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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마법이란? by 거짓된안식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있어 마법이란 무엇일까? 그저 책 속이나 사람들의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마법? 실상을 모르는 인간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아, 이세상은 너무나도 평범해.' 하지만 마법은 존재한다. 지금 웃고 있는 내 짝이나 앞에서 교편을 휘두르는 히스테리교사 누구나 마법사일 수 있다. 신비는 언제나 꽁꽁 감춰진다. 하지만 그런 일상에서 벗어난 생활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진 마라 그들은 우리가 상상하던 것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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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chapter01-marionette-act05-사랑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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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 거짓된안식[chlgksthf891]
조회 1635    추천 0   덧글 0    / 2007.12.15 03:01:32

 언뜻 부는 바람 탓에 삭막한 정원에 모래먼지가 일었다.
 \'여기에 로드가 있다는 말이지.\'
 「그건 모르겠지만 마력의 진원지라면 이곳이 확실해.」
 켈은 조그마한 새가슴을 치켜 올리며 한껏 자신감을 표출한다. 마력탐지에 있어서 현재까지 적수가 없는 켈이니 새삼스런 모습은 아니었다.
 그것보다 이런 켈조차 느끼지 못했던 로드의 공방에 침체된 마력이 어째서 갑자기 퍼져 나온 건지 생각해 봐야 할 두 사람 아니 한 마리와 한 사람이었지만 그런 건 이 둘에게 전혀 관심사 밖인 모양이다.
 \'고마워, 켈.\'
 켈에게 감사를 표한 민은 여기저기 무너져 내린 허름한 저택을 살펴봤다.
 이유라면 한가지뿐이다.
 아무리 허름하다고 해도 이곳은 마법사의 공방, 어떤 위험을 감추고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공간이다.
 다른 사람의 홈그라운드에 뛰어든다는 건 만반의 준비를 필요로 한다.
 때문에 저택주위를 살펴보던 중 의심 가는 검은 구슬 몇 개를 발견했다.
 \"이건….\"
 재질은 나무에 알 수 없는 그림이 조그맣게 새겨진 구슬. 아니, 그 건 틀림없는 문자였지만 범어를 알 리 없는 민에게 있어 그림과 다를 바 없는 문자였다.
 그러나 마법사는 마법사, 민은 염주알에 남아있는 마력의 잔향을 느꼈다.
 \"로드의 주물인건가?\"
 민은 구슬을 바라보며 함정일 거라는 생각을 하던 것도 잠시 마력의 잔류량이 미미 하다는 점에서 이미 기능을 잃었다고 결론을 내리고 그것들을 지나쳐 지금까지의 신중은 안드로 메다로 월차휴가라도 보낸 건지 질주하기 시작했다.
 \'켈, 너는 밖에서 행인들의 감시를 부탁해.\'
 「알았어. 이쪽으로 오지 못하게 하면 되는 거지?」
 \'그래.\'
 저택의 복도를 달리고 있자니 자욱한 먼지안개가 코를 자극해 온다.
 퀘퀘한 곰팡이의 냄새는 이곳이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곳이라고 이야기 한다.
 조그만 미세입자 하나에 영향을 받는 반도체 생산 라인이나 다름없는 작업이 행해지는 마법사의 공방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더러운 홀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지하로 내려서는 계단 앞에 다다랐을 때 말끔히 지워졌다.
 몰아치는 태풍 앞에서도 꺼지지 않을 촛불이 밝히고 있는 통로다.
 흔들리는 불꽃이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는 음산한 복도. 그 크기는 이미 창고라고 해도 과함이 없을 복도의 저편에 거미줄에 걸린 나비처럼 힘없이 매달린 리아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민은 더 이상 생각 할 것도 없이 바람의 화살을 당겼다.

         &

 \"닥쳐 로드. 이 개자식아!\"
 \"하아, 또 로드? 마리안 오늘 네 손님이 많은 걸.\"
 \"그러네.\"
 라미스의 말에 끄덕이며 답하는 마리안의 모습이 민에게도 살짝 비췄지만.
민은 그런 것보다도 리아의 상태를 살피는 대 여념이 없었다.
 \"리아, 괜찮은 거야?\"
 여기저기 타들어가고 녹아내려 이미 옷이라고 볼 수 없는 누더기 사이로 빨갛게 달아오른 피부가 들어난다.
 \"으, 응. 견딜만해.\"
 \"벌써 정신 차린 거냐. 재미없는 걸.\"
 \"닥치라고 했지, 로드.\"
 \"아까부터 로드, 로드 시끄러워. 내 이름은 라미스다 잘 기억해둬라 기억력 나쁜 인간 녀석. 뭐, 곧 죽을 테지만 말이야, 크크크.\"
 자신을 도발하는 라미스의 음색에 민은 대꾸하지 않고 자신의 후드를 벗어 리아의 어깨에 올려 주었다.
 \"도망쳐, 저기 널브러져 있는 인간도 데리고 여기는 내가 처리 할 테니까.\"
 \"싫어.\"
 리아는 민의 부탁을 부정했다. 괴물과 싸울 때를 기억하고 부정했다.
 \"이딴 녀석 금방 처리하고 돌아갈 테니까.\"
 \"그러니까 싫어. 또 그 힘을 쓸 생각이지? 너를 희생해서라도 끝을 내려는 거지?\"
 \"그래.\"
 민은 리아와 눈을 맞추고 대답했다.
 이미 누군가의 말을 들을 눈이 아니었다.
 \"그럼 못가. 너, 또 엉망진창이 돼버릴 테니까.\"
 \"쳇, 이럴 때는 멋 좀 부리게 해주는 게 어때?\"
 \"허세부리지마.\"
 리아는 나직이 말했다.
 라미스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저 비웃고 있었다.
 \"…크하하하하! 이 녀석들 정말 재밌어 삼류극단을 구경하는 기분이야.\"
 라미스의 비웃음으로 두 사람의 대화는 끝났다.
 \"로드, 목은 잘 씻었냐!\"
 \"멍청한 인간 녀석 벌써 잊은 거냐? 내 이름은 라미스다!\"
 라미스의 아이덴티티를 밝히는 외침과 함께 수십의 골렘이 민을 향해 날아든다. 도저히 피할 길 없는 그물, 아니 장막이 민을 삼키려 달려든다.
 민은 리아에게 말한 것처럼 마력을 마구잡이로 뽑아내고 싶었지만 방법에 대해서 아는 게 없었다.
 게다가 마력이 폭주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지만 어떤 위험이 뒤따른다고 해도 지금 이 자리에서 누구도 죽게 할 수는 없었다.
 목을 향해 날아드는 골렘을 바람의 화살로 잘라내고 뒤를 이은 골렘에게 발사. 하지만 골렘들의 수가 너무 많았고 잘려나간 골렘의 잔해가 튀기만 해도 상처는 늘어갔다.
 실제로는 5분이라는 시간이었지만 민에게도 길고도 긴 공방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 민의 상황은 구석에 몰린 쥐 그 자체였다.
 하지만 구석에 몰린 쥐도 고양이에게 이빨을 드러낸다. 때로는 그 한번의 이빨이 고양이를 죽음으로 이끌 수도 있다.
 \'좋아, 이제 어느 정도 이해했어.\'
 괴물과의 싸움 그리고 라미스와의 전투로 마력의 고조는 자신의 죽음의 위기 또는 감정의 고양에서 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마력의 힘을 이끌어 낸다는 건 잠들어 있는 \'녀석\'을 깨울지도 모른다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 길 이외에는 해결책이 없다.
 민이 그렇게 힘을 이끌어내려 할 때,

 \"물러나는 게 좋아.\"

 -민의 동공이 서서히 열린다.

 한명의 여자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민의 움켜진 주먹에서 서서히 힘이 빠진다.

 다크브라운의 머리에 칠흑 같은 눈동자를 가진 소녀.

 -민의 우뚝 선 두발이 서서히 굳어진다.

 간밤에 만났던 소녀였다.

 \"로드, 너 이 자식 이런 여자애까지.\"
 \"학습 능력이라는 게 없는 거냐?  네가 죽이고 싶어 하는 로드는 이쪽이다.\"
 \"웃기지마!\"
 민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 말을 흘려 넘겼다.
 \"아니, 사실이야.\"
 소녀로부터 냉정한 대답이 돌아온다.
 \"어서 돌아가. 더 이상 나를 방해하지 않겠다면 살려주겠어.\"
 목소리와 대조되는 내용의 말은 복도를 얼리며 차가운 서리를 내릴 것만 같다.
 \"정말 네가 로드 인거야?\"
 \"그래, 내가 로드야.\"
 \"그런….\"
 \"이곳에서 나가. 이곳에서 본 걸 모두 잊어, 그렇게 하면 세 사람 모두 살려줄게.\"
 \"아아아….\"
 자신이 멋모르고 친절을 베풀었던 소녀가 살인을 일삼는 마법사였다는 사실에 두 발이 꺾였다.
 \"마지막 경고야 어서 이곳에서, 우윽….\"
마리안은 마지막 경고를 끝까지 잇지 못하고 비명을 토해냈다.
 \"마리안 그러면 안 되지. 저 여자는 내가 인형으로 만든다고 했잖아.\"
 소녀의 가슴에서 무언가가 튀어 나왔다.
 다섯 갈래로 갈라진 흰 가지 그건 청년의 손가락이었다.
 \"너, 너!\"
 순간 민의 이성이 돌아 왔다. 분노라는 이름의 감정과 함께.
 \"뭘, 그렇게 열을 내는 거냐. 네 녀석이 죽이고 싶어 했던 로드를 대신 처리해 줬단 말이다.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드(lod)를 말이야!\"
 \"라미스 어째서….\"
 \"난 말 안 듣는 물건 따위 필요 없어.\"
 라미스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마리안은 벽으로 내쳐졌다. 그 광경을 목격한 민은 주먹을 움켜쥔다.
 자신의 적을 처단한 비정한 청년에게 분노를 품었다.
 \"라미스라고 했었지? 너 죽여 버리겠어.\"
 \"할 수 있으면 해봐라 쥐새끼야.\"
 민은 샷건처럼 퍼져나가는 바람의 탄알로 골렘의 장벽을 깨부수고는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최대 크기의 화살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투명한 골렘의 장막이 또 다시 드리워진다.
 \"나를 이기는 건 무리다, 인간.\"
 골렘들은 바람의 탄알을 동전이 없는 부위로 교묘하게 막아내고는 민의 복부에 일격을 꽂아 넣었다.
 \"으윽.\"
 \"뭐야, 겨우 이정도 인거냐?\"
 \"너 이 자식 잘도 지껄였겠다.\"
 \"죽어라!\"
 \"죽는 건 네가 먼저야!\"
 굳은 의지를 담은 외침이 복도를 메우자 민의 가슴속에 응축되어 있었던 분노가 폭발하며  청량한 마력으로 주위를 휘감는다.

 -무언가 깨지는 듯한 파열음이 울렸다.

 고통이 없다. 오히려 기분 좋을 정도로 상쾌하다. 오른팔로부터 흘러드는 마력의 서늘함이 정신을 일깨운다.

 -그건 위험신호였다.

 극심한 고통이 이미 통증을 느끼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걸 알 리 없는 민은 자신의 능력으로 마력을 통재하고 있다고 믿었다.

 \"죽을 준비는 됐냐?\"
 \"그래, 이정도는 해줘야 할 맛이 나지!\"
 두 사람의 싸움은 끝없이 계속된다.
 민의 칼날은 골렘의 장벽 앞에 무너지고 라미스의 골렘은 날붙이의 바람 앞에 절단된다.
 민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마력이 변환도 없이 특색을 가지는 이유를 정확히 증명할 수는 없지만 그 덕분에 라미스와 동등한 조건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지구전이 계속된다면 언젠가 자신이 질 거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했다.
 자신과 라미스의 차이점을.
 결국 다른 점은 한가지뿐이었다.
 두 사람의 사용하고 있는 마법(민의 경우에는 마력포함).
 인형술사의 경우 인형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사를 인형에게 전해야 한다. 하지만 한명의 인간이 동시에 여러 개의 인형으로 세세한 의사를 전하는 건 근본적으로 무리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마법사는 그 걸 실현해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걸 가능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을 터,
 \'설마 다중인격은….\'
 전투 속에서도 민의 망상벽은 식을 줄 몰랐지만 어디까지나 이것도 가능성의 일부분이었다.
 그렇게 민의 머리는 쉬지 않고 돌아간다. 그러던 중 특이점이 눈에 띄었다.
 상자였다. 소녀를 꿰뚫었던 새하얀 손에 들려있는 조그만 상자가 기이함을 뿜어낸다.
 확실히 상자로부터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는 미약한 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거다.\'
 민은 그 상자를 향해 자신의 마법을 구사한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상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자취를 감췄다.
 \"젠장!\"
 \"오, 이 상자가 주물이라는 걸 알아차린 건가? 이거 생각보다 머저리는 아닌 것 같군.\"
 \"당연하지. 진짜 머저리는 네 놈이니까!\"
 \"하하하, 전언은 철회 하겠어. 네 녀석은 금세기 최고의 머저리다.\"
 이후로는 좀 전의 반복이었다.
 무수한 바람이 라미스를 목표로 해도 골렘이 막아내고 민을 휘감는 강산은 날카로운 바람 앞에 벼려지고 있었다.

 \'약점을 알아도 맞추지 못하면 의미가 없잖아.\'
 \'어째서 저런 인간 따위에게 이기지 못하고 있는 거지?\'

 시간이 흐를수록 두 사람의 초조는 깊어만 갔다.
 특히 라미스는 더욱 심했다. 그걸 숨기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인간 따위는 버리고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가 된 내가 어째서 저런 인간 따위를….\'
 분함이었다.
 시샘이었다.
 자신은 죽음을 초월해 인간이라는 존재를 버리고 이런 힘을 가지게 되었는데, 눈앞의 아직 10대의 소년이 자신과 동격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제 남겨진 동전 수도 한자리 수다.
 하지만 라미스는 곧 마음을 정리했다. 소년이 아무리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겪어온 경험의 수가 다르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도 가리지 않는 게 라미스였다.
 게다가 마침 써먹을 만한 패도 존재한다.

         &

 리아는 라미스가 민에게 신경을 쏟고 있을 때 조심스레 준석을 옮겨왔다.
 마법이 풀린 준석의 모습은 이곳저곳이 검게 그을려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생명활동이 정지될 정도의 데미지는 입은 것 같지 않았다. 숨도 제대로 쉬고 있고 심장도 자기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건 그렇고….\"
 걱정스럽게 준석을 바라보던 리아의 눈이 두 사람 쪽으로 쏠린다.
 뭐라고 표현할까 박빙, 용호상박, 막상막하 좀처럼 결판은 나지 않는다.

         &

 격전 속에서 민의 옆을 골렘 하나가 크게 지나친다.
 \"이제 힘이 좀 빠지는 모양이지?\"
 민의 도발에도 라미스는 그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다시 한 번 잘 보는 게 좋을 걸.\"
 민은 라미스의 말에 당황해 골렘이 향하는 곳을 바라봤다. 민에게서 빗겨나간 아니 처음부터 ‘다른 곳’을 목표로하고 있던 그 골렘의 목적지에는,
리아가 있었다.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사람이 있었다.
 \"이런!\"
 민은 무방비하게도 라미스에게 등을 내주고 바람의 화살을 날렸고 화살이 동전을 가르는 찰나의 순간 골렘의 점액은 당황한 민의 어깨를 파고들었다.
 \"……!\"
 민은 한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이미 마비되어 버린 몸은 통증을 느낄 일이 없었다.
 그러나 방금 전의 상처로 모든 고통이 제자리를 찾았다.
 \"으아아아아악!\"
 몸을 휘감는 격통은 이미 고문에 가까웠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격통은 더없이 심하지만 분명히 몸이 부서질 정도의 마력이 흐르고 있는 건 아니다. 이 정도라면 견뎌낼 수 있다.
 \"크하하, 역시 정이란 쓰잘데기 없는 거야. 언제나 방해가 되거든.\"
 민에게 그 말은 들리지 않았다.
 몸을 후벼 파는 통증을 조금이라도 빨리 떨쳐내고 싶었다.
 이미 생각 따윈 없다.
 무조건 돌격, 저돌적으로 달려 나가기만 한다.
 그러나 그게 정답이었다.
 지금까지 라미스의 몸을 철벽처럼 보호하던 골렘들이 민의 바람 앞에 갈기갈기 찢어졌다.
 \"어째서 인간 따위에게!\"

 -은색의 피가 튄다.

 처음에 잘려나간 건 왼팔이었다.
 다음에 구겨진 건 오른쪽 허벅지.
 최후의 화살은 라미스의 심장을 파고들어 사건의 종막을 알린다.
 아니, 알렸어야 했다.
 \"라미스를 죽이지마!\"
 소녀였다.
 자신의 가슴을 일말의 주저도 없이 꿰뚫었던 청년을 살리기 위해 죽어가는 자신의 몸을 내던진 소녀.
 민의 화살이 소녀의 몸을 꿰뚫었다.

 -피가 흐르지 않는다.

 소녀의 입에서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저 입만 벙끗거린다.

 -가슴의 균열에서 떨어져 내리는 건 나사와 톱니바퀴.

 소녀의 입은 \'라미스를 죽이지 마.\' 라고 반복해서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 소녀는 \'인형(doll)\'이었다.

 민은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
 격통은 사라졌다.
 분노의 감정도 수그러들었다.
 남은 건 자신을 향한 자괴감.
 자신이 정말로 인간을 죽이려 했다.
 인간을 죽이려 했다.
 라미스를, 악인이지만 인간인 라미스를 죽이려했다고 민은 생각했다.
 그래서야 저기 널브러져 있는 라미스와 다를 게 없다.
 인간의 모습을 한 인형.
 톱니바퀴가 피 대신 튀는 이건 분명히 인형이라고 위안 삼으려 했지만 그게 되지 않는다.
지난밤 보았던 소녀의 모습은 분명히 인간의 것과 다르지 않았다.
 인간이 아닌 것에도 영혼은 깃든다.
 사람의 사념이 쌓이고 싸여 한 가지 이성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과학적으로는 규소생물체라는 것도 있다나보다.
 눈앞의 인형소녀는 물건으로 보이지 않았다.
 바람 앞에 꺼져가는 자그마한 생명의 등불 같았다.
 그렇게 짧은 순간은 흘러 소녀의 신체가 바닥과 격돌하자,
 \"으아아아아아!\"
 라미스는 통로가 떠내려가라 비명을 지르며 촛불이 비추고 있음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진 복도의 저편을 향해 기어갔다.
 하지만 민은 그 뒤를 쫓지 않았다.
 아니, 쫓을 정신머리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인형처럼 보이는 건 마리안이라는 소녀가 아니라 민이라는 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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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한권 분량 쳅터01 마리오넷 끝냈습니다. [7] 46 거짓된안식 07.12.16 1400 0
23 22)chapter01-marionette-act06-epilogue 46 거짓된안식 07.12.16 116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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