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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 마녀 신디케이트 by 다알군

어처구니 없는 누명을 쓰고 학교생활의 막장Road를 향해 치닫고 있는 불우한 소년, 그리고 붕어빵과 어묵 오타쿠에다가 자신이 마녀라고 주장하는 조그마한 동급생 소녀가 벌이는 초자연적현상추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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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알군  lv 2 77% / 531 글 39 | 댓글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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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다알군[hocey]
조회 867    추천 0   덧글 3    / 2008.02.05 09:02:45

3.

지금 잘못 들은 거겠지?

그 사건의 범인이라고? 그 사건?

부정하고 싶었지만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어떤 무형(無形)의 힘이 그녀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분명히 알고 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지만, 분명 그녀는 내가 범인인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했다.

“…뭐?”

나의 신음소리에 가까운 말이 입 밖으로 흘러나왔을 때, 그녀는 이미 빠져나간 뒤였다. 지금 그녀를 붙잡아야 한다고 나의 본능이 나의 몸에 신호를 보내오기라도 한 듯, 나는 반사적으로 그녀의 뒤를 쫓아 나갔다. 안에서 아주머니가 나를 부르셨지만 그것이 귀에 들어올 만큼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밖으로 나와 주위를 둘러보았다. 인적이 없는 거리에 그녀의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는 봉투를 들고 있는 그녀가 보였다. 나는 그녀를 소리쳐 불렀다.

“잠깐만!”

드라마나 만화를 보면 보통 이럴 때 돌아보지 않던데, 의외로 그녀는 너무도 쉽게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나는 그녀에게로 달려갔다. 그녀는 갑자기 뛰쳐나온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일이야?”

“너…, 너….”

침착해야 한다. 믿기지 않지만, 지금 이 상황, 오늘이라는 시점에서 그 사건의 범인이라는 말을 입에 담았다면, 특별한 사건이라고는 말 그대로 그 사건 밖에 없었던 오늘, 그녀는 분명 내가 처한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는 게 된다. 하지만 어떻게? 분명 담임은 나를 문자를 통해 불렀기 때문에, 우리 반 아이들은 아무도 담임이 나를 불렀다는 사실을 모른다. 방과 후에 상담실로 들어온 우리 반 학생도 없었다. 따라서 내 몸에 도청기라도 설치해 놓지 않고서야 그 사실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 수 있는 방법이 단 한 가지 있었다.

그녀가 진짜 범인이면 가능한 일이었다.

그녀가 수학여행비를 훔쳐서 내 가방에 넣었다면,

나를 범인이라고 말하는 것이 가능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까 유지효가 내 가방에 부딪혔었는데, 설마 그 때…. 아니, 나 뭐하는 거지. 지금 설마 유지효를 의심하고 있는 건가? 아무리 막다른 길에 놓인 상황이라곤 해도, 아무 증거 없이 사람을 의심하다니.

하지만…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응?”

그녀는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내게 되물었다. 그 귀여운 모습은 한발의 탄환이 되어 내 가슴을 관통했지만, 나는 지금 이런 핑크빛 청춘드라마 같은 상황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 지금 나는 어쩌면 나를 지옥으로 몰아넣은 작은 악마와 대면하고 있을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심호흡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다시 물었다. 물론 안정은 쥐뿔만큼도 되지 않았지만.

“나한테 뭐라고 하고 나갔잖아, 뭐라고 했는지 못 들었거든? 다시 한 번 말해줄래?”

나는 절대 웃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이 상황에서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였다.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던 것도 같다. 그 모습이 얼마나 보기 흉했는지는 그녀의 미묘한 표정변화에서 그 정도를 엿볼 수 있었다. 그녀는 어정쩡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 비밀로 해달라고, 오늘 본 거. 에헤.”

그 말이 아니잖아!!!!

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어느 새 우리 옆으로 지나가던 행인 한 명이 내가 지른 고함에 깜짝 놀라서는 재빠른 발걸음으로 사라져갔다. 아마도 그가 보기에는 연인들의 사랑싸움 정도로 보일수도 있었겠지만, 차라리 그 정도라면 수백 번이라도 반복해 줄 용기가 있다. 사랑싸움과는 애초에 레벨이 다른 문제였다.

“…뭐?”

“그 말을 한 게 아니잖아! 범인…, 그, 그래, 나, 나보고 범인이라고 말했잖아!”

나는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에게 있는 대로 쏘아댔다. 어느새 나는 그녀가 범인이라는 확신마저 가진 듯 했다. 나는 크게 한 번 쏘아댄 뒤 긴장해서 터질 것만 같은 심장을 위해 고개를 숙이고, 안정을 부르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된 뒤, 나는 그녀를 조심스레 바라보았다.

그리곤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뭐야, 들었으면서 왜 못들은 척 한 거야?

그녀는 내게 한번 보여줬던 그 날카로운 눈빛을 재차 보여주고 있었다.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꿰뚫어보는 것 같은 바로 그 눈빛을.




“응? 들었으면서 왜 못들은 척 한 거야?

그녀가 재차 물었지만, 그녀의 눈빛에 눌려서 나는 한마디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 분명 사람이 바뀐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 분위기가 변할 수 있는 건지, 나는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두 귀로 직접 듣고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신은 들었다.

아마도 그녀가 진범일 거라고.

내가 자신을 진범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그대로 굳어버린 나를 보며 싱긋 웃더니 말했다.

“…아마도 어떻게 내가 그걸 알았는가, 하는 게 궁금한 거지?”

정확했다. 나는 떨리는 마음을 최대한 진정시키며 입을 열었다.

“네가… 진범이냐?”

“진범?”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 의문을 나타내는 단순한 제스처마저도 그녀를 이미 진범으로 인식하게 되어버린 나에게는 혐오스럽고 역겹게 느껴졌다. 뭐냐, 그 표정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그 표정은 뭐냐고.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녀는 이젠 미소까지 짓고 있었다.

“웃기지마! 내가 범인이라는 건 나하고 담임밖에 모르는 일이야. 그런데 네가 어떻게 그걸 아는 거야! 네가 아까 부딪혔을 때 돈을 내 가방에 넣은 것 아냐?”

그 짧은 찰나 동안 내 가방에 돈을 넣을 수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점점 더 그녀가 진범이라는 생각이 나의 머릿속에 확실하게 각인되고 있었다. 하지만 대체 왜 그녀가 이런 일을 꾸민 것일까?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려던 찰나, 갑자기 그녀가 큰 소리로 웃어대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진범? 너 설마 내가 네 가방에 그걸 넣었다고 생각하는 거야?”

“만약 그런 게 아니라면, 그게 내 가방에 들어있었다는 걸 어떻게 아는 거냐고!!”

점점 더 그녀가 수상해진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녀가 범인이 아니고서야 내 가방에 수학여행비가 들어있었다는 걸 알아낼 방도는 없다. 하지만 그녀가 범인이라면 아까 있었던 가방의 접촉이 상당히 의심스러워진다. 그렇다면 역시 그녀가 진범인 건가. 나는 확신에 가까운 추측으로 그녀를 몰아세웠다.

“말해봐,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담임은 아직 반 아이들에게 범인을 얘기해 주지 않았다고!”

‘아직’이라는 어휘를 사용하고 나서 나는 극도의 비참함을 느꼈다. 확실히 아직 일 뿐, 내일이면 사건의 전말이 다소 왜곡된 채로 모두 다 드러나게 될 가능성이 극히 높았기 때문이었다.

“간단한 이치야.”

“뭐?”

“간단한 이치라고. 네 가방에서 그게 나왔다는 건 가방 검사할 때부터 알았는걸.”

간단할 리 없다. 우리 반 복도 측 창문에는 밑에서부터 위쪽으로 3분의 2가량 창문용 시트지가 붙어 있어서 앉아서는 밖을 확인할 수가 없다. 게다가 일어나봤자 160cm를 넘지 못할 정도로 키가 작은 그녀가 복도의 일을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물론, 다른 아이가 창문 너머를 보고 얘기한 것을 주워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창가 맨 뒷자리에 앉아있는 나는 가방 검사를 하는 동안 자리에서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럴 리가 없어. 넌 복도에서 일어난 일을 알아챌 수… 없다고.”

나는 확신에 찬 말투로 말하기 시작하다가 말미에 가서 갑자기 자신감을 잃었다.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읽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가능하다.

라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이었다.

내가 그녀의 눈빛 속에서 그 말을 읽어 내는 동안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하나만 물을게.”

“뭐?”

그녀는 미소 지었다.

넌 네가 범인이라고 생각하니?




순간 그녀가 무슨 말을 한 건지 머릿속에서 해석하는 시간이 다소 필요했다. 분명 한국말로 말했는데도 영어보다 더 알아듣기 어려웠다. 우여곡절 끝에 자체해석이 끝난 그녀의 말은 나의 관자놀이에서 핏줄이 서게 만들 수도 있을 법한 열 받는 말이었다.

“말이 되냐! 내가 범인이면 널 붙잡지도 않았어! 네가 진범이잖아! 그러니까 그 일들을 모두 알고 있는 거고!”

“그래? 그럼 넌 지금 내가 단순히 그 일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나를 범인으로 몰고 있는 거네?”

“당연하잖아! 범인이 아니고서야 그 일을 알아챌 수는 없다고!”

나의 절규에 가까운 반론을 듣던 그녀는 마치 그녀를 위해 만들어 진 것 같은 특제 대형 봉투에서 붕어빵을 하나 꺼내어 입에 물었다. 만들어진지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붕어빵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치 장난감을 쥐어준 아이 같은 표정을 지은 채로, 붕어빵의 머리부터 조금씩 깨물어 먹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귀여워서 그 모습만 봐도 잠시나마 흥분이 가라앉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그녀가 진범이라는 나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녀의 다음 말을 듣기 전까지는.

“음, 글쎄. 내가 지금부터 그 일을 알아내는 방법을 알려주면, 날 범인 취급하지 않을 거야?”

믿을 수 없었다. 나도 나이가 열일곱 살이나 되다 보니 어느 정도의 상식은 갖추고 있기에, 그녀의 비상식적인 말을 믿을 수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무슨 초능력이라도 사용해서 벽을 투시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아니면 어디 숨어 있는지도 모를 독심술 학원에 가서 모 강사에게 겨울방학 특강이라도 듣고 온 건가? 그렇지 않고서야 나의 얕은 상식의 범위 내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지금 그녀는 가능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응?”

붕어빵 하나를 모두 먹은 그녀는 내게 대답을 요구했다. 그 일을 알아내는 방법이라니. 믿을 수 없었지만 애초에 물증 없이 심증으로만 그녀를 범인으로 몰았던 나였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녀의 제안을 거절할 만한 이유가 없었다.

“…좋아. 하지만,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어야 해.”

“물론. 아주 간단하니까 너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아주 확신에 찬 그녀의 목소리였지만 나는 여전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엣헴, 하고 귀엽게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결과적으로 나를 충격으로 몰고 가는 차량의 시동을 걸었다.

“먼저, 담임이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은 물건의 정체를 파악해 낸 방법.”

그랬다. 담임은 그 봉투의 정체를 분명 언급하지 않았다. 헌데 어떻게 대체 그 봉투의 정체를 알아냈다는 거지.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물건은, 수학여행비일 거야.”

나는 그녀가 수학여행비를 입에 담는 순간, 너무 놀라서 기절할 것 같았다, 라는 흔해빠진 묘사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그런 나를 흘낏 쳐다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만약 선생님이 담배 같은 걸 찾는 거였다면 오늘처럼 그렇게 심하게 자수를 요구하지 않으셨을 거야. 바로 가방 검사를 했겠지. 그렇다면 담임은 뭔가 담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것을 찾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렇다면 그건 뭘까? 최근에 선생님이 가지고 계실만한 중요한 것, 자수를 요구하는 것이 선생님에게 유리한 것. 그것은 우리에게 며칠 전 걷은 수학여행비 말고는 답이 없지.”

제법 그럴싸한 말이었다. 하지만 왠지 나는 반론을 하고 싶었다. 아직까지는 그녀가 진범이라고 믿고 있는 나로서는 그녀가 하는 말이 모두 변명처럼 들렸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렇게 확답할 만한 증거도 부족했다.

“자, 잠깐만. 중요한 것이 왜 그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 예를 들어 선생님의 결혼반지라던가, 지갑, 뭐 그런 거일수도 있잖아.”

그녀는 쯧쯧 혀를 차더니 입을 열었다.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나 보지?

“신혼이라던 선생님이 결혼반지를 과연 그런 책상 서랍의 마지막 칸인 세 번째 서랍 속에 넣어 두실까? 뭐, 신혼이 아니라고 해도 결혼반지를 그런 곳에 넣어두는 사람은 없을 거야. 그 증거로 오늘 선생님은 확실히 반지를 왼쪽 네 번째 손가락에 끼고 계셨거든.”

물론 나는 담임이 반지를 끼고 있는지 확실히 보지 못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확실히 오늘 교무실에서 내가 본 담임의 세 번째 서랍은 각종 서류와 책들로 가득 차 지저분한 상태였기 때문에, 신혼이라는 담임이 아내와 파경 직전의 상태라고 가정한다고 해도 그런 돼지우리 같은 곳에 반지를 넣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지갑은 오늘 선생님이 가지고 오시지 않았다고 말씀 하셨고.”

나는 긍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조례 시간에 담임이 학교에 오면서 담배를 사려고 편의점 옆에 차를 세웠는데 알고 보니 지갑을 집에서 안 가져왔노라고 농담 삼아 재미없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오늘 가방 검사를 하기 전, 자수를 자꾸 유도하셨을 때, 굳이 그 많은 협박성 멘트 중에서 왜 하필 찾지 못하면 수학여행 갈 생각은 하지도 말라 는 말을 하셨을까? 가장 간단한 것으로 수업 끝나고도 집에 갈 생각은 하지도 말라, 뭐 그런 것도 있잖아. 보통은 그런 게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아? 나는 이해의 뜻이 담긴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의미의 짧은 탄성을 냈다. 그녀는 나의 반응이 만족스럽지 않은 듯 볼에 바람을 넣어서 한 번 부풀리고는 다시 이야기를 진행했다.

“보통 그런 말은 중학생들한테도 통하지 않을 그냥 그저 그런 협박일 뿐이야. 알다시피 선생님 개인의 힘으로는 학교 측에서 추진하는 수학여행에 우리를 가지 못하게 할 수 없으니까. 그렇다면 굳이 왜 그런 씨알도 안 먹힐 이야기를 꺼내셨을까?”

그녀는 대답을 기대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어떤 내용을 가르치고 난 다음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그 내용에 대해 질문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나에겐 그에 대한 어떠한 대답도 머릿속에 생각나지 않았다.

“…….”

“…그게 뭔지 모른다고 일단 전제를 두자. 자수를 강력하게 요구하던 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 선생님의 행동으로 미루어 볼 때, 아마도 선생님에게 있어서 그게 없어진 것은 상당히 곤란한 일이었을 거야. 만약 네 말대로 반지 같은 게 없어졌다면 다른 선생님들에게도 그 사실을 알린 다음에, 굳이 필요했다면 교무실부터 시작해서 전교의 교실을 모두 뒤질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만약에 그게 수학여행비 같은, 없어져 버리면 선생님의 입장이 몹시 난처해지는 물건이라고 가정해보면 얘기는 달라져.”

“…뭐가?”

“…만약 정말 수학여행비가 없어진 것이라면 다른 선생님들에게는 고사하고 우리에게 조차 그것이 없어졌다고 말할 수가 없었을 테지. 자칫 잘못하면 선생님이 그 큰돈을 모두 물어내야 할 상황이 될 가능성이 커지니까. 물어내야 할 뿐만 아니라 선생님으로서의 지위 또한 크게 흔들리겠지. 여기에서 선생님이 자수를 강력하게 요구했던 이유가 드러나. 직접 그것을 찾아내도 문제가 되거든. 어쨌든 잠시 뿐일지라도 잃어버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나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슬슬 이해가 되는 것도 같았다.

“뭐, 일단 선생님은 결국 급한 마음에 우리 반 아이들 가방 검사부터 시작했을 거야. 물론 무엇을 찾는지는 정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로. 그러다가 결국 선생님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만약 그걸 찾지 못한다면 수학여행 갈 생각은 하지도 마라라는 말을 입에 담으신 거지. 내심 꽤나 긴장하셨던 모양이야. 결국 여러 정황상으로 미루어 볼 때, 선생님이 찾는 그것은, 아무에게나 잃어버렸다고 할 수 없는 물건이고, 함부로 찾아 나설 수도 없는 물건이라는 확신이 들었지. 나는 잃어버렸을 만한 물건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그것은 수학여행비라고 생각했고, 아까 슬쩍 수학여행비라고 찔러봤을 때의 네 표정을 보고 확신했어.”

확실히 그녀의 말에 틀린 부분은 완전히 라고 해도 좋을 만큼 찾아볼 수가 없었다. 놀라웠다. 통찰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TV같은 데서 보던 탐정, 뭐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내 표정을 보고 확신했다고? 잠깐. 그렇다면 결국 끼워 맞춘 거잖아?

하지만, 뭐. 그래도 대단하긴 대단했다. 그녀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은채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저 귀여운 외모를 가졌다고만 생각했는데, 유지효라는 이름을 가진 나의 작은 동급생은 실로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세상에, 듣고도 한 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이 내용을 아까 사건 당시에 생각해 냈다는 말 아닌가. 무섭다. 무서워.

“자, 됐지?”

나는 얼떨결에 응 이라고 대답할 뻔했다. 하지만 아직 모든 의문이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하,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그 정보만으로 그게 내 가방에서 나왔다는 걸 알 수 있는 건 아니잖아.”

“확실히. 그러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야, 그럼 설명 못하는 거야? 그럼 역시 네가 진범이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의 수순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말을 이었다.

그것만으로는 말이야.

“뭐?”

그럼 뭐가 또 있단 말인가?

그녀는 자신의 커다란 봉투를 잠시 쳐다보더니 한숨을 내쉬고는 중얼거렸다.

음, 그걸 얘기해 주려면 계약이 필요한데.

뭐? 얘 지금 뭐라고 한 거야?

“자세한 내용은 우리 집에 가서 얘기하자. 붕어빵이 다 식어버리겠어.”

실상 오늘 처음 이야기를 나눈 것이나 다름없는 이 놀라운 동급생은 또 하나의 붕어빵을 꺼내어 입에 물고는 나의 대답은 듣지도 않은 채 자신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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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파란여우비 02/05/01:47
노예계약!? ...............죄송
2 다알군 02/11/05:51
-_-;;;;
21 self 07/19/10:56
이거 뭐지;; 어묵먹다가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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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ase 1x02. 동방 마녀 신디케이트 - (4) [3] 2 다알군 08.02.18 883 0
9 Case 1x02. 동방 마녀 신디케이트 - (3) [4] 2 다알군 08.02.12 901 0
8 Case 1x02. 동방 마녀 신디케이트 - (2) [2] 2 다알군 08.02.11 1081 0
7 Case 1x01. 누명 - (5) [3] 2 다알군 08.02.08 881 0
6 Case 1x01. 누명 - (4) [2] 2 다알군 08.02.06 900 0
5 Case 1x01. 누명 - (3) [3] 2 다알군 08.02.05 868 0
4 Case 1x01. 누명 - (2) [3] 2 다알군 08.02.05 855 0
3 Case 1x01. 누명 - (1) [3] 2 다알군 08.02.05 1115 0
2 Case 1. Prologue [4] 2 다알군 08.02.05 100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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