 신영웅시대라 불리는 2014년에서 2031년까지 17년 동안 신들의 추악함을 봤으면 이젠 이런 일을 관둘 때도 지나지 않았나. 참 나.”

그녀는 머릴 긁적거리며 소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소녀는 종교라는 말을 되짚곤 돌아섰다. 그녀는 멀리서 들려오는 경찰과 구급차 사이렌을 듣더니 소녀의 뒤를 따라 걸었다.

“뭐, 이번 일 벌인 놈들은 모두 사형이겠군. 동아시아 연합 정부는 종교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종교 분쟁은 절대 용서하지 않으니까.”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뒤를 보더니 머릴 긁적이며 다시 소녀를 따라갔다.

“뿌우~”

그녀는 입을 쭉 내밀더니 그대로 달려와 소녀에게 매달렸다.

“우와악! 뭐하는 거예요!”

“배~ 고~ 파~”

“아?!”

소녀는 그녀의 말에 인상을 잔득 찌푸리더니 주먹을 들어 그대로 그녀의 머릴 쥐어박았다.

“참아! 나도 배고파!”

- - - - -

필리핀 동쪽 해상. 동아시아 연합 해군 소속의 군함. 해왕호.

갑판 닦는 대걸레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한 남자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콧등을 문질렀다.

“헤에~ 재밌는걸 봤네.”

“여기 계셨습니까?”

“응?”

대걸레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남자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사내를 봤다. 말쑥하게 차려입은 잿빛 군복. 그리고 오른쪽 가슴에 달린 20개가 넘는 훈장. 그리고 어깨 완장과 모자에 달려있는 장군을 뜻하는 별 두 개.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갑판 닦는 시늉을 했다.

“무슨 일이신지요? 차오 썅창(晁 想暢) 소장님?”

“연합 정부로부터의 긴급 회선입니다. 우미지 세이슌(海路 靑春) 해군 대장님.”

세이슌 대장은 한숨을 내쉬더니 대걸레를 양쪽 어깨에 올려놓곤 썅창 소장을 바라봤다.

“어이. 썅창.”

“네. 세이슌 대장님.”

“나, 부재중이라 해라.”

썅창은 부재중이라고 전해라는 그의 말을 듣더니 손을 들어 그에게 뻗었다.

“여긴 바다 한 가운데입니다. 부재중이라는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세이슌은 썅창의 말을 듣더니 고갤 숙이며 한숨을 쉬더니 대걸레를 내려놓고 통신실로 향했다.

“아이, 젠장. 좀 놔두면 어디가 덧나나.”

세이슌은 투덜거리며 통신실로 들어가 마이크를 집어 들고 통신기 볼륨을 높였다.

“아아. 동아시아 연합 해군 대장. 우미지 세이슌은 지금 조개 캐러 바다에 입수했습니다. 지금 필요한 용건 있으면 알아서 처리하시고 불필요한 용건이면 너네 집에 귀신 잡는 해병대 보낼 거니까 각오해!”

우미지는 그렇게 소리치곤 마이크를 내려놓고 통신기 스위치를 내렸다. 그러자 다시 연락음이 울려대더니 강제 연결되었다. 우미지는 이마에 주름을 잡더니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아! 진짜! 해병대 보낸다!”

“많이 컸다. 세이슌.”

우미지는 통신기 건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몇 초간 석상처럼 굳더니 입가를 씰룩거렸다.

“이, 이거, 이거. 이게 누구야. 무진장 오랜만이데. 지상 최강의 생물체. 육군 대장님이 아니신가?”

“그 지상 최강이라는 말은 빼주면 고맙겠군.”

우미지는 등 뒤로 식은땀을 흘리며 스피커를 바라봤다.

“왜 말이 없나?”

“아, 아냐. 아무것도. 하, 하하하. 그래서 왜 연락했는데?”

우미지는 부하들에게 밖으로 나가라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그는 헛기침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장미 기사단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토벌을 시작할 듯하다. 그래서 각지에 흩어져 있는 5명의 부원수를 전원 소집할까 한다.”

“부원수면―― 너, 나, 공군 대장, 연합 법원장, 싱클레어 할망구. 이렇게 5명 말인가?”

“그래. 앞으로 5일 후인 다음 주 월요일. 싱클레어가 있는 서울 시청에서 모이도록 하지. 그럼.”

우미지는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이마를 짚고 한숨을 내셨다.

“쳇. 같은 대장인데 말이지…. 녀석의 밑에서 중장으로 있던 시절의 압박감이 몸에서 사라지지가 않아. 잊어 지지가 않는군. 6년 전, 북아메리카 연맹과의 그 전투가.”

- - - - -

6년 전. 로스 엔젤레스.

북아메리카 연맹의 태평양 기지인 하와이가 동아시아 연합의 공세에 밀려 핵을 사용하고 도망쳤다. 이에 동아시아 연합의 육군은 극소수로 적을 섬멸한다는 명분으로 소장 이상의 지휘를 가진 7인만으로 적진의 한 복판에 상륙했다. 5명의 소장도 충분히 강했다. 지금은 육군 중장인 문경희. 그리고 지금은 공군 대장인 지대천. 이외 여전히 소장으로 있는 셋. 이렇게 다섯 명이서 그곳에 주둔중이던 적을 거의 섬멸했다. 그리고 지금은 해군 대장인 우미지. 그는 그곳에서 약 200킬로미터 떨어진 해상에서 자신의 전용 라이플을 가지고 400킬로 이상 떨어진 곳에서 오고 있는 적의 원군을 하나하나 격추시켰다. 700킬로미터 이상의 초 장거리 사격. 이것이 그가 가진 유일한 특기. 스코프 없이 이런 장거리 사격이 가능한 그에게 있어서 총의 사정거리가 부족하지 않는 이상 두려울 건 없었다. 그 때. 그는 적진 한 가운데로 단신으로 뛰어드는 대장을 보게 되었다. 그는 대장에게 지원사격을 하기 위해 총을 겨누었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것을 보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금강 불체. 총알도, 대포도, 심지어 TNT를 비롯한 수많은 폭탄 세례를 받아도 대장의 몸에는 긁힌 상처 하나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단숨에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적을 주먹 하나로 전멸시켜버렸다. 그 때, 그렇게 우미지의 머릿속에 그의 모습이 각인되었다. 이 세상엔. 어떤 방법으로도 죽일 수 없는 진짜 괴물이 있다는 사실이.

- - - - -

우미지는 통신실을 나오며 다시 필리핀 쪽을 바라봤다.

“대장님.”

“어. 썅창.”

우미지는 썅창을 바라봤다. 그리고 한숨을 쉬곤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너는 내가 무섭다고 생각한 적 있나?”

“네? 네. 있습니다. 공간을 무시하는 듯한 대장님의 사격 능력. 이보다 무서운 게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가….”

우미지는 머릴 긁적이며 다시 갑판으로 돌아가 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썅창을 바라봤다.

“어이, 썅창.”

“네.”

“여기서 한국까지 얼마나 걸리지?”

“이 배로 가면 이틀입니다.”

우미지는 그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필리핀을 바라봤다.

“그럼. 딱 이틀만 필리핀에 있다 가야겠군.”

우미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방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이런 그의 결정이 앞으로 어떤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그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태그

게시물 주소 http://seednovel.com/pb/10860
트랙백 주소 http://seednovel.com/pb/tb/10860
30582 bytes / 203.248.84.102
목록

자유연재 검색된 1 / 2 Page, Total 34 Documents
번호 제목 이름 시간 조회 추천
34 이름의 의미 - #2. 어스름한 기대 14 SerenJ.U. 07.09.20 1496 0
33 이름의 의미 - #1. 다시 시작된 이야기 14 SerenJ.U. 07.09.16 1258 0
32 이름의 의미 - #0. 푸른 바다의 마법사 14 SerenJ.U. 07.08.17 1056 0
31 전체적인 리뉴얼이 이루어집니다. 가장 큰 내용은 주인... 14 SerenJ.U. 07.08.17 1902 0
30 E.T.S. - #8. 흩날리는 새벽 14 SerenJ.U. 07.08.01 1235 0
29 E.T.S. - #7. 잠재된 힘 14 SerenJ.U. 07.07.30 1312 0
28 E.T.S. - #6. 장미기사 14 SerenJ.U. 07.07.21 1372 0
27 E.T.S. - #5. 대변동 14 SerenJ.U. 07.07.18 1098 0
26 E.T.S. - #4. 그저 그런 하루 14 SerenJ.U. 07.07.11 1090 0
25 E.T.S. - #3. 의문 14 SerenJ.U. 07.07.03 1436 0
24 E.T.S. - #2. 신약 인상실험 14 SerenJ.U. 07.06.29 1163 0
23 E.T.S. - #1. 풀려난 소녀 14 SerenJ.U. 07.06.28 1106 0
22 E.T.S. - #0. 그것은 마법사이다 14 SerenJ.U. 07.06.28 1048 0
21 미끄러진 Seren J.U. 마도 27에 대한 스토리 개편에 들... 14 SerenJ.U. 07.06.28 1100 0
20 ~ Twenty\'s ~ ( 19 ) - fin - [2] 14 SerenJ.U. 07.05.28 1166 0
19 ~ Twenty\'s ~ ( 18 ) 14 SerenJ.U. 07.05.27 1264 0
18 ~ Twenty\'s ~ ( 17 ) 14 SerenJ.U. 07.05.27 1184 0
17 ~ Twenty\'s ~ ( 16 ) [2] 14 SerenJ.U. 07.05.27 1110 0
16 ~ Twenty\'s ~ ( 15 ) 14 SerenJ.U. 07.05.27 1122 0
15 ~ Twenty\'s ~ ( 14 ) 14 SerenJ.U. 07.05.26 1035 0
전체목록 < 1 2 >


Page loading time:0.03s, Powered by pimangBoard v3
회원가입 | 정보찾기

연재

자유연재

공모전연재

베스트 작품

작품 홍보


▶ Today 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