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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2.03: A Crazy Pa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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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avioR[mademest]
조회 824    추천 0   덧글 0    / 2007.05.29 17:22:01
천천히 발을 옮기며 앞으로 걸어가는 숀.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공항은 각자의 일이 있는 사람들이 들락날락 거리는건 똑같다. 어쩌면 사람들이 살아가는 형태까지도 비슷할 것이다. 그렇게 그는 선그라스를 통해 온통 까매진 공항 내부를 둘러보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사실... 한국의 지리는 공항 내부의 위치도 모르는 점으로 미루어, 그건 굉장히 당연한 것이다. 한심했다. 도대체 왜 한국에 와서 고생을 사서하는 것이였단 말인가? 이럴줄 알았다면 그냥 미국에 쳐박혀서 떠돌아다니는 거였는데... 하지만 그의 방황은 그리 길지 않았다.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4명의 사람들이 \'Welcome To Korea, Shawn Ashal Yu~\' 라고 써진 대형 플랜카드를 들고 자신에게 다가오는게 아닌가? 숀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그들을 한명씩 돌아다보며 질문을 던졌다.

\"What The Hell Are You Doing? 사람 한명 온게 이렇게까지 대단한거야? 그나마 나를 환영해주는 성의는 대단하군. 그 열정은 인정해주지.\"

4명의 사람들은 전부 숀의 무성의한 말에 기운이 빠졌는지 축 늘어져버렸다. 그러자 숀은 그들을 냉랭한 눈길로 바라보며 더욱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

\"Hey, Guys. 그렇게 힘빠질거면 왜 이런 일을 하는데? 그렇게 되기 싫다면 처음부터 나를 축하해준답시고 이런 플랜카드를 만드는 것을 하지나 말던가. 왜? 내 말이 틀려? 아무 말들이 없네? 그렇다면 내 얘기가 맞다는 뜻이군.\"

듣는 사람의 감정은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자기 할 말만 다하는 숀. 4명의 사람들은 그런 숀의 태도에 한숨만 내쉴 뿐이다. 4명의 구성원은 거구의 스포츠 머리 사내 한명, 분홍색 트윈테일 헤어의 소녀 한명, 검은색 볼륨퍼머 헤어의 여성 한명, 마지막으로 주황색 생머리의 여성 한명인데, 그들은 제각각 다른 색(아까 소개한 사람들 순서대로 노란색, 초록색, 빨간색, 흰색이다.)이지만 팔과 어깨, 가슴에 있는 회색의 줄무늬가 그려진 똑같은 디자인의 재킷을 착용해있었다. 그렇게 숀은 힘없이 터덜터덜 걷는 이 4명의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않은채 그냥 밖으로 나가려다가 흰색 재킷을 입은 여인의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저기... 숀 애쉬얼 유 씨...? 이쪽이 아닌데...... 반대쪽 출구에 차를 대기시켜놨거든요...\"

\".......\"

능수능란하게 영어로 말하는 주황색 생머리의 여인. 숀은 그대로 표정이 굳어진 채, 재빨리 몸을 돌리면서 반대쪽 출구를 향해 빠른 속도로 걸어갔다. 주제에 망신당하는건 생각하기도 싫었나보다. 곧이어 숀은 공항 출구로 빠져나오며 노란색 재킷을 착용한 거구의 남자가 하얀색 중형 승용차를 연 것을 확인하며 제일 먼저 차에 올라탔다. 뒤이어 다른 사람들도 차 안에 탑승을 했고, 남자는 차의 시동을 걸면서 차를 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맨먼저 초록색 재킷의 분홍색 트윈테일 헤어를 하고있는 소녀가 숀에게 자기소개를 했다.

\"Hi, 숀? 내 이름은 지영 민이야. 원래 한국과 같은 동양의 나라들은 모두 성이 앞으로 오는데, 네가 불편해할까봐 성을 뒤로 가게했어. 알겠지? 어쨌든 우리 둘은 나이도 같은데... 친하게 지내자~\"

순간, 숀의 귀에서는 유창한 영어가 낭랑하게 울려퍼졌다.
흠... 나랑 똑같은 나이일텐데... 어쩜 그렇게 영어를 잘 할 수 있는걸까? 따로 영어를 배우는건가?
그거야 다 이유가 있다. 민지영이라는 여자애는 언어 통역기를 영어로 맞춰놓으며 평소대로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말을 한국어로 내뱉었고, 기계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통역해 준 것이다. 원래 언어 통역기는 2035년까지만해도 기계음 때문에 여러가지로 많이 애를 먹었지만 점점 개량이 되면서 평소 자신의 목소리로 통역이 되어가는 것이다. 뭐, 앞서 흰색 재킷의 여인은 통역기가 없이도 잘 해나갔지만 지금은 그다지 중요한게 아니다.
곧이어 지영의 뒤를 이어서 방금 4명의 일행들 중에서 유일한 남자가 이를 번뜩이며 지영과 마찬가지로 언어 통역기를 통해 자기를 소개했다.

\"안녕하신가, 숀? 나는 강상익이라고해. 흐음... 앞으로 모르는게 있으면 친절하게 물어보기도 해. 그동안 한국 지부에서 유일한 남자라 보니깐 많이 소외되기도 했거든... 어쨌든 앞으로 잘해보자고, 신참~\"

\"Right(\"그래...\")... \"

고개를 끄덕이면서 짧막하게 대꾸를 하는 숀. 그 다음으로 빨간색 재킷의 여인이 천천히 입을 열며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지영, 상익과 마찬가지로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내 이름은 안소연. 일단 너... 숀 애쉬얼 유의 첫 인상은 그다지...\"

\"그다지 뭐?\"

\"꽝이다.......\"

-휘이이이이이잉~

찬바람이 한순간에 차 안을 거쳐가는 순간이였다. 지영은 애써 태연한 얼굴로 주위를 돌아보며 이 분위기를 어떻게해서든 가라앉히게 하려고 애를 썼다.

\"아휴... 오늘은 왜 이렇게 추울까? 창문은 모두 다 닫았을텐데? 에헤헤헤...\"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숀과 소연에게는 아무런 말과 행동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두사람 다 서로를 무시하려고 작정이라도 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흰색 재킷의 여인이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다소곳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사과빛 입술을 살며시 열었다.

\"제 이름은 채유미라고 해요, 미스터 숀. 이제부터 함께할 동료인만큼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갑작스럽게 찾아오셔서 아무런 준비도 못했지만 언젠가 제 집에서 음식이라도 대접하고 싶네요. 잘 부탁드려요.\"

\"Yes... Whatever...(\"그래요... 얼마든지...\")\"

하지만 애써 자신을 소개해봐야 결국에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짧은 대답만 하는 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애써 숀의 비위를 맞춰주려고 했다. 하지만 숀은 사력을 다해 짜증이 치미는 것을 억누르며 말했다.

\"아... 시끄럽네? 좀 조용히 안할래?\"

순간 모두의 이마에서는 굵은 힘줄이 솟아났지만 숀은 이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의자에 몸을 기대며 지긋이 눈을 감을 뿐이다. 아마도 자려는 것 같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유미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어쩔줄 몰라했다.

\"저기... 미스터 숀? 미스터 숀??? 아직... 해가 중천인데....... 게다가... 제 무릎을 베고 주무시면 어떡해요?\"

갑작스럽게 벌어진 돌발상황 같지않은 돌발상황에 당황하는 유미. 하지만 보통의 여자라면 당연히 얼굴이 빨개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제가 숀의 무릎 베게 할래요, 유미 언니~\"

\".......\"

남이 어떤 고초를 겪고있는지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나서는 지영에 의해 땀만 삐질삐질 흘리는 유미, 상익, 소연. 하지만 숀은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처럼 고개를 돌렸다. 상익은 얌전히 유미의 무릎에서 머리를 뒤척이는 숀의 모습을 미러를 통해 바라보며 혀를 끌끌 찼다.

\"어지간히 피곤한가 보군... 하긴... 무리도 아니지... 5시간 동안이나 꼼짝않고 비행기 안에 얌전히 있으면 그럴 수도 있겠지.\"

\"유미 씨...? 저 녀석을 절로 치워줄까요?\"

보다못한 소연이 유미를 도와주려고 그녀에게 다가갔지만 유미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자 흠칫거리며 멈췄다. 그리고는 자신의 생각을 주저없이 꺼냈으니...

\"어떻게 이런 싸가지가 우리 지부에 들어오게 된걸까? 사령관 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기본적인 예의도 안갖춘 녀석을 받아들여주셨는지... 하아... 이해할 수가 없군...\"

반면에 지영은 숀이 예의가 있건 없건은 상관없이 그저 자신의 무릎에 그의 머리를 올려놓을 수 없는게 아쉬울 뿐이다. 그리고는 재빨리 유미에게 물었으니...

\"저기... 유미 언니. 제가 숀의 무릎 베게가 되면 안되나요?\"

\"안돼요! 깨어나잖아요! 먼 곳에서 오신 분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렇게 주무실 수가 있겠어요? 그러니까 지영 씨... 제발 좀 가만히 있어주세요. 그게 저를 도와드리는 거니까요!\"

지영을 쏘아붙히는 유미. 하지만 숀에게 사랑을 품으며 지영에게 소리를 지르는게 아니라 단지... 단지 숀이 무사히 자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영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 뿐이다. 단지 그것 뿐이다.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미스터 숀.......\"

다른 동료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크기의 목소리로 천천히 중얼거리는 유미의 얼굴이 왜 이리 씁쓸해 보이는 걸까? 어쩌면 그 목소리가 숀에게는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숀은 태양이 중천이 떠있는 창공의 하늘 아래에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얌전히 잘 뿐이다.

\"건들지 마... 씨발....... 나 건드는 새끼는... 어떤 새끼라도 다 죽여버릴테니까... 닥쳐... 그리고 엿 쳐먹어... 이게 바로 내 방식이야...... 아무도.. 내게... 그런 말 할 자격 따위는 없단 말이야...\"

\"... 어머...\"

숀이 낮은 목소리로 잠꼬대하는 것을 놀라워하는 유미. 거침없이 튀어나오는 욕 때문에 놀라는게 아니다. 다만... 이 소년의 감긴 눈에서 자그마한 이슬이 떨어져내리기 때문이다. 소년의 얼굴은 온통 표독스러웠다. 마치... 세상에게 버려져서 이에 대한 분노를 통해 날카롭게 갈아진 칼날과 같은 염세적인 얼굴로 잠을 자고 있었다. 하지만 이 기분은 뭘까...? 그 칼이 그동안 여러 사람들을 베면서 흘리는 죄책감과 같은 한방울의 피가 스스로 흘러내리 듯이 소년의 뺨을 타고 내려갔다.

\"괜찮아요... 아무도 당신에게 그런 말을 할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을거에요... 우리들이 여기에 있잖아요. 더이상 걱정하지 마세요, 미스터 숀. 당신은 그저 평소대로 행동하면 그만이니까요.\"

속삭이듯이 숀에게만 들릴 정도로 말하는 유미. 그제서야 숀의 얼굴에서는 안정이 찾아오고 있었다.
그렇게 숀 애쉬얼 유는 한국에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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