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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 주세요! (完) by 페더

분명히 말하지만, 나와 그녀는 매우 사이가 좋지 않다.

그런데 뭐, 약혼이라고? 말도 안 돼,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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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39    추천 0   덧글 0    / 2009.08.21 18: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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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5위의 모습이 보일 거야.”

달려 나가며, 그녀가 담담하게 말했다. 5위라니, 아직 경기 초중반이라는 걸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순위다.

“가까워진다. 200미터, 150, 80…….”

카운트다운을 하듯 거리를 재는 유수아의 말마따나, 앞쪽 조금 떨어진 곳에 커다란 종이비행기에 올라탄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종이비행기라니 굉장한 센스다.

“얕보지 마, 저렇게 생겼어도 식신일 거야.”
“미안, 식신이 뭔지 모른다.”
“붙을게. 안 떨어지게 조심해!”

유수아는 내 말에 대꾸하는 대신 그리 말하며 순간적으로 속도를 올렸다. 지금까지의 속도에 익숙해져 있던 나는 균형을 못 잡고 떨어질 뻔했으나 그녀의 몸을 붙잡고 버텼다. 왼손에 닿은 부드러운 감촉. 역시 조금 미묘하단 말이야.

“어어어어딜 만지는 거야아!”
“어쩔 수 없으니까 패스! 코앞이다!”

그녀는 주먹을 들어올렸다. 목표는 눈앞의 5위. 유수아의 천지인이 그녀의 주먹에 모인다. 그러나 그녀가 손을 내밀기 전 나는 상대의 모습이 안개처럼 흐릿해지는 것을 보았다.

“기다려! 환영이야!”
“!”

그녀는 어깨를 흠칫 움츠리며 뒤로 훌쩍 뛰어 물러났다. 간발의 차로 그녀가 서 있던 자리에 하얀 번개가 떨어졌다. 그녀는 혀를 차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나도 고개를 들었다. 종이비행기 위에 올라탄 남자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으음? 누꼬? 늬기 같은 마법사는 내 들어본 적도 없…….”

마법사의 말을 듣지도 않고 유수아가 바닥을 박차며 뛰어올랐다. 다른 때라면 몰라도 지금은 쓸데없이 낭비할 시간은 0.01초도 없다.

“문답!”
“무용!”

오른손을 틀어쥐고, 유수아는 그대로 남자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그러나 그의 몸에 공격이 닿기 직전 그녀가 내지른 주먹이 뭔가에 막히듯 뒤로 튕겨나갔다. 그녀는 크게 혀를 차며 다시 바닥에 착지했다. 남자가 어깨를 으쓱했다.

“이런이런. 이름이라도 말하면 어데 덧나기라도 하나? 예절머리가 안 됐구마. 후회할 기다.”

남자가 가볍게 발을 굴렀다. 하늘 언저리에 섬광이 번쩍였다.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유수아는 앞으로 몸을 날렸다. 번개가 방금 전까지 우리가 있던 자리에 떨어졌다. 그녀는 돌아보지도 않고 다시 뛰어올랐다. 허공에서 그대로 오른손을 휘젓자 그녀의 앞에 반투명한 마력의 거울이 나타났다. 때맞춰 남자가 행사한 번개는 거울에 맞아 사방으로 튕겨나갔다. 높이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그녀는 순간적으로 발밑에 발판을 만들어 2차적으로 도약했다. 마법사와의 거리가 단숨에 0에 가까워진다.

“흠!”

남자가 다시 발을 굴렀다. 그의 주변에 반투명한 방벽이 나타났다. 그러나 유수아는 상관하지 않고 오른손을 내뻗었다. 천지인이 휘감겨, 선풍처럼 회전하며 날카로운 빛을 흩뿌렸다. 방벽은 손쉽게 박살났다. 그러나 남자는 이미 다음 공격 준비를 마친 뒤였다.

“우오!”

이번엔 숨어있던 내가 나설 차례였다. 나는 그대로 손을 내뻗어 남자의 멱살을 붙잡았다. 나는 신경도 쓰고 있지 않았던 듯, 남자의 얼굴에 당황이 스쳐지나간다. 그는 뒤늦게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아무래도 내가 더 빠르다. 나는 그대로 남자의 몸을 종이비행기 밖으로 집어던졌다.

“우으아아아아악――?!”

남자의 비명소리가 꼬리표처럼 길게 늘어졌다. 유수아가 황당한 얼굴로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그저 어깨만 한 번 으쓱했다. 명색이 마법사니까 죽지는 않겠지. 마법 만능이잖아?

“다시 전진!”

유수아는 아직도 허공에 떠 있는 종이비행기를 발판삼아 낮게 도약했다가 빠른 속도로 땅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착지의 충격을 마력으로 상쇄하고 그녀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두 번째 바퀴는 모든 선수가 하나의 길로만 달려야 하지만 첫 번째 바퀴는 하나의 랠리 포인트를 목표로 코스가 세 개로 나뉘어 있다. 코스의 길이와 장애물의 난이도는 그다지 다름이 없기 때문에 어느 코스로 달릴 지는 순전히 선수의 마음이다. 덧붙여 각 코스들은 중간 지점에서 한 번 하나로 교차했다가 다시 세 개로 흩어지기 때문에 운이 좋다면 앞서가는 선수와 마주치지 않고 추월해버릴 수도 있다.

운이 좋았던 것일까, 5위를 제외한 다른 선수는 다른 코스로 달리는 모양이었다. 우리는―유수아의 말에 따르면―순조롭게 4위와 3위까지 제치고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은 1위와 2위뿐이다. 게다가 그녀의 말에 의하면 2위와의 거리는 꽤 멀다는 모양이다. 지금 따라잡지 않으면 두 번째 바퀴에서 마주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신경 쓰이는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아라드 파시모나카는 언젠가 반드시 우리를 공격해올 것이다. 그 이전에 섣불리 다른 선수들과 접전을 펼치는 것은 위험하다. 혹여 싸우던 도중 그 마녀에게 뒤를 잡히기라도 하면 반격할 새도 없이 죽는다.

“뭐 그래도, 그런 것 치고는 그 녀석 묘하게 얌전한데.”
“응?”

내가 중얼거리자 그것을 들은 그녀가 의아한 얼굴로 나를 돌아보았다. 앞을 보는 것도 아닌데 이리저리 장애물들을 피해가는 것이 신기하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마녀 말이야. 우리만 남으면 곧바로 공격해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잖아.”
“겁이라도 먹었나보지.”

그녀는 심드렁하니 말하며 다시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불안해졌다. 아무래도 영 느낌이 좋지 않다. 20km를 가리키는 표시등을 지나치며 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어쩌면, 우리가 지나갈 장소에 매복을 하고 있다거나 함정을 설치했을지도 모른다. 치사한 수법이지만 진심으로 유수아를 죽이고 싶어 한다면 못 쓸 것도 없다. 그리고 아라드의 그 증오는 진짜다.

“야, 잠깐 멈…….”

거기까지 생각한 내가 그녀를 불러 세우려는 순간,

갑자기 그녀가 제자리에 우뚝 멈춰섰다.

“어?”

나는 탄성을 터뜨리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지금이 레이스 중이라는 것을 까먹기라도 했는지 자리에 멍하니 서서는 정면의 한 곳을 노려보고 있었다. 나도 그녀를 따라 시선을 들어올렸다.

“지금은 레이스 중입니다. 선수가 달리지 않아서는 안 되지요.”

거기에, 언제부터인지 어둠을 휘감은 마녀의 모습이――

“!”

유수아의 행동은 빨랐다. 상대가 적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단 한마디 말도 없이 남은 거리를 위한 여력을 뺀 모든 힘을 담아 상정할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달려 나갔다. 그녀의 천지인이 백열을 넘어 폭열하기 시작했다. 마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빠른 속도에 반응하지 못한 것일까? 아니, 그럴 리가 없다.

“멍청아! 흥분하지 마!”

내 목소리에 유수아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듯 어깨를 떨었으나 그와는 별개로 이미 그녀는 주먹을 마녀를 향해 내지르고 있었다. 천지인의 회전이 한계에 이르는 순간, 그녀의 오른손에서 빛이 폭발했다. 빛의 종말에 미치는 마법은 아니지만, 있는 힘을 다 긁어모은 공격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마녀는 그 자리에서 여전히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채, 그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역식 행사.”

불길한 보라색의 구체가 세 개 떠올랐다.

천을 통해 결정된 술법의 목적과 방향성이 반전된다. 지를 통해 완성된 술법의 그릇이 깨지고 다시 빚어진다. 역식을 허용당한 마법이 창끝을 향하는 곳은 이제 마녀의 쪽이 아니라 우리들 쪽이다.

“……!”

유수아가 뭐라 외쳤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귓가에 닿기 전 폭음이 터져 나왔다. 코앞에서 쏟아지는 빛의 파도를 피할 방법은 없었다. 단숨에 온몸의 감각이 불타는 듯한 고통과 함께, 나는 어찌할 새도 없이 유수아의 등에서 떨어져 바닥을 나뒹굴었다. 몸이 한 번 튕기고, 두 번 튕기고―기억하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다음 순간, 의식이 까맣게 닫혔다.

---

아니 뭐.

윤성이 허약하고.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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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기 전에 검색하는 습관을 들입시다.
선검색 후질문, 네티즌의 기본 매너입니다.
-By.공익광고(?)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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