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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Zero -일그러진 미래의 선택- (1권 完) by Miragene

정체를 알 수 없는, 베일에 싸인 힘이 몸속에 스며든 한 소년의 이야기. 주인공 서혜승은 어릴 적 충격으로 마음을 굳게 닫고 타인과의 관계를 꺼리며,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고독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세계에 전례 없는 기괴한 현상들이 발생한다. 세계 각 국에서 온갖 기괴한 현상이 발생하지만 혜승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무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처럼 별 감흥 없이 살아가는 혜승 앞에 한 소녀가 나타나 혜승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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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Miragene[tlstmdghl999]
조회 926    추천 0   덧글 0    / 2008.11.21 00:22:26


 기괴한 포효와 파괴음이 옥죄어 오는 가운데, 혜승은 입술을 깨물고 영문도 모른 채 달리고 있었다.
욕설을 남발하며, 이따금씩 뒤에서 날아오는 단단한 물체를 가까스로 피한다. 혜승이 있던 자리를 뚫고 앞지른 물체는 얼마가지 않아 땅으로 추락해 박살나며 짙은 먼지를 피웠다.

 「아직이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같은 말을 몇 번씩 반복하며 혜승이 달리는 것을 멈추지 못하게 했다.
 —젠장, 언제까지—.
 바로 옆에서 단단한 물체가 박살나며 먼지를 피웠다.
 콜록 거리며 멈추지 않고 달린다.

 「멈추지 마라.」

 \"쳇—\"
 멈추어서는 안 된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직감적으로 느꼈다. 멈추는 그 순간 죽게 된다는 것을. 하지만 멈추지는 않아도 달리는 속도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슬슬 한계다.
 이제 곧 한계에 다다르겠지. 그 후에는, 끝이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데 체력을 낭비하지 마라. 일단은 달리는 것만 생각해.」

 젠장, 숨이 거칠어진다. 벌써 한계인가.

 「거의 다 왔다. 조금만 참도록.」

 뒤에서 날아오는 먼지 탄환의 수가 늘어났다. 적은 지치지도 않는지 뒤처지는 기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체력이 한계에 도달했다.
 이를 악물고 힘을 짜냈지만 더 이상 달리는 것은 무리였다.
 그때, 구원과도 같은 말이 들려왔다.

 「여기다. —엎드려!」

 그 말에 혜승은 아무런 의심도 갖지 않고, 한계에 도달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몸을 마치 쓸모가 없어진 물건처럼 땅으로 내던졌다.
 \"크—윽—\"
 둔탁한 소리와 함께 몸이 곤두박질친다.
 고통이 전신을 뒤흔들며 죽음의 늪으로 밀어 넣는다.
 \"젠, 장—\"
 신음하며 힘겹게 몸을 감싼 그 순간,

 —슈아아아아아악—

 기괴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바람 소리가 방금 전까지 혜승의 머리가 있던 곳을 훑고 지나갔다.
 다음 순간, 바람 소리가 지나간 자리를 정신을 뒤흔드는 폭풍이 휩쓸며 궤도상의 모든 것을 갈기갈기 찢었다.
 \"—!!!\"
 혜승은 눈앞에 일어난 상황에 놀라 두 눈을 크게 떴다.
 그 뒤로 혜승의 머리 위로 기괴한 바람과 그 뒤를 잇는 폭풍이 몇 차례 발생하며 공간마저 찢을 기세로 달려갔다. 그때마다 혜승을 추격하던 포효와 먼지 탄환의 수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크게 줄어들었다.
 혜승은 혼란스러운 탓인지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체력이 한계에 도달해 움직일 수 없다고는 해도, 손가락 정도는 움직일 수 있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마치, 몸이 그러기를 거부하는 것처럼.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주변은 조용했다.
 폭풍은 수그러들었고, 포효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큭—\"
 쓰러져 있던 상체를 일으키려 팔에 힘을 주자, 아직 가시지 않은 고통이 전신을 괴롭혔다.

 「무리하지 마라. 아직은 누워있어. —맨 바닥이지만 말이야.」

 비웃듯 말하며 제지했다. 그러자 저도 모르게 팔에서 힘이 빠지며 약간 들려 있던 상체가 다시 쓰러졌다.
 아직은 가쁜 숨을 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누가 보아도 \'우울하다\'라고 말할 저 하늘은, 지금의 혜승의 마음과 너무나도 비슷했다. 그렇다고 혜승의 마음이 우울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와 비슷하기는 할 것이리라.
 을씨년스러운 하늘을 보며, 혜승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 됐다. 그럼 가볼까.」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혜승이 몸을 일으켰다. 방금 전과는 전혀 다른, 전신을 괴롭히는 고통 따위는 잊은 듯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난다.
 그런 혜승의 입에서 신음과 같은 말이 흘러나왔다.
 \"어째서 몸이 마음대로—\"

 「아아, 임의로 네 몸의 제어권을 이 몸으로 변경했다. 너에게 계속 지시를 내리는 것보다는 이 몸이 직접 움직이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말이야. 너도 그러는 것이 훨씬 속편하지 않겠나? 보다 나은 자가 하는 것을 말이다. 뭐— 안심해라. 나는 너의 정신과 몸에 어떤 위해도 가할 생각이 없다. 단지 도와주려는 것뿐이야.」

 솔직히, 지금의 내 몸은 많이 다친 상태다. 그런 내 몸을 지금의 내가 계속 움직이는 것은 명을 자초하는 것과 같은 것일 터. 그럴 바에는 이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낫다. 하지만—
 이 사람이 대신 움직인다고 해도, 육체에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무시하면, 몸은 얼마못가 부서지고 만다.

 「말했잖아? 이 몸은 너에게 어떤 위해도 가하지 않는다고. 몸의 한계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어.」

 어린 아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그런가. 그럼, 조금 두렵기는 하지만 내 몸을 잘 부탁한다. —그런데 그 전에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음?」

 의아한 듯 물어오는 그 목소리에 말했다.
 너— 아니, 당신은 누구지? 어디에서 왔고? 왜 나에게 말을 걸어온 건가?
 목소리는 쾌활하게 웃었다.

 「일단 두 개의 질문에 한꺼번에 답해주지. 자, 네 팔을 봐라.」

 시선을 옮겨 팔을 본다. 5세계에서 미라지가 준 구슬을 쥐자 나타난, 나선 모양의 빛.

 「이 빛이 나타나기 전 네가 쥐고 있던 구슬, 그것이 나다. 나머지 대답은 말 안 해도 알겠지?」

 그래, 이 사람은 내가 구슬을 거머쥔 순간 말을 걸어왔다. 구슬이 이 사람이라니, 그런 평범한 구슬에 인격이 있었단 말인가.

 「글쎄, 그럴 수도 있겠지. 자,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그건 나도 모른다. 이 몸이 왜 네게 말을 걸었는지 알 수 없어. 됐나?」

 그런 터무니없는…… 하지만 모른다면 어쩔 수 없겠지. —모르는 이유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말이 통하는 사내군.」

 목소리는 조소했다.
 아참, 목소리는 덧붙였다.

 「이 몸의 이름은 \'디테스티언\'이다. 편하게 디테라고 부르도록.」

 디테스티언—디테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어딘가에서 모여든, 지금까지 혜승을 추격했던 \'검은 존재\'들을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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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Miragene  lv 10 80.3636363636% / 6384 글 141 | 댓글 1616  
←수류아 님께서 그려주신 캐릭터 [미넬]                 대화명 변경 : 타나토노트 → Miragene(미라진)                  시드노벨 커뮤티니 출생연도 : 2008년 3월 경.                  가끔 글을 쓰고 있는 아직까지는 고교생. 나름대로 생각하는 건 많은듯 하지만 막상 꺼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림. 시드노벨 커뮤니티에서 존재감 0% 랭킹을 달리고 있음.

T.Zero -일그러진 미래의 선택- (1권 完) 28편
수업 중에 난입한 벌 이야기. (完)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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