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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노도고교 1장 : 금빛 붕어빵 이야기 by 스트로우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회의주의자 L군. 그는 입학 첫날, 붕어빵을 팔며 연명하는 옛 소꿉친구를 만나고, 그녀를 노리는 어벙한 저승사자들을 요행으로 물리치게 된다. 그것은 현실 속의 비현실. 3년간 일어난 비현실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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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074    추천 1   덧글 1    / 2009.01.26 02:24:33


이제 근성으로 2일에 1/2 에피소드씩 올립니다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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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저희 왔어요.\"
 꽃집에 도착하여 소빈이 미닫이문을 열며 인사를 했다. 꽃집은 이전에 완전히 난장판이 된 뒤 한 달여만에 완전히 원래 모습을 되찾은 모양이었다. 여러 식물들이 내뿜는 상쾌한 피톤치드의 향기 속에서, 세 사람의 움직임이 식물들 사이에서 포착되었다. 누님이 먼저 흙 묻은 장갑을 털고 나오며 인사를 했다.
 \"아, 소빈이 왔구나. 그 뒤엔.. 우섭이랑, 다른 친구들도 왔네?\"
 \"안녕하세요.\"
 뒤를 돌아보니 간보와 반장이 바짝 얼어 있다. 역시, 누님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면 다들 그 미모에 얼어붙지. 나는 꾸벅 인사를 한 뒤, 소빈이 그녀의 안부를 물으며 병문안용 꽃을 주문하는 동안 심심풀이삼아 구석에서 묵묵히 일만 하는 두 형체 쪽으로 다가갔다.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채 배합토의 포장을 뜯는 헐렝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마치 오래 전부터 일을 해 왔던 사람들처럼, 일하는 모습이 한눈에 보기에도 능숙해 보였다. 누님이 어떻게 얘네들을 교육시킨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헐렝이에게 인사를 건넸다.
 \"여...어... 어. 안녕하...세요.\"
 \"아, 우섭... 이라고 했지요. 여긴 웬일이예요?\"
 나는 이 기품있는 정원사의 부드러운 인삿말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처음에 열 뻗칠 땐 반말로 소리도 지르고 했었지만, 애당초 나보다 연상인지 연하인지조차 알 수 없는 쓰개치마 소녀의 예의바른 어조와 행동은 나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존대어가 나오게끔 만들었다. 그러기에 그녀를 부를 만한 별다른 이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헐렝이\'라고 부르는 일만은 삼가고 있었다.
 \"그냥, 미아의 병문안 때문에 꽃을 좀 살까 하고...\"
 그 때 화분을 옮기던 또다른 녀석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어, 도령은...\"
 \"말뚝아, 오랜만이다.\" 나는 눈을 부라리며, 입으로는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말뚝이는 헐렝이와 내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억울한 듯 뒤로 슬그머니 물러났다.
 \"미아가... 어디 아픈가요.\"
 \"말하자면 조금 길어요. 아무튼 좀 위중하다고 해서 병문안을 가려고 하는데, 꽃을 좀 구할 수 있을까... 해서요.\"
 \"병문안... 말 그대로 병자에게 문안을 드린다는 의미겠죠?\"
 그녀는 손가락으로 허공에 한자를 쓰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럴 때는 헐렝이가 여지없이 한복이 어울리는 예스러운 여인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녀는 빙긋 웃으며 각각의 화분에 붙은 자그마한 푯말들을 가리켰다. 그 푯말들에는 정성들여 매직으로 또박또박 쓴 식물들의 명칭이 붙어 있었다.
 \"이거, 다 선녀님이 다신 거예요. 저는 이미 언문..아니, 한글을 알고 있으니까, 이것들만 외워 놓아도 쓸모가 많을 거라면서요.\"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 때, 카운터 쪽에서 누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우섭이한테 제가 전에 말하던 꽃 한 송이씩 줘요!\"
 \"네? 근데 선녀님, 그거...\"
 \"괜찮아요, 그냥 줘요.\"
 아.. 누님은 헐렝이를 보고 언니라고 호칭하는구나. 하긴 누님도 부드럽고 조용하긴 하지만 헐렝이의 기품에는 비할 바가 못 되긴 하지. 나이로 따지면...? 글쎄, 헐렝이는 최소한 조선시대 사람이지만 누님은 몇살인지 알 도리는 없구나. 그래도 헐렝이는 누님보고 선녀님이라고 하는 걸 보면, 계급장으로 쳤을 땐 누님이 더 우세하다는 것일까.
 \"그리고, 말뚝아-!! 일루 와서 이 꽃다발 받아다 언니한테 드려라.\"
 \"흐으... 알겠시유--\"
 그리고 말뚝이는 이런 서열을 논할 필요가 없다. 말뚝이는 역시 말뚝이일 뿐이다.

 아무튼 헐렝이는 뭔가 결심한 표정으로 으샤- 하며 일어나더니 꽃들을 넣어놓은 냉장고 쪽으로 걸어갔다.
 \"따라와요.\"
 냉장고 안에는 여러 꽃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 헐렝이는 가장 구석에 조그마한 들꽃 비슷한 것들 뭉치들 속에서 두 송이를 꺼내어 나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하나는 붉은색이었고, 하나는 푸른색이었다. 나는 이것들이 어디서 많이 본 것임을 직감했다. 저승이라고 생각되는 그 끝없는 꽃밭에서 행방불명되었던 나의 형이 던져준 농구화와 꽃다발.. 그 꽃다발의 꽃들과 같은 종류들이었다.
 \"이건...\"
 \"저승에서 살아서 돌아오셨다면 아마 이 꽃을 보셨을지도 모르겠군요. 쓰실 때는 병자의 품 속에 집어넣으시면 됩니다.\"
 헐렝이는 웃으면서 말뚝이가 건네는 붉은 장미꽃 다발에 그 두 송이 꽃을 살짝 숨겨서 나에게 건넸다.
 \"이정이 여기로 내려오면서 몰래 챙겨온 저승의 부활꽃 중 일부입니다. 빨간 건 피살이꽃이고, 파란 건 숨살이꽃이예요. 꼭 필요할 때만 쓰겠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지금이 그 때인것 같군요.\"
 \"고맙습니다.\"
 나는 감격하여 고개를 꾸벅꾸벅 숙였다.
 \"고맙긴요. 인사는 이정에게 하세요. 일전에 싸워 봐서 알았지만 미아는 유능한 낭자입니다. 이제 명부의 사람이 아니라 말씀드릴수 있는 거지만, 이제는 이정님을 따라 저희들도 우섭군과 소빈양을 돕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못된 자가 아마도 흉계를 꾸미는 모양이군요.\"
 속으로 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게 나 때문이잖아. 하지만 이 꽃으로 미아는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그건 적어도 확실했다. 그렇게 해서 미아가 모두 정상으로 돌아가고, 내일이라도 금방 퇴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희망에 부풀어 꽃다발을 받았다. 돌아가려는 찰나, 말뚝이가 나를 불러세웠다. 나는 그냥 그의 말을 무시하고 지나갈까 생각하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그를 향해 돌아섰다.
 \"왜요?\"
 \"도령, 잠깐만... 내가 준비해 놓은 게 있수.\"
 내가 멍해하며 서 있자, 말뚝이는 메모지 두 장을 꺼내 책상위에 놓고 붓펜을 꺼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멋들어진 글씨로 종이에 상당한 속도로 뭔가를 써서 앙증맞은 봉투에 넣어 꽃다발에 같이 집어넣었다. 헐렝이는 꽃다발 속에 그것을 깊숙이 집어넣으며 속삭였다.
 \"이것도 그녀에게 주세요.\"
 \"메시지인가요? ...아니, 전할 말씀인가요?\"

 나는 영어를 썼다가 그녀가 눈을 멀뚱멀뚱 뜨며 날 바라보자 말을 고쳤다. 그녀는 미소를 띤 채 말뚝이 쪽을 쳐다봤다. 말뚝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런 것도 있슈.\"
 그러면서 헐렝이는 다른 한 장의 메모지에도 뭔가를 휘리릭 써서 내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이건, 오늘 밤 읽어볼 만할 때 읽어 보세요.\"

 

 \"대강 꽃도 샀고. 문구사에서 과자도 샀고.\"
 지하철역에서 표를 끊고 플렛폼으로 내려가며 소빈이 말했다. 혜진은 꽃다발을 든 채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혹시나 혜진이가 꽃다발로 장난을 쳐서 부활꽃이 떨어질까 걱정했지만, 다행이도 혜진이는 여태껏 얌전하게 꽃다발을 들고 있어 주었다. 혜진은 지하철역 입구에서 본 호떡 포장마차를 보고는 뭔가 생각이 났는지 소빈에게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소빈이, 네가 만든 붕어빵을 주면 어떨까 했는데.\"
 \"붕어빵은 식으면 맛이 없으니까.\" 소빈은 귀찮아하면서 다섯 번째 답변을 해 준 뒤, 반장 쪽을 향했다. 모든 면에서 평범하게 생긴 그는 안경을 고쳐쓰며 얼굴이 빨개친 채 소빈을 응시했다.
 \"응...왜? 소...빈아?\"
 \"..아니, 반장이 이러는 게 평소 때랑 달라서 좀 신기했거든.\"
 반장.. 그러니까 준재는 머리를 긁적이며 배시시 웃었다. 나는 그의 얼굴보다는 자꾸만 까먹게 되는 그의 이름을 외우기 위해 명찰에 시선을 집중했다. 전준재, 전준재. ㅈㅈㅈ. ㅈㅈㅈ...
 \"사실 미아한테는... 빚이 있어서..\"
 \"빚?\"
 우린 의아해하며 반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자 준재는 이내 얼굴이 또다시 새빨개지더니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이었다. 이 녀석, 명색이 남학생인데 쩔쩔매는 꼴이 귀엽다고 할 수도 없고, 키는 나보다 조금 큰 듯하니 앙증맞다고 할 수도 없고. 아무튼 12% 정도의 취향 분포를 가진 여자애는 귀여워할 만한 타입일 듯 하다.
 \"얼마전에 시험기간에 모르는 거 물어보는데... 아냐, 아냐, 아무것도 아냐!\"
 간보가 내게 다가와 귀에 대고 속삭였다.
 \"모르는 거 물어보는데 미아가 유창한 영어발음으로 해결해 주었습니다-라고 하려는 듯.\"
 난 히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아가 설령 내신 시험에서는 소빈에게 석패를 당할지라도 현지경험으로는 그 누구보다도 유리할 테니까 말이다. 아무튼 준재도 참, 꼭 여자애처럼 말이지...
 \"아니라니까!\"
준재가 소리를 질렀지만 설득력이 영 부족하다.
 \"이제 슬슬 지하철 도착한다. 시청역에서 내리면 되는 거야?\"
 소빈은 신호음과 함께 터널 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내게 말했다.
 \"응. 시청 근처라고 했으니까.\"
 나는 준재가 뭐라고 하든 바람소리와 함께 흘러넘기고, 소빈에게 대답하면서 시계를 보았다. 이것저것 시간을 많이 빼앗겨 지금은 어느덧 6시 20분. 한창 학교에선 녀석들이 급식소로 달려가려고 벼르는 시간이겠군.
 \"면회시간은 7시니까.. 지하철 타고 가면 곧이겠네.\"
 \"그런 셈이지.\"
 지하철이 도착하자 우리는 그 안에 올라탔다. 곧 지하철이 출발하자 전기 모터만이 낼 수 있는 오묘한 소리가 내 몸을 뒤흔들었다. 이 도시는 지하철 노선이 빈약해서 지하철을 자주 타지 않아서일까, 난 이 느낌이 항상 낯설었다.
 \"미아는 지금쯤 어떨까?\"
 혜진이 꽃다발의 장미 꽃잎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우리라고 유능한 의사가 아니라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상태가 좋기를 바라야지. 특히 오늘 밤이 고비라는 말을 들은 나로서는 그 마음이 더더욱 절실했다.
 


 지하철이 목적지인 시청역에 도착하자, 우리는 퇴근길의 시민들의 엄청난 흐름에 몸을 내맡겨야 했다. 물론 예전에 서울에서 보았던 아비규환 만큼은 아니었지만, 우린 정확하게 퇴근길의 피크 타임에 지하철에서 내렸고, 결국 일행이 갈기갈기 찢겨져 흩어지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야, 다산병원 위치 알지? 그냥 거기로 전부 모여!!\"
 재회에 있어서 남은 단서라고는 그나마 혼란한 상황에서 간보가 모두에게 내린 지시 뿐이었다. 결국 나는 소빈의 운동화 끈이 풀려 그걸 다시 매는  것을 지켜본다고 다른 녀석들을 먼저 보냈다. 간보는 반장과 함께 개찰구로 가 버렸다. 그리고 혜진 역시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난 인파들이 지나가는 틈바구니에서 겨우 자리를 잡고 소빈을 지켜봐야 했다.
 \"아.. 누가 밟은 거야. 완전 제대로 밟혔네.\"
소빈이 투덜대며 끈을 묶었다. 그녀가 신고 있던 하얀 색 운동화는 누군가의 구두에 단단히 밟혀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누군지 몰라도 좋은 사람 같진 않은데.\"
 \"괜찮아. 문제는 일행이랑 완전히 다 떨어져 버렸다는 건데.\"
 \"병원 앞에서 모이기로 했으니까, 뭐...\"
 나라고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약간 다른 의미에서 말이다. 혜진이 든 꽃다발 안에는 미아를 살릴 수 있는 숨살이꽃과 피살이꽃이 들어 있는 것이다. 그것을 가진 혜진과 떨어져 있으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혹시라도 그것이 어딘가로 떨어져 버린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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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우리의 히로인! 미아를 고치는거다! 이대로 꽃 잃어버리면 혜진의 안티가 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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