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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호 by 계수

=전 세계의 명예로운 인류 여러분. 대통령…. 아니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감히 고하겠습니다. 도망치십쇼. 살아남아 주십시오. 결코 이 지구에 인간이 살았다는 것을 잊게 하지 말아 주십 시오… 그리고… 어… 그리고….= 대통령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후 tv가 꺼지고 평범한 광고가 흘러나왔다. 싸늘한 교실에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평범한 광고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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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15    추천 0   덧글 0    / 2009.05.24 19:00:11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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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며 떨리는 손으로 손에 든 수첩에 또 다른 리빙룸에 대한 정보를 적어 내려갔다.

수첩엔 지금까지의 일들이 사사로운 일 까지 전부 적혀 있었다. 날짜도 시간도 아이들의 가벼운 잡담도 그리고 무엇보다 채희 자신에 대한 생각들 까지. 그렇기에 채희는 더욱 힘을 내어 손에 든 팬을 움직일 수 있었다.

언제나 타 왔던 승강기가 조금 부자연스러운 방향으로 움직였다. 아직 익숙해지지 않는 감각에 채희는 조금 비틀거렸지만 곳 승강기는 덜컹 하고 동선을 바꾸었다. 익숙한 부유감에 채희는 아직도 떨리고 있는 자신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승강기 문이 열렸다.

원근감을 잃어버릴 듯이 새하얀 복도가 눈앞에 펼쳐지고 채희는 그대로 나와 털썩 주저앉았다.

“흑….”

참아으려고 했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오열, 슬픔, 공포… 그리고 환희. 복잡한 감정이 한 대 뒤섞인 눈물이 뚝뚝 바닥에 떨어졌다.

“후…”

하지만 금방 눈물을 삼킨 채희는 다시 일어났다. 꾹 하고 힘을 주어 걸어간 채희의 얼굴엔 무표정이 돌아와 있었다.

“왔어?”

리빙룸의 앞. 플라스틱 자동문이 열리고 나타난 그림자가 채희를 불렀다. 단발의 실루엣을 가진 소녀를 무시하고 채희는 리빙룸으로 들어갔다.

“수고했어. 그럼 나도 슬슬 준비할까. 두 번째.”

그녀의 나른한 목소리가 뒤에서 울려 퍼졌지만 채희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녀도 딱히 대꾸를 기대하지 않았는지 닫히는 플라스틱 자동문을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채희는 그대로 걸었다. ‘그 곳’과 똑같이 생긴 방의 구조. 채희의 머리에 트라우마처럼 하람의 붉은 색 피가 스쳐지나갔다. 채희는 떨리는 다리를 진정시키며 걸었다. 엉망인 포니테일을 풀어버린 채희의 엷은 생머리가 커튼처럼 흔들렸다.

환풍구 아래에서 발을 멈춘 채희는 품에서 수첩을 꺼내들었다.

마른 침을 삼킨 채희는 힘껏 환풍구에 수첩을 던졌다. 하지만 수첩은 아슬아슬하게 쇠창살을 맞고 튕겨져 나왔다. 채희는 다시 수첩을 들고 잠시 망설이다.

“팍!”

난폭하게 발로 수첩을 위로 걷어찼다. 수첩은 의외로 정확한 포물선을 그리며 쇠창살 사이로 들어갔다.

“역시 나다운 게 좋다니까.”

키득 하고 웃은 채희는 옆을 바라보았다.

“그렇지?”

옆에 있던 작은 소녀는 조용히 긍정하듯이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32명의 학생들은 2시간 후 리셋을 끝내고 시간에 맞추어 다시 방공호로 들어갔다.

위화감을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저 거짓된 종말을 걱정하며 불안하게 움직일 뿐이었다.

 

물론 개중엔 하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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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직시하지마 피하고 싶은 현실이라면 받아들이지 말고 부숴버리면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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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이 되고싶은 인간 31편
클래스 전쟁 과 아이돌 29편
(가제) 계수나무 -월계- 2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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