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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白麟[thief5]
조회 1000    추천 0   덧글 3    / 2008.06.07 19:05:16


 

 의뢰 내용은 의외로 간단했다.

 준재벌가 마나님이 여행을 가는데, 아무래도 내연남이 있는 것 같으니 확실하게 알아봐 달라는, 말 그대로 시시껄렁하고 하찮지만 충분히 있을 법한 의뢰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 패션은 좀…….”

 “왜.”

 “눈에 잘 띄잖아요.”

 오렌지 색 하와이안 셔츠에 밀짚모자를 쓴 하늘을 바라본 단설은 고개를 저었다. 세상에, 탐정일 하겠다는 사람이 저래도 되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던 단설은 피식 웃는 하늘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래요?”

 “그럼 검은 정장 수트 입고 여행에 따라가냐?”

 “그래도 좀 더 자연스러운 거 있잖아요.”

 “시끄러워. 여행 가는 사람은 이런 패션이 잘 어울리는 법이라고.”

 대번에 단설의 말을 잘라버린 하늘은 왼팔에 찬 시계를 힐끗 쳐다보고는 말을 이었다.

 “자, 9시까지 공항으로 가야 돼. 이거 무려 5백만원 짜리 의뢰라고.”

 “돈 많이 받네요.”

 “경비 포함한 금액이야.”

 “…….”

 “그러니까 저녁은 컵라면이다.”

 이, 이봐요! 라고 소리를 질러봤자 무시당한다는 걸 뻔히 알고 있던 단설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컵라면이면 어떠냐. 굶는 것보다야 백만배 낫지.

 그런 단설을 바라보며 피식 웃은 하늘은 검은색 007 가방을 왼손으로 들고는 다시 단설을 향해 입을 열었다.

 “5분 내로 지하철 타야 되니까 빨리 움직여.”

 “예?”

 단설은 혼란에 빠졌다. 잠깐, 여기 지하철에서 20분 거리 아니었어?

 “참고로, 늦으면 죽는다.”

 “자, 잠깐만요!”

 벌써 저 멀리로 내달리는 하늘을 본 단설은 입을 쩍 벌렸다.



*                    *                      *



 “하악, 하악.”

 “사내자식이 그런 음란한 숨소리나 흘리고 말야.”

 “이, 이게 누구 때문인데요!”

 거친 숨을 토해내던 단설은 하늘을 향해 버럭 소리질렀다.

 ‘젠장. 왜 시간을 잘못 봐서 사람 힘들게 하고 난리냐고.’

 7시 12분을 8시 12분으로 본 것은 분명 하늘의 실수였다. 당연히 뛸 이유도 없었고, 단설이 저런 기괴한 숨소리를 흘리며 괴로워할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그것에 생각이 미친 단설은 하늘을 노려보았지만, 하늘은 언제 샀는지 모를 막대사탕을 입에 물고는 앞을 지나가는 지하철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뭐, 늦지는 않겠네.”

 “늦긴 커녕 한시간은 일찍 도착하겠는데요.”

 “무슨 소리. 모름지기 탐정이란 예정보다 먼저 도착해서 상황을 살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탐정은 일이 벌어진 이후에나 필요한 거 아니예요? 아직 아무 사건도 안일어났는데 무슨…….”

 “그냥 평소 생활을 말하는 거다. 일일이 따질래?”

 “그…….”

 막 말을 이으려던 단설은 하늘의 품속에서 언뜻 모습을 드러낸 권총 자루를 보고는 움찔했다.

 “저, 저기요.”

 “뭐야?”

 “그, 그걸 가지고 비행기를 타겠다고요?”

 “뭐? 아, 이거?”

 권총을 가리킨 하늘은 괜찮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그러나 단설은 여전히 불신 어린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다, 갑자기 살짝 고개를 돌리며 뭔가를 중얼거렸다.

 얼마 후, 공항에 도착한 둘은 비행기 개방을 기다리며 의자에 앉았다.

 ‘후우-.’

 살짝 숨을 토해낸 단설은 하늘의 눈치를 살피며 슬쩍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뒤편에서 순찰을 돌고 있던 경비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저기요.”

 “무슨 일입니까?”

 “권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손님. 오늘은 만우절이 아…….”

 “아 진짜라니까!”

 순간적으로 버럭 소리를 질러버린 단설은 황급히 경비의 뒤로 숨었다. 그러고 나서도 한참 후에야, 단설은 다시 경비를 향해 말했다.

 “저, 저기 오렌지색 하와이안 셔츠 입은 사람 있죠?”

 “지, 진짭니까?”

 “지금 거짓말 하는 걸로 보여요?”

 “…….”

 침을 꿀꺽 삼킨 경비는 단설을 향해 살짝 손짓을 하고는 발을 옮겼다.

 잠시 후, 단설과 조금 전의 경비를 포함한 다섯 명의 사내가 짜증을 내며 시계를 바라보고 있던 하늘을 향해 다가갔다.

 “저, 실례합니다.”

 “뭡니까?”

 “그…….”

 경비는 할 말을 찾지 못해 버벅거렸다. 그런 경비를 보던 하늘은 눈살을 찌푸리다, 그 옆에 서 있는 단설을 찾아내고는 입을 열었다.

 “뭐야. 어디 갔다 이제 오냐?”

 “자, 잡아요!”

 화들짝 놀라 소리를 질러버린 단설을 이상하다는 듯이 보던 하늘은 양쪽에서 느껴진 압력을 느끼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네 사람의 힘을 당해내는 것은 하늘로서도 무리였고, 결국 바닥에 반쯤 엎드린 자세가 된 채로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입을 열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초, 총이다. 진짜 있어.”

 “아, 젠장.”

 하늘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들을 향해 말했다.

 “일단 어디 들어가서 대화 좀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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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카군 06/07/07:55
이....건....참.........
8 白麟 06/07/07:55
......
0 둔저 06/07/11:09
음란한 신음소리의 단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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