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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악령이여, 물렀거라 by 산바람

악령 퇴치를 목적으로 하는 개그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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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소멸이여, 물렀거라 - 6
0명 참여 별점
 
  86 산바람[jijih]  
조회 1527    추천 0   덧글 3    / 2009.08.13 11:25:32

도현은 점심시간이 되자 최대한 빨리 급식을 먹고 밥이 맛없다며 매점을 가자는 재호의 의견을 거절하곤 정우의 방으로 향했다. 물론 자의가 아닌 조례시간 때 정우가 점심 먹고 자기 방으로 오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도현은 속으로 투덜투덜거리며 계단을 오른 뒤 문 앞에서 잠시 숨을 골랐다. 어떤 험악한 말을 들을지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결심을 하고 노크를 한 뒤 문을 연 그는 그대로 굳어졌다.
\"…음? 후르릅. 왔냐?\"
\"…선생님, 왜 여기서 컵라면을 드시고 계신가요?\"
\"배고프니까. 배고픈데 한 개 더 먹을까….\"
정우는 그렇게 말하고는 국물을 쭉 들이켰다. 도현은 분명히 선생님들에게도 급식을 줄텐데 왜 여기서 컵라면을 먹고 있는지 의문이었지만 저 인간이니까라고 결론을 내리고는 본론을 꺼냈다.
\"왜 부르신 거에요?\"
\"몰라서 묻냐?\"
컵라면을 탁자에 탁 내려놓은 뒤 분위기를 싹 바꾸며 반문하는 정우. 그리곤 굳어진 표정으로 일어나 도현을 향해 다가왔고 그 모습에 도현은 움찔거리며 긴장을 하였다. 설마 죽이기라도 하겠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그의 눈 앞에 뭔가가 쑥 내밀어졌고 도현은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뭐하냐, 너?\"
\"…….\"
방어하려던 자세 그대로 굳은 그는 뻘쭘해하며 자세를 풀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정우는 그걸 보더니 숙이고 있는 도현의 눈앞에 아까 내밀었던 걸 다시 들이댔다. 그것은 뭔가가 적힌 종이뭉치였다. 갑자기 내밀어진 그것에 당황하던 도현을 보곤 정우는 짜증스러운 듯 다시 종이를 회수하였다.
\"뭐야, 글자도 못 읽어?\"
\"아뇨, 그게 아니라….\"
\"됐어. 내가 읽어주마.\"
정우는 도현의 말을 가볍게 묵살하고는 종이뭉치를 제대로 펴서 마치 수업 때 국어책을 읽듯 읽어나갔다.
\"이름 유하영, 나이 18세, 키…, 이거 어떤 놈이 조사한 거야?! 쓸데없는 거는 때려치고….\"
투덜거리며 종이를 살펴보는 정우를 내버려두며 도현은 그 여자애의 이름과 자신과 나이가 똑같다는 것을 머릿속에 기억하였다. 종이를 훑어보던 정우는 마침내 읽을 거리가 생겼는지 그곳부터 읽기 시작하였다.
\"모친과 함께 살고 있다가 3년 전, 악령에게 모친 사망. 한 퇴마사가 악령을 상대했지만 악령은 그대로 도주. 퇴마사의 말로는 상당히 인간 형태에 가까웠다고 함. 부친과는 연락도 안 하고 지내는 것으로 보임. 뭐야, 이거? 협회 자식들 다 알고 있었잖아. 그러면서 어디서 발뺌을 해?\"
뒤로 휙휙 넘기며 특이점을 찾고 있는 그는 그 외엔 별다른 내용이 없는지 원래 있던 탁자 위로 휙 던져버렸다. 도현은 아까 정우의 말을 듣고서야 그 여자애, 하영이 왜 그렇게 반응했는지 알 것 같았다. 종이뭉치를 던진 정우는 정말로 컵라면을 하나 더 먹을 생각인지 구석에서 하나를 꺼내 뚜껑을 뜯고 스프를 부었다.
\"선생님, 어제 절 보내시고 저거 조사하셨어요?\"
\"내가 왜 해? 협회에 연락하면 되는데.\"
\"…저번엔 다른 퇴마사는 여기 없다고 했잖아요.\"
\"그랬지. 그런데 그 녀석은 미성년자니까.\"
\"…….\"
정우의 말에 도현은 컵용기 안에 물을 따르고 뚜껑을 덮은 뒤 시간을 재는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정우는 도현을 언짢은 표정으로 노려봤고 도현은 급히 말을 꺼냈다.
\"퇴마 일에도 나이 제한이 있어요?\"
\"나이 제한이라고 해야될까…, 유하영 같은 녀석은 특이한 부류거든. 고작 3년만에 그 정도 실력이라는 건 천재라는 소리지.\"
\"그런데 어떻게 조사하신 거에요?\"
\"내가 조사 안 했다니까.\"
\"아뇨, 뭔가 단서가 있을 것 아니에요. 그냥 무턱대고 조사해달라고 해서 하루 만에 이런 결과가 나올 리가 없잖아요.\"
도현은 탁자 위의 그 종이뭉치를 가리키며 답답하다는 듯 말하였고 정우는 정말로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우째 이런 쪽으로는 머리가 그렇게 잘 돌아가냐? 성적은….\"
\"냅둬요!\"
\"뭐, 자기가 더 잘 알고 있을테니 그쪽 얘기는 집어치우고. 간단히 말하자면 무기다.\"
\"무기?\"
한껏 인상을 쓰고 있던 도현은 이해못할 설명에 의문사를 내뱉었다. 확실히 특이한 무기긴 했는데 그게 정체를 아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전혀 예상도 가지 않았다.
\"그 녀석이 들고 있던 건 은회색의 한 쌍의 부채. 그걸 만들 수 있는 건 대한민국에서 단 한 사람 뿐이지. 연락해서 물어봤더니 이름을 말해주더라. 그나저나 허 영감, 말해주려면 그냥 말해줄 것이지 뭘 이것저것 갖다 붙여, 참 내.\"
정우는 투덜거리며 시간이 다 됐는지 컵라면을 뚜겅을 연 뒤 탁자에 앉아 젓가락으로 라면을 집어올렸다. 그것을 후르륵 들이킨 그는 꼭꼭 씹어서 삼킨 뒤에 다시 말을 하였다.
\"그 이름으로 협회에 물어봤더니 딱 한 사람이 나오더라. 그래서 자료 좀 보내달라고 했지.\"
\"그런데 왜…, 악령을 소멸시키는 걸까요?\"
\"아까 이야기 듣고도 모르겠냐?\"
정우는 조금 우울한 목소리로 묻는 도현을 바로 질책하더니 국물을 한 모금 들이마셨다.
\"앗, 뜨뜨. 아까 유하영의 사정을 들었잖아. 엄마가 악령한테 살해당했고 아빠하고는 같이 안 지내지. 아빠하고 사이가 안 좋은 것 같으니 부모는 엄마가 전부였다고 생각하면 돼. 그런데 그런 엄마를 죽인 악령이 버젓이 살아있으니 화가 날만 하겠지.\"
\"아무리 그래도….\"
\"네 말이 맞아.\"
도현의 말을 끊으며 그는 젓가락을 놓고는 진지한 얼굴로 도현을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알 수 없는 기분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금기로 정해진 일은 하는 것이 아니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는 몰라도 그 때문에 다른 사람까지 불행하게 하는 짓은 정말로 멍청한 짓이지.\"
\"…….\"
정말로 진지한 정우의 말에 도현도 절로 엄숙해져서 침묵을 하였다. 잠시 동안 그 분위기를 유지하다 정우는 피식 웃더니 굳어있는 도현을 향해 손을 내저었다.
\"개떡같은 분위기 그만 만들고 빨리 내려가. 점심시간 다 돼간다.\"
\"아, 네…. 그럼 가볼게요.\"
\"그래.\"
도현은 꾸벅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갔고 정우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인상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칫, 정말로 멍청한 자식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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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산바람 08/13/11:27
분량 조절하는 게 참 힘들군요

여기까지가 A4 37장이더군요

지금까지 쓴 거보다 좀 더 써야되겠네요

이 장을 끝낼지 더 이을지 고민입니다

여튼 재밌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
0 08/14/11:22
나온데까지 다 읽었다-!
재밌다! 우와. 재밌어요오!
감평 쓰고 싶은데 내가 무능해서!
...아무튼! 재밌어요오!
86 산바람 08/14/11:51
ㄴ재밌다고 하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__)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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