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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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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0장 : 어 퓨 굿 중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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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로크네스[ocryptid]
조회 1255    추천 0   덧글 3    / 2008.09.01 01:33:40

R : 정치 같은 건 잘 몰라요. 전 순수하니까요.
S : 그렇구나. 하지만 정치는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해. 난 수능 때 정치를 선택했거든.
N : 너 사탐 8등급 나왔잖아.
S : 정치 같은 건 잘 몰라. 난 순수하니까.
N : 그렇구나. 그럼 이제 본격적인 토론으로 들어가자. 하지만 정치에 대해 논하려면 우리 대학생 둘만으로는 조금 무리가 있으니까, 이쯤에서 게스트 하나를 꺼내는 것도 좋겠다.
S : 알렉산더 플레밍은 어때?
N : 그 사람은 아까 미국으로 돌아갔어.
S : 데려와, 르뤼에.
F : 어, 아까 거기잖아. 아놔 이 추한데다가 아름다움이라고는 쿼크만큼도 없는 세상.
S :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 하고, 정치적으로 베이징덕과 해물누룽지탕에 대해 논해 봐요.
F : 정치? 그러고 보니 정치에 대해 최근에 들은 이야기가 있긴 해. 옛날 프랑스의 왕비인 마리 앙뚜아네트가 했던 그 유명한 말인 \'Qu\' ils mangent de la brioche!(그럼 케이크를 먹으라고 하세요!)\'에 대해 영국의 유명한 정치학자인 샤를 D. 브리타니아가 논평한 건데, 그에 따르면 음식의 분배는 예로부터 정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해. 마리 앙뚜아네트가 빵의 분배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는 후세 사람들에게 막장녀로 대대로 까이게 되었지. \'음식의 분배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이것은 과학적으로도 증명할 수 있다. 청렴결백은 껍데기에 불과한 쓰레기 이념이며, 노후자금 축적은 개 돼지들이나 할 법한 저질스러운 생각이다. 그러나 최악의 정치사상은 바로 공약을 지키겠다는 것이며, 이런 한심스러운 주장이 적힌 종이를 모두 소각로에서 소각하는 것이 인류를 위한 길이다\'라고 샤를 D. 브리타니아는 주장했어. 이 주장에 공약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영국의 정치가 죠나단 죠스타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이것이 제 2차 슈퍼의회대전의 서막이었어.
N : 그렇구나. 역시 케이크는 맛있지.
R : 정말 맛있어요. 엑스트라바겐자 너무 좋아요.
S : 동감이야. 하지만 우리는 점심으로 케이크를 먹을 수는 없어. 물론 케이크는 조각내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분배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적합한 음식이지만 말야.
N : 분배 가능성? 그 측면에서라면 베이징덕을 빼놓을 수 없지. 베이징덕은 숙련된 요리사들이 껍질을 벗기고 살을 잘라 손님들에게 나누어 주기 때문에 매우 공평한 분배를 이룩할 수 있어. 이것이야말로 일본의 여성 언론인이자 정치가 카로루 마루쿠수땅이 주장한 이상적인 식당상이지.
S : 그건 좋은 점이 아니야. 손님 위에 군림하는 어떠한 존재가 손님들에게 요리를 똑같이 분배한다는 것은 손님 개개인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해. 게다가 베이징덕은 식당의 소유이며, 손님들은 개개인의 음식을 소유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 사유식품을 박탈하고 요리사가 모든 것을 관리한다고 해도, 요리사가 인간인 이상 완벽한 분배는 이루어지지 않아. 게다가 손님간의 개성을 무시한 분배로 인해 손님들의 불만이 가중되면 결국 차등분배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게 어째서 이상적인 식당상이지? 이런 공산식당은 식품의약품안전법에 의거하여 이적식당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N : 식품의약품안전법은 시대에 뒤떨어진 구식 법이야. 그런 법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해.
S : 뭐? 너는 지금 우리나라의 요식업계를 사악한 괴뢰 식당들에게 넘겨줄 셈이야? 괴뢰 식당들은 우리 주위에 퍼져가며 평등한 분배라는 사탕발림으로 손님들을 유혹해 결국은 저 먼 시베리아의 연어회 식당 같은 곳에 취직시켜버린다고. 그루지야 태생의 백정, 즉 도축업자인 요시프 스탈린이 평등한 분배를 실현하는 척 하면서 러시아의 만두 비슷한 전통음식인 피로시키 노점상들을 전부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켰잖아. 그 결과 피로시키 노점상들은 손님이 없는데다가 따끈한 피로시키를 팔기에는 기온이 너무 높은 척박한 중앙아시아에서 망해갔지만, 그 사실을 보도하는 음식점 소식지들은 전부 스탈린의 비밀경찰에 의해 쥐도새도 모르게 폐간당했지. 이런 끔찍한 일이 한국에서 벌어지게 내버려두자는 거야? 괴뢰식당의 대표적인 케이스인 \'영변옥\'에서 최근에 무단 광고지 살포를 실험했다는 사실 알고 있지? 이것은 일본의 나가토와 히로유키에 떨어졌던 미국의 식당 광고지보다 40배 정도 적기는 하지만, 나가토와 히로유키에 광고지가 살포된 후 그 여파로 인 해 두 도시에 살던 일본 전통음식 판매상들이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면 결코 무시하지 못할 사실이기도 해. 나가토와 히로유키의 광고지 살포 희생자 중 유명한 사람으로는 타코야키 종가인 사사키가의 계승자가 될 예정이었던 사사키 사다코를 들 수 있어. 전국시대부터 이름을 날렸던 유명한 타코야키 명인 사사키 코지로의 후손이었던 사사키 사다코는, 그러나 열두 살 때 광고지 살포에 영향을 받아 가세가 기울면서 비극적 최후를 맞게 되었어. 집에 먹을 게 없고 가스도 들어오지 않아 타코야키용 밀가루반죽을 마시면서 연명해야 했던 사다코는, 종이학 1000마리를 접으면 돈이 왕창 굴러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종이학을 접기 시작했지만 644마리밖에 접지 못한 채 1955년에 영양실조로 비극적인 삶을 마감하고 말았지. 지금도 광고지가 살포되었던 8월 6일과 9일이 되면 전 세계 요식업계 종사자들이 접어 보내 주는 종이학들이 히로유키의 광장에 서서 종이학을 들고 있는 그녀의 동상 아래 수북히 쌓이곤 하지. 하지만 그 종의학으로도 사다코의 원혼은 풀리지 않아 지금도 어느 비디오에 붙어 있어서, 그 비디오를 본 사람은 7일 내에 종이학 1000개를 접어서 자신의 동상 아래 가져다놓지 않으면 영양실조로 죽게 된다고 해.
N : 그 당시의 일본은 광고지를 맞아도 쌌어. 그들은 우리 전통의 청주와 다른 많은 전통요리 문화를 파괴하고 그들의 음식을 들여왔잖아.
S : 그만 하자. 일본과 우리나라간의 요식업계 논쟁이 벌어지기 시작하면 끝이 나지 않아서 점심을 먹을 수 없게 돼. 나도 내 동생하고 몇 번 \'김치가 맞냐 기무치가 맞냐\'로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 결국 중립적인 이름인 \'리앙쿠르 샐러드\'로 합의를 본 적이 있거든.
R : 아우아우 김치는 싫은거에요. 슈크림이 좋은거에요.
N : 흐음, 그럼 이젠 누룽지탕의 정치적 입장에 대해 분석해 보자. 누룽지탕은 커다란 접시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맛있는 해물을 차지하기 위한 무한경쟁이 일어나게 되고, 그 무한경쟁 속에서 해물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가 생겨나 결국 해물을 못 가진 자는 해물을 가진 자에게 해물을 얻기 위해 이런저런 심부름을 하는 현상이 일어나겠지. 하지만 못 가진 자가 아무리 열심히 물을 떠 오더라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간격은 줄어들지 않는데, 그 이유는 가진 자는 못 가진 자가 심부름을 하는 동안 숟가락을 열심히 놀려 해물을 더 가져가기 때문이야. 일찍이 영국의 요리사 Ms. 애덤스가 주장한 자유해물경쟁 체제는 이러한 내부의 모순에 의해 결국 못 가진 자의 분노로 가진 자의 해물을 강탈해 모두 평화롭게 나눠가짐으로서 이상적인 테이블 상태가 되며 끝나는데, 이것이 바로 카로루 마루쿠수땅이 지지했던 변증법적 요식업관이야.
S : 너는 지금 종업원의 역할을 간과하면서 설명하고 있어. 카로루 마루쿠수는 손님들 사이의 갈등이 축적되면서 결국 폭력사태를 통해 모두가 함께 해물을 나눠먹게 된다고 말했지만, 현실에서 그러한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아. 이것은 종업원이 폭력사태가 일어날 만할 때 테이블로 다가와서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가진 자의 해물을 일부 집어 못 가진 자에게 나눠주는데, 이러한 종업원의 개입으로 인해 수많은 중식당들은 자신의 영업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어. 이를 \'수정요식업\' 또는 \'혼합요식업\'이라고 하지.
N : 그렇구나. 하지만 지금 너의 말은 너무 해물의 분배라는 경제적인 면에 치우친 나머지 역시 정치라는 논점에서 크게 빗나가 있어. 게다가 너는 수정요식업을 만능인 것처럼 취급하는 보수적인 요식업관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 요식업관을 가진 사람들이 최근 미국의 오리체인점을 우리나라에 들여와 한국오리 마니아들이 서울오리농원 앞 공터에서 시위를 하게 만든 거야.
S : 그런 불법적인 시위는 이 나라에서 당장 추방되어야만 해.
N : 말도 안 돼. 그들은 오리마니아의 기본적인 권리를 주장했을 뿐이야. 오리농원 사내규칙 제 1조 몰라? \'오리농원의 최대주주는 손님이다. 모든 돈은 손님의 지갑에서 나온다\'잖아. 돈을 벌기 위해서라도 손님에게 잘 대해야 한다는 것은 요식업계의 상식이야. 너의 말을 들으니 마치 옛날 제5공화국 시절 한국에 문어빵을 도입한 정로환 사장이 생각난다. 그 사람이 우리 나라의 요식업계 발전을 획일화시켜서 천원짜리 김밥 맛이 다 거기서 거기인 거야.
S : 정로환 사장님은 회사 순이익이 29만원밖에 안 되셨는데도 낮은 가격에 문어빵을 파신 청렴결백한 분이야. 그리고 너야말로 그런 급진적 요식업 사상을 가지고 있다니, 식품위생법관리공단에서 언제 너를 잡아가 남산 밑의 과학수사연구원 청소부 자리에 취직시켜버릴 지 몰라.
Z : 잠깐, 문어빵은 사실 우리 중국이 원조다해. 중국의 고대 해양생물서적인 \'나인성교본\'에 보면 거대한 두족류의 머리에 인간의 몸을 한 신이 나오는데, 그 신이 우리 인간에게 하사한 것이 바로 문어빵이라는 구절이 나온다해.
C : 아닙니다. 문어빵은 우리 안분지족이 만든 것입니다. 안분지족의 창세신화를 보면 태초에 위대한 옛 문어가 있었는데, 그 문어를 심연의 바다에 봉하고 신들이 만든 우주의 떡을 쌓아 둥글게 빚은 것이 지구라고 합니다. 안에 잠든 문어가 가끔 몸을 뒤척일 때 일어나는 것이 지진이라는 말도 전해져 내려옵니다. 그 옛날 창세신화가 구전될 때부터 문어빵의 존재가 있었다는 증거가 바로 이 설화인데, 우리 안분지족 선조들의 창의력이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F : 집에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소 제발 살려주시오.
R : 아이들 맛있죠. 저도 좋아해요.
S : 맞다, 생각해 보니 내가 예전에 초등학교 5학년 때 사회 숙제로 사회계약론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어. 그 때 내가 조사한 사람이 두 명 있는데, 한 명이 아오이 소라고 또다른 한 명이 토마스 홉스였어. 지금 돌이켜 보니 토마스 홉스의 저서 \'리바이어던\'이야말로 해물누룽지탕의 정치적 정당성을 입증해 주는 증거야.
N : 어떻게 입증해 주는데?
S : 토마스 홉스가 왜 국가를 리바이어던에 비유했을까? 리바이어던은 성서에도 등장하는 거대한 바다생물이야. 이 괴물은 비단 국가만이 아니라 해물누룽지탕을 의미하기도 하지. 존재만으로도 혼란을 일으키는 국가처럼 해물누룽지탕 역시 소스를 부으면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만, 국가를 없애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하는 것처럼 소스를 붓지 않아 해물누룽지탕을 만들지 않으면 누룽지만 받은 손님들 사이에서 더 큰 혼란이 발생하게 되지. 토마스 홉스의 말을 인용하자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에서 \'손님은 손님에 대해 늑대\'이기 때문에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해물누룽지탕을 주문해야만 하는 거야.
N : 하지만 나는 토마스 홉스의 국가관을 지지하지 않아. 토마스 홉스의 말처럼 해물누룽지탕을 필수적으로 시켜야 하는 사회는 일찍이 조지 오웰이 예견했던 모두가 \'빅 브라더\'의 감시 아래 해물누룽지탕만 먹으며 살아가야 하는 \'1984년\'의 사회와도 같아. 아니면 올더스 헉슬리의 해물누룽지탕을 먹음으로서 행복을 느낄 수밖에 없는 \'멋진 신세계\'와 같다고 봐도 좋겠다. 너의 주장은 마치 냉전시대의 매카시즘과도 같아서, \'여기 이 봉투 안에 해물누룽지탕을 안 먹는 손님들의 명단이 있다\'라면서 해물누룽지탕을 먹지 않는 손님들을 전부 가게에서 내쫓자는 주장을 하는 느낌이 들어.
S : 그래? 하지만 나는 너의 주장을 들으면서 마치 옛날 토마스 모어가 주장했던 \'유토피아\'를 현실에 구현하자는 주장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구현할 수 없는 이상적인 분배가 이루어지는 요식업계를 맹목적으로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N : 그것도 그렇구나. 사실 정치라는 세속적인 주제는 우리의 점심 논의와 그리 맞지 않아. 너는 정치를 모르는 순수한 여자잖아.
S : 맞아. 게다가 르뤼에도 순수하지.
R : 전 순수해요. 고어스크리밍쇼 너무 재밌어요.
S : 좋아. 그럼 르뤼에는 플레밍을 빨리 투발루에 데려다주고 와.
F : 아니 난 미국에서 왔는데.
R : 다녀왔어요.
N : 좋아. 그럼 우리는 세속적이지 않은 좀 더 숭고한 주제로 토론해 보도록 하자.
S : 순수한 우리들에게 맞는 주제라면 역시 종교지.

(\'제 11장 : 만들어진 중화루\'에서 계속됩니다)

작가 코멘트 : 이 소설은 실존하는 국가/인물/단체와 진짜 아무 상관 없습니다. 좀 믿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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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긘가 09/02/04:54
아낰ㅋㅋㅋㅋㅋㅋ 데려다주고와 고어스크리밍쇼 ㅋㅋㅋㅋㅋㅋ
15 사자가멍 09/08/12:23
이사람 진짜로 정신줄 놓은듯. 능욕물 패러디가 몇개야?
43 류모씨 09/15/10:27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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