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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악령이여, 물렀거라 by 산바람

악령 퇴치를 목적으로 하는 개그물?

[]
총 편수 23 / 총 관심작 수 5 / 총 추천수 0 / 총 용량 0Kbytes
  3장. 과거여, 물렀거라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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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6 산바람[jijih]  
조회 1256    추천 0   덧글 1    / 2009.08.17 11:43:00
정우의 말에 도현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강한 악령이라니? 지금까지 봤던 것보다 더 강한 악령은 잘 상상이 가질 않았다. 영혼을 두 개 먹었을 뿐인데도 자신이 겪어본 그 힘은 엄청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도현은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된 마음으로 정우에게 질문을 하였다.
\"제가 만났던 악령보다 더 강한가요?\"
\"그래.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레벨이 높은 거라고 보면 돼. 외형의 변화는 둘째치고 모든 게 상승한 거니까 말이다.\"
\"그럼 대체 그런 악령이 어디 있는 건가요?\"
\"내가 어떻게 아냐? 난 탐지능력이 그다지 좋은 것도 아니고 우연히 이곳이 그 악령에게로 가는 길이었는지도 모르지. 거기다 악령이 꼭 도시에 있으리란 법은 없잖냐.\"
정우는 그렇게 설명하고는 귀가 간지러운지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비적거렸다. 하지만 도현은 생각에 빠져있어서 그런지 그걸 전혀 신셩쓰지 않는 듯 했다. 그러다 이내 뭔가를 결심한 듯 눈을 빛내며 입을 열었다.
\"선생님.\"
\"왜?\"
\"우리가 그 악령을 찾으면 안 될까요?\"
새끼손가락 끝에 묻은 귀지를 입으로 불려던 정우는 도현의 말에 그 자세 그대로 굳더니 한심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 눈빛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있는 도현을 본 정우는 한숨을 푸욱 내쉬더니 손을 몇 번 턴 뒤 평소의 나른한 모습으로 돌아와 말하였다.
\"악령과 싸울 때는 허허벌판이 제일 유리하다. 왜 그런 줄 알겠냐?\"
\"왜…요?\"
\"악령에게 공격당해봐서 알겠지만 그 녀석들은 보통 벽을 통과해버리지. 만약에 숲에서 악령을 만났다고 생각해봐라. 바로 끝장인 거다.\"
\"…….\"
도현은 그 장면을 상상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몸을 살짝 떨었다. 나무들이 빽빽히 차 있는 숲. 그곳에서는 나무들때문에 피하기가 정말로 어렵다. 하지만 악령은 그걸 그냥 통과해버린다. 정우 말대로 정말로 끝장일 수 있다는 의미다.
\"거기다가 무슨 수로 찾을래? 무작정 돌아다닌다고 해서 어디에 떡 하니 그 악령이 \'여깁니다, 여러분\'하면서 친절하게 알려줄 것 같애? 그리고 상대의 역량도 모르면서 찾겠다고 하냐? 또 지금은 내 무기인 영안이 없어서 난 원래 전투력의 반도 못 낸다고. 그런데 엄청 센 놈이 떡하니 나타나면 약해진 나와 일반인인 너로 승부가 될 것 같냐? 그러니까 그딴 걱정하지 말고 악령을 무시하는 법이나 제대로 익혀. 뭐하면 협회에 연락하면 되니까 말야.\"
쏘아붙이듯이 이어지는 정우의 설명에 도현은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 무엇도 반박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악령을 만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지만 퇴마사도 아닌 일반인이 악령을 상대로 뭔가를 할 리는 만무했다. 하지만 일반인이 아니라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도현의 머릿속에 하영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녀가 도움을 줄 일은 없어보였다. 그러다 문득 설마하는 의문이 들었다.
\"선생님, 유하영이 혹시 그 악령을 찾으려는 거 아닐까요?\"
\"십중팔구.\"
아리송한 의문을 담은 질문을 하였는데도 정우는 단호하게 대답을 하였다. 그도 이미 그 점에 관해서는 생각해 두었던 것이었다. 그는 담배를 꺼내들었다가 요상한 눈빛의 도현을 보더니 손에만 쥔 채 얘기를 계속하였다.
\"유하영의 엄마를 죽인 악령이 도망갔다고 했지? 퇴마사에게서 도망갈 정도라면 꽤 강한 악령임이 분명해. 이 근처에 강한 악령이 있다는 건 그 녀석도 눈치챘겠지. 그러니 분명히 확인하고 싶을 거야. 그 악령인지 아닌지를 말야.\"
\"선생님은…, 어쩌실 거에요?\"
\"어쩌긴 뭘 어째. 일단 기다려 봐야지.\"
예상했던 답변이었다.
그래도 도현에겐 너무 냉정하게 들려왔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지금의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무작정 기다리거나, 무작정 찾아다니거나 이렇게 둘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에휴, 알았다, 알았어.\"
도현의 암울한 표정을 보다 못한 정우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탁자 위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 슬라이드를 위로 올렸다. 갑작스런 행동에 도현이 의아해하고 있자 정우는 나른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협회에 연락해볼테니까 그딴 표정 짓지 말라고. 귀찮아 죽겠네. 어쨌거나 이제 가봐라. 너무 늦은 거 아니냐?\"
정우의 말을 듣고 시계를 보자 바늘은 어느 새 10시 30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도현은 화들짝 놀라 가방을 들고 급히 일어선 뒤 전호를 귀에 대고 있는 정우를 향해 인사를 하였다.
\"그럼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오야, 악령 만나면 무시해라잉. 여보세요?\"
\"네.\"
도현은 대답을 하고는 정우의 방을 나왔다. 나오기 전에 정우가 뭐라 대화하고 있는 소리가 들렸지만 잘 들리지도 않았기에 그냥 무시하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가 집으로 오는 길에 아까 정우가 말했던 강한 악령은 물론, 다른 악령도 만나지 않았다. 무사히 집에 도착한 그를 성의없이 반겨주는 건 역시나 여동생 서현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난 듯 서현이 고개를 돌려 도현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그러고보니 요즘 자주 늦게 들어오더라? 설마….\"
\"…설마 뭐?\"
\"여자친구 생겼어?\"
\"……에휴.\"
도현은 그러면 그렇지하곤 한숨을 푹 내쉰 뒤 \'진짜야? 정말로?\'와 같은 말을 하는 서현을 무시하곤 방으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었다. 그 뒤 잠시 샤워를 한 도현은 부엌으로 가 시원한 물을 한 잔 마신 뒤 거실 쇼파에 앉아있는 서현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티비만 보고 있었고 도현은 그런 그녀에게 아까의 복수를 하고자 질문을 하였다.
\"그러는 넌 남자친구 없냐? 고백도 많이 받아봤을 것 같은데?\"
\"고백은 많이 받아봤는데 별로 마음에 드는 남자는 없더라고.\"
\"…….\"
예상치 못한 반격에 도현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한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며 자신의 실수를 자책하였다. 서현은 꽤나 예쁜 외모와 특유의 도도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순간의 복수심으로 도현은 그 사실을 잊어버렸던 것이었다. 그가 자책을 하고 있건 말건 서현은 여전히 티비만을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나한테 고백하는 애들은 전부 좀 노는 애들이거나 순딩이더라. 내 이상형은 그런 애들이 아니라….\"
갑자기 말을 멈춘 서현은 티비에서 시선을 돌려 잠시 도현을 바라보다가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생각해보니 내가 왜 이런 걸 오빠한테 말해줘야 되는 거지? 그냥 그렇게 알아두고 넘어가.\"
\"넘어가긴 뭘 넘어가? 말해준 게 자기자랑밖에 더 있냐?\"
\"부러워?\"
\"시끄러워, 이 꼬맹아.\"
\"아파파팟, 아프다고!\"
순간 발끈한 도현이 서현의 머리에 살짝 꿀밤을 먹였지만 그녀는 격렬하게 반응하더니 벌떡 일어나 도현의 정강이를 힘껏 걷어찼다. 진심이 담긴 일격에 도현은 정강이를 잡은 채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굴렀고 서현은 냉정하게 몸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흥!\"
이라는 말을 남긴 채 말이다. 한참 후 도현은 아직도 얼얼한 정강이를 문지르며 여동생의 방을 노려보았다.
\"저 녀석, 언제 이렇게 힘이 세졌다냐. 아야야….\"
그 고통이 잘 때까지 계속 되자 도현은 앞으로 서현을 전력으로 상대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정강이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고통 속에 서서히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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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산바람 08/17/11:43
강합니다, 여동생! 셉니다, 여동생!

저런 캐릭터를 한 번 써보고 싶었어요

어쨌건 조금씩 끝이 보이는군요

재밌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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