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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노도고교 1장 : 금빛 붕어빵 이야기 by 스트로우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회의주의자 L군. 그는 입학 첫날, 붕어빵을 팔며 연명하는 옛 소꿉친구를 만나고, 그녀를 노리는 어벙한 저승사자들을 요행으로 물리치게 된다. 그것은 현실 속의 비현실. 3년간 일어난 비현실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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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91    추천 1   덧글 1    / 2009.01.08 23:30:29

 

그 뒤 나는 지나치게 신경을 쓴 탓인지 오후 수업 내내 잠만 잤다. 그도 그렇다. 어젯밤에는 초절정 미스테리 엑소시스팅을 체험했는가 하면, 그 여파로 인해 잠도 제대로 못 잔 채 꼬박 밤을 새웠으니 내가 아무리 위대한 에스프레소가 의인화된 그 자체라 해도 긴장이 풀리는 오후 시간대에 잠을 자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아무튼 저녁 시간을 알리는 종과 함께 부스스 일어난 나는 누군가가 잡아당기는 느낌에 눈이 확 떠졌다.
\"어... 혜진이?\"
\"그래. 드릴 말씀이 있사오니, 잠시 외진 곳으로 좀.\"
\"왜?\" 나는 그녀의 어색한 말투에 뜨악한 표정으로 물었다. 또 뭔가 잘못된 것이 있는 건가?
\"공지사항이야. 너 잤잖아, 내내.\"


도착한 곳은 동아리 시간 외에는 쓰지 않는 연극부실이었다. 교실 반칸짜리 공간에 칠판에는 \'연극부 페르소나\' 라는 글귀가 칼리그래피 형식으로 쓰여져 있었고, 소품으로 쓰이는 의자나 테이블, 천, 옷가지 등 각종 잡동사니들이 수납공간에서 포화된 채 땅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혜진은 의자 두 개를 세운 뒤 내게도 앉으라고 권했다.
\"뭐, 길게 말할 건 없지만 보안은 보안이라서.\"
\".... 뭐길래?\"
나는 퉁명스럽게 물었다. 사실 난 이제 \'보안\'이라는 말만 들어도 몸속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 하도 \'바이올렛 락\'이니 뭐니 하는 보안 규칙 나부랭이 때문에 마음 고생이 큰 탓이었다. 그러나 혜진은 잠시 골똘히 생각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다. 보안도 아니네, 뭐. 다른 애들은 다 아는 이야기니까.\"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날 왜 여기로 불러낸 거야?\"
\"일단 소빈이랑 미아가 널 주제로 싸우는 건 확실한 것 같네.\"
...그래. 그건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근데 그거, 원래는 미아와 소빈의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의 이념 대결 아니었냐? 그런데 그게 언제부턴가 나를 두고 벌어지는 삼각관계 대결로 변하고 있었다. 중요시하는 명분이 바뀐 탓일까. 이건 뭐 오늘날 전쟁이나 다를 바가 없잖아. 문제는 그게 이제는 전교 학생 모두 다 아는 화젯거리로 부상했을 거라는 점이다.
\"...그렇지.\"
나는 침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종목 말인데, 첫 번째 종목은 농구 1대 1. 두 번째 종목은 배드민턴, 복식.\"
\"뭐?? 복식?!\"
\"복싱 말고.\"
\"...재미없어.\" 상투적인 형식이었지만 나는 인상을 썼다.
\"그래. 음... 아무튼, 자원하는 대리인을 받아서 참여시키는거지. 그리고 세 번째 종목은 네빌쌤이 당일날 가르쳐 주기로 했어.\"
\"이건...뭐... 그래. 그래. 언제 하겠대?\"
\"어? ...중간고사 끝나고.\"
갑자기 뭔가 김이 팍 식어버리는 느낌이 든다.
\"중간고사까지는 앞으로 한 달 넘게 남았잖아?\"
\"....저기, 우섭아. 지금 내신시험 무시하는 건 아니겠지? 솔직히 말해서, 오늘 수업시간에 네가 잠든 동안에도 시험문제들이 핑핑 쏟아져 나왔거든.. 한 달 후가 당연하지. 사흘 뒤엔 게다가 모의고사인데!!\"

그래. 나는 생각했다. 지금 내가 있는 공간은 무슨 환상 속의 고등학교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지방 \'명문\' 인문계 사립 고등학교.. 그렇다. 드라마에서 보아 왔던 시험지 없는 학교는 실제에 비하면 속 없는 찐빵이요, 팥 없는 붕어빵 아닌가. 사랑 놀음이네 뭐네 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현실이 더 무겁게 우리를 찍어누르고 있다는 사실은 나를 괴롭게 했다. 사실이 그런 거다. 대학 입시를 향한 쥐 경주는 현재 진행형이었다. 난 아침에 간보로부터 들은 충고에 이은 그녀의 질책에 한숨을 길게 쉬었다.
\"하아...\"
\"우섭아, 너는 그냥 구경만 해. 네가 끼어들어서 어떻게 될 부분은 달리 없고, 당사자들도 그걸 바라지는 않으니까.\"
\"......\"
\"그런데 너, 실제로는 누구 좋아해?\"
혜진이가 갑자기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물어온다. 나는 흠칫 놀라 의자를 한 뼘가량 뒤로 물렸다. 내... 내 마음? 난... 콩닥콩닥콩닥... 난... .콩닥콩닥.... 그러니까...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 거지?
\"어. 어.. 몰라. 잘 모르겠어. 둘 다 이쁜.. 애들이야.\"
\"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좋은 애가 있지 않겠어?\"
그녀는 얼굴을 바짝 들이대며 물었다. 이건 나를 시험하려는 건가? 이건 인류의 오랜 콘텍스트인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패러독스도 아니고, 그렇지만 삼각관계에 놓인 사람 둘 중 선호관계를 분명히 밝히기는 어렵다. 게다가 혜진과 같은 \'호기심 넘치는\' 제 3자에게 털어놓기는 더 어려운 일이었다. 당사자들에게만 이야기한다면 우리들끼리의 이야기로 끝나겠지만, 제3자에게 이야기했다가는 그 발언이 사방으로 퍼져나갈지도 모를 일이었다. 만약 그랬다가는 지금의 삼각 균형에 금이 갈 공산이 컸고, 그랬다가는 특히 리버스 클럽 스폰서의 딸인 미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소빈의 입장이 어떻게든 난처해지게 될 것이었다. 이미 가십의 위력을 몇 번의 사례를 통해 깨닫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소빈을 위해서도, 미아를 위해서도 신중하게 처신하는 쪽을 택하기로 했다.

\"지금은 모르겠어. 둘 중에. 그래서 내가 둘 중 누구를 고르는 건... 어려워. 정말.\"
\"남자가 그렇게 우유부단해서야.\"
\"모르겠어. 그건 마치 원빈이랑 장동건 중 한 명을 택하라는 것과 같은 질문이잖아.\"
\"나라면 원빈을 택하겠어. 더 젊으니까.\"
....그래. 마치 네가 무슨 늙어빠진 아줌마라도 되는 듯이 이야기하는구나.
그 때 \'사사삭\' 하며 슬리퍼 끄는 소리가 문 밖에서 들려왔다. 슬리퍼 소리는 두 명의 발에서 나는 소리였다.
\"윽, 들켰잖아, 누구야!!\"
내가 당황하여 소리치자 혜진이 나를 진정시켰다.
\"걱정마, 탐색전을 하겠답시고 미아랑 소빈이가 같이 엿들은 거야.\"
\"이런.....\"
분명 이건 혜진이 배후에 있다. 나는 머리를 감싸쥐고 끙끙 앓는 소리를 내었다. 만약 허튼 소리를 했었다간 어떻게 되었을지.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는 어처구니없는 대화를 대강 마무리하고 저녁 식사를 끝낸 뒤, 야자 1교시가 시작되기 전에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오늘 담임선생님은 내가 땡땡이를 쳤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슬금슬금 넘어갔을 뿐더러, 꽃집 누님의 근황이 궁금했기 대문이기도 했다. 어젯밤의 사건 때 염라차사의 증표인 벌컨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친 이후로 만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습을 소빈에게 들켰다간 왠지 성가신 일이 생길 것 같아, 나는 붕어빵 가게를 우회하는 길을 통해 꽃집에 갈 수밖에 없었다.

꽃집 앞에는 경찰차가 있었고 조사가 다 끝났는지 경찰관 두어 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긴, 밤사이 멀쩡하던 점포 하나가 개박살이 났으니 누구라도 신고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따름이다. 꽃집 안에 들어가보니 역시 예전보다는 황폐화되어 있었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초토화에 더 가깝다. 일단 화분 안에 담겨 있던 온갖 식물들이 밤 사이 잎이 마른 채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고 수백 개의 화분들은 모조리 깨어져 수천 개의 조각으로 나뉘어 쌓여 있었다. 게다가 보온을 해 주던 창문들까지 태반이 깨져버려 바깥 온도나 안 온도나 다를 바가 없게 되어 있었다.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는 카운터와 테이블, 의자, 그리고 맨 구석에 철저하게 잠겨 있는 두꺼운 철문이었다.
\"자, 그쪽에. 그래. 제대로 치우시게. 파편 밟으면 골치아프니까.\"
\"애기씨, 이건 어디로 옮길까요?\"
\"어느 애기씨 말이냐, 나 말이냐, 아니면 저기 쓰개치마 어깨에 걸친 채로 불편하게 일하는 저 아낙네 말하는 거냐?\"
\"으으으......\"
뭐, 쟤네들은 강도령이 오기 전부터 꽃집 사환으로 임명되어 있었으니 당연한 건가.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들은 마치 나와 소빈을 사냥하러 쫓아다녔던 때가 있었느냐는 듯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었다. 한편 다른 쪽 구석에는 짚모자를 쓴 채 끊임없이 부스럭거리며 황금빛으로 된 뭔가가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 녀석을 놔둔 채로 수십 개의 짚인형이 말뚝이, 헐렝이와 함께 꽃집 내부 수습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강도령, 저쪽에서 테크토닉 추고 있는 제웅(=짚인형)은 뭐하는 종자인가. 빨리 파편을 치우라고 하지 않고.\"
\"아. 으.. 으으... 알았다. 어이, 갑신(甲申)아. 거기서 춤추지 말고 저거나 주워. 어서.\"
강도령이 아니꼬워하면서 명령을 내리자 테크토닉을 추던 짚인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헐레벌떡 일을 하러 가는 것이었다. 이건 또 다시 볼 수 없는 광경이 아닌가. 내가 어제 때려눕힌 짚인형들이 누님의 충실한 하인이 되어서 움직이는 광경이. 경 긔 어떠하니잇고... 아니. 이건 아니지. 아무튼 난 나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알루미늄으로 된 문틀을 툭툭 두드렸다.
\"저기요.\"
\"어, 우섭아! 여긴 어떻게 온 거야?\"
꽃집 누님이 고개를 돌려 나를 반겼다.
\"거야, ...야자 빼먹고 온 거죠. 그나저나 얘네들은 다 뭐예요?\"
꽃집 누님은 여기저기에 반창고와 붕대를 감은 채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건강해 보였다. 오히려 상태가 안 좋은 쪽이라면 팔에 깁스를 하고 있는 강도령 쪽에 더 문제가 있어 보였다.
\"전원 항복이다. 저승 3차사가 모두.\"
누님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나를 꼭 껴안았다. 땀과 함께 누님의 묘한 향기가 전해져 왔다. 그리고 그 향기에 취해 있는 나에게 누님이 검은 비닐봉지를 건넸다.
\"이거 풀어봐. 선물이야.\"
\"네?\"
봉지 안에는 내 것이 아닌, 하지만 어디서 본 듯한 하얀 농구화가 들어 있었다.
\"이거...\"
\"이 꽃집 옆에 떨어져 있었나 봐. 리버스 클럽 요원이 주워줬어. 혹시 네 것이 아닌가 하고 말야.\"
\"아....\"
난 어제의 일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나는 ... 말뚝이의 총알에 맞아 쓰러져 저승 문턱까지 갔었다. 그리고 거기서, 1년 전 행방불명된 나의 형을 만났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저승 꽃밭에서 뜯은 것으로 보이는 꽃다발과, ...이 농구화를 내게 날렸다. 그리고, 그 농구화가 바로 지금 내 손에 있다.
\"사실...이었구나.\"
\"응?\"
\"아, 아니....아니요. 혹시 다른 것은 없어요?\"
\"얘는 참, 욕심도! 농구화가 원래 비싼데 그런거 하나 공짜로 생기면 좋지, 안 그래?\"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렇지...요.\" 그 꽃다발은 역시 없는 것인가.

아무튼 나는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 저들 차사들이 왜 여기서 재해 복구사업에 동원되어 있는지 물었다.
\"자세히 설명 좀 해 줘 봐요. 쟤들 왜 저러고 있는지.\"
\"사실 운이었어. 저쪽 치들은 오판을 했고, 우린 모험을 해서 그게 들어맞은 거지.\"
\"?\"
누님은 우선 강도령 쪽을 가리켰다.
\"저 놈은 일단 이 중에서도 최대의 병신이긴 한데. 처음부터 직접 나서서 집행했으면 될 걸 가지고 괜스리 짚인형 몇 마리 보내고\"
그 때 멀찍이서 빗자루질을 하는 짚인형을 지켜보던 강도령이 변명을 하듯 소리쳤다.
\"짚인형 몇 마리가 아니라, 을축(乙丑), 정해(丁亥), 경인(庚寅), 임오(壬午), 갑자(甲子)입니다!\"
\"그렇게 이름 붙일 배짱이 있으면 어제 소환했던 한 마리는 어디다 꽁쳐놨어, 그리고 그만 주절거리고 빨랑 일 안해?!!\"
누님의 노호성에 강도령은 시무룩해져서 궁시렁거렸다.
\"으.... 계해(癸亥)야... 막둥아.. 돌아오지 않고 어디로 갔니.....\"
\"짚인형도 이름을 지어요?\"
\"뭐, 딱히 ... 저 놈 취미랄까. 60마리 부릴 수 있으니까 60간지에 맞춰 지은거야. 뭐, 지금은 59마리지만 말이야.\"
인형에 이름이라...염라차사가 덕후 기질이 있는 줄은 몰랐는걸.
\"아무튼 그 짚인형들이 너한테 박살나고, 강도령은 계획대로라면서 너랑 소빈이를 연환계에 빠트렸지. 일종의 결계라고. 거기다가 말뚝이와 헐렝이를 매복시켜 놨었어. 그런데 너랑 대치하는 사이, 말뚝이 총이 조준만 하고 있었는데 오발을 일으켜가지고\"
\"오발이라고?!!\"
이번엔 내가 경악하여 소리쳤다. 나는 눈을 부릅뜨고, 아까부터 비실비실 달아나려 하던 말뚝이를 붙잡았다. 나는 그 아찔했던 저승의 경계선에서 겪었던 기억을 상기하며 말뚝이의 멱살을 붙들고 흔들었다. 처음에 저항하려던 녀석은 내가 춉을 몇 번 날리자 마치 억새풀처럼 풀어져 허공에서 하늘거렸다.
\"야아..... 도.포.머.슴.... 오발탄이었대. 어떻게 된 건지 1,000자 이내로 논술해 봐.\"
\"아.. 그러니까유.. 그러니까.. 이승차사의 증표가 나무오리 두 개잖아유.\"
\"두 개라고?\"
나는 놀라서 누님 쪽을 쳐다봤다.
\"나도 모르고 있었단다. 네가 증표 중 하나를 부숴다가 오리를 이 꽃집 안에 숨겨놨더구나. 그래서 강도령이 쫓아온 모양인데. 나도 강도령이 말하기 전엔 그냥 잃어버린 줄만 알았어. 증표가 없어져도 형상이 유지되어 있으면 차사의 권능은 유지되는 법이니까. 근데 그 중 하나가 여기에 숨겨져 있었고, 그것이 부서져 있었을 줄이야!\"
\"근데 그게 하나만 남았을 때를 대비해서 이 오리는 한 마리로도 두 마리 분을 할 수 있도록, 무리를 하면 융통이 가능하지유. 긍게 염라차사..아니, 강도령님이 저흴 재무장시켜 경비하라고 이르신 거고요. 그런데 우섭 님을 겁주려고 겨누고만 있던 총이 갑자기 발사가...\"
나는 순간적으로 욱할 뻔했다. 그러니까 이 녀석 말로는 내가 그저 \'총기 오발사고\' 때문에 죽었다는 소리가 아닌가! 그럼 내가 죽어가면서 들었던 소리도 다 난리부르스를 떠는 소리였다는 거잖아! 내가 \'소꿉친구를 지키다 장렬한 죽음을 맞은\'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한 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래서, 그 다음은?\"
\"그 오발과 동시에 결계가 깨져버렸지유. 나무 오리 하나로 그걸 구현하는 건 쪼께 무리가 있었으니까잉, 그 덕에 ... 집행 대상인 소빈이...\"
\"거기까지. 나머지 이야기 들을 때는 아닌 것 같다.\"
누님이 정색을 하고 그의 말을 가로막으며 내 쪽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너도 알고 싶은 게 많이 있을거야. 하지만 아직은 알면 안 되는 것도 있지. 그렇지 않아?\"
\"...그렇겠죠.\"
나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아, 그나저나 장난 아니게 깨부쉈다. 적당히 부수면 될 걸 가지고...\"
... 화분 집어던지면서 견제 플레이 한 건 누군데.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알아, 그 표정 보아하니까. 그치만, 이렇게 폐허로 만든 건 리버스 클럽 요원들이라고.\"
\"리버스 클럽도 여기 들어왔었어요?\"
\"...그래. 네가 증표를 가지고 나간 직후 내가 죽기 직전까지 몰렸었는데 요원들이 도착해서 살았지.\"
\"이 싸움은 무효야! 다 죽여놨었는데, 제길. 너 나중에 내가 반드시 파멸시킬거야!\"
강도령이 분을 이기지 못했는지 발로 화분 조각을 짓밟으며 소리쳤다. 짤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몇 조각이 뒹굴었다. 하지만 누님은 흡사 심야의 애국가 방송을 흘려넘기듯 그의 절규를 흘려듣는 것 같았다. 대신 그녀는 소리없이 일어나 개수대 쪽으로 다가갔다.
\"보리냉차 마실래?\"
\"아, 음... 좀 따뜻한 걸로 주시면 안돼요?\"
\"그럼 메밀차.\" 그녀는 개수대 위의 찬장을 열며 말했다.
\"...그냥 따뜻한 보리차는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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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가 좀 늦어졌지요. 집안에 일이 생겨서 요 며칠간 컴퓨터는커녕 정신도 없이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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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승 3차사가 전멸이라니... 주인공 보정효과는 역시 무서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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