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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노도고교 1장 : 금빛 붕어빵 이야기 by 스트로우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회의주의자 L군. 그는 입학 첫날, 붕어빵을 팔며 연명하는 옛 소꿉친구를 만나고, 그녀를 노리는 어벙한 저승사자들을 요행으로 물리치게 된다. 그것은 현실 속의 비현실. 3년간 일어난 비현실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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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스트로우[ljh0003]
조회 1062    추천 1   덧글 1    / 2009.01.26 02:25:04


 \"저녁은 어떡할까?\"
 소빈이 끈을 다 묶고 일어나며 물었다. 나는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인파를 헤치며 생각했다. 근처에 김밥가게가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시간이 20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이상 뭔가 제대로 먹기는 그른 것 같다. 그리고 주머니 사정이 얇을 게 뻔한 소빈이의 재정 상황도 고려해야 하고.
 \"그냥 근처에서 김밥 사 먹자.\"
 \"뭐?\" 사람이 너무 많아 잘 안 들렸나 보다.
 \"김밥 먹자고!\"
 \"어... 아, 김밥? 알았어!\"
 겨우 인파를 뚫고 계단을 올라갈 때 쯤에야 소빈이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무슨 날이라도 되는 것일까. 이 시간대에 이 지하철역을 다녀본 적이 없으니 잘 모르겠지만, 지하철역이 한 번 밀리면 장난 아니게 고생한다는 교훈을 오늘에야 깨달을 수 있었다.
 나와 소빈은 겨우 지하 1층의 지하상가에 도착했고, 그제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 녀석들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다. 우선... 혜진이가 갖고 간 꽃다발이 걱정이니 혜진이에게 걸어 보아야지. 나는 심호흡을 하고 그녀의 휴대폰 번호를 입력했다. 여자애한테 전화를 건다라.. 솔직히 맨정신으로 하기엔 약간 모험이다.

 [여보세요?]
 \"혜진이, 나 우섭인데.\"
 [아, 우섭이구나. 나랑 간보랑 지금 만나서 지금 병원 쪽으로 가고 있어.]
 \"반장... 준재는?\"
 난 주변의 소음 때문에 잘 들리지 않아 소리를 질러야 했다.
 [걔는... 갑자기 없어졌어!]
 \"그게 무슨 소리야?\"
 [처음엔 셋이서 다같이 가고 있었다? 그런데 걸음 속도차가 나서 우리가 뒤쳐지다가.. 나랑 간보가 휴대폰 케이스 좌판 구경하다가 보니까 어느새 없어져 버렸다니까?]
 \"꽃...꽃다발은?\"
 [꽃다발이랑 과자봉지랑, 둘 다 걔한테 있어!]
 혜진의 말에 나는 벼락을 맞은 듯 충격에 휩싸였다. \"야, 임혜진!!\"이라고 소리를 지르고, 그녀에게 호통을 치고 싶었지만 그 꽃다발의 비밀을 아는 건 나 뿐이지 않은가. 지금은 그냥 침착하게 상황을 분석하는 수밖에 없다. 어차피 준재는 미아를 보러 가기 위해 우릴 따라왔으니까 어쨌든 다산병원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면회를 먼저 해서 미아에게 그 꽃을 주면 좀 더 상황이 빨리 호전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 그렇게 생각하자. 그냥..
 \"알았어, 알았어. 일단 예정대로 병원으로 가자.\"
 [응. 그런데 저녁은 뭐 먹을래? 간보는 돈 모아서 피자 먹자는데.]
 ...이건 못 참겠다.
 \"야, 임혜진!!!!!\"

 나는 신경질을 부리며 전화를 끊고, 소빈과 함께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녀는 내가 무슨 내용의 통화를 했는지 꽤나 궁금했는지 몇 번 질문을 했지만, 내가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순순히 질문을 포기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대화가 조용해지자, 나는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길거리를 걸으며 평소에 궁금하던 것을 소재로 하여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제 오늘로 붕어빵 장사 접으면, 뭐 하려고 해?\"
 \"글쎄... 일단 알바를 하든가 해야지. 그런데 수업에 차질이 없는 한도에서 충분한 돈을 벌기가 힘들어.\"
 그건 그렇겠지. 그건 우리 나라의 교육제도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8교시까지 매여 있고, 그 후로도 10시, 심하게는 11시까지 학교에 잠수해 있어야 하는 우리 나라의 인문계 고등학생들. 그 가운데에서 예체능의 길을 택하는 학생들은 그 빡빡한 스케줄에 주위의 냉대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소빈과 같이 학교 관련 돈을 제때 못내는 학생도 사실 예외는 아니다.
 \"어쩔 수 없잖아. 그냥 기초생활수급자인가.. 뭔가, 그 돈이랑 통장에 있는 돈으로 버틸 순 없어?\"
 소빈은 고개를 젓는다.
\"그 돈은 말 그대로 내 최저생활비야. 참고서라든가, 남들처럼 공부할 것들을 사기 위해서는 다른 수입원이 필요해... 통장에 있는 돈도 거의 안 남았고..  언니랑 살 때도 수입원이 마땅치 않아서..\"
 그녀는 여기까지 말하고, 갑자기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나는 대충 그 이유가 짐작이 갔지만, 굳이 말은 하지 않았다. 소빈이의 언니 때문인가. 그녀의 입에서 그녀의 언니 이야기를 들은 것은 다시 만난 이후 처음 듣는 이야기다. 분명, 어릴 적, 그녀와 놀 땐 종종 그녀의 언니와 같이 놀기도 했었다. 그녀와 두 살 터울이었고, 내 형은 나보다 세 살 많아 어릴 적, 네 명은 동네를 돌아다니며 다같이 놀러 다니고 했었지. 그러고 보니 저번에 저승에서도 형이 잠깐 이야기를 한, \'소연\'이 바로 소빈이의 언니이지 않은가. 난 그녀에게 언니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그녀의 침울한 표정 때문에 그걸 입 밖으론 내지 못했다.

 \"그, 그럼... 주말 아르바이트 뿐이야?\"
 \"일단 대형마트의 계산원 자리나 식당의 서빙 자리를 알아보고는 있는데, 잘 모르겠어. 근무시간에 비해 페이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서... 차라리 전단지를 돌릴까..?\"
 그녀는 나에게 하는 말인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인지 손을 교복 주머니에 집어넣고 뭐라고 중얼중얼거리고 있었다.
 \"편의점 알바는 최후의 수단이고, 세차장 알바도 영 그렇고..\"
 돈이 궁한 아이 치고는 제법 고급 입맛인가. 나는 \'쩝\' 하고 입맛을 다셨다.
 \"그..그러면 꽃집 누님한테 부탁 한번 해 보는 건 어때?\"
 \"음.... 그거 괜찮은데? 왜, 그 언니가 일자리 내 주겠대?\"
 그녀는 갑자기 날 보며 눈을 반짝인다. 나는 살짝 눈길을 피했다. 물론 이 말엔 근거 따윈 없다. 다만 소빈이가 다른 곳에서 힘들게 일하느니, 좀 가까운 곳에서 조금이나마 편하게 일하는 것이 어떤가 하는 게 내 생각인 것이다. 그녀는 내가 시선을 피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였는지 입을 비죽 내밀었다.
 \"뭐, 하긴 네가 거기까지 생각은 안 하겠지. 괜찮아, 내가 물어보지 뭐.\"
 ...이거, 칭찬은 아니지? 나는 말실수를 했다는 생각에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하늘을 바라보며 소빈이 몰래 한숨을 쉬었다. 그때쯤, 눈앞에 \'대도다산병원\'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였다.
 \"여기 있는 이 큰 건물인가보네.\"
 소빈이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천천히 건너 주차장에 들어서며 이야기했다. 주차장은 제법 넓었다. 병원 건물 역시 얼핏 보기에도 서울의 병원 규모에 못지않았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다산의료재단 부설 대도다산병원\'이라 써진 바위가 주차장 입구에 놓인 것을 바라보았다.
 주차장을 지나 병원 로비로 다가가자 휠체어에 앉은 환자 몇 사람 사이로 혜진과 간보가 이쪽을 보고 손을 흔드는 것이 보였다. 시계를 보니 6시 55분 정도. 뭐, 그럭저럭 세이브한 기분이다.
 \"걔는?\"
 \"반장? 먼저 들어갔나봐, 안 보이네.\"
 간보가 고개를 흔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폰 번호라도 적는 건데.\"
 \"설마 여기 오면서 갈릴 줄 누가 알았겠어?\"
 혜진도 푸념하듯 말했다. 난 한 번 더 희망이 흔들리는 것 같았지만, 녀석이 먼저 들어갔을 가능성 역시 높았다. 아니,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녀석이 있을 곳은 중환자실 문 앞일 뿐이다. 빨리 가야지. 나는 녀석들을 채근하며 말했다.
 \"자, 빨리 가자. 들어갈 땐 같이 들어가야지.\"
 하지만 녀석들은 쉽게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생글생글 웃으며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뭐야, 허세. 지금 반장이 꽃다발에 과자 들고 먼저 들어간 의도가 뭔지 모르겠어?\"
 \"의도라니?\"
 \"지금 반장은 그걸 바라는 거잖아, 1대 1?\" 혜진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나는 녀석들의 말이 신빙성이 있음이 느껴졌다. 그게 아니면 그렇게 소심하던 반장이 일부러 나서고, 과자를 손수 사는가 하면 꽃다발까지 탈취해서 단독으로 출발할 이유가 없지.
 \"아, 그래서 미아한테 가는 거였구나.\"
 소빈은 누구보다 신이 난 모양이다. 나는 그녀가 내게 갑자기 흐뭇한 미소를 보내는 것을 보고 섬뜩했다. 다 질 줄 알았던 내기였는데, 경쟁자가 평화적으로 떨어져 나갈 기회를 얻어서일까. 그녀는 아예 내 등짝을 툭툭 치며 방긋거리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혜진이나 간보나, 정 없고 보통 아이들에게 쌀쌀맞은 미아보단 소빈에게 더 친하게 대했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혜진과 간보가 반장을 어떻게든 충동질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리고 면회시간은 30분이래. 아까 원무과에 물어봤어. 그 시간 내에만 가면 되니까. 한 5분정도 늦게 가자고.\"
 간보와 혜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아예 내 뒷덜미를 붙잡고 로비 앞에 놓인 벤치로 끌고 가는 것이었다. 이 녀석들. 정말 본격적이군. 그렇다고 의식불명상태인 미아가 무슨 반응이라도... 보이겠어? 나는 그녀의 상태를 바로 말해주고 싶었지만 녀석들의 싱글벙글한 표정을 보고는 단념하고, 그들이 끌고 가는 대로 내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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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ㅈㅈ군이 히로인양에게 작업이라도 거는건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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