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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Zero -일그러진 미래의 선택- (1권 完) by Miragene

정체를 알 수 없는, 베일에 싸인 힘이 몸속에 스며든 한 소년의 이야기. 주인공 서혜승은 어릴 적 충격으로 마음을 굳게 닫고 타인과의 관계를 꺼리며,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고독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세계에 전례 없는 기괴한 현상들이 발생한다. 세계 각 국에서 온갖 기괴한 현상이 발생하지만 혜승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무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처럼 별 감흥 없이 살아가는 혜승 앞에 한 소녀가 나타나 혜승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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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Miragene[tlstmdghl999]
조회 836    추천 0   덧글 0    / 2008.11.18 17:56:16


 \"겁쟁이.\"
 갑자기 들려온 말에 라이에르는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은 라쿨로이르였다.
 \"갑자기 무슨 말인가?\"
 \"자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네. 하지만 이미 늦었어. 여기까지 온 이상, 이제는 돌이킬 수 없어.\"
 격양된 라쿨로이르의 말에 라이에르는 슬픈 기분이 들었다.
 \"두려워하고 있다는 건 이해하네. 그러나 우리의 목적을 위해 두려움 같은 건 극복해야지. …이제 다 됐지 않은가.\"
 스스로를 위로 하는 듯한 그 말은 슬픈 기분을 격화시킨다.
 무슨 말인가 하려던 라이에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삼켰다.
 질책과도 같은 라쿨로이르의 말은, 라쿨로이르 자신과 라이에르를 위로했다.
 자신들을 강제 합리화시키는, 서글픈 말을.



 미넬과 함께 길을 걷던 혜승은 물씬 풍겨오는 폐허와 같은 분위기의 마을에 위화감을 느꼈다.
 평소 때와 별 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혜승에게는 무언가 다르게 느껴졌다.
 평소에는 한산하고 인적이 드문, 도저히 활기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마을이지만 지금 혜승이 느낀 마을은 평소 때와 달랐다.
 평소 때와 같은 마을이지만 무언가 있다.
 무언가 마을에 숨어들어 숨통을 죄어오는 것 같은 느낌.
 …….
 혜승이 마을의 정황을 살피고 있을 때, 미넬은 오직 한 가지 생각에만 집중하느라 마을의 분위기 같은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이, 이거 어떻게 하지? 이제야 겨우 서혜승 씨에게 지난 일에 대한 사과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무슨 말로 사과해야 할지 모르겠어! 미라지님이 기회를 만들어 주셨는데 그냥 버릴 수도 없잖아! 그동안 나의 바람을 지금에서야 이룰 수 있게 되었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다니, 나 너무 멍청한 거 아냐!
 아, 그래! 일단 찬찬히 생각해보자. 내가 서혜승 씨한테 사과해야 하는 이유가 뭐지? 그야 5세계에서 초면인 사람한테 부상을 입혔으니까. 그럼 서혜승 씨는 그런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물론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지? 물론이지. 자, 마지막. 그렇다면 서혜승 씨한테 어떻게 사과해야 할까? 그건… 일단 먼저 사과를 한 후에 설명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 바로 그거야! 자! 이제 서혜승 씨한테 말을 걸어! 그 다음에 연습한 대로 하는 거야!
 —연습 같은 건 한 번도 안 했지만.

 혼자 묻고 혼자 답하는, 자문자답의 상황이 미넬의 머릿속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미넬은 심호흡을 한 뒤, 정면을 보며 걷고 있는 혜승에게 말을 걸으려 입을 열었다. 그 순간,


 형언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소리가 두 사람을 덮쳤다.



 ■■■■■■—!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짐승의 포효라고도 할 수 없는 일그러진 소리가 몇 번이고 중첩되며 두 사람을 추격해온다.
 \'젠장—\'
 혜승은 일그러진 소리—포효를 듣는 것과 동시에 미넬의 손을 잡고 달렸다.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느끼고 몸이 머리보다 먼저 반응한 것이리라.
 옆에서 달리고 있는 미넬이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포효의 주인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달아난다.
 지금은 이쪽의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얼마못가 저쪽보다 느려지겠지. 그리고는 잡혀서—

 혜승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지금은 달아나는 것만 생각하자. 잡히는 일 따위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 저쪽으로부터 달아나기만 하면 된다.
 옆에서 가쁜 숨소리가 들린다. 미넬은 벌써 한계인걸까.
 미넬을 힐끗 쳐다보자,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품에는, 이것만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 천에 싸인 긴 물체를 꽉 붙들고 있다.
 그런 걸 안고 있으니까 금방 힘들어지는 거잖아.
 혜승의 생각이 전해졌는지, 미넬이 고통을 가까스로 억누른 듯한 얼굴로 혜승을 올려다보았다.
 \"전 괜찮아요— 그것보다 빨리… 큭.\"
 폐 속에 산소가 고갈되었는지 조금 전보다 더 고통스럽게 신음했다.
 \'젠장—\'

 ■■■■■■—!

 재차 두 사람을 향해 포효소리가 추격해왔다.
 이대로 달리면 미넬은 곧 쓰러진다. 그렇다고 멈추면 공격당한다.
 달릴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상황.
 \'젠—장—!!!\'
 결정의 순간, 혜승은 미넬의 손을 놓고 순간적으로 몸을 비틀어 뒤로 돌았다.
 달리던 방향으로 관성이 작용해 몸이 뒤로 젖혀졌다.
 이를 악문다. 몸에 힘을 주고 관성의 반대 방향을 보고 쓰러지듯 앉는다. 땅에 손을 짚고 달리던 방향으로 쓰러지지 않도록 상체를 앞으로 숙인다.
 혜승의 그 모습은, 언뜻 보면 크라우칭 스타트를 생각나게 했다.
 \"크윽—!\"
 비록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몸을 뒤로 돌린 곳으로부터 꽤 먼 거리를 밀려났다.
 —제길, 손이 아프다. 맨 손으로 맨 바닥을 긁어서 살이 찢어진 것 같다.
 재차 이를 악물며 땅을 짚은 손을 지지대 삼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고 있는 방향은 자신이 달려온 곳.
 먹잇감이 도망가지 않자 당황한 듯, 중첩되어 들려오던 포효 소리가 일제히 추격을 멈췄다.
 그것을 확인하고, 뒤에 있을 미넬에게 소리친다.
 \"멈추지 말고 뛰세요! 뒤돌아보지도 말고! 앞만 보고 뛰세요!\"
 미넬은 당혹스러운 듯 우물쭈물 했다.
 혜승은 다급하게 소리쳤다.
 \"빨리 가세요! 그렇게 가만히 서 있다가는 두 사람 모두 당할 겁니다!
 미넬은 난처한 듯 신음을 흘리며 주저하다가 허겁지겁 달려갔다.
 발소리가 멀어진다. 하지만 눈앞의 추격자들은 애초에 미넬을 신경 쓰지도 않았는지 달리는 미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럼, 처음부터 저들의 목표는 나였다는 건데.
 젠장.
 몇 번을 했는지도 모르는 욕설을 재차 반복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어, 보아하니 곤란한 상황인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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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Miragene  lv 10 80.3636363636% / 6384 글 141 | 댓글 1616  
←수류아 님께서 그려주신 캐릭터 [미넬]                 대화명 변경 : 타나토노트 → Miragene(미라진)                  시드노벨 커뮤티니 출생연도 : 2008년 3월 경.                  가끔 글을 쓰고 있는 아직까지는 고교생. 나름대로 생각하는 건 많은듯 하지만 막상 꺼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림. 시드노벨 커뮤니티에서 존재감 0% 랭킹을 달리고 있음.

T.Zero -일그러진 미래의 선택- (1권 完) 28편
수업 중에 난입한 벌 이야기. (完)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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