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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Zero -일그러진 미래의 선택- (1권 完) by Miragene

정체를 알 수 없는, 베일에 싸인 힘이 몸속에 스며든 한 소년의 이야기. 주인공 서혜승은 어릴 적 충격으로 마음을 굳게 닫고 타인과의 관계를 꺼리며,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고독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세계에 전례 없는 기괴한 현상들이 발생한다. 세계 각 국에서 온갖 기괴한 현상이 발생하지만 혜승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무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처럼 별 감흥 없이 살아가는 혜승 앞에 한 소녀가 나타나 혜승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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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Miragene[tlstmdghl999]
조회 947    추천 0   덧글 0    / 2008.11.15 22:54:32


 철제 의자가 어지럽게 배치된 방 중앙에 놓인 테이블을 중심으로 미라지와 A.S.와 미넬과 혜승이 앉아있다.
 혜승과 미넬은 미라지를 보고 있었지만 주시하고 있지는 않았고, A.S.는 먹이를 노리는 야수와 같은 눈으로 확실하고도 철저하게 미라지를 노려보고 있었다.
 미라지는 그런 시선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며 표정 하나 바뀌지 않는 얼굴로 태연하게 앉아있었다.
 침묵이 흐른다고 생각된 순간, 그런 건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 미라지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며 말했다.
 \"서혜승 군에게 필요할 것 같군.\"
 주머니에서 꺼낸 무언가를 테이블 중앙에 올려놓자, 모두의 시선이 테이블 중앙으로 옮겨졌다.
 미라지가 올려놓은 \'무언가\'는 오팔을 가공한 듯한, 구슬 모양의 물체로, 표면에서 눈여겨보지 않고는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옅은 빛이 아른거리고 있었다.
 \"이게 뭡니까, 미라지님?\"
 \"글쎄, 무엇일 것 같나?\"
 미라지는 A.S.의 생각을 읽은 듯, A.S.가 말을 꺼내는 동시에 A.S.의 말을 받아쳤다.
 그리고는 테이블 중앙에 내려놓았던 구슬 모양의 물체를 들어 혜승 앞으로 내밀었다.
 혜승이 의아하다는 눈으로 미라지를 바라보자,
 \"자네가 필요로 하는 것일세.\"
 언제나 그렇듯 태연하게 말하며 거의 떠넘기는 식으로 혜승에게 건넸다.
 얼떨결에 미라지가 건넨 구슬을 받은 혜승은 건네받은 구슬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미라지는 그 모습을 보고 과장되게 고개를 끄덕인 후 자세를 바로 잡았다.
 \"흠흠, 서혜승 군에게 준 저것이 뭔가 하면, 첫째는 —이미 말했지만, 서혜승 군이 필요로 하는 것이고, 둘째는 내가 오랫동안 연구해왔던 것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네. 그리고 셋째는 정말, 매우,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이지.\"
 \"저는— 이것이 무언인지 모르겠고, 그 이전에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서혜승 씨가 들고 계신 저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미라지님이 언제 연구를 하셨습니까? —제가 아는 한 미라지님은 계속 놀기만 하셨는데요.\"
 혜승과 A.S. 두 사람의 마음이 통했는지, 거의 같은 말이 동시에 미라지를 향해 쏟아졌다.
 끝까지 들어보게, 미라지는 손을 들어 저으며 두 사람의 말을 잘랐다.
 \"—내가 연구했지만 나도 아직 그것이 뭔지 모르네. 무언가 단서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연구가 끝나자마자 모든 자료를 폐기해버려서 말이지.\"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그 모습을 본 A.S.의 표정이 급속도로 어두워져 갔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미라지는 세 사람을 힐끗 쳐다보며 뜸을 들였다. 옆에서 미넬이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저것을 결과물이라고 말했지만, 저것에 있어서는 결과물이 아닐지 모르지. 그 때문에 현재 저것의 상태가 어떤지는 알 수 없어. —서혜승 군, 그것에 대해 상당한 주의를 요구하는 바이네.\"
 \"뭐—\"
 \"아니, 그럼. 지금 스스로도 알지 못하고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도 모르는 수상한 물체를 남에게 맡기겠다는 겁니까?! 지금 제정신이십니까?!\"
 무언가 중얼거린 혜승의 말은 폭발한 A.S.의 외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나는 제정신이네.\"
 \"그럼 도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제발! 제발 부탁이니 어른이면 어른답게, 지도자면 지도자답게 행동하시라는 말입니다!\"
 \"안 그래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아뇨! 전~혀 아닙니다! 지금 미라지님의 행동은 미넬의 평소 행동보다 못합니다!\"
 그 말에 미라지는 입을 삐죽거렸다.
 \"아니, 최소한 미넬 군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네만.\"
 \"…….\"
 —본인을 앞에 두고 무슨 말들을 하는 건가.

 그 후로 몇 분간 미라지와 A.S.의 말싸움—미라지 쪽에서 거의 무시하는 것 같았지만—이 이어졌고, 끝날 즈음에는 두 사람 사이에서 존재감 없이 앉아있던 미넬이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리고 혜승은 쓰게 웃으며 세 사람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뭐, 서혜승 군이라면 괜찮겠지.\"
 더 이상은 말하기 싫다는 듯한 미라지의 애매모호한 말에, A.S.는 말문이 막혔는지 한동안 흥분해 있다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건 그렇고… 서혜승 군, 궁금한 것이라도 있나?\"
 미라지는 혜승을 돌아보며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혜승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 후, 달리 말하거나 생각한 적은 없지만 마음속에 쌓여있는 알 수 없는 무엇인가에 대해 말했다.
 \"모두 아시다시피, 저는 며칠 전 A.S. 씨에게 이끌려 이 세계로 오게 되었습니다. —온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이상한 것은, 또 하나의 세계, 이 세계가 전혀 낯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낯선 것이 아니라 낯이 익기까지 했으니까 말입니다. 이건— 이상해도 너무나 이상합니다. 이 세계에 와서 겪은 일에 어떤 두려움도 느끼지 못 했습니다.\"
 —이상하다. 평소의 일상이 깨져버렸음에도 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없는 나 자신이.
 미라지는 혜승을 향해 쓴웃음을 지었다.
 \"그건… 자네의 적응 속도가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 아닐까.\"
 적응 속도? 혜승은 의아한 눈으로 미라지를 바라보았다.
 \"그렇겠지, 아마 자네의 적응 속도 때문일 것이네.\"
 눈을 마주친 미라지는 누구라도 쉽게 눈치 챌 수 있을 정도로 대충 얼버무렸다.
 그리고, 이 자리의 누구도 눈치 채지 못했다.
 혜승의 의문을 들은 순간, 미라지의 표정에 미묘하지만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미라지는 아참, 큰일 날 뻔 했군, 하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미라지와 같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혜승과 A.S.와 미넬은 미라지가 자리에 다시 앉는 것을 보고 원래대로 돌아갔다.
 음—, 잠시 뜸을 들이다가,

 \"서혜승 군과 미넬 군을 파트너로 임명하겠네.\"

 그런 갑작스런 미라지의 선언에, 세 사람은 기가 막히다 못해 말문까지 막혀버렸다.
 —그 중, 미넬은 아무도 모르게 미소 짓고 있었다.
 \"아, 아니 이건 또 무슨—\"
 \"A.S., 괜찮네. 나는 아무런 의미도 없이 행동하지는 않아.\"
 너무나 기가 막혀 물고기처럼 입을 뻐끔 거리다가, 한참 후에 가까스로 말을 꺼낸 A.S.는 미라지의 말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입을 닫았다.
 혜승은 재차 쓴 웃음을 지으며 음, 그런가, 가만히 중얼거리는 미라지를 바라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의 상황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생각이라서 기억의 한 구석에 밀어 넣었다.
 \"미넬 군.\"
 \"……네?\"
 갑작스레 이름을 불린 미넬은 살짝 몸을 떨며 미라지를 올려다보았다.
 다음 순간, 미라지는 선언하듯 말했다.
 \"서혜승 군의 파트너이긴 하지만, 자네의 특징상 후방을 부탁하겠네.\"
 그 말을 들은 미넬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언가 생각하더니,
 \"……네?\"
 미라지의 말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반응했다.
 이거 말일세, 양 손을 움직여 어떤 것을 가리키는 듯 했지만, 미넬은 물론 혜승과 A.S.도 미라지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었다.
 미넬은 어떻게든 미라지가 가리키는 것을 알아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지만, 얼마 못가 포기한 듯 보였다.
 그럼에도 한참동안 허우적—무언가 가리키는 모습이 그렇게 보였다—대던 미라지는 세 사람의 모습을 보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
 미넬이 짧은 신음을 뱉자, 미라지와 혜승, A.S.의 시선이 미넬에게로 향했다.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되어있다는 것을 깨달은 미넬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작게 덜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저기, 떠올랐…어요. 미라지님이, 가리키시던 게 뭔지—\"
 미라지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지 말게. 자네가 알면 됐어. —A.S.가 알면 무슨 말을 할 지 불 보듯 뻔하니까 말이네.\"
 미넬의 말을 자르며 당사자를 앞에 두고 모두에게 충분히 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을 당연히 A.S.의 귀에도 들어갔고,
 \"미넬? 미라지님이 가리키시는 게 뭐였습니까—?\"
 미라지의 말에 금세 흥분해서 소리 지를 줄 알았던 A.S.는, 모두의 기대—를 져버리고, 살기마저 느껴지는 차가운 목소리로 추궁하듯 말했다.
 혜승은 A.S.의 목소리에서 순간이나마 극한의 공포를 느꼈다.
 —옆에 있는 나도 공포를 느낄 정도면, 미넬 씨는 얼마나 두려울까.

 혜승이 생각한데로, 미넬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평범한 말인데도, A.S.의 목소리에서 베어 나오는 감정은 미넬을 진정한 공포로 몰아넣었다.
 눈물이 나오려 한다. 하지만 참아야 해.
 눈앞에는 서혜승 씨가 있어. 눈물을 흘려서는 안 돼.
 하지만— 하지만 참을 수가 없어. —두려워.
 —최소한, 최소한 서혜승 씨 앞에서 만큼은 어떻게 해서든—
 흑, 미넬은 양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입술을 열고 나오려는 울음소리를 막았다.
 흐흑, 입을 막았음에도 손 틈을 비집고 나오려는 울음소리가 미넬을 괴롭게 했다.
 더 이상 울음소리를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극에 달한 순간—
 \"자자, A.S., 그만하게. 미넬 군이 무서워하지 않나.\"
 미라지가 A.S.를 가로 막았다.
 그 덕에 미넬은 가까스로 울음을 참을 수 있었다.
 찔끔 삐져나온 눈물을 제복 소매로 닦은 후 미라지를 보자,
 미라지는 미넬의 의도를 알아차린 듯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히익—\"
 미라지에 가로막힌 A.S.가 미넬의 어깨를 살짝 건드린 것뿐인데, 미넬은 화들짝 놀라며 방금 전보다 더 심하게 몸을 떨었다. 분명 무슨 말인가 한 것이리라.
 후우— 미라지는 뜬금없이 한숨을 쉬고는
 \"뭐, 이정도면 됐나.\"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허공에 대고 난해한 말을 했다.
 미라지의 제지로 자리에 돌아와 앉은 A.S.는 혀를 차며, 난처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만— 서혜승 씨와 미넬이 파트너인 이유가 뭡니까?\"
 \"왜, 미넬 군이 부럽나?\"
 \"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매우 당연하다는 듯이 말한 미라지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섞여 있었다. A.S.는 미라지의 말을 강하게 부정하며 얼굴을 붉혔다.
 \"…….\"
 혜승은 미라지와 A.S.의 모습에서, 언제인가 이 세계에서 보았던, 가지각색의 제복을 입은 사람들의 심정에 공감했다.
 그리고, 말싸움하는 미라지와 A.S.에게서, 혜승은 느껴보지 못한 어떤 감정을 느꼈다.
 낯설지만 거부감은 들지 않는 새로운 감정이.
 \"뭐, 아무튼. 이유가 뭔지나 말씀해 주시죠?\"
 A.S.는 귀찮다는 말투로 미라지에게서 등을 돌린 채 말했다.
 미라지는 자신에게 등을 돌린 A.S.를 보고 쓴 웃음을 짓다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그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세 사람의 시선이 미라지에게 집중되었다.
 \"—주관적으로, 서혜승 군과 미넬 군이 파트너라면 어떨까 생각했지. 뭐, 그런 이유네. —그러니 더 이상 소리치지 말고 캐묻지도 말게.\"
 A.S.는 입술을 깨물었다. 무언가 말을 하려 했는데 미라지가 선수를 친 것이리라.
 가만히 고개를 숙인 A.S.를 미넬이 애처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서혜승 군, 잠깐 보겠나?\"
 미넬과 같이 A.S.를 바라보고 있던 혜승은 미라지에 부름에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보았다.
 언제 이동했는지, 미라지는 철제 의자가 드물게 놓여 있는 방 구석에 가 있었다.
 혜승은 고개를 한 번 갸웃거린 후 자리에서 일어나 미라지에게 다가갔다.
 A.S.를 힐끗 쳐다보니, A.S.는 고개를 숙인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내가 자네를 잠간 보자고 한 이유는 굳이 묻지 않아도 되네. 전부 설명해 줄 테니. —자네의 파트너인 미넬 군 말이네만, 미넬 군은 보기에 엉뚱하고 어떤 일이든 잘 해내지 못할 것 같지. ……뭐, 사실이네. 방금 말한 대로 미넬 군은 엉뚱하고, 나이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물론 고의는 아니겠지만, 자주하지.\"
 혜승은 미라지가 미넬의 뒷담화를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겉과 속이 같은 미넬 군이네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것이, 미넬 군에게는 그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네. 아무리 노력해도 그것 하나 만큼은 결코 미넬 군을 따라 잡을 수 없지. —자네는 그것이 뭔지 알겠나?\"
 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혜승은 고개를 저었다.
 미라지는 작게 웃으며,
 \"그건 바로, 미넬 군은 사격의 귀재라는 것이네.\"
 —사격이라면, 총기류를 말하는 건가?
 \"사격이라 하면 여러 가지를 예로 들 수 있네만, 내가 말한 사격은 주로 총기를 다루는 것을 뜻하지.\"
 혜승은 고개를 돌려 미넬을 보았다. 미넬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는 A.S.를 위로하려는 듯 주춤거렸다.
 \"평소의 미넬 군은 그저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가련한 소녀로 보이지만, 그건 미넬 군의 일면일 뿐이네. 본 모습—이라고 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저런 미넬 군도 총기에 있어서는 정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혜승은 내심 놀랐다. 처음부터 생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미넬 씨가 그런 사람이었다니…….
 알고는 있었지만 의식하지는 않았던 옛말—사람을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말—을 새삼스레 이해했다.
 \"그럼 이 정도면 된 것 같으니 자리로 돌아가지.\"
 뭐가 이 정도면 된 걸까, 의아해하며 미라지의 뒤를 따라 테이블로 돌아왔다.
 자리에 앉자, A.S.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미넬은 계속 주춤거리기만 하다가 A.S.가 고개를 들자 포기한 듯 주춤거리던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툭.

 ……? A.S.는 자신의 어깨에 놓인 손을 공허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 얼굴을 보고, 웃는 얼굴의 미라지가 말했다.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힘내게.\"
 그 말에 공허했던 A.S.의 눈이 평소의 눈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바로—
 \"이게 다 미라지님 때문이잖습니까!!!\"
 —건물이 울린다. 얼마나 크게 소리를 질렀는지 네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벽과 의자들이 제자리에서 들썩이며 고통을 호소했다.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 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큰 소리가 나올 수 있는 것일까. 과연 사람으로서 가능한 일일까.
 신기함과 곤란함이 반쯤 섞인 눈으로 A.S.를 보자, A.S.는 씩씩대며 미라지를 노려보고 있었다.
 미라지는 귀에서 손을 대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기운 차렸나보군. —미넬 군이 기절해 버렸으니, 곤란한 걸.\"
 A.S.와 혜승의 시선이 미넬에게로 옮겨갔다.
 미넬은, 귀를 막으려는 동시에 기절했는지, 고개를 앞으로 축 늘어뜨리고 양 팔로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그 특유의 푸른 머리카락은 미넬의 등과 의자 사이에서 어지럽게 엉켜있다.
 당황한 혜승은 머뭇거리며 미넬에게 손을 뻗었다.
 그때 미라지가 헛기침을 하며 혜승을 제지했다.
 \"그냥 놔두게. 미넬 군은 기절한 게 아니야.\"
 언제는 기절했다면서…, A.S.의 중얼거림을 듣고 미소 짓는다.
 \"그건 장난이었네. 심심했거든…….\"
 A.S.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뭐, 요즘 미넬 군을 보니 휴식이 필요한 것 같아서 말이야. 잠시 쉬라고 했지.\"
 미라지는 A.S.를 보지 않고 말했다.
 심심했다는 건 농담이네, 라는 말을 진지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그 말에 A.S.는 포기한 듯 의미 없는 한숨을 쉬었다.
 이에 미라지는 거드름을 피우며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선언하듯 내뱉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
 불편한 듯 보이는 자세로 잠든 미넬의 어깨가 미라지의 말에 움찔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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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Miragene  lv 10 80.3636363636% / 6384 글 141 | 댓글 1616  
←수류아 님께서 그려주신 캐릭터 [미넬]                 대화명 변경 : 타나토노트 → Miragene(미라진)                  시드노벨 커뮤티니 출생연도 : 2008년 3월 경.                  가끔 글을 쓰고 있는 아직까지는 고교생. 나름대로 생각하는 건 많은듯 하지만 막상 꺼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림. 시드노벨 커뮤니티에서 존재감 0% 랭킹을 달리고 있음.

T.Zero -일그러진 미래의 선택- (1권 完) 28편
수업 중에 난입한 벌 이야기. (完)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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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제 2장 - 파멸을 향한 길(6) 10 Miragene 08.10.25 885 0
10 제 2장 - 파멸을 향한 길(5) 10 Miragene 08.10.25 923 0
9 제 2장 - 파멸을 향한 길(4) 10 Miragene 08.07.20 92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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