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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1.06: In The Begi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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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avioR[mademest]
조회 960    추천 0   덧글 0    / 2007.05.20 17:17:09
숀은 일렌의 제안에 섣불리 답하지 못했다. 물론 그는 일렌의 제안에 한편으로는 놀랐고, 다른 한편으로는 고마웠다. 하지만 자신은 싸울 일이 거의 없는 소년이 아닌가? 그는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냥 평범한 열 세살의 소년이잖아요, 일렌. 애초에 몬스터에게 칼질하면서 싸우는건 내 운명이 아닌 것 같아요.\"

그러자 일렌은 문득 손을 들어서 숀의 머리 위에 얹으며 킬킬거리며 그를 일깨워주듯이 입을 열었다.

\"싸울 일이 없다고? 후후후후... 그렇다면 전에 오크들에게 총질을 한건 또 뭐야? 유리창으로 오크의 머리를 강타해서 피를 본건 또 뭐야? 거기에 식칼로 오크들을 썰어버린건 또 뭐고? 응?\"

\".......\"

숀은 깜짝 놀라서 질문을 던져보려 했지만, 일렌의 말에서 틀린 것은 한 단어도 찾아볼 수 없었기에 우물쭈물 거릴 뿐이였다. 그러는 사이, 카운터에서 무뚝뚝하게 자기 자리만 지키며 가게를 보는 흑인 남자가 숀을 쳐다보며 묵직한 미소로 말했다.

\"이봐, 숀. 싸운다는 것을 겁먹을 필요는 없어. 겨우 열 세살이라고? 남자라면 인생이 걸린 싸움을 피한다는 자체가 곧 죽음이라는 것을 깨달아야돼. 거기에... 일렌의 능력을 니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일렌은 굉장한 실력자야. 100야드(약 91미터)에서 떨어진 몬스터라고 해도 일렌이 검을 들어서 그냥 한번 달려주기만 한다면 몬스터는 그냥 뒈져. 그런 스승에게 검을 배운다는 것만으로도 너는 행운아야.\"

\"저 녀석 하는 말 믿지마, 숀. 구라야. 어떻게 사람이 한번 달리는걸로 몬스터가 그냥 죽는다는게 대체 말이나 되는 일이야? 나참...\"

지금 심각함이 잔뜩 감도는 이 상황에서 농담같지 않은 농담을 주고받는 두사람. 숀은 만약 분위기만 좀더 유쾌했더라면 지체없이 웃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인생이 걸린 문제를 놓고 얘기를 하는게 아닌가? 일렌은 온 얼굴이 심각함으로 가득찬 숀을 바라보면서 다시 얘기를 꺼냈다.

\"진짜 이 말만은 하기 싫었는데....... 결국에는 주위에 있는 모든것들이 기필코 이 말을 꺼내게 만드네... 잘 들어, 숀. 너의 처지를 생각해 봐. 사람들은 모두 너를 괴물이라고 부르며 멸시하고, 경멸하고, 두려워하잖아. 이런 상황에서는 네가 아무리 평범해지려고 애를 써봐도, 모든것을 다 원래대로 돌려놓으려고 노력을 해봐도... 결국, 그것들은 네가 노력한 시간들에 대한 추억거리 밖에 되지 못할꺼야.\"

\"!\"

일렌의 말을 들으면서 숀은 자신과 일렌을 제외한 주변에 있는 모든것들이 전부 멈춰버린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 어차피 자신은 괴물... 평범한 사람은 결코 가질 수 없는 특별한 힘을 가진 괴물... 이대로 돌아가봤자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오직 따가운 눈총과 공포감을 지닌 사람들의 비명소리일 것이다. 그렇다면 선택의 여지는 이미 없는 셈이다. 숀은 아무런 말을 하지않은채 땅바닥을 바라볼 뿐이고, 일렌은 힘없이 피식 웃으며 그의 어깨를 툭툭 쳐주며 말했다.

\"미안... 말을 너무 극단적으로 해서......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둬야해. 네가 세상이 너에게 보내는 가혹함을 피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그만큼 네가 받는 고통 또한 더욱 커지게 될거야. 자, 이제 정리할 것들은 모두 정리해야지. 학교를 비롯하여 정들었던 모든것들을...\"

숀은 일렌이 내뱉은 말을 속으로 뇌까겼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결국에는 또다시 상처받을 수밖에 없다는 건가?
그에게 선택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개의 답밖에 없는 선택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은 이 열 세살짜리 소년에게는 너무나 벅찬 시련이다. 하지만 이미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숀 애쉬얼 유에게 남겨진 것은 그에게 던져진 모든 역경들을 얼마나 잘 참고 견뎌내서 이겨내는 것 뿐이다. 그것 뿐이다.


\"너 미쳤니, 숀? 갑자기 왜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하는거야?\"

숀은 일렌을 찾으러 뉴욕까지 간지 하루만에 학교에 나와서 자퇴서를 내밀었다. 숀의 담임선생님은 기가막히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학생을 바라봤다.

\"아니... 학교도 매일 꼬박꼬박 잘 나오고, 성적도 우수하고, 농구부의 슈퍼 루키인 네가... 뭐가 아쉬워서 갑자기 자퇴서를 내? 이제 겨우 중학교 1학년이나 된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자퇴서를 낸다는 거야? 너... 어제 학교에 빠진 그날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게 아니니?\"

숀은 고개를 힘껏 절래절래 흔들며 선생님의 생각을 강하게 부정했다. 이미 마음은 정했다. 출석부가 깨끗한 것도, 우수한 성적도, 학교 농구부의 최고의 인기스타도 그의 굳은 결심을 막아세우지 못했다. 그것들은 더이상 숀 애쉬얼 유라는 소년의 인생에서 아무것도 도와줄 것이 못된다는 것을 숀 본인이 너무나 잘 알고있기 때문에....... 물론 한순간에 모든것을 버리고 일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아니, 살아남기 위한 삶을 찾아가는 것은 너무나 아쉬운 일이지만 지금은 자신에게 익숙한 모든것들을 다 포기해야 할 때다.

\"너... 설마 갱(Gang)들하고 어울려 다니는거니? 어디 애들인데? 야쿠자(Yakuza)? 마피아(Mafia)? 트라이어드(Triad)?\"

이 젊은 여선생의 서슴없는 칼날 질문에 황당함을 금치못하는 숀. 멋쩍은 듯이 코를 긁으면서 고개를 저을 뿐이다. 자신이 오토바이를 좋아해서 다른 폭주족과 잠깐 어울려다닌게 결국 엉뚱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뭐, 자신이 알아서 폭주족들과 같이 다닌게 아니라, 자신의 오토바이 실력을 감탄하는 폭주족들이 자신을 졸졸 쫓아다니는 것 뿐...

\"어쨌든... 행운을 빌마, 숀. 일단 선생님은 뭔가 생각이 있어서 학교를 그만두는걸로 생각해두마. 그런데... 고아원의 친구들과 수녀님들은 네가 자퇴서를 쓴 사실을 알고 계시니?\"

\".......\"

선뜻 대답을 하지못하는 숀. 이미 자신과 인연이 끊어진 성 시져 고아원의 사람들... 하지만 꽤나 정이 든 것 또한 사실이였다. 하지만 그는 애써 담담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네. 모두 제가 자퇴쓰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곧 있으면 영원히 작별할테니까요...\' 라는 말이 숀의 입에서 웅얼거렸지만 선생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이 자퇴서에 싸인을 해주며 숀에게 건내줬다.

\"그럼... 미스 하이티지(Miss Hightage: 서양에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 대신, 선생님의 성을 호명한다.)도 행운을 빌어요.\"

숀은 그렇게 말하며 하이티지와 악수를 한 뒤, 교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하이티지는 그저 한숨을 내쉬며 그런 숀의 뒷모습을 쳐다 볼 뿐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걸까? 물론 미국은 공부가 인생의 전부인 한심한 동양의 나라들과는 다르게 뭔가 한가지만 잘해도, 뭔가 한가지만 자신의 능력으로 만든다면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숀은 별달리 잘하는 특기가 없었다. 농구를 제외한다면... 그런 그가 왜 갑자기 학교를 관두는 걸까? 하이티지는 그렇게 숀의 갑작스러운 자퇴에 의문을 품으며 수업을 받으러 교실 안으로 들어온 애들을 바라봤다.


숀은 교문을 벗어나고 있었다. 이제 막 2교시 종이 울렸고, 교실과 운동장에는 저마다 다른 수업을 받고있는 학생들이 보였다. 더이상 학교는 자신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왜 이리 자신의 모습이 처량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더이상 평범한 사람들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까 고독이 점점 심해지는 것일까? 그렇게 그가 학교를 뒤로 한채 걸어가자, 그곳에는 미리 일렌이 빨간색 캐딜락(Cadillac)에서 막 내리며 그를 맞이해주는 것이였다. 그녀는 숀을 보자마자 반겨주며 물었다.

\"그래, 모든것을 다 정리하고 오는 길이구나?\"

일렌의 질문에 숀은 허공을 바라보며 한번 한숨을 크게 내쉬더니, 언제 심각해졌냐는 듯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단지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것 뿐이죠.\"

그의 말을 들으며 일렌은 숀을 따라서 미소를 지었고, 캐딜락에 올라타며 숀에게 타라는 신호를 보내고, 숀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따라 올라탔다. 곧이어 캐딜락은 연기를 내뿜으며 힘차게 출발했다. 마치 그동안의 숀의 아픔을 한꺼번에 다 치유하려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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