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작 완결작

검색결과

연화홍란 전생을 했지만...
아이크 빛과 어둠의 검사
카미도 혼란스러운 거리
redbead 환생 뒤 전(前...
카미즈블러드 라그나로크 극
컨알 하얀 악마
카이테미요 천명을 힐러였...
Leafy 암흑면
AlwaysLaugh 설령, 당신이 ...
실버나라 나만 판타지 ...
wani [단편] Black ...
lyan15 검은 천사
rlight 지나가던 선비
갓카 내 모니터 속...
로드드라콘 구마록(驅魔錄)
보닝 신같은 포지션...
정상인임ㅎ 대마왕이 가출...
NAMIA 신이 죽은 세...
엽토군 블로그
부르프 낮으로 걸어오...
air05 하루아침에 마...
라쿠카라챠 츤데레 여친과...
잉여포돌이 Re:
9A 금경을 삼킨 용
살많은빼빼로 자유의 날개
노아카미 Heal Up
살많은빼빼로 억압의 사슬
요리코 이세계 소환! ...
적색소음 나는 결국, 아...
봄날상어 우리들의 일상...
호떡 밖으로 나가면...
건달프 After Memories
사가 성불사
노가리 미래에서 미래...
똑같은매일 강철 심장의 고동
승다르크 카르페 디엠
멘카로건 Let Us [Rise ...
살많은빼빼로 Life with dead
랑이초록 지구스토리: ...
joseu 생판 몰랐던 ...
쥐며느리 머그속 그녀의...
살많은빼빼로 학생의 반란
초록만두 창밖으로 뛰어...
joseu 생미부
박사능 흉터 새기는 남자
주렁이 이세계 직업에...
멜렌나 노 네임-제미니-
Enivia 하나뿐인 여동생
pwins 용사의 은퇴시기
호치 사랑하는 나의...
레드트리 반인반요
갓카 단편 모음
오얏 고코미의 모험
책갈피 오늘의 꽃을 ...
코노미카 우리 동아리에...
불닭 해골과 소년의...
서호란 살아간다는 것은.
이동규 마왕 따위 되...
이동규 죽음이 사는 숲
비익연리 나와 그녀의 ...
JG광합성 호텔! 마왕성!
레크리셔 빨간 망토 소...
Nehru CRISHA[크리샤]
별티끌 누리끼리
뚜뚜루 나의 작은 기사님
카샬 이제는 너무나...
갓카 Nostalgia
밤바다 이런 나지만 ...
즈잔 황폐한 땅의 ...
도토리x 망할 유령들 ...
두희 나와 호랑이님
나하린 프로 조연과 ...
pakpa 제목미정
9959 운명의 돌: 멈...
yooil 내 소꿉친구는...
리츠카 페퍼민트 카페인
샌니마 저, 오늘부로 ...
김리토 레스즈
1ron 나와 요정의 ...
미호 라노벨에 사용...
칠흑의카밀레 소인 세계에서...
HAlt 환생한 대주술사
깽깽이 이세계의 블랙...
xiix 암살법사
BLAZE ???
엘그나 정상 위에 소...
연역 롤플레잉!
W더블 진홍의 히스토...
형칠이22 팀 파이브 엔젤스
즐거운나날 신님은 우리들...
pe0000 이세계 용사와...
카사토리00 메이드 여동생...
피토휘 여동생과 나 ...
tg가로수 평소대로 살았...
라케리안 모형정원
실크라운 쿨데레X츤데레...
이부프로펜 이 동아리 뭔...
칠흑의대마왕 도적은 왕에게...
세하 Dreamland Online
강화중 주인공의 친구...
동방 마녀 신디케이트 by 다알군

어처구니 없는 누명을 쓰고 학교생활의 막장Road를 향해 치닫고 있는 불우한 소년, 그리고 붕어빵과 어묵 오타쿠에다가 자신이 마녀라고 주장하는 조그마한 동급생 소녀가 벌이는 초자연적현상추리물

[]
총 편수 21 / 총 관심작 수 9 / 총 추천수 0 / 총 용량 0Kbytes
2 다알군  lv 2 77% / 531 글 39 | 댓글 47  
관련글
  Case 1x03. 영안 - (8)
0명 참여 별점
 
  2 다알군[hocey]
조회 877    추천 0   덧글 1    / 2008.07.25 11:36:17
죄송합니다. 수요일까지 올리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공연준비가 늦어져서요 ;

대신 분량을 조금 늘리려고 노력했으니, 봐주세요 데헷.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8.

“어째서, 신혼인 담임이 결혼반지를 놔두고 다른 반지를 끼고 있던 거지?”

나는 들고 있는 결혼반지를 다시 이리저리 돌려보며 말했다. 새겨져 있는 이니셜. K.Y.W는 분명 담임의 이니셜일 것이다. 물론 담임의 아내 이름까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에 확인할 길은 없지만, 분명 지금의 아내 이니셜이리라 나는 확신했다.

“글쎄. 궁금하긴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우린 담임의 반지보다 범인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그래도….”

“뭐, 네가 들고 있는 반지는 지난 결혼 때의 결혼반지일수도 있지. 그런 것은 개인 사생활일 뿐이니까 신경 쓸 것 없어. 지금은 사건 해결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때라고.”

나는 뭔가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지만, 유지효의 말이 아무래도 정황상 정확한 판단인 것 같았기 때문에, 나는 서랍에 다시 반지를 집어넣고 서랍을 닫았다.

“자, 그럼 영안을 사용하는 거야. 사용방법은 기억하고 있지?”

유지효는 팔짱을 낀 채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긍정의 뜻을 표시하기 위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나의 오른쪽 눈을 조심스레 감았다.

그러자 마치 야간 투시경이라도 낀 것처럼, 어둠 속에서 밝게 빛나는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유지효의 가슴께에서 빛나는 ‘영화’와, 유지효가 리코그나이젠을 써서 보여준 서랍에 남아있던 엑토플라즘의 흔적들, 그리고,

“보여?”

서랍 앞 쪽에 모여 있는 발자국 모양의 엑토플라즘들.



“응…. 구두 발자국 같은 모습의 엑토플라즘이 보여.”

나는 보인 그대로를 유지효에게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유지효의 반응은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뭐? 구두 모양?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전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 않은데, 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유지효가 너무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꺼내려던 말을 다시 마음속으로 집어넣었다.

“자, 그럼 네가 봤다는 그 구두 모양의 엑토플라즘을 계속 쫓아가 봐.”

“쫓아…가라니?”

나는 그녀가 한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자 그녀는 나의 등 뒤를 가리켰고, 그곳을 영안으로 본 순간 나는 그녀가 무엇을 의미했는지 알 수 있었다.

발자국 형태의 엑토플라즘이 들어왔다가 나간 흔적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범인은 여기서 돈을 훔쳐간 뒤, 다음 날 너의 가방에 돈을 넣어두었겠지.”

그 말을 들은 나는 순간적으로 떠오른 의문점이 생겼다.

“그런데 잠깐만. 훔쳐간 다음 날에 내 가방에 누가 돈을 넣었다면, 그걸 본 사람이 누군가 있지 않을까?”

유지효는 나의 말을 듣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상당히 진지해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 와서 분명해진 사실이 몇 가지 있어.”

“분명해지다니?”

그녀는 손가락을 하나씩 펴가며 말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범인은 확실히 영적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 그것의 증거로는 곳곳에 엑토플라즘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지.”

그것은 내가 직접 보고, 또 부족한 부분에 있어서는 유지효에게 설명도 들었으니,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이해했다는 것을 느낀 유지효는 다른 부연 설명 없이 바로 다음 내용을 언급했다.

“두 번째, 범인은 영체가 아니야.

하지만 너무나 쉽게 이해된 첫 번째 사항과는 달리, 두 번째 사항은 나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던 나의 이해력을 금세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게 만들어버렸다. 영체가 아니라니? 그걸 여기서 확인했다는 것은, 설마 범인이 영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영체가 어떻게 이런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거지.

“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야. 네가 본 영체 중에서 지능을 가진 영체는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래. 그 때 분명 다미라는 아이의 설명에 의하면 지능을 가진 영체도 있다고 했다. 인간 급, 그 이상의 지능을 가진 것도 존재한다고.

“사실 너에게는 언니가 간단하게, 영적 조작이 사용되었을 거라고만, 추상적으로 얘기했지.”

맞는 말이다. 나는 그 말을 들었을 때 돈이 둥둥 떠서 내 가방 속으로 들어온 건가, 하고 어이없어 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간단하게 라니? 더 복잡한 내용이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뉘앙스로 보아하니 내가 생각한 복잡함을 뛰어넘는 수준의 무언가가 있는 것만 같은데.

물론 유지효가 설명한 다음 개념은 내가 예상한 그 복잡함조차도 초월해 버렸다.

“영체 중에는 부유령(浮游靈)이라는 것이 존재해.”

부유령? 부가적 유령의 준말이라거나 하진 않겠지.

“…당연히 아니야. 부유령은 물건을 움직일 때 쓰는 영체지.”

굉장히 단순하고 힘쓰는 일을 하는 영체로군.

“하지만, 그 단순한 일을 하는 영체 치고는 지능이 상당히 높아. 거의 인간 수준이라고 봐도 무관해. 따라서 명령을 받아야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직접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지. 우리는 사실 이 사건의 범인이 부유령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적잖게 당황하고 말았다. 그 정도로 구체적으로 범인을 추측하고 있었으면 그걸 나에게도 알려주는 게 맞는 거 아닌가? 부유령이라니? 물론 내가 이해 못할 개념이긴 했겠지만, 그래도 이번 일에 관련된 사람인데 그 정도 정보도 공유하지 않았다는 건가.

“그걸 왜 나에겐 가르쳐 주지 않은 거지?”

“그건 조금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어.”

조금은, 이라니?

“하지만 부유령이라는 건 전(前) 세대에 유행했던 영체야. 지금 세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영체거든. 그래서 이런 형태의 영적 조작이 가능한 영체가 부유령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완벽하게 확신할 수 없었던 거야.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쪽 세계에 익숙하지 않은 네게 설명할 수 없었던 거고.”

찾아보기 힘든 영체라고? 유행? 영체 같은 것도 유행을 타나보군. 아무튼 뭐, 그녀 쪽에서도 내 생각을 해줬던 것은 같군. 아주 무관심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하긴, 내가 필요하다고 하긴 했으니.

“그런데, 부유령은 왜 요즘엔 찾아보기 어려운 건데?”

나의 질문에 그녀는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그 대답은 너무나도 차가워서 별 뜻 없이 질문한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전 세대 사람들이 없애버렸거든.”



“어째서 없애버린 거지?”

아직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물체를 옮길 수 있다는 부유령은 실생활, 물론 영적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실생활이겠지만, 아무튼 그래도 꽤나 유용한 것 아닌가?

“말했잖아. 그들은 거의 인간 급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그랬지.”

“그들은 반란을 꾀했어.”

뭐?

“반란. 그들은 거의 비슷한 지능을 가진 인간에게 사용되어지는 삶을 원하지 않았어. 그래서 반란을 꾀했지만, 조기에 발각되어 모두 폐기처분 되었지. 따라서 현재 마법부에서는 부유령의 제조를 금지하고 있어.”

반란이라니. 인간 수준의 지능이라고는 들었지만, 그 정도 판단력을 가진 존재를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단 말인가?

“원래 부유령은 영체 치고도 상당히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지만, 마치 백지와도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가진 존재였어. 하지만 반란을 주도한 한 부유령이 악령화(化) 되면서 얘기가 달라졌지.”

악령화? 악령? 악(惡)이라는 단어 사용으로 미루어 볼 때, 분명 성격이나 존재 자체가 나빠졌다는 얘기인 것 같군.

“알다시피, 깨끗한 존재일수록 더럽혀지기도 쉬운 법이지. 알려지지 않은 어떤 존재가 부유령에게 악한 생각을 주입해서 그들을 악령으로 변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라고, 역사책에 나와 있어.”

“역사책?”

“아, 물론 마법 역사책이야. 그런데…, 어쩌다 얘기가 여기까지 흘러버린 거지?”

미안. 아무래도 내가 궁금해 하는 바람에 여기까지 온 것 같아. 원래 부유령 얘기가 왜 나왔었는지도 잊어버릴 지경인데?

“아, 범인은 영체가 아니라는 얘기에서부터 여기까지 온 거로군.”

기억력 끝내준다.

“그래. 범인은 영체가 아니야. 그렇기 때문에 부유령은 더더욱 아니지. 그게 문제인데….”

자신들이 생각했던 존재가 범인이 아니라서 문제라고 하는 건가? 유지효는 말을 얼버무리더니 다시 서랍을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다. 서랍에는 아까보다 훨씬 옅어졌지만, 아직까지도 푸른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문제인건데?”

“너야 실제로 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아, 물론 나도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아무튼 부유령은…,”

유지효는 병에 남아있던 리코그나이젠 가루를 바닥에 뿌리며 말했다.

네가 말한 이런 발자국을 남길 수 없단 말이야.

바닥에는 내가 영안으로 보았던 구두 발자국 모양의 엑토플라즘 흔적이 푸른빛을 발하며 밝게 빛나고 있었다.

“부유령은 떠다니거든. 인간과 같은 하체를 가지고 있지 않아.”



“그렇다면.”

“이런 구두를 신고 다니는 사람은 물론 인간이겠지.”

나는 조용히 손을 뻗어 밝게 빛나는 구두 발자국 모양의 엑토플라즘 흔적을 슬쩍 쓸어보았다.

“부유령이 범인이었다면 마치 선처럼 쭉 엑토플라즘의 흔적이 이어져 있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니. 아, 이런.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하잖아.”

유지효는 머리를 긁적이며 몸을 일으켰다. 나름 범인을 확신하고 있었던 모양인데, 안타깝게 되었군.

“그럼 누군가가 내 가방에 돈을 넣어두었다는 말인데. 나는 저녁에 가방을 챙기니까, 아침에는 가방을 열어보지 않아. 설마 집에 몰래 들어와서 넣었을 가능성은 없겠지?”

유지효는 조용히 대답했다.

“없다고는 할 수 없지. 하지만 가능성은 낮아.”

나는 그렇군, 이라는 짧은 말로 긍정했다. 우리 집에 몰래 들어와서까지 집어넣을 만한 물건이 아니었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뭐 이미 영적 세계를 경험한 나로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집에 몰래 들어오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라고 느끼긴 했지만, 일단 내가 아침에 가방을 열지 안 열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범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밤에 몰래 우리 집에 들어와야만 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드는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내일부터 아이들에게 좀 물어봐야겠다. 내 가방 근처에서 뭔가 수상한 녀석을 본 적 없냐고.”

유지효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안 돼. 그건. 위험해.”

“무슨 뜻이야?”

“당연하잖아. 담임이 뭔가를 찾던 게 불과 이틀 전인데, 네가 가방 근처에 있던 수상한 사람? 뭐 그런 걸 찾는다고 하면, 혹시라도 아이들이 수상하게 여길 수 있단 말이야. 절대 아이들이 수상함을 느껴선 안 돼. 어디에 범인이 숨어있을지 모르니 말이야. 아이들 중에도 범인이 있을 수 있어.”

나는 순간 오싹함을 느끼고는 몸을 떨었다. 다 같은 반 친구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범인일수도 있다니. 내일부터 아이들을 어떤 감정으로 바라봐야 하는 걸까. 나는 혼자 할 수 밖에 없는 고민에 사로잡혔다.


“그런데 말이야. 너 무슨 남한테 원한 살만한 일 한적 있어?”

뜬금없이 무슨 말이지. 원한 살만한 일이라니. 내 삶의 신조는 ‘평범하게’ 라니까.

“아니, 그런 기억은 없는데.”

“언니랑 나랑 계속 생각해봤는데. 네 전에 누명을 썼던 그 사람도, 너도 그렇고, 딱히 이런 일을 당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어.”

그녀는 으아, 뭐가 뭔지 모르겠어, 라면서 머리를 부여잡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괴성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나는 우리가 이곳에 들어온 상황을 순간적으로 파악하고는,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야, 우린 여기 몰래 들어온 거라고, 조용히 좀 해.”



“정말로 원한 살 만한 일이 없던 거야?”

“그렇다니까.”

정말 남의 말 안 믿는 꼬맹이 동급생이었다. 그녀는 내가 몇 번씩이나 말한 똑같은 대답에 지쳐버렸는지, 주제를 돌려버렸다.

“알았어. 아무튼 이제 그 발자국들을 따라 가봐.”

나는 그녀의 지시를 따르기 전에 한 가지 의문점을 제시했다.

“그런데, 혹시 이런 방법도 있지 않을까.”

“무슨 방법?”

“아니, 아까 부유령에 대한 내용인데.”

나는 내가 생각한 것들을 그녀에게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내가 차근차근 설명한 내용들이 그녀의 머리에 쌓여갈 수록 그녀의 표정은 점점 굳어져가고 있었다. 내 설명이 끝나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 잘못이지. 부유령의 특성을 다 설명하지 않은. 하지만 좋은 추리였어.”

“그럼 틀렸다는 거야?”

“네가 말한 방법…, 그러니까 부유령이 구두를 손에 끼우고 걸어서 인간인 흉내를 내지 않았을까, 라는 건 상당히 훌륭한 발상이었어. 하지만, 부유령은 팔도 없어.”

일반인이 생각하는 영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녀석이겠군.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부유령은 영력을 이용해서 물체를 들어 올린 후 옮기지.”

“어차피 영력이라는 걸 이용한다면, 구두로 발자국을 찍을 수도 있잖아? 팔이 없더라도.”

유지효는 고개를 끄덕여 나의 말을 긍정했다. 그리고는 이제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는 바닥의 발자국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지만, 구두 발자국을 찍는다고, 부유령의 흔적이 안 남는 건 아니야. 부유령이 이곳에 왔다면, 부유령의 흔적은 반드시 남아있어야 해. 만약 여기 남아있는 구두 발자국 사이의 부유령이 지나간 흔적을 지우려 한다면,”

유지효는 손바닥으로 발자국과 발자국 사이를 일직선으로 스윽 그어보았다. 그러자 발자국들의 끝이 살짝 지워지는 것이 보였다.

“부유령이 지나가는 흔적은 이것보다 커. 그렇기 때문에 구두 발자국을 남긴 채로 멀쩡하게 지울 수 없지. 그것보다도, 애초에 엑토플라즘 흔적은 옅게 만들 수는 있어도 완전하게 지울 수는 없으니까. 네가 말한 대로 시행하는 건 불가능해.”

미안, 이라는 이유 없는 사과를 한 나는 유지효에게 내가 할 일에 대해서 재차 확인을 받고자 물었다.

“그럼 발자국만 따라가면 되는 건가.”

“응. 맞아. 영안 사용에 무리가 간다고 생각되면 멈춰도 좋아. 웬만하면 안 멈추는 게 낫겠지만.”

절대 멈추지 말라고 돌려 말하고 있는 유지효였다.



나는 영안을 개방했다.

어둠 속에서 밝게 빛나는 발자국을 따라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유지효는 내가 교무실에서 나가는 것을 확인한 뒤, 다시 경보기에 카드를 긁고, 문을 닫은 뒤 자물쇠로 문을 잠갔다.

“이상하단 말이지….”

유지효의 중얼거림을 들은 나는 유지효에게 물었다.

“뭐가?”

“일단 지금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 두 가지는 전혀 이해가 안 돼. 모순된다고.”

나는 우리가 여기 와서 실질적으로 해결한 문제가 뭐 있는지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봐야만 했다. 막상 생각해보면 딱히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먼저, 이 열쇠.”

“열쇠가 뭐.”

유지효는 교무실 열쇠를 내게 내밀며 말했다.

“우리 마녀들은 네가 영안으로 보는 것들을, 촉감으로 느낄 수 있어. 이 열쇠는 엑토플라즘 흔적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깨끗한 열쇠야.”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지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이어서 한 말은 내 짐작이 맞았다는 것을 나타내주고 있었다.

“하지만 발자국에서는 엑토플라즘 반응이 나타났단 말이지… 대체 어디서부터 증거를 찾아봐야 하는지. 범인이 인간인 건 대충 짐작이 가는데, 무슨 영체를 사용했기에, 걷는 중에 엑토플라즘 반응이 일어나는 거지?”

나는 지금으로서는 내가 혼자 고민하는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영안으로 발자국을 쫓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그녀에게 말했다.

“그건 나중에 생각하도록 해. 일단 지금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나는 천천히 발자국을 확인해 보았다. 나와 유지효가 교무실로 올라온 길을 따라 내려가고 올라온 흔적이 있었다. 범인은 우리처럼 중앙계단을 통해 올라왔다가, 수학여행비를 훔친 뒤 다시 내려간 것이 분명했다.

어, 잠깐? 다시 내려갔다고?

우리 반은 교무실과 같은 층인데?

어째서 중앙계단에서 교무실 사이 이외의 다른 발자국의 흔적이 없는 거지?

“유지효, 이거 뭔가 이상해.”

“뭐가?”

“우리 교실 쪽으로 향하는 발자국이 없어.”

내 말을 들은 유지효는 잠시 흠칫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교무실 밖으로 나오는 발자국도 없는 거 아냐?”

“아니야, 올라온 길 그대로 다시 내려갔다고. 우리 교실 쪽으로는 가지 않았어.”

교무실은 중앙계단으로 올라오면 왼쪽 첫 번째 교실인 반면, 우리 교실은 오른쪽 끝 교실이다. 유지효는 내가 발견한 사실에 꽤나 놀란 모양이었다.

“도대체가 제대로 풀리는 일이 없군. 일단은 보이는 발자국부터 쫓아가 보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발자국을 쫓아갔다. 중앙계단, 물론 한 층 이었지만, 반쯤 내려가자마자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좀 더 일찍 들었어야 하는 생각이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든 것이 어디냐고 자신을 위로하며 나는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유지효에게 전했다.

“잠깐, 우리 몰래 들어온 거잖아?”

“그렇…지.”

유지효는 내가 무슨 뜻으로 그 말을 했는지 눈치 챈 모양이다.

그것은 중앙 현관의 유리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거기 누구에요?”

게다가 인텔리해보이면서도 착해 보이는 외모를 가진, 학교 내 인기인, 수위 아저씨의 조심스러운 목소리 또한 동시에 들려왔다.

이젠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군.



태그
2 다알군  lv 2 77% / 531 글 39 | 댓글 47  

게시물 주소 http://seednovel.com/pb/29479
트랙백 주소 http://seednovel.com/pb/tb/29479
14545 bytes / 121.137.145.189
목록
0 파란여우비 08/17/07:43
재밌게 읽었습니다~~

자유연재 검색된 1 / 2 Page, Total 21 Documents
번호 제목 이름 시간 조회 추천
21 Case 1x03. 영안 - (8) [1] 2 다알군 08.07.25 878 0
20 Case 1x03. 영안 - (7) [3] 2 다알군 08.07.16 803 0
19 안녕하세요. 공지사항이에요 ㅇㅅㅇ; 2 다알군 08.07.16 917 0
18 Case 1x03. 영안 - (6) [2] 2 다알군 08.07.14 836 0
17 Case 1x03. 영안 - (5) [2] 2 다알군 08.06.17 847 0
16 Case 1x03. 영안 - (4) [3] 2 다알군 08.04.10 872 0
15 Case 1x03. 영안 - (3) [2] 2 다알군 08.02.28 948 0
14 Case 1x03. 영안 - (2) [2] 2 다알군 08.02.24 1026 0
13 Case 1x03. 영안 - (1) [4] 2 다알군 08.02.23 862 0
12 Case 1x02. 동방 마녀 신디케이트 - (6) [3] 2 다알군 08.02.21 894 0
11 Case 1x02. 동방 마녀 신디케이트 - (5) [3] 2 다알군 08.02.20 1056 0
10 Case 1x02. 동방 마녀 신디케이트 - (4) [3] 2 다알군 08.02.18 883 0
9 Case 1x02. 동방 마녀 신디케이트 - (3) [4] 2 다알군 08.02.12 901 0
8 Case 1x02. 동방 마녀 신디케이트 - (2) [2] 2 다알군 08.02.11 1081 0
7 Case 1x01. 누명 - (5) [3] 2 다알군 08.02.08 881 0
6 Case 1x01. 누명 - (4) [2] 2 다알군 08.02.06 900 0
5 Case 1x01. 누명 - (3) [3] 2 다알군 08.02.05 867 0
4 Case 1x01. 누명 - (2) [3] 2 다알군 08.02.05 855 0
3 Case 1x01. 누명 - (1) [3] 2 다알군 08.02.05 1115 0
2 Case 1. Prologue [4] 2 다알군 08.02.05 1006 0
전체목록 < 1 >


Page loading time:0.03s, Powered by pimangBoard v3
회원가입 | 정보찾기

연재

자유연재

공모전연재

베스트 작품

작품 홍보


▶ Today 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