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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avioR[mademest]
조회 842    추천 0   덧글 0    / 2007.05.27 19:57:24
여기는 LA 국제공항.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이륙하기 직전이다. 이곳에서 유독 눈에 띄는 외모를 지닌 한 소년... 창문의 빛을 받아 더욱 찬란하게 광명을 내뿜는 은색 울프컷 헤어에 아무것도 묻지않은 순백의 피부, 그와는 대조적으로 온통 검은색 일색인 복장의 소년은 몹시 화가 난 듯 오만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의 얼굴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미 기내에 탑승하고 있는 수많은 여자들은 소년을 쳐다보며 행복에 겨워서 어쩔 줄 모른는 표정으로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처럼 사람이 살아가는데 외모는 가장 중요한 축에 속한다.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얼굴로만 먹고사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는 법. 못생긴 사람은 못생긴대로 사람들을 웃기며 먹고 산다. 다소 지나치면 혐오감으로 얻어터지기 밖에 별 수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너무 과다하면???

\"저기요~ 거기 잘생긴 남자분~ 이름이 뭐에요?\"

\"좋아하는 여자 타입은 뭐에요? 나처럼 청순형? 아니면 섹시형?\"

\"직업은 뭔가요?\"

\"........\"

이렇게 귀찮은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여기 한명의 소년을 둘러싸며 그에게 쉴새없이 질문 공세를 퍼붓는 여자들. 앞머리를 눈 위까지 기른 은발 샤기컷 헤어에 맑은 흑수정 빛 눈동자, 누가 봐도 키스하고 싶은 생기있는 입술, 그 어떤 이물질도 허용하지 않은 것과 같은 우유빛 피부, 좀 어둡고, 보수적으로 보이지만 한눈에 봐도 멋들어진 검은색 재킷, 검은색 선그라스, 검은색 티셔츠, 검은색 스판바지, 온통 검은색 일색인 다른 복장들과는 차원이 다른 파란색 나이키(Nike) 운동화, 팔꿈치까지 이어지는 회색 손목 보호대와 같은 스타일리쉬한 복장까지 더해 거침없는 카리스마를 내뿜는 소년에게 첫눈에 홀딱 반한 여자들은 황홀해하며 계속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정작 소년은 귀찮아하는 표정을 온 얼굴로 다 표현하고 있었다.
소년의 이름은 숀 애쉬얼 유. 겨우 17살 밖에 되지않은 소년이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굉장히 부러워하거나 혹은 질투심을 품고 당장이라도 소년에게 주먹을 휘둘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작 소년은 귀찮아서 죽을 맛이다.
이 여자들은 그렇게도 할 짓이 없을까? 한결같이 다 남자에게 굶주린 얼굴이네... 도대체 내가 뭐가 좋다고 이러는거야?
물론 소년의 이런 생각을 다른 사람, 특히나 남자들이라면 금방이라도 \"배부른 소리 작작해!\" 라고 하면서 덤벼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도 어지간히 여자를 밝히는 사람이나, 아니면 참을성이 많은 사람들이 아니라면 결코 하지 못할 짓이다. 소년의 눈은 당장이라도 어딘지 모르게, 누군가에게 보내는지도 모르게 \"너희들도 이거 겪어봐야 안단 말이야! 알아?\" 라는 메세지를 띄고 있었다. 소년은 이 여자들을 혐오하고 경멸하고 있었다. 자신을 괴물이라고 부르는 한때 자신의 가족들이였던 사람들의 눈을 그대로 한채 여자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생김새는 다 다르지만 다 똑같다. 결국에는 자신의 외모만을 본채 자신을 대하는 여자들이 아닌가? 자신이 얼마나 난폭하고 신경질적인지도 모르는채 그저 자신의 겉모습만으로 자신을 평가하고 반하는 여자들이 아닌가? 그렇게 소년, 숀 애쉬얼 유의 분노가 폭발했다.

\"Oh, Shit! Fuck Off! 꺼지라고! 이 창녀들아! Bitch(\"개새끼...\")... 스튜어디스! ....... Oh... 여기는 스튜어디스 제복을 하고있는 창녀들도 있나?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네. 다 꺼져! 내 기분 지금 존나 좆같거든?\"

주먹을 여자들이 맞지 않을 정도로 마구 휘두르며 버럭버럭 성을 내는 숀. 그렇게 여자들은 혼비백산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정신없이 달아났다. 숀은 여자들이 자신의 눈 앞에서 한명도 빠짐없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은채 다시 좌석에 앉으려는 순간...

\"당신은 또 뭐야??? Who Is Hell Are You?\"

자신에게 다가오는 스튜어디스에게 다시 폭언을 일삼는 숀. 하지만... 스튜어디스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뒤에 있는 리어카를 손으로 가리키며 그에게 물었다.

\"저기... 손님....... 어떤 음료수를 드시겠습니까?\"

\"....... 밀크쉐이크요...\"

괜히 무안해진 숀은 털썩 자신의 좌석에 앉으며 애써 태연한 얼굴로 자신이 마실 음료수를 주문했다. 그렇게 밀크쉐이크를 받아든 숀은 머릿속에서 온갖 생각이 두서없이 떠올랐다. 하지만 어느 것부터 생각 할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고서야 결정했다.

\'그래... 한국...... 웨이드가 한국에서 만나길 바란다고 했었지?\'

숀은 웨이드를 처음봤을 때, 단지 일본인이나 중국인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 이라는 단어와 더불어서 한국인들의 성은 한개가 태반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이를 꽉 깨물며 분노를 애써 삭히려고 했다. 숀은 한국에 대해서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 자신을 버린 나라... 자신을 버린 친 엄마의 조국....... 오죽하면 숀은 파멜라 원장 수녀만이 자신의 엄마라고 굳게 믿고있다.

\'한국 따위는 내 나라가 아니야! 내 나라는 오로지 미국 뿐이라고!\'

이를 악물면서 한국 따위를 결코 인정하기 싫은 눈으로 창 밖을 내다보는 숀. 어느새 육지가 보이고 있었다. 이제 얼마 안있으면 착륙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들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숀은 혼란스러웠다. 이제 비행기가 바퀴를 빼면서 착륙을 시도하는 동안에도 그저 모든게 다 꿈이기를 바랬다. 웨이드 한을 만난 것과 지금 자신이 한국에 오고 있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는 전에는 한번도 이런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파멜라에게서 자신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듣게됐지만 애써 그것들을 부정한 채 강경하게 자신은 미국인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버린 나라는 이제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며... 하지만 이게 왠 아이러니한 일인가? 그는 자신이 가장 증오하는 나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그리고 곧있으면 자신이 가장 증오하는 나라로 도착하게 될 것이다.
이제 바퀴가 지상에 닿았을 때, 그의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바닥만을 쳐다볼 뿐... 그래서 그런지 점점 그의 기분이 알 수 없어져가는 것이다.

<<승객 여러분. 로스 엔젤레스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지금 막 서울로 도착했습니다. 내리실 때에는 잊어버린 짐이 없나 다시 한번 확인하신 뒤,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편안한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스튜어디스의 안내방송이 기내에 울려퍼졌다. 승객들은 각자 자신의 짐을 챙기면서 비행기에서 내렸고, 숀 또한 가방을 어깨에 둘러매며 비행기 밖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숀 애쉬얼 유는 한국에서 첫 발을 내딛은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떠올리는 숀. 한때는 자신의 가족이라고 생각해왔던 친구들과 수녀들의 모습이 아득히 떠올렀다. 애써 그들의 곁에 다가가며 뭐라고 말이라도 꺼내려 했지만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그의 입에서는 어떤 말도 튀어나오지 않았다. 숀은 안타까워하며 어쩔줄 모르는 표정으로 안절부절 못했다. 바로 그때, 그들은 숀을 보며 매몰차게 그를 \'괴물\' 이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 순간, 숀의 얼굴은 절망감과 고독감만이 가득 차 있었다.
역시... 이 능력은...... 나에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닌건가? 단지... 저주에 불과한 것일까?
하지만 숀이 절망에 의해 눈을 지긋이 감았을 때, 가족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대신 그에게는 아주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화사한 금발 포니테일 헤어에 회색 눈동자의 여인, 일렌 테레나가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숀은 반가운 마음이 들어서 그녀에게 달려가려 했지만 그럴수록 그녀는 더욱 멀어져가고, 이번에도 입은 움직이는데 자신의 목소리는 방금과 마찬가지로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늘 그렇듯이 숀에게 하염없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저주받은 능력이 아니야, 애쉬얼. 그건 선택받은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귀중한 힘이야.

숀은 오로지 일렌만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일렌은 재킷 품에서 짧은 검은색 몽둥이를 그의 손에 쥐어주며 다시 말했다.

-언젠가는 그 검이 나와 만나게 해줄거야~ 그럼 이만...

그리고는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사라져버린 그녀. 숀은 손을 뻗어 그녀를 잡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공허한 표정으로 일렌이 사라진 곳을 바라만보는 숀. 그리고 어둠만이 자리매김한 이 공간에서 한줄기의 광명이 비춰지기 시작하더니, 장면이 숲 속으로 바뀌는 것이였다.

\'....... 여, 여기는 도대체 어디지?\'

숀의 궁금증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풀어졌다. 왜냐하면 은색 울프컷 헤어의 소년이 정신없이 굴러가는 농구공을 쫓아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어디에 와있는 지를 충분히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렇다. 여기는 성 시져 고아원. 눈 앞에 있는 소년은 비록 앳되보였지만 그래도 누구인지는 알 수 있었다. 그 소년은 바로 어릴적의 숀 애쉬얼 유였던 것이다. 이번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잠자코 있었다. 이번에도 자신은 이곳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할 뿐더러, 가까이 다가가려 해봐도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숀은 어떻게해서든 공을 빠르게 잡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그때, 공은 누군가의 구두에 부딫히며 멈춰섰고, 어린 숀은 달리는 것을 멈추며 눈 앞에 있는 금발 모히칸 헤어에 턱수염을 기른 흰색 코트의 남자를 멍하니 바라봤고, 남자는 자신의 발 앞에 놓여진 농구공을 주우면서 어린 숀에게 넘겨주며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숀 애쉬얼 유입니까?\"

어린 숀은 아무런 대답없이 남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거리기만 했다. 남자는 그런 숀을 보며 의도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머리를 살며시 잡다가 햇살보다도 밝은 빛을 가방 안에 짐을 담듯이 그의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어리둥절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숀에게 차분히 설명을 해줬다.

\"당신을 각성시키기에는 당신은 너무나 어리군요. 아직은 완전한 각성을 시켜줄 때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언젠가... 당신이 자라면 그때 다시 만나게 될겁니다...\"

\"......아!\"

남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의 손에서는 안개처럼 뿌옇게 스멀스멀거리면서 푸른빛깔의 얼음이 흘러나왔다. 마치 처음보는 장난감이라도 얻은 듯이 마냥 신기해하는 어린 숀. 그는 눈을 깜빡깜빡 거리면서 남자에게 질문했다.

\"저기... 당신은 누구시죠? 누구시길래 저를 아는거에요?\"

어린 숀의 질문에 떠나려는 길을 멈추고 수염을 쓰다듬는 남자. 곧이어 그는 다시 유유히 걸어나가면서 그의 질문에 답했다.

\"카데르츠(Kadrtz)입니다. 언젠가는 숙명의 그날이 당신을 향해 다가올 것입니다. 미리 말해두지만... 숙명은 결코 당신을 놔주지 않을 것입니다. 도망을 쳐봐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죠. 그럼 이만...\"

곧이어 카데르츠라는 남자는 고요히 흘러가는 청풍과 함께 사라졌다. 숀은 갑작스럽게 사라져버린 그에 의해서 깜짝놀라며 주위를 둘러보며 카데르츠를 찾아봤지만, 이미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숙명.......\'

숀은 물끄러미 어린 숀을 쳐다보면서 카데르츠가 남긴 말을 속으로 되새겼다. 어린시절의 자신은 잘도 그 힘들을 신기하게 여기며 끊임없이 얼음으로 장난을 칠 뿐이다.
훗... 우습군... 머지않아서 그 힘들 때문에 가족들에게 따돌림당하고, 자신은 그 힘을 저주받았다고 생각할거면서... 뭐가 좋다고 그렇게 실실 쪼개는지 모르겠어...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어린시절의 자신이 너무나 한심스럽고 딱하기 그지없다고 생각한 숀. 바로 그때였다! 숀은 뭔가를 깨달은 듯한 눈빛으로 어린시절의 자신을 쳐다봤다.

\'그래! 그때... 3년전! 그때 오크가 쳐들어왔을 때였지? 어쩐지... 얼음을 쓴다는게 너무나 자연스러웠어... 아무런 거리낌없이... 마치... 처음부터 그걸 쓸 수 있었던 것처럼! 그게... 이것때문이였다니!\'

이를 갈며 온 얼굴을 다 찌푸린 숀. 어느새 어릴적 자신과 성 시져 고아원 주변 숲은 자신의 눈 앞에서 사라져버렸고, 자신은 김포 국제공항 입국 대기실에 와 있는 것이였다.

\"그렇군....... 숙명이라... Fate...\"

숀은 카데르츠라는 남자가 남긴 그 단어를 천천히 중얼거리며 저절로 문이 열리는 자동문을 통해 대기실 밖으로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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