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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하 Dreamland Online
결혼해 주세요! (完) by 페더

분명히 말하지만, 나와 그녀는 매우 사이가 좋지 않다.

그런데 뭐, 약혼이라고? 말도 안 돼,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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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페더  lv 8 7.11111111111% / 3664 글 99 | 댓글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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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그 여자의 약혼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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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페더[mdragoon]
조회 963    추천 1   덧글 1    / 2009.08.15 23: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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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요즘은 유수아를 만나야 한다기보다는 그냥 전부터 계속 왔으니 오늘도 와야 한다는 생각에 반사적으로 오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 때문에 나는 현관문이 열린 것을 보고 반갑기보다도, 놀랍기보다도 먼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경악은 조금 뒤에 찾아왔고, 그래서 나는 내 감정을 절찬리로 얼굴에 표현하며 문을 연 사람을 바라보았다.

“누군가 했더니 자네였군, 후레자식.”

놀랍게도 아저씨였다!

“까, 깜짝이야. 에이씨, 괜히 놀랐네.”

기대한 인물이 아니란 걸 깨달은 내가 한숨을 흘리자 아저씨의 미간이 가볍게 일그러졌다. 그러나 그는 내게 한바탕 설교를 늘어놓는 대신 뒤로 한 걸음 물러나더니 가볍게 턱짓을 하고는,

“들어오게.”

물론 나는 즉시 그의 말을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유수아와 약혼을 하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우리 집과는 달리 녀석의 집은 쫓겨나기 전 모습에서 변한 것이 없었다. 그것만으로도 감개가 무량해져서, 나는 괜히 코를 훌쩍거렸다. 앞서 걷던 아저씨가 돌아보며 감기냐고 묻기에 늦은 밤까지 밖에서 기다리느라 이렇게 됐다고 반격해줬다. 물론 아저씨는 전혀 나를 걱정해주지도 위로해주지도 않았다. 이 집안 참 냉정하네.

“어, 그런데 그 녀석은요?”
“수아는 개인적인 볼일 때문에 나갔네. 안 그럼 내가 자네를 데리고 들어올 수도 없었겠지.”

데리고 들어오기는커녕 현관문도 못 열었을 거다.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그 녀석 난폭하거든. 내가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짓자 아저씨는 처량하게 웃었다.

아저씨는 나를 거실에 앉혀놓고는 부엌으로 들어갔다가 금세 차를 두 잔 타 왔다. 5분도 안 걸려서 인스턴트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향이 좋다. 팩으로 낼 수 있는 향이 아니다. 내가 의아해하자 아저씨가 대답했다.

“마법 좀 썼지.”

비바 마법. 만능이구나!

“근데, 그 녀석이 여기 없으면 전 용무가 없는데요.”
“난 있네.”

아저씨는 뜻밖의 말을 하고는 후루룩 차를 마셨다. 잠시 정적. 견디기 힘든 내가 몸을 배배 꼬려 할 즈음 아저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질문일세. 전에도 한 번 했던.”
“어?”

그 말에 나는 문득 한 가지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면 아저씨가 다음에 다시 묻겠다고 했던 질문이 하나 있었지. 근데 그거 내용이 뭐더라?

“수아와의 약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하.”

그래, 그런 질문이었지 참.

탄성을 지르고 나서 나는 잠시 멍해졌다. 질문을 받을 때 중요한 건 질문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내가 그 답을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데, 녀석과의 약혼에 대해서라? 사실 저번 질문에서 언젠가 또 할 거란 예고가 있기도 했고, 특히 요 며칠 이 집 앞에 하염없이 서서 기다리면서 이것저것 생각한 것들이 많아 그 질문에 대한 답도 대충 내려져 있기는 했다. 문제는 이게 알맞은 답이냐 하는 건데, 어차피 이런 질문에 정답이 있을 리도 없으니 그냥 내가 생각하고 있는 걸 그대로 말하면 될 뿐이다. 그걸 아저씨가 납득하느냐 마느냐가 문제지만, 만약 납득 안하시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되고.

그래서 나는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위화감을 무시하고 머리에 담고 있는 것을 그대로 말했다.

“흐음, 글쎄요. 그 녀석을 찍어 누를 수 있는 자리?”
“……생각보다 과격한 소릴 하는구먼, 자네.”

아저씨의 얼굴이 아연함으로 일그러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말을 계속했다.

“그 녀석과 마주볼 수 있는 입장이기도 하죠. 녀석을 설득할 수도 있고, 제재할 수도 있고요. 그 녀석 다루는 것도 엄청 편해져요. 약혼자라는 단어에 걔 기가 팍 죽어버려서.”

나는 낄낄 웃었다. 아저씨는 그다지 안 웃긴 모양이었다. 점점 더 표정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슬슬 수습하고 제대로 된 단어를 선정하지 않으면 살해당할 것 같다.

“아, 좋습니다. 지금까지 농담.”

나는 넉살좋게 하하 웃었다. 그제야 아저씨도 껄껄 웃었다.

“자네를 산 채로 다진 고기로 만들어서 하천에 물고기 밥으로 던져주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었네만.”

이 아저씨 정말로 그러고 싶었던 모양이군. 찻잔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고 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태연하게 행동하려 애쓰며 다시 말했다.

“약혼이라. 흐음. 제가 생각하기엔 이거네요. 유수아 옆에 설 수 있는 유일한 자리.”
“허어.”

아저씨가 감탄인지 한숨인지 모를 애매한 소릴 토해냈다. 이어 그가 되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예상했던 질문이었다. 나는 머릿속에 든 말을 술술 뽑아냈다. 그런데 아까 전에 위화감은 아직도 없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거 대체 뭐야?

“예를 들면, 며칠 전에 저랑 유수아가 크게 다친 사건이죠. 그때 제가 녀석의 약혼자가 아니었다면요? 자기 일이니 관계없으면 꺼지라면서 내쫓았겠죠. 그럼 여기서 제가 묻겠는데, 만약 유수아가 혼자서 아라드와 싸웠다면 어떻게 됐을 것 같습니까?”
“……무사하진……, 그래.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르겠군.”

아저씨는 방황하다가 한참만에야 힘겹게 그렇게 말했다. 그야 ‘딸이 죽는다’는 말을 쉽게 꺼낼 수는 없겠지. 나는 고개를 저었다.

“추측형으로 말하시면 안 돼요. 틀림없이 죽어요. 그 마녀라면 그렇게 할 겁니다.”

이제 아저씨는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내 말투가 너무 싸가지가 없었나? 돌이켜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쏟아진 물은 주워 담아도 내뱉은 말은 못 담는 법이라. 나는 그냥 계속 말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 약혼자죠. 덕분에 녀석이 뭐라 억지를 부리건 녀석 옆에 있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혼자였다면 죽었을 유수아는 살게 됐고, 저도 꽤나 위험한 상황까지 가기는 했지만 어떻게도 살아날 수 있었죠. 봐요. 제가 약혼자라는 거 하나만으로 이렇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약혼자는 그 녀석 옆에 대등하게 설 수 있는 유일한 자리죠.”

나는 보란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아저씨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다행히 더 이상 나를 노려보면서 적의를 표출하지는 않았다.

“……과연,”

한 참 뒤에야 아저씨는 침음성처럼 그렇게 운을 떼고는,

“자네의 생각은 잘 알았네.”

그리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그런데, 그럼 자네 왜 여기 있나?”

아무렇지도 않게 내 의표를 정통으로 찌르는 질문을 했다.

“……, ……어?”

아, 그래. 이거다. 위화감의 정체.

나, 대체 왜 여기 있는 거지?

이건 며칠 전에도 생각했던 거다. 유수아를 만나야만 하는데도 나는 직접 움직이지 못하고 녀석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내린 결론은 어쨌든 녀석을 만나야 한다는 것.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모순이다. 그때 유수아는 이 집안에 얌전히 있었고, 나는 마음만 먹으면 담이라도 타넘어서 -불법침입 운운은 일단 다른 문제다- 녀석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가만히 있었지?

그리고 왜 지금 녀석이 여기 없다는데도 태평하게 여기서 쉬고 있는 거지?

“자네 얘기를 들었으니 나도 보답으로 얘기를 한 가지 해 줘야겠군.”
“에엥― 아저씨들 얘기는 재미없는데―.”
“내가 아니라 수아 얘기일세.”
“옙 경청하겠습니다.”

녀석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나는 잽싸게 자세를 바꿨다. 내가 내 행동의 당위성을 알 수 없으면 그 답을 다른 사람에게서 구할 수밖에 없다. 그게 정답일지 아닐지는 물론 아무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 스스로를 납득시킬 수는 있겠지. 어쩌면 행동 자체를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 전에 간단하게 하나 더 묻겠네.”

조금 기다린 끝에 마침내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것이었다. 잔뜩 기대하고 있던 나는 소파에 앉은 채 고꾸라지는 기묘한 경험을 할 뻔했다.

“말씀이 다르지 않습니까.”
“간단한 거니까 열외로 치세. 자, 그럼 묻겠네.”

아저씨는 내 불평을 간단히 흘려내고는 물었다.

“왜 수아가 자네를 쫓아냈는지 아나?”
“…….”

나는 입을 다물었다. 간단하긴 뭐가 간단해 이 양반아. 당신 머릿속은 12차원쯤 되냐.

“음…… 어, 저기, 흐음……, 제가 치가 떨릴 정도로 싫어서?”
“매력적인 답안이네만 오답일세.”

한참이나 생각한 뒤 낸 답은 퇴짜를 맞고 맞았다. 나는 다시 팔짱을 끼고 고심했다.

“자기 가족 내부 문제에 외간남자가 끼어들어서야 체면이 안 서니까?”
“자네, 바로 좀 전에 약혼자는 옆에 서네 어쩌네 하지 않았나? 자멸하는 게 취미인가?”

그거야 그 녀석은 나를 자기 옆에 대등하게 설 수 있는 놈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테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무튼 이것도 오답.

그 뒤로 몇 번 머리에 떠오른 것을 되는대로 말해봤지만 전부 퇴짜였다. 대답 횟수가 여섯 번을 넘어가자 마침내 아저씨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자네 물고기 밥으로 만들어도 되나?”
“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졌습니다!”

살기어린 말에 나는 벌벌 떨며 연거푸 사죄했다. 이윽고 아저씨는 농담이라는 양 웃었지만 그 눈은 여전히 희번뜩 빛나고 있었다. 이 아저씨 무서워!

“이런 당연한 것까지 직접 가르쳐줘야 할 정도의 멍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네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수아는 자네에게 아깝군그래. 빌어먹을, 대체 누가 자네 따위를 약혼자로 정한 건가!”

아저씨의 절규에 나는 기억을 되짚어보았다. 까마득하게 오래된 것 같지만 사실은 며칠 되지도 않은 일이라 기억은 금방 났다. 이 아저씨 그때 분명 비전이 나를 비췄으니까 나로 결정이라고 했지? 그리고 비전은 이 아저씨 전용 마법이고.

뭐 이런 멍청이가 다 있어. 자멸이 취미냐.

“자 그럼 농담은 여기까지 하세.”
“진심이 절반 이상인 것처럼 보였습니다만.”
“원래 거짓말은 99%의 진실과 1%의 거짓이 섞여 만들어지는 거라네.”

미묘하게 핀트가 다르다. 그나저나 진심이 99%냐.

“수아는 자네가 걱정스러웠다네.”
“……네?”

아저씨는 아무 예고도 없이 엄청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서 나도 한참동안이나 이 아저씨가 뭐라고 말한 건지 알아듣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못 들었는데 뭐라고요?”
“이젠 가는귀까지 먹었나? 수아는 자네가 걱정스러웠다고 했네.”
“어…… 그러니까…… 네?”

제대로 알아듣고도 내가 꺼낸 대답은 그 정도였다. 그거야 그렇다. 그 녀석이 날 걱정했다고? 하지만 걔 나 싫어하잖아. 근데 웬 걱정?

“자네는 자기 일이라서 오히려 둔감해진 모양이네만.”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영문을 알 턱이 없는 나로서는 아저씨의 말을 계속해서 듣는 수밖에 없었다.

“자네는 죽을 뻔했네. 수아의 눈앞에서.”

수아의 눈앞에서.

“아.”

덧붙여진 그 말에, 난 어쩐지 녀석의 기분을 단숨에 이해해버렸다. 고작 죽을 뻔했을 뿐인 나뿐만이 아니다. 금발은 말했다. 유수아 그 여자는 자기 엄마가 자기 눈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보았다고.

“자네 아나? 가까운 사람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지켜보는 사람이 어떤 기분이 되는지.”

나는 고민하다가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는 조금 의외라는 듯 눈을 치켜떴다. 이윽고 헛웃음을 짓는다.

“그런가? 뜻밖이로군. 자네 같은 특기할 점이라곤 아무 것도 없는 평범한 학생한테도 그런 경험이 있다니.”

그는 나직하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마치 피로가 쌓인 것처럼 미간을 문질렀다. 다시 후- 하고 길게 숨을 내쉬고 그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내게서 뭔가를 기대하는 듯한 그 묘한 시선에 나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기울였다.

“그런데.”

이윽고 아저씨의 입이 열렸다.

“자네, 수아가 어디있는지 궁금하지 않나?”
“알고 계신 겁니까!”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그는 흥분하지 말라는 듯 손짓했다. 나는 그의 제스처를 따라 머리를 조금 식히고 다시 의자에 앉았다. 내가 완전히 앉자 그는 양손으로 깍지를 끼고 머리 뒤를 받치면서 느긋하게 말했다.

“수아는 아라드를 만나러 갔네.”

그래. 정말로 느긋하게. 옆집 친구네 놀러갔다고 말하는 것처럼.

“아, 그렇군요. ……네?”

내 반응이 늦은 건, 정말이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신 미쳤냐!

잠깐 기억이 사라지고, 다음 순간에 나는 그의 멱살을 잡고 있었다. 그는 내 손을 푸는 대신 아까와 같은 흥분하지 말라는 듯한 손짓을 했으나 이번만은 따를 수 없었다. 아라드한테 갔다고? 그걸 알고 있다고?

그런데 안 막았다고!

“죽는다고!”
“위험하다는 건 나도 아네.”
“그럼 왜!”
“자네가 없지 않나?”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 뜻밖의 대답이었다. 나? 내가 왜? 나는 그의 멱살을 쥔 채 한참이나 멍청히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아저씨의 눈은 차가웠다. 지금까지의 그 어떤 때보다도 더.

“자네가 자네 입으로 말했지 않나. 약혼자만이 그 아이 옆에 대등하게 설 수 있는 유일한 자리라고.”
“어……?”
“내가 가서 해결하면 어떻게 될까? 뭐, 수아는 일단 위험에서 벗어나게 되겠지. 아라드도 완벽하게 제압해서 이번에야말로 백회에 넘겨버릴 수 있을 걸세. 그런데…… 자네, 수아 성격 잘 알지? 그토록 딱 붙어서 티격태격하면 모르려도 모를 수가 없을 테지. 그 아이는 이미 이걸 자기 일이라고 여기고 있다네. 자기 힘으로 극복하려고도 하고 있지. 그런데 거기에 내가 끼어들어서 마음대로 일을 정리해버리면 어떻게 될까? 내가 나중에 제대로 사정을 설명한다 해도 그 아이는 납득하지 못할 걸세. 그리고 그건 평생 그 아이 맘속에 응어리로 남겠지. ……뭐, 그렇다고 정말로 죽게 내버려둘 생각은 아니네만. 자네가 없었으면 나라도 가려고 했지 뭘.”

이번에야말로 나는 멍해졌다. 머리를 쇠망치로 몇 대나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나는 멱살을 쥔 손을 풀고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전부 다 알아들었고, 전부 다 납득해버렸고, 그래서 더 어이가 없었다. 그 녀석 성격이야 잘 알고 있었지. 아니,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설마 자기 목숨까지 아무렇게나 내버릴 정도로 막무가내일 줄은 몰랐다.

“자 그럼 여기서 다시 질문. 수아는 왜 충분한 준비도 하지 않고 이렇게 급하게 아라드를 찾으러 나갔을까?”

질문타임 아직 안 끝난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방금 전에 아저씨가 다 떠벌렸잖아? 그 녀석이 이미 이걸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혼자서 극복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어. 잠깐 기다려.

난 그 녀석의 성격을 잘 안다. 그 녀석은 막무가내다. 분명 막무가내인데, 어이없게도 냉철한 막무가내다. 마구 들이대는 것 같은데도 속으로는 계산을 한단 말이다. 이길 수도 없는 일에 황소처럼 들이댔다가 나가떨어지는 게 아니라, 이길 수 없는 일을 만나면 이길 수 있을 때까지 대책을 강구하며 들이대는 녀석이란 말이다.

그러니까 아저씨의 말은 말도 안 된다.

내가 아는 유수아는, 못 이길 게 뻔한데도 이길 거라고 착각하고서는 바보처럼 목숨을 내버리는 여자가 아니란 말이다.

“엥? 그러니까, ……어?”

내 머릿속은 삽시간에 빙빙 꼬여버렸다. 이번만은 아저씨도 가르쳐주지 않겠다는 건지 팔짱을 낀 채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결국 나 혼자 생각해야만 했다. 좋아. 그러면 일단 차근차근 정리해보자.
아저씨는 아까 전에 유수아가 나를 걱정했다고 했지? 그리고 걱정한 이유는 내가 그 녀석 눈앞에서 죽을 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럼 날 죽인 사람은 누구지? 아라드 파시모나카, 그 마녀다. 지금 유수아가 찾으러 나간 그 여자.

답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너무 빨리 나와 버렸다.

“……아, 아하.”

게다가 동시에 아까 전에는 풀어내지 못한 의문에 대한 해답도 나왔다. 왜 그 녀석 옆에 있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유수아한테 가지 못했었냐고? 그거야 당연하다. 죽는 건 무서우니까. 녀석과 마찬가지로 누가 죽는 걸 눈앞에서 본 나는 특히 그걸 잘 알고 있다. 죽는 건 무섭지, 암.

그런데 그 녀석은, 뭐 임마?

내가 걱정돼서.

그러니까, 내가 죽는 꼴이 보고 싶지 않아서 자기는 죽으러 간다고?

“……아하하, 이거, 뭐라고 말해야 할지.”

결국 할 말을 찾지 못한 나는 얼굴을 가리며 실소했다. 물론 녀석은 죽으러 가는 게 아니라 이기러 갈 생각이겠지. 혹시 준비가 부족했어도,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지 못했어도 녀석은 절대 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수아 그 녀석이 그 며칠 사이에 3류 잡소설 주인공처럼 숨겨져 있던 새로운 힘에 눈떴을 리도 없고, 당연하지만 녀석이 그 마녀에게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하여간 어지간한 남자는 발끝에도 못 따라갈 정도로 무모한 녀석이다. 더 대단한 건 그렇게 무모한 것처럼 들이대는 주제에 결국에는 자기 하고 싶은 건 다 이뤄낸다는 거고.

그러니까 말이야.

어쩌면, 이번에는 마녀한테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 녀석 옆에 있다면, 말이지.

“간신히 붙잡은 표정을 하고 있구먼.”
“그 녀석 어디로 갔죠?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대답도 제대로 하지 않고 급하게 묻자 그는 쓰게 웃었다. 그리고는 마치 준비해뒀다는 듯 품속에서 새것처럼 빳빳한 작은 스트랩을 하나 꺼내 내게 주었다.

“끝을 잡고 흔들면 수아가 있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네. 한 번 기울어지면 쭉 수아가 있는 곳만을 가리키니 편리한 물건이지.”

나는 그의 말대로 스트랩 끝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었다 멈췄다. 그러자 빳빳하던 스트랩이 천천히 꺾이더니 지면과 수평이 되는 시점에서 멈춰 정말로 어딘가를 가리키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아저씨를 돌아보았다.

“감사합니닷! 이거 불량품 아니죠?”
“자네 머릿속만큼은 아니네.”

나는 즉시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아저씨가 잘해보게~ 하고 말하는 게 들렸지만 대꾸를 돌려줄 시간도 아까웠다. 현관에 도착해 신발을 신고, 미닫이문을 박살낼 기세로 열어젖히고서 나는 스트랩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반격의 시간이다!

일주일 내내 나를 무시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어!

---

이 소설은 준비된 자만 받는다!

하루에 수 편이 한꺼번에 올라오기 때문에, 아무리 재미가 있어도 계속해서 추가되는 분량들을 보면 읽을 마음이 떨어지기 마련. 그러므로 이 소설은 준비된 자만 받습니다. 350kb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그런 쿨하고 멋진 분들 말이죠!



그러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요.

귀찮거등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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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 주세요! (完) 5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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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성 이둔감한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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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완결입니다. 8 페더 09.08.23 1048 0
55 에필로그Epilogue 8 페더 09.08.23 971 0
54 4/그 일들의 결말(4) 8 페더 09.08.23 945 0
53 4/그 일들의 결말(3) 8 페더 09.08.23 912 0
52 4/그 일들의 결말(2) 8 페더 09.08.23 965 0
51 4/그 일들의 결말(1) 8 페더 09.08.23 983 0
50 3/그 여자의 약혼자(12) [2] 8 페더 09.08.21 943 0
49 3/그 여자의 약혼자(11) 8 페더 09.08.21 952 0
48 3/그 여자의 약혼자(10) 8 페더 09.08.21 943 0
47 3/그 여자의 약혼자(9) 8 페더 09.08.21 973 0
46 3/그 여자의 약혼자(8) 8 페더 09.08.19 978 0
45 3/그 여자의 약혼자(7) 8 페더 09.08.19 963 0
44 3/그 여자의 약혼자(6) 8 페더 09.08.19 988 0
43 결혼해 주세요! 8 페더 09.08.19 953 0
42 3/그 여자의 약혼자(5) [1] 8 페더 09.08.19 968 1
41 3/그 여자의 약혼자(4) [1] 8 페더 09.08.19 951 1
40 3/그 여자의 약혼자(3) [1] 8 페더 09.08.15 964 1
39 3/그 여자의 약혼자(2) [2] 8 페더 09.08.15 955 1
38 3/그 여자의 약혼자(1) [3] 8 페더 09.08.15 938 1
37 2/그 레이스의 참가자들(8) [1] 8 페더 09.08.15 96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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