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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부서지는 우정 부서지는 사랑 부서지는, 일상 - 그러나 이것은 모두 필연이다.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비극은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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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045    추천 0   덧글 0    / 2008.02.24 04:26:51

한 치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의 밤이다. 모든지 다 빨아들일 것 같은 하늘. 아무리 더럽혀져도 그 모습을 들킬 리 없는 검은색의 하늘. 만약, 저 달이 없었으면 그 아름다움은 더욱 빛났을 지도 모른다. 아, 저 달은 정말이지—
\"멋진 달이지?\"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
옥상, 주택언덕의 윗부분에 위치하는 주택의 옥상에 앉아 양반다리를 하고 있던 아시리아는, 그냥 달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 이 어두운 세상을 비추는 유일한 존재라고. 무수한 별들을 다스리는 가장 빛나는 존재. 아름답잖아? 밤하늘의 달(月夜).\"
\"—그렇게 보여, 하얀 탑?\"
소리 없이 일어나고는 뒤를 돌아봤다. 일그러진 조소와 함께.
\"마안하지만 난 정반대라고 생각하는데? 조용히 침묵하고 싶은 하늘을 멋대로 밝히는, 그런 독단적인 빛은 추할뿐이야.\"
월야는 반문하려고 했다. 그치만 그녀의 얼굴이 달빛에 비춰지자 다른 말이 입에서 튀어나왔다.
\"뭐야? 아는 얼굴이잖아?\"
가벼운 어투로, 월야는 말했다. 거기에는 어떠한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그 껍데기랑 한번 말한 적이 있었지. 네놈이 그 몸에 들어가 바이러스 화되기 전에 말야.\"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아시리아는 얼굴에 불쾌함이 들어났다.
\"이봐, 너 지금 나를 바이러스라고 하는 거야? 찬달라들과 나를 비교하다니. 아아, 이런 식으로 욕먹는 게 얼마만인지.\"
쿡쿡 거리며 그녀는 품에서 작은 칼 하나를 꺼냈다. 칼날이 물결치는 듯한 모양의 이상한 칼이었다.
그러나 물결치는 것은 칼날뿐만이 아니었다. 마치 칼 주변의 공기도 같이 일렁이는 듯 했다.
\"이 칼을 꺼낼 때는 말야, 내가 두 번째로 화났을 경우야.\"
오른손으로 칼을 움켜쥐고, 월야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녀의 기분을 나타내듯이, 그 검에서는 왠지 모를 분노가 느껴졌다. 저 칼은 존재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보통사람은 실신할 정도의 기백을 내고 있었다.
그래, 보통사람이라면.
하지만 월야는 그것을 단순한 바람정도로 여기고 있었다.
\"멋지군.\"
그것이 그 바람에 대한 감상이었다.
\"그치만 뭐냐? 네가 바이러스가 아니면 누가 바이러스지? 너는 뭐하는 놈이냐? 뭐하는 놈이기에, 그런 흉흉한 음기를 숨기고 있는 거냐?\"
\"어라? 몰랐나? 바이러스는 말야, 그 주택 안에 있던 재혁이라는 놈이라고?\"
\"—뭐?\"
\"약간 정신적으로 세뇌시켜줘서 아주 볼만하다고. 아마 지금쯤, 진이라는 놈한테 한풀이 하고 있을걸?\"
쿡쿡거리면서 웃는 그녀. 그 쿡쿡거리는 소리가 점점 킥킥거리는 소리로 변해갔다.
—잠깐 상황정리 좀 해보자.
주택엔 진 혼자뿐이었다. 그 주택엔 바이러스가 있다. 그렇다는 건—
\"빌어먹을!\"
재빨리 돌아서서 건물을 뛰어내렸다. 아니, 뛰어내리려고 했다.
만약 돌아섰을 때, 앞에 아시리아만 없었어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윽!\"
재빨리 뒤로 뛰어 거리를 벌리는 월야. 그런 월야에게 아시리아는 잠시의 쉴 틈도 주지 않았다.
\"도망가게는 못하지!\"
그렇게 외치며 그녀는 단검을 휘둘렀다.
단순한 횡베기. 그치만 그 위력은 전혀 단순하지 않았다.
짧은 딜레이와 빠른 속도로 검기가 생성되어 월야에게 날아갔다.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離) 감(坎) 미월(眉月). 발동.\"


—막는 수밖에 없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바닥에서 먼지가 피어올랐다. 아시리아는 득의양양하게 칼을 위로 던졌다 잡았다 하며 갖고 놀았다.
\"뭐야? 벌써 끝이야? 재미없잖아?\"
큭큭거리면서 구름을 응시하던 아시리아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 웃음은 먼지구름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검은 망토를 보자 곧바로 사라졌다.
몸을 감싸던 이미월을 걷자, 월야의 모습이 드러났다. 눈이 파랗게 빛나고 있는 월야가.
\"뭐?!\"
아시리아는 말을 잇지 못했다. 순간적으로 월야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핫!\"
어느새 월야는 건미월을 들고,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아시리아의 옆을 파고들었다. 그 속도는 평소의 월야가 아니었다.


—감미월. 그것은 월야의 육체를 일시적으로 강화시키는 능력


그러나 그런 월야의 움직임도, 아시리아에게는 보였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밤하늘을 울렸다. 보름달 아래, 서로 검과 낫을 맞대며 얼굴을 마주한 두 사람은, 웃고 있었다.
\"뭐야? 왜 웃는 거지?\"
\"그 질문, 너한테 그대로 돌려주마.\"
\"하핫! 그야 이건 내가 이기는 싸움이니까 그렇지!\"
\"……그래? 이쪽도다!\"
파랗게 빛나는 감미월이 더욱 파랗게 빛나는 것 같았다. 그때 아시리아는 이상을 느꼈다.
\"칫!\"
그녀는 그대로 검으로 낫을 밀어내면서 후방으로 빠졌다. 그리고 그녀가 있던 자리에는 은색의 곡선이 그려졌다. 그치만 그것은, 월야 본인이 그은 것이 아니었다.
\"어이가 없군. 공격구, 방어구, 강화구에 이번엔 분신이냐? 너, 무기나 능력이 도대체 몇 개야?!\"
말 그대로였다. 그녀가 방금 전까지 있던 자리에는 검은 천이 둥둥 떠 있었다. 아니, 그것은 해골을 뒤덮고 있는 망토였다. 그것은……그래. 경계인의 말을 빌리자면, 사신이었다.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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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제로...제로...
영은 상당히 재미있는 숫자다.
다른 숫자와 성격이 틀리다.
무(無)와 연결되지만 절대 무가 아닌 것.
제로...제로...제로...
영은 언제나 영을 외쳐댄다.

크로스 제로 4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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