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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에 한번씩 업데이트하는 듯한 유쾌산뜻상큼 이능력배틀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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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레텔  lv 6 60.1428571429% / 2521 글 85 | 댓글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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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레텔[yunie22]
조회 987    추천 0   덧글 0    / 2008.05.25 13:47:14

“아무래도 세마치 씨와 지부장님, 둘 뿐인 것 같소. 비오 오빠에게도 이제야 연락이 닿은 것 같고…… 상당히 위험한 상황인 듯 하오.”
하천을 향해 달리며, 평강이는 어느 샌가 노트북을 꺼내 들었다. 비오 형에게도 이제야 연락이 갔다니. 형, 오늘 분명히 바로 PSE로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런 사소한 의문을 품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제발, 모두가 무사하기를. 자꾸만 숨이 차올라 속이 메슥거리는 것을 간신히 참아내며, 곧 하천가에 도착했다.
“세마치 씨!”
그리고 처음으로 보인 뒷모습에, 그 이름을 불렀다. 나의 부름에, 힘겹게 고개를 돌려온다.
“아, 온달이군요. 평강이도…….”
세마치 씨는, 옆구리 어딘가를 움켜쥔 채로 바닥에 주저앉은 채다. 움켜쥔 손가락 사이사이로, 빨간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리를 보며 힘겹게 일어났지만, 몸을 가누기가 힘든 것 같았다. 망할,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얼굴을 찌푸리며 하천가를 둘러보았다. 온통 피와, 달 토끼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살덩이들. 그리고 그 뒤로 펼쳐진 광경에, 완전히 할 말을 잃어버렸다.
“무슨…… 도대체, 이게.”
옆에서 말문이 막힌 듯한 평강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로, 도대체, 이게 뭐야. 이미 죽은 시체의 수만 해도 엄청난데, 또 거의 그만큼의 살아있는 달 토끼들이 그르렁거리고 있었다. 그 앞에, 이를 꽉 문채 야구배트를 휘두르며 지부장님이 버럭, 호통을 쳤다.
“니들은 일로 오지 마, 자식들아! 거기 있어!”
“지, 지부장님…….”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전력이 모자라도 턱없이 모자라다. 절박한 심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지만, 비오 형은 어디에도 없었다. 아니,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비오 형. 분명히 연락 했다고 했잖아.
“비오 씨, 곧 올 거예요. 지금 낮이라서, 사람들에게 목격될지 모르니까요. 그걸 처리하면 곧바로 오겠다고 했어요.”
세마치 씨가 다소 힘겨운 얼굴로 말했다. 아니, 지금이 그런 걸 걱정할 때에요? 황당함에 말문이 막혔다. 어떻게 하지? 문득 집에 두고 온 연습장이 머리에 떠올랐다. 연습장. 망할, 혹시 모르니 그걸 챙기는 거였다. 그러고 있는데, 옆에서 숨을 죽인 채인 평강이의 조그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피…….”
에? 그 목소리를 듣고는, 잠시 뭔가 번쩍 하고 머릿속을 지나갔다. 그래, 그게 있다. 조금 역겹기는 하지만, 하고 얼굴을 찌푸리며 땅을 박차며 달려갔다. 하천가의 바닥에는, 온통 피가 흥건해 있다. 이걸로 어떻게든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 온달 도련님.”
그러는 뒤에서, 무감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 보니 플라보가 있었다. 어떻게든 될 것이다. 아마도, 플라보는 강했으니까!
“뭐야, 오지 말라고 했잖아 인마!”
그런 생각을 하며 가까이 다가가자, 막 한 마리의 토끼를 처리한 지부장님이 짜증스럽게 말해왔다.
“그, 도와 드릴게요, 지부장님……!”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용기내서 말한 뒤 곧바로, 플라보의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지부장님은 잠시 멍한 표정으로 내 뒤의 그 기묘한 토끼를 바라보다가, 뭐 어때, 라는 듯 다시 고개를 돌리며 저리 꺼지라는 듯 턱짓을 해 보였다.
“일단 봐. 비오 자식 올 때까지만 기다려, 엉?!”
“그, 그래도……!”
“아, 꺼지라고 했잖아 이 새끼야! 네가 낄 데가 아니라고!”
용기내서 말했는데. 하지만 이내 지부장님은, 완전히 빡 돌아버린 듯 했다. 으, 자, 잘못했어요! 하지만 지부장님은 용서 없이 피 묻은 야구배트를 이 쪽으로 휘둘러 왔다. 다급히 고개를 숙여 피한 야구배트는, 언제인지 내 뒤로 다가와 있던 달 토끼에 정통으로 박혔다. 우와, 뭐야. 순간 오싹, 하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무지하게 만화 같은 상황이다. 빨리 안 꺼져, 인마, 라는 듯한 엄청난 표정을 하고 있는 지부장님의 기세에 눌려, 다급히 몸을 뺐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그 야구배트가 휘둘러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토끼도 쉽사리 맞지 않았다. 야구배트를 피해낸 그것은,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을 질러내며 앞발톱을 지부장님에게로 길게 내뽑았다. 순식간인 그 장면에, 숨이 턱하고 막혀왔다.
“으, 아, 지부장님……!”
지부장님은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이를 꽉 물었다. 그 앞발톱이 내리그어지려는 순간, 아까 들었던 듯한 탕, 하는 소리와 함께 곧 토끼는 옆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멍하니 고개를 돌리니, 역시 플라보가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로 그 빨간 총을 거두고 있었다.
“위험합니다. 그 토끼, 완전히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옆으로,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점점 더 거칠게 들려오고 있었다. 아랫배 부근에 총을 맞은 듯한 달 토끼는, 그럼에도 그 빨간 눈을 반짝이며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정말 장하기도 하군! 짜증스럽게 한탄하며 몸을 숙이고는, 아래 흩뿌려진 피를 손으로 훑었다. 순간 확, 하고 역겨운 피비린내가 올라왔지만 꾹 참고는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깊이 생각할 새도 없었다. 손은 무심코 계속해서 그려왔던 폭탄의 모양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퍼엉! 그리고 토끼의 비틀거리는 앞발이 거기 닿은 순간, 그런 소리와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화악, 하고 열기가 느껴져 온다. 하지만 연기가 걷히자, 아무렇지도 않게 비틀거리며 다가오는 그 모습이 보였다. 우씨. 이를 꽉 물었다. 틀렸다, 이 토끼한테 열은 통하지 않는다. 으, 싫어……!
“거기서 비켜, 인마!”
지부장님의 잔뜩 화가 난 듯한 목소리가 돌려와, 다시 그 아래서 몸을 일으켰다. 다시 한 번 야구배트가 휘둘러졌고, 토끼는 제대로 피하지 못해 저쪽으로 나가 떨어졌다. 촤악, 하고 피가 튀어, 얼굴을 잔뜩 찡그렸다. 하아, 하아…. 숨을 헐떡인다. 상황파악이 잘 안 된다. 그러니까, 이건. 일단 저 한 마리 또 처리한 건가. 하지만 아직도 달 토끼는, 저렇게나 많이 남아있는데. 얼굴을 찡그린 채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세마치 씨는 여전히 옆구리를 움켜쥔 채로 나머지 달 토끼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더 이상 피는 안 나오는 것 같았지만, 그 모습이 너무나 힘겨워 보였다. 흑, 도대체, 이게. 순간 무언가가 울컥, 올라오려고 했다. 으, 뭐야. 질질거리고 있을 때는 더더욱 아니잖아. 지부장님은 오지 말라는 듯 손을 휘휘 내저으며 그 눈앞의 토끼에게로 돌진했다. 그리고 그 뒤를 플라보가 따랐다. 뭐든 하고 싶었지만,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젠장, 나는 어째서 이렇게 도움이 안 되는 거야. 지부장님도, 세마치 씨도 너무나 힘겨워 보인다. 수적으로 너무나 불리한 우리들과, 저렇게나 많은 달 토끼들. 그리고 그 달 토끼들은, 보스인 머핀에 의해서 계속해서 더 만들어질 것이다. 무적이라는 설정을 가진 보스.
이 상황의 절박함을 완전히 느낀 그 순간, 잠시 눈앞이 까매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말도 안 돼, 이럴 수는 없다. 반드시 이 사건을 해결해야만 한다. 또한, 저 사람들을 저렇게 힘겹게 만들고 싶지도 않은데. 괜찮아. 분명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고. 하아, 하고 울음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몸을 내팽겨 치고 울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억누르고, 발걸음을 뗀 순간이었다.
“꺄악!”
하천 뒤편에서 귀에 익지 않은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이건. 순간 불길한 느낌이 온 몸을 타고 흘러내려갔다. 몸을 돌리자 거기에는, 처음 보는 작은 여자아이가 충격 받은 듯 굳어진 채로 서있었다.
“누구……? 무슨……?!”
평강이의 굳어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도 안돼. 상황은 점점 더 최악으로만 몰아져 가고 있었다. 분명 평범한 일반인이다. 저 달 토끼들을, 이 싸우고 있는 모습을 모두 보여 버리고 만 것이다. 어째서? 하지만 분명히, 문제는 그게 아니다.
“거기, 피해요! 온달 군, 저기……!”
평강이가 거의 비명과도 같이 외쳤다. 멍하니 고개를 돌리자, 하천의 끝 편에 서있던 달 토끼가 지부장님을 뛰어넘고는 이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잠깐……! 완전히, 사고가 정지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생각보다 먼저, 몸이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이럴 수는 없었다. 어째서! 지금까지 그렇게 잘 들키지 않았었잖아. 그렇게 잘 처리해 왔었잖아, 그런데 어떻게! 어째서! 속으로 그렇게 절박하게 외치며, 마구 달렸다. 토끼의 목표는 분명 저 여자애다. 저 토끼보다 먼저 도착해서, 어떻게든 막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온달 군!”
또다시 평강이의 비명이 들려왔다. 그 무고한 아이를 노리는 달 토끼는, 그 앞발을 땅으로 메다꽂는다. 안 돼, 제발! 그 순간 있는 힘을 다해, 몸을 날렸다.
쿠웅……! 엄청난 충격이 온 몸에 전해져 왔다. 누구의 것인지는 몰라도, 엄청난 양의 빨간 피가 눈앞으로 튀어왔다. 앞이 보이지 않았다. 하, 뭐야. 아무래도 나는 온 몸으로, 그 커다란 달 토끼를 완전히 받쳐내 버린 듯 했다. 하지만 분명, 이 피는 내 게 아닌데. 견뎌내기 힘든 강한 충격에, 비틀거리다 이내 풀썩, 하고 쓰러져 하천 밑으로 굴러 떨어져 갔다. 방금 받은 충격 때문인지, 마구 구르면서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머리가 마구 울렸다. 아아, 제발. 아무나 좀 도와줘. 온 몸이 한 군데도 빠짐없이 다 아파왔다. 하지만 그것 또한 지금은 상관없잖아. 와 주세요, 아무나. 좀 구해주세요, 나를, 저 아이를, 그러니까…….
“온달아, 지부장님, 세마치 씨!”
바로 그 순간이었다. 무섭도록 낯익은 목소리가 바로 등 뒤에서 들려왔다. 힘겹게 고개만을 돌리자, 타고 온 듯한 자전거를 땅에 내던지다시피 하고는 숨을 헐떡이며 이 쪽으로 달려오는 비오 형의 모습이 보였다.
“왜 이제 와, 이 거지같은 자식아!”
바락 호통을 치는 지부장님에, 형은 그 순간마저도 미안해요, 라고 헤실거렸다. 도무지 긴장감이 없잖아 이 사람은. 그런데 바로 그렇게 생각한 순간 형의 얼굴은 순식간에 무감정하게 변했다. 에? 하고 멍하니 그 얼굴을 바라보는데, 형과 다른 남부지부의 사람들 사이에 무언가 미묘한 눈빛이 오가는 것이 느껴졌다.
“자, 그럼, 갑니다!”
응? 뭐가? 여전히 영문을 몰라 멍청하니, 그렇게 말하는 형을 바라보았다. 형은 그런 나를 보지도 못한 듯, 잔뜩 힘이 들어간 얼굴을 한 채로 땅을 박차고 이 쪽으로 뛰어오기 시작했다. 잠깐만, 뭐가 일어나려고 하는 거야.
“앗, 오빠, 잠깐만, 온달 군은……!”
그건 정말로, 순식간의 일이었다. 순간 뒤에서부터의 평강이의 다급한 목소리와, 비오 형의 그 목소리가 겹쳐졌다. 마침내 나에게로 시선을 돌린 형의 눈이, 놀람과 당황으로 동그랗게 떠졌다.
“죽여 버……!”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들은 바로 그 순간. 나는, 죽은 듯 했다.
쾅, 하고 또다시 온 몸에 방금 전과 비슷한 충격이 전해져 온다. 하지만 전의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이 느낌. 비유할 데를 찾을 수조차 없는, 엄청난 압력이 나를 짓눌러오기 시작했다. 하…… 아?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금방이라도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다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잘은 몰라도, 나는 죽는다.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도 정확히 모르겠다. 아까 그 여자애는 괜찮을까? 지부장님은? 세마치 씨는? 비오 형은? 플라보는? 평강이는? 숨이 막혀온다. 토할 것 같았다. 눈가를 문질러 시야를 트고 싶었지만, 손가락 하나조차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게 죽는다는 느낌이구나. 알 것 같다, 그 때 그 사람의 마음을. 이젠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느껴지는 것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고통, 그 뿐.
온달아, 하고 부르는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가 아주 흐릿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곧이어, 희미하게 내 머리를 끌어안는 손길이 느껴져 왔다. 미안해, 이제 괜찮아. 그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은 천천히 귀를 타고 흘러들어오더니, 문득 정말로 모든 게 괜찮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잠시, 정신이 완전히 끊기는 듯싶더니 곧 시야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형……?”
그리고 처음으로 눈에 보인 건,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린 채로 나를 내려다보는 비오 형이었다. 꽉, 하고 아랫입술을 깨무는 것이 보였다. 여전히 머리가 지끈거리며 온몸이 아파왔다. 그럼에도 놀랐다. 형의 저런 표정은, 처음 보는 것이었으니까.
“아, 깨어났구나. 다행이다.”
내가 눈을 뜨는 것을 본 형은, 억지인 듯 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놓고는 벌떡 일어났다. 뭐였지, 방금?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멍하니 누워있다, 형을 따라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러자 찌릿, 하더니 머리가 마구 울리기 시작했다. 윽, 하고 작게 신음했다. 머리가 지끈거리며 속이 메슥거렸다.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았다. 하지만 상황을 확인해야만 한다. 하천가는 조용했다. 잘은 몰라도, 이미 저 토끼들은 모두 전멸상태인 것 같았다. 그리고 조금 흐릿하게, 그 너머로 보이는 건 지부장님과 세마치 씨, 플라보.
“형, 지금, 무슨…….”
“아, 나머지 처리를 하고 있는 거야. 확실히 죽이려고 말이야. 끝까지 말하지 못해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녀석들이 있어.”
분위기가 조금 이상해서 걱정했는데.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비오 형을 보고는, 조금 안심했다. 다행히도 지금 이건, 그럭저럭 잘 해결된 상황인 듯 하다. 새삼스럽게 느꼈다. 형의 능력, 무지 대단하잖아.
“형, 그런데…… 아까 그거.”
뭐였어요? 형은 고개를 푹 숙이고는 미안해, 하고 중얼거렸다.
“그게 말이야. 달 토끼들은 그 설정 때문에 아예 내 목소리가 소용이 없어. 그렇지만 내가 지구에게 죽여 버리라고 했기 때문에, 말하자면 쟤들은 지구한테 죽임을 당한거지. 그런데…… 지구에게 말하는 것이라고는 해도, 에 그러니까 지구에게 저 녀석들을 죽이라고 말했다고는 해도 내 목소리 사람들에게는 들리는 거니까, 꽤 위험하거든. 아까 건, 살기가 담겨있으니까.”
그런 건가. 그러니까, 역시 형의 목소리 때문에 그렇게 된 거겠지. 하지만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느꼈던 것처럼, 알 듯 말 듯 하다.
“우리 남부지부 사람들은 다들 아니까. 옛날부터 그랬어. 세마치 씨나 지부장님은 각자 능력을 이용해서 막고, 평강이는 내가 원래 능력 쓸 때마다 신경 썼었고…… 말이지.”
형이 에헤헤, 하고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그러니까. 뭡니까, 형의 눈에 나는 보이지도 않았다 이거지?! 김빠진 한숨을 푹 내쉬다, 순간 쿵, 하고 온 몸에 느껴지는 충격에 얼굴을 찡그렸다. 으, 뭐야. 역시, 아직도 그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아까 그 달 토끼를 온 몸으로 막아냈던 것도 있었지. 두통만이 아니라 온 몸이 저릿저릿하니 아팠다.
“온달아, 왜 그래?”
비오 형이 걱정스럽게 말하며 다가와, 나를 부축하듯이 끌었다. 조금 일그러져 보이는 형의 얼굴을 보다, 몸을 기댔다. 토할 것 같았다. 척추를 타고 전신에 고통이 흐른다. 문득 정말로 심하게 아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형.
“응? 왜 그래.”
“아까, 그 여자애는…… 그 피는…….”
분명 나를 뒤덮은 그건, 내가 받쳐냈던 토끼의 피도, 나의 피도 아니었는데, 그렇다면. 설마, 그럴 리가 없어. 아니겠지? 울고 싶었다. 울 것 같은 기분이 되서, 형을 올려다본다. 평소와는 전혀 다르게 자조적인 미소를 지은 비오 형은, 내 머리를 툭툭 쓰다듬었다.
“걱정하지 마. 잘 처리할 테니까. 겨우 한 명일 뿐이니까…….”
내가 물은 건 그게 아니었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을 텐데. 하지만 그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힘을 완전히 탁, 하고 놓아버린 듯 했다. 잘, 모르겠지만. 잠시 의식이 끊겼다. 눈앞에는 또다시 어둠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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