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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째 밤-소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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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hao[lai18]  
조회 1108    추천 0   덧글 0    / 2008.04.15 13:21:24

나는 생각했다. 지금 이 상황은 어떻게 된 일일까? 곰곰이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한쪽만 벽이 무너져버린 창고. 바닥의 피. 버려져 있는 저 검. 그리고 이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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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그리 곰곰이 생각하는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내가 기억 나는 건...”

“기억나는 건?”

 

그때 스쳐지나 가는 것이 있었다. 가슴에서 느껴지는 듯 한 고통. 어렴풋이 기억이 날 것 같았다. 그때 분명히 나는 검에 찔렸었다.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은 향령의 앞에 가서 그녀 대신 검을 맞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건. 향령의 얼굴이었다.

 

“잠깐만... 나는 어째서 살아 있는 거지? 분명히 저 검...”

“그래. 저 검은 분명히 불사신도 죽인다는 미스텔테인. 그리고 너는 불사신보다 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요괴의 눈이지. 그럼 나는 이만 가보마. 향령에게는 나와 만난 건 비밀로 해라. 그럼”

 

까마귀는 그렇게 말하고는 창문을 통해 날아가 버렸다. 그러고 보니 이름도 못 물어보았는데. 하긴 그런 걸 신경 쓰고 있을 시간은 아니지만...

그때 무너진 창고 벽 쪽에서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발소리가 점차 가까워져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모습을 나타냈다. 향령이었다. 문제는 그녀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느냐?”

 

그녀는 나를 보더니 다짜고짜 껴안고는 말했다. 그 목소리는 울먹거리는 것 같았다.

잠깐만 향령이 울어?

 

“괜찮은 게냐?”

“으 응...”

 

향령은 내 얼굴을 손으로 만지며 물어보았다. 그녀의 눈시울은 붉었고 볼을 타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처음 보았다. 향령이 울고 있는 모습을.

 

“어찌. 어찌하여 그런 무모한 짓을 한 게냐. 그런 짓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그건...”

“괜찮다. 네가 이리 무사하니 괜찮으니라. 승현아.”

 

향령은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이렇게 보니 조금 귀여운 것 같기도 했다. 거기다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부른 것 같았다. 항상 보았던 피도 눈물도 없던 이무기 향령이 아니었다. 이쪽이 진짜 향령 같았다. 그렇지만...

 

“저기 향령...”

“왜 그러느냐?”

“나 한 가지 고백할게 있어”

“뭐 뭐라!”

 

갑자기 향령은 당황했다.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아는 건가?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그런데 갑자기 향령이 내 품안에 안겼다. 얼떨결에 나도 그녀를 감쌌다. 내 품안에서 그녀는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그래. 말해보아라. 그 말을...”

“그게 말이야...”

“그래”

“알몸이야”

 

순간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곧 향령의 얼굴이 서서히 창백해지는 것 같았다. 방금 전까지 얼굴을 붉히던 그녀의 얼굴이 그리고 방금 전까지 눈물을 흘리던 그녀의 눈이 점점 평소의 향령으로 돌아왔다.

 

“그럼 시작해볼까?”

“뭘?”

“네놈에게 내릴 벌을 말이다!”

 

향령은 나를 밀치더니 창고구석에 떨어진 미스텔테인을 들고는 내 쪽을 보았다. 그 눈은 맹수가 먹잇감 앞에서는 할 수 있는 눈빛이었다.

 

“저 저기 향령...”

“잘 가라. 이 어리석은 녀석아!”

 

향령은 검을 휘두르며 내 쪽으로 달려왔다. 언제는 내 품에서 걱정했다고 울었잖아! 역시 향령은 이런 이무기였다. 아니 이런 사신이다. 이건 사신이다. 나를 죽이려고 온 사신이다. 제발 오늘밤 목숨만은 부지하기를...

 

다섯째 밤-소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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