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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미정 환상소설 by 미레

2007년 7월 첫 번째 공모 - 예심 탈락 2008년 4월 두 번째 공모 - 최종예심 탈락 2009년 6월 세 번째 공모 - 3단계 탈락

[학원물, 판타지]
총 편수 11 / 총 관심작 수 116 / 총 추천수 6 / 총 용량 -430.445Kby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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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미레[fmsjjang]  
조회 1941    추천 3   덧글 10    / 2009.06.26 18:16:47

아침의 등굣길을 꽤나 북적였다. 평소보다 조금 늦은 까닭도 있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어제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에 하나같이 열을 올리고 있었다.
운석이 떨어지던 도중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
사실은 운석이 아니라 UFO가 아니냐는 추측.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일부는 운동장 위 가장자리에 줄줄이 모여 그 현장을 답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운동장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얼굴을 내밀고 있을 뿐이었다. 주전자 물로 그렸던 마법진은 이미 말라 없어진 후였고, 쌓아두었던 마법 재료도 어제 전부 사용되어 증발했다. 증거가 남아있을 리가 없지. 아, 핏자국이라면 또 모르겠다.
어제 내가 정신을 차린 곳은 공교롭게도 나래의 아버지가 입원해있는 병원의 응급실이었다. 나래를 안고 불안정하게 몸을 날린 탓에 운동장에 돌출되어있던 돌에 머리를 부딪친 모양이었다. 다행히 부근에서 뒷수습을 맡고 있던 인수가 달려와 나를 업어 옮겼다고 한다.
나래는 응급실에서 내가 정신을 차리기가 무섭게 매달려 울었고, 어머니는 칠칠맞다며 나를 타박했다. 인수는 할 일을 마쳤다는 듯 응급실 입구 쪽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병원 측에서는 가벼운 뇌진탕 증세라는 진단을 내렸다. 다소 어지럼증이 있을 순 있지만 등교엔 크게 지장이 없을 거라고 했다. 찢어진 부분을 꿰매는 치료를 끝으로 나는 허망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이렇게나 다쳤는데 입원도 하지 않는다니.
왠지 억울했다. 그리고 그 억울함은 다음날로 이어져 나는 이렇게 학교교문을 지나고 있었다. 머리엔 붕대를 칭칭 감은채로.



아침에 TV를 트니 각 채널마다 앞 다퉈 운석에 대한 보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놀랍게도 충돌 예상지점을 정확하게 계산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역시 도중에 운석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에 대해서는 시사다큐멘터리의 마지막 장면 같은 의혹만을 품을 뿐이었다.
지선과 인수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철저하리만치 매스컴의 눈을 속였다. 마치 사람들이 지금도 마법의 존재에 대해 새까맣게 모르듯이 말이다.
교실 안에는 이미 절반 이상의 아이들이 등교해 있었다. 혹시 어제 나래를 울린 일로 아직도 나에게 앙심을 품은 녀석이 있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했지만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오늘 반 아이들의 관심사는 나래가 아닌 운석이었다. 그 운석을 소환한 게 나래라는 건 아마 죽을 때까지 모르겠지.
의자에 몸을 기대고 천천히 교실 안을 둘러보았다. 조금은 들떠있지만 평소와 크게 다르진 않은 느긋한 풍경.
어제 우리가 지켜낸 것은 비단 학교의 운동장뿐만이 아니었다. 클래식의 전주처럼 잔잔하게 흐르는, 일상이라고 불리는 소중한 시간을 구해낼 수 있었다. 조금 거창하려나.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니까.
아무튼 당분간은 이런 조용한 일상을 만끽할 수 있겠지.
드르륵.
하지만 교실 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나의 일상은 채 하루도 넘기지 못하고 작별을 고했다.
나는 벌떡 일어나 문을 열고 나타난 일상파괴범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윽! 마지선, 네가 여긴 왜….”
“어머, 보기 좋네?”

내 머리를 쳐다보며 냉소하는 지선. 거기에 대해서라면 할 말이 없었다.
나는 일단 지선의 등을 떠밀어 복도로 빠져나왔다. 복장을 보니 틀림없는 우리학교의 교복이었다.

“뭐야, 이건 또 무슨 꿍꿍인데.”
“아, 이 교복? 새로운 지령이 떨어지는 바람에 이쪽으로 전학 오게 됐어. 전학수속 밟으러 온 김에 잠깐 들러본 건데. 왜? 안 돼?”

당연히 안 되고말고. 전학생이 미리 교실을 방문하다니, 이건 명백히 반 학생들의 기대할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아니, 그것보다도 새로운 지령?

“책 회수는 보류라더니, 그거 말고도 또 할 일이 생긴 거냐?”
“흥, 바로 그 아이 때문이라고. 책뿐만 아니라 능력까지 입증되어버렸으니까. 또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는 일이잖아?”

이른바 나래를 관찰하라.
무슨 여름방학 곤충채집숙제 같은 웃기는 지령이었지만 그쪽의 높은 분께서는 나래를 상당한 요주의인물로 점찍어둔 모양이었다. 뭐, 나에게 있어서 여러 의미로 보호대상인 것과 비슷한 맥락이겠지.

“그렇군. 그래, 열심히 해봐라. 귀찮겠네~ 나래의 감시라니.”

나는 지선을 뒤로 한 채 손을 흔들며 교실로 향했다. 괜히 미리부터 신경써봐야 머리만 아플 뿐이니까.

“그리고 너도 그 감시대상에 포함이야.”

교실로 향하던 내 발걸음이 뚝하고 멈췄다. 지금 잘못 들은 거겠지?
고개를 돌리자 지선이 피식 웃더니,

“그럼 내일 봐.”

상큼한 발걸음으로 유유히 퇴장했다.
난 아무래도 이 학교의 위험인물 2호가 된 모양이다.



“근데 신기한 건, 어제 우리가 운동장에 있었던 걸 아무도 모른다는 거야.”

등교하기가 무섭게 붕대를 칭칭 감은 내 머리를 보고 호들갑을 떨던 나래가 곧 어제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나는 별 동요 없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듣고 보니 그러네. 오히려 잘 된 거 아냐?”

그러자 나래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들이밀었다.

“잘 되긴! UFO라니. 그건 명백히 내가 소환해낸 운석… 읍! 우읍!”

나는 황급히 나래의 입을 틀어막았다.
누가 듣는다면 분명 정신이상자로 오인할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미라처럼 붕대 질을 한 채로 호들갑을 떨고 있는 내 모습만 봐도 충분히 정신병동 같아 보이겠지만.

“히잉, 알아봐줬음 했단 말이야.”
“설마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너의 마법적 능력을 인정해주길 바란 건 아니겠지.”

그 말에 나래가 고개를 저었다.

“마법연습을 하던 것도 어제일도, 아빠의 소설에 대한 실마리를 얻으려고 한 행동이었잖아. 화학선생님도 이 책을 갖고 연구하다보면 그 사람들이 책을 되찾으러 올 거라고 말씀하셨고. 근데 안 왔어.”

크리스마스 아침에 산타가 오지 않았음을 깨닫고 실망한 꼬마아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나래.
걱정하지 마라. 너는 모르겠지만 이미 우리 반에는 무표정의 과묵한 루돌프가 한 명 있는가하면, 내일은 진짜 산타가 찾아와 네가 나쁜 짓을 하는지 어떤지를 몸소 감시한다고 했으니까.

“조만간 오겠지.”

나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 위로를 건넸다.
나래는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지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곧 태연하게 물어왔다.

“흐응~ 역시 운석소환정도로는 부족했나?”

나는 대답을 하는 대신 시선을 외면했다.



모험은 끝났다. 학교를 지켜냈다. 그리고 나름의 실마리도 얻었다.
이것이 근 몇 주간 일어났던 사건들의 간단한 요약본이다. 생략된 부분이 너무 많아서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지 않다고? 한마디로 말해,

마법은 존재했고 나래는 그것을 멋지게 성공해냈다.

믿기지도 않는 순 억지라고 주장하고 싶은 과학예찬론자들이 있다면, 뭐 마음대로 하도록. 사실 그것을 목격한 나조차도 아직 긴가민가한 상태니까. 아니, 딱히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믿고 싶지 않은 것뿐이다.
물론 나는 판타지문학 출판사들을 먹여살려주던 대한민국의 성실한 판타지 마니아다. 하지만 그 이전에 대학입시를 이제 막 준비하기 시작한 고등학교 1학년생이고, 그런 평범한 진학을 위해 판타지소설에서 손을 뗀 열정적인 수험생이다. 아니, 이젠 과거형이 되어버렸지. 왜냐하면,

“쭌, 쭌! 이따 마법상점 같이 갈래?”

나는 이 윤나래라는 아이를 상당히 좋아하는 남주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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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미레  lv 17 92.7222222222% / 16969 글 178 | 댓글 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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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시위 07/06/06:31
성이 우씨였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17 미레 07/09/01:08
우, 우주인인군요. 덜덜...
11 레드후드 10/01/04:13
음....우주인도 좋지 않나요??
이름 가지고 마음 껏 놀려먹는 친구들을 만들기 쉬울 거 같은데요
그것만으로도 몇 가지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거 같은데...
17 미레 10/10/08:31
ㄴ뭐 그냥... 전 남주인공이기 때문에 남주인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단순한 이유에요.
6 K 10/18/02:47
재밌네여 ^^
6 K 10/18/02:47
제가 시드노벨 와서 처음으로 다 읽은 작품이네요.. ㅋㅋ
7 ㅅㄷㄴㅅ 10/19/09:28
우주인 ㅋㅋ
0 한국형일상물 10/23/05:26
쉬..........펄.................캐 재밌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재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01/31/08:15
아이디어 도 좋지만, 긴장감이 넘치는 스토리도 아주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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