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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악령이여, 물렀거라 by 산바람

악령 퇴치를 목적으로 하는 개그물?

[]
총 편수 23 / 총 관심작 수 5 / 총 추천수 0 / 총 용량 0Kbytes
  2장. 소멸이여, 물렀거라 - 4
0명 참여 별점
 
  86 산바람[jijih]  
조회 1204    추천 0   덧글 3    / 2009.08.10 19:34:45

도현은 그녀의 모습이 완전히 어둠속에 가려지자 정신을 차리곤 얼마 멀지 않은 자신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 길을 걸어가며 도현은 아까 만났던 소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빠른 몸놀림과 엄청난 실력을 봐서는 일반인이 아닐 것이다. 그 요상한 무기도 그렇고 말이다.
하지만 그는 정우에게서 다른 퇴마사에 관해 들어본 적이 없다. 물론 물어본 적도 없었지만 말이다. 도현은 그 생각을 접고 다른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자신이 본 게 틀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분명히 교복을 입고 있었다. 자신의 학교는 아니었지만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여자고등학교의 교복이었다. 그렇다면 자신과 비슷한 나이대라는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퇴마사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조금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그는 어느 새 집 앞에 도착했고 작게 한숨을 내쉬며 복잡한 마음을 대충 정리한 뒤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안엔 언제나처럼 쇼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는 간편한 차림의 여동생이 있었다.
\"다녀왔어.\"
\"응.\"
뭔가 복장처럼 간편한 대답이 들려왔다. 그 덕에 도현은 신발을 벗으려던 자세 그대로 굳어졌지만 그러려니 하면서 안으로 들어왔다. 그 때, 친근한 목소리가 부엌 쪽에서 들려왔다.
\"도현이 왔니?\"
\"어라?\"
그 목소리에 당황한 의문사를 내뱉은 도현은 급히 부엌으로 가보았다. 그곳엔 설거지를 하고 계신 여인, 도현의 어머니가 계셨다. 도현은 어리둥절한 목소리로 자신의 어머니에게 질문을 하였다.
\"엄마? 왜 지금 있는 거에요?\"
\"오늘 좀 일찍 마쳤단다. 어서 씻고 나오렴.\"
\"아, 네.\"
매일 새벽 늦게서야 집에 돌아오시는 어머니였기 때문에 도현은 씻으러 가면서 조금 미소를 지었다. 아직 아버지는 오지 않으셨지만 그래도 가족 셋이 이렇게 모인 것이 오랜만이었기 때문이었다. 대충 씻고 나오자 어머니는 거실에서 사과를 깎고 계셨고 서현은 그걸 잘도 받아 먹었다. 도현은 거실 바닥에 앉아 포크로 사과조각 하나를 집어 살짝 베어물었다.
\"서현아, 네가 대신 깎지?\"
\"싫어. 손 다칠 것 같아.\"
\"엄마 좀 도와드리면 어디 덧나냐?\"
\"흥. 냠냠.\"
질책하는 도현의 말에 서현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홱 돌렸고 도현은 한쪽 눈을 씰룩거렸다. 어머니는 그 상황이 재미있는지 작게 웃고 있었다. 그러다 뭔가 생각난 듯 어머니는 도현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도현아, 요즘 무슨 일 있니?\"
\"네? 아뇨…, 별 일 없는데요.\"
\"…….\"
\"…….\"
\"…장난치다가 어디 걸려서 찢어졌어요.\"
어머니의 \'엄마는 다 봤다\'라는 눈빛에 결국 거짓말으로 대답해버린 도현. 옆에서 서현의 \'그러시겠지\'라고 중얼거렸지는 그는 애써 무시를 하였다. 조금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를 보던 어머니는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다음부터는 더 조심해야 돼.\"
\"네….\"
조금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그 일은 그렇게 넘어갔고 평화로운 저녁 시간은 그렇게 지나갔다.

 

\"다른 퇴마사?\"
또 다시 아침에 자신의 방에 쳐들어온 도현을 정우는 아니꼬운 눈으로 쳐다보면서 반문하였다. 늦게 일어나서 출근 준비하기 바빠 죽겠는데 갑자기 도현이 들이닥쳐서 다짜고짜 다른 퇴마사가 있냐고 질문한 것이었다. 와이셔츠를 입고 단추를 채우며 그는 말을 이어나갔다.
\"당연히 있지. 말했잖아, 협회라는 게 존재한다고. 그런데 이 근처는 내 담당이라 다른 녀석은 없는 거 같던데. 근데 갑자기 왜?\"
\"어제 봤거든요.\"
단추에 이어 넥타이를 매던 정우는 잠깐 멈추었다가 다시 매며 말하였다.
\"어디서?\"
\"하교길에서요.\"
\"상황을 설명해 봐.\"
\"집에 가고 있는데 저한테 악령의 파편을 붙였던 악령이 다시 나타났어요. 그냥 무시하면서 지나가려고 했는데 저한테 또 악령의 파편을 붙이려고 했고 전 반사적으로 피했어요.\"
\"잘 하는 짓이다. 무시하라니까.\"
\"몸이 먼저 반응한 걸 어떻게 해요?!\"
\"됐으니까 계속해.\"
먼저 시비를 걸어놓고 뻔뻔하게 계속하라고 하는 정우를 노려보던 도현은 한숨을 푹 내쉰 뒤 설명을 이어나갔다. 다시는 저딴 말에 반응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그 녀석이 제가 악령을 볼 수 있다는 걸 눈치채고 다가왔고 전 도망치려고 했죠. 그런데 교복을 입은 여자애가 절 뛰어넘어서 악령 앞에 착지했어요.\"
\"교복? 치마? 봤냐?\"
\"보긴 뭘 봐요, 이 변태 교사가!!!\"
\"소리지르지 마라. 귀 아프다. 그리고 뭔 줄 알고 변태래?\"
\"…….\"
이 인간은 정말….
도현은 참을 인자를 칼로 새기듯 마음속에 꾹꾹 새겨넣었고 이젠 정말로 무시하자고 다짐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여자애는 양손에 은회색의 철부채를 들고 있었는데 그걸고 악령을 몰아붙이더니 결국 쓰러뜨렸고, 그리고….\"
\"…그리고 뭐?\"
\"악령이 사라졌어요.\"
\"…….\"
도현은 마지막 부분에서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하였고 그 말에 정우는 표정을 굳히며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까와는 전혀 다른 너무나 진지한 표정이었다.
\"자세히 설명해봐.\"
\"선생님이 처리하셨을 때 나왔던 그 영혼의 결정이 나오지 않고 악령의 몸이 먼지처럼 말 그대로 사라져버렸어요.\"
\"…….\"
\"…선생님?\"
설명을 들은 정우는 침묵하였다. 그는 평소엔 절대 보이지 않은 달리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가만히 서있었고 도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동안 아무 말도 안 하던 정우가 겨우 입을 열었다.
\"그 여자가 한 일은 악령을 성불시킨 게 아니라 소멸시킨 거다.\"
\"……소멸?!\"
\"퇴마사에겐 금기로 정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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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산바람 08/10/07:37
분량이 좀 아슬아슬했습니다

심각한 이야기로 가는 걸까나요...

여튼 재밌게 읽으셨길 바라겠습니다 ^0^
0 08/14/11:20
오. 예상 맞았다!
86 산바람 08/14/11:50
ㄴ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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