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작 완결작

검색결과

아이크 빛과 어둠의 검사
전파소설가 [식극의 소마]...
Leafy 암흑면
연화홍란 전생을 했지만...
redbead 환생 뒤 전(前...
pakpa 1
갓카 내 모니터 속...
카미즈 라그나로크 극
카미도 혼란스러운 거리
컨알 하얀 악마
카이테미요 천명을 힐러였...
AlwaysLaugh 설령, 당신이 ...
실버나라 나만 판타지 ...
wani [단편] Black ...
lyan15 검은 천사
rlight 지나가던 선비
로드드라콘 구마록(驅魔錄)
보닝 신같은 포지션...
정상인임ㅎ 대마왕이 가출...
엽토군 블로그
부르프 낮으로 걸어오...
air05 하루아침에 마...
라쿠카라챠 츤데레 여친과...
잉여포돌이 Re:
9A 금경을 삼킨 용
살많은빼빼로 자유의 날개
노아카미 Heal Up
살많은빼빼로 억압의 사슬
요리코 이세계 소환! ...
적색소음 나는 결국, 아...
봄날상어 우리들의 일상...
호떡 밖으로 나가면...
건달프 After Memories
사가 성불사
노가리 미래에서 미래...
똑같은매일 강철 심장의 고동
승다르크 카르페 디엠
멘카로건 Let Us [Rise ...
살많은빼빼로 Life with dead
랑이초록 지구스토리: ...
joseu 생판 몰랐던 ...
쥐며느리 머그속 그녀의...
살많은빼빼로 학생의 반란
초록만두 창밖으로 뛰어...
joseu 생미부
박사능 흉터 새기는 남자
주렁이 이세계 직업에...
멜렌나 노 네임-제미니-
Enivia 하나뿐인 여동생
pwins 용사의 은퇴시기
호치 사랑하는 나의...
레드트리 반인반요
갓카 단편 모음
오얏 고코미의 모험
책갈피 오늘의 꽃을 ...
코노미카 우리 동아리에...
불닭 해골과 소년의...
서호란 살아간다는 것은.
이동규 마왕 따위 되...
이동규 죽음이 사는 숲
비익연리 나와 그녀의 ...
JG광합성 호텔! 마왕성!
레크리셔 빨간 망토 소...
Nehru CRISHA[크리샤]
별티끌 누리끼리
뚜뚜루 나의 작은 기사님
카샬 이제는 너무나...
갓카 Nostalgia
밤바다 이런 나지만 ...
즈잔 황폐한 땅의 ...
도토리x 망할 유령들 ...
두희 나와 호랑이님
나하린 프로 조연과 ...
pakpa 제목미정
9959 운명의 돌: 멈...
yooil 내 소꿉친구는...
리츠카 페퍼민트 카페인
샌니마 저, 오늘부로 ...
김리토 레스즈
1ron 나와 요정의 ...
미호 라노벨에 사용...
칠흑의카밀레 소인 세계에서...
HAlt 환생한 대주술사
깽깽이 이세계의 블랙...
xiix 암살법사
BLAZE ???
엘그나 정상 위에 소...
연역 롤플레잉!
W더블 진홍의 히스토...
형칠이22 팀 파이브 엔젤스
즐거운나날 신님은 우리들...
pe0000 이세계 용사와...
카사토리00 메이드 여동생...
피토휘 여동생과 나 ...
tg가로수 평소대로 살았...
라케리안 모형정원
실크라운 쿨데레X츤데레...
이부프로펜 이 동아리 뭔...
칠흑의대마왕 도적은 왕에게...
세하 Dreamland Online
소라구 - 그와 그녀의 일기 by 메르피나

갑자기 불치병에 걸려 허약한 몸과 이상한 능력을 손에 넣은 여자 아이가 옆집으로 이사온 퇴마사와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참고로 대문 그림의 경우 인터넷에서 찾아 도용한 것으로 저작권 법에 침해될 시 바로 삭제하겠으니 쪽기 부탁드립니다.)

[]
총 편수 22 / 총 관심작 수 5 / 총 추천수 0 / 총 용량 -10.64Kbytes
2 메르피나  lv 2 35% / 405 글 24 | 댓글 25  
관련글
  09. 10. 25 - 그의 일기
0명 참여 별점
 
  2 메르피나[grace]
조회 841    추천 1   덧글 0    / 2009.10.26 18:32:49
09. 10. 25   p.m. 10 : 47     - 그의 일기 -

 

 잔뜩 게으름을 부리다가 느지막이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눈꺼풀이 잔뜩 끼인 눈을 비비며 일어나니 나를 맞이하는 것은 분명 중천에 떠 있었을 태양이었다. 이럴 때는 의뢰인과의 늦은 약속이 가능하다는 게 정말 행운처럼 느껴진다. 오후에는 전혀 시간을 낼 수 없는 의뢰인도 있지 않았던가! 사다 놓은 3분 요리로 점심 겸 저녁을 때우고 어제 찾아갔던 의뢰인을 다시 찾아갔다. 의뢰인은 집 앞에 있는 작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나를 맞아주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시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어서 와요, 젊은이. 이런 모습으로 손님을 맞아 미안하네만, 매일 하던 일인데 중간에 그만두고 손님을 맞기가 뭐해서 이런 실례를 저지르게 되었네. 겸사겸사 내 작은 텃밭 자랑도 할 겸 이리로 오라고 했지.”


 
완벽한 작업복 차림의 의뢰인이 한 손에 물뿌리개를 들고 만면에 웃음을 가득 지으며 말했다. 그녀의 옆에는 작은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온 김에 내 자식 같은 것들을 구경 좀 하고 가게나.”


 
그녀는 자신이 기른 약초들의 이름과 효능을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건 어제 자네가 마셨던 재스민일세. 기분을 편안하게 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지. , 옆에 있는 건 약초가 아닌 장미인데, 그래. 그냥 장미일세. 꽃잎을 잘 갈무리해서 쨈으로 만들거나 차로 마시면 그 향이 정말 좋아. 내가 신혼이었던 몇 십 년 전부터 꾸준히 심고, 키우고, 수확했다네.”


 
하나하나 짚어가며 말하는 그녀는 어제와 달리 반짝거리는 눈과 여유로워 보이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의 하얗게 샌 머리카락마저도 멋스러워 보였다. 나도 나중에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으나, 꿈은 꿈일 뿐이다. 대략 한 시간 정도를 그녀의 비닐하우스에서 보낸 후에야 비로소 그녀와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런. 바쁜 사람을 나 좋자고 너무 붙잡고 있었던 것 아닌지 모르겠네.”


 
이렇게 말하는 그녀에게 나는 고개를 젓고 웃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덕분에 좋은 구경 했습니다.”


 
그럼 여기 앉아서 잠시만 기다리게. 내 옷 좀 갈아입고 나오지. 에리야! 여기 차 줌 내와주겠니?”


 
의뢰인이 방으로 들어간 사이 5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3명분의 차를 가지고 나왔다. 나는 그냥 앉아있기가 뭐해서 도와주려고 다가갔으나, 그녀는 괜찮다며 만류했다. 어제도 잠깐 뵌 분이지만, 대화는 하지 않았었다. 헌데 웬일인지 오늘은 내 맞은 편에 앉았다. 그녀가 무언가 달갑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나는 수년간의 경험으로 알 수 있었다.


 
솔직히, 저는 지금도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녀의 냉정한 목소리를 듣고, 씁쓸한 기분으로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이 당연합니다. 매번 일을 시작할 때마다 의뢰인들의 의심에 찬 말을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깐요.”


 
제가 너무 언짢게 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오갈 곳이 없는 저를 아무 의심 없이 받아주셨을 정도로, 저 분께서는 매우 순진하셔서요. 가득 이나 지병도 있으신 분인데 누군가에 의해 상처 입는 일은 피했으면 합니다.”


 
미안했는지, 그 아주머니는 조금 부드러워진 말투로 이야기 했다.


 
부인께서 메일을 보내고, 퇴마사가 오신다고 할 때까지만 해도 심심하신 일상에 조금쯤 흥미로운 일거리를 만들고 싶어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하신다는 것을 깨닫고 말리려는 찰라, 아들뻘로 보이는 남자가 갑자기 와서는 본인이 퇴마사라고 그러니 저로써는……”


 
에리, 일하는 능력을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단다.”


 
부인은 편안해 보이는 옷차림으로 방에서 나오며, 나를 향한 의심이 가득 담긴 말을 잘랐다.


 
이해하도록 해요, 퇴마사 양반. 이 사람은 처음에 우리 바깥양반이 돌아가시고 나를 돌봐주러 처음 우리 집 가정부로 왔을 때부터 내가 딸처럼 아끼게 된 아이니깐. 이이도 내 안위를 걱정해 그런 무례한 말을 한 거라네.”


 
아닙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저런 일들을 다 겪어보고, 이런저런 말들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 분께서 하신 말씀 정도는 저에게는 그냥 일반적으로 듣는 안부인사나 다를 바 없으니 걱정 마세요.”


 
의뢰인의 걱정스러운 얼굴에 나는 아무일 아니라는 듯이 답을 했다. 두 분이 내 맞은편에 앉았다. 그녀가 편히 앉아 차를 마시자, 아까 비닐하우스에서 보았던 강아지가 어느 샌가 다가와 그녀 옆에 조용히 앉아 꼬리를 흔들었다. 나는 너무 늦어서 오늘도 의뢰확인 작업에 실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모두가 자리를 잡자마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부인이 메일로 보내신 내용에 따르면 부인의 주위에 죽은 강아지가 있다고요?”


 
그래요. 내 말을 정말로 믿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오.”


 
그럼, 현재 새로 키우시는 강아지는 없나요?”


 
그렇다네. 근데 그건 왜……”


 
말끝을 흐린 그녀는 갑자기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 말했다.


 
퇴마사 양반이 보기에는 지금 여기에 내 키키가 있구먼!”


 
나는 그 질문 같은 말을 그냥 고개를 숙이며 넘겼다. 사실 나에게는 이때가 가장 난처하다. 부정을 하자니 사실이 아닌데다가, 내 능력이 역으로 부정당할까 두렵다. 그렇다고 긍정을 하자니 의뢰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었다. 거짓말 말라며 화를 버럭 내고는 내가 마치 귀신인 듯 쫓아내는 사람도 있었고, 본인도 죽은 사람을 보게 해달라며 내 옷을 붙잡고 울며불며 사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많은 경우는 정말 그렇다면 어디 증명해 보라며 이것저것 뭐가 보이는지 물어보는 것이었다. 이 경우 나보다 귀신이 더 상처를 받기 때문에, 나의 퇴마 작업은 더뎌지게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나는 아까의 물음에 다시 물음으로 대답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의뢰인께서는 언제부터 강아지가 옆에 있다는 것을 느끼셨습니까?”


 
다행이 그녀는 난처한 축에 속하는 의뢰인이 아니었고, 한숨을 한번 쉬더니 친절하게도 내 물음에 답해주었다.


 
키키가 죽었다고 들은 그 다음날부터였다오. 내가 집안에 있을 때나 비닐하우스로 내 취미생활을 하러 갈 때, 내 옆을 무언가가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지. 발목 부근에 바람결이 다르게 느껴지기에, 처음에는 약초들이 스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 헌데, 결정적으로 아직 키키가 내 옆에 있다는 것을 느낀 날이 있었지.”


 
그녀는 목이 타는지 차 한 모금을 마시고, 진지하게 듣는 나를 바라보며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느 날. 늦은 밤에 이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다 잠이 들었지. 보통은 일찍 들어가 자는 편이지만 재미있는 프로를 늦게까지 하는 날이면 에리를 먼저 재우고, 나 혼자 텔레비전을 보곤 한다네. 키키가 살아있었을 적에는 내가 잠이 들면 키키가 내 다리 위로 올라와 앉으며 두세 번 짖어주었어. 그때서야 나는 잠이 깨, 소파에서 일어나 텔레비전을 끄고 방으로 들어가 편히 잠을 잘 수 있었다네. 매번 키키에게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지. 키키가 내 곁에서 떠나간 이후에도 이런 습관이 남아 소파에서 자고 있는데, 잠결에 강아지가 짖는 소리를 들었어. 키키가 짖는 소리와 아주 똑같았지. 반쯤 깨어있는 상태에서 나는 내 다리 위에 무언가가 앉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네. 이상하게도 무섭다기보다는 따뜻함이 전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 언제나처럼 내가 키키야, 고맙구나.’ 라고 말하자 다리 위에서 느껴지는 무게 감이 사라졌네.”


 
아무래도 잠결이었으니까요. 평범한 인간도 수면 상태에서는 다른 것을 보거나 느끼는 능력이 극대화되거든요.”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녀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그 후로도 몇 번이나 그런 일을 경험했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키키가 내 옆에 아직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라네. 결과적으로 틀리지 않은 것 같구먼. 나나 자네를 믿지 않는 에리마저도 부정할 수 없는 증거를 갖고 있지.”


 
내가 궁금한 얼굴로 옆에서 잠자코 듣기만 하던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키키가 죽은 이후로도 개밥이 줄었어요. 부인께서 아침마다 개밥을 챙겼나 물어보시기에, 그때는 이런 일들을 모르고 단지 부인께서 많이 키키를 그리워하시는 듯 하시어 마지못해 개밥을 챙겼었죠. 처음에 개밥의 양이 줄었을 때는 벌레가 먹거나 부인께서 치우신 줄로만 알았죠.”


 
그녀가 살짝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모든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있다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서 물었다.


 
의뢰인께서는 강아지가 3개월 전에 죽었다고 제게 의뢰하실 적에 적어 보내셨습니다. 이 말이 사실인지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여 긍정의 표시를 해주었다.


 
헌데 그 죽음을 직접 보신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키키의 죽음에 대해 들었다고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이 질문에는 의뢰인이 아닌 옆에 앉은 여자가 대답했다.


 
부인과 저는 그 죽음을 보지 못했습니다. 동네 사람에게서 키키가 차에 치었다는 것을 듣게 되었지요. 부인께서는 키키에게 목줄을 채우는 것을 싫어하셔서, 강아지가 자주 혼자 집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똑똑한 강아지라 곧잘 집을 찾아왔지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습니다. 따라 나가겠다는 부인을 겨우 말리고 제가 그 장소에 도착했을 때, 키키는 이미 처참하게 죽어있는 상태였습니다. 차마 그대로 부인께 보여드릴 수는 없어 화장을 시켰죠. 그리곤 집으로 가져와 마당에 묻었습니다.”


 
나는 또다시 궁금한 것을 물었다.


 
키키를 친 사람이 뺑소니를 쳤나요?”


 
이 질문에는 의뢰인이 대답해 주었다.


 
아니, 그렇지 않다네. 키키의 시신 수습까지 전부 도와주었다는 말을 에리에게서 들었고, 나에게도 몇 번이나 찾아와서 죄송하다고 사과했지. 개가 갑자기 차로 뛰어들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이야.”


 “
키키는 어떻게 해서 기르게 된 개인가요?”


 “
우리 동네에 뒤 족에 작은 산이 하나 있지? 거기에서 덫에 다리가 걸린 아이를 내가 데려다 치료해 주었다네. 산에서 살던 개는 아닌 것 같았지. 주인을 찾아주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네. 그러는 사이 정이 들어 결국 내가 기르게 된 것이지.”


 
이런 문제는 어렵다. 이렇게 된 상황인 경우, 의뢰 받은 내용을 이루는 방법을 찾는 길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이다. 더구나 승천해야 될 상대가 바로 말 못하는 강아지이지 않은가! 나는 부인에게 말했다.


 
부인께서는 저에게 강아지를 성불시키고 싶다고 의뢰하신 걸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냥 저승으로 보내는 방법은 매우 간단해서, 부적 한 장과 주문 몇 마디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성불이라는 것은 강아지가 이 세상에 있는 미련을 해결해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처음에 저는 강아지가 자신을 죽인 사람에 대한 복수를 원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문제를 푸는 것이 아주 쉽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이 강아지가 아무런 일도 저지르지 않았고, 무엇보다 말씀하신 상황이 맞는다면 원한을 품을 이유가 없습니다. 의뢰 내용이 갈수록 어려워 지는군요.”


 
내 앞에 앉아있는 두 사람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의뢰인이 내게 말했다.


 
사실 나도 그게 걱정이네. 도대체 이 아이의 미련이 뭔지 알 수가 없었어.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내가 느끼는 키키의 기척이 사라진다면 서운할 것은 사실이네. 하지만 키키의 원하는 바를 이루어주고, 더 편한 곳으로 보내주고 싶은 마음도 진심이라네.”


 
의뢰를 받은 이상 해야 되겠지. 어렵다고 팽개치는 건 내 성격상 하지 못한다. 결국 나도 부모님의 성격 중 내가 가장 싫어하던 부분을 닮은 것이다. 나는 부인에게 말했다.


 
물론 제가 선천적으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고, 남들이 듣지 못하는 것들을 듣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동물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은 없습니다.”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두 사람이 의외라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하아. 나도 내가 만능이라 모든 일이 가능했으면 할 때가 많다.


 
아마도 이 강아지가 승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부인에 대한 걱정 때문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던 애완 동물을 구해주거나, 주인이 애지중지 키운 경우, 주인에 대한 걱정으로 성불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이럴 경우 아까 말씀 드렸던 방법으로 강제로 사라지게 하는 방법 말고는 없습니다만……”


 
그러자 내 말에 의뢰인이 빠르게 대답했다.


 
그런 방법뿐이고,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나는 키키가 내 곁에서 계속 있어주기를 바라네.”


 
나는 그녀의 대답을 듣고, 차에 대한 감사인사를 하며 일어섰다.


 
아무튼 일단 이 개는 제가 데려가야겠습니다. 저처럼 기가 센 특수한 인간이 아닌 이상, 곁에 죽은 영혼을 데리고 있는 건 살아있는 인간에게 육체적으로나 심적으로 좋지 않거든요. 제가 데려가서 어떻게든 성불시키도록 노력해보지요.”


 그러자 부인이 정색하면서 대답했다.


 
내 건강은 원래 예전부터 좋지 않았네. 지난 3개월간 키키 때문에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어.”


 
당황한 나는 멋쩍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어디까지나 예방 차원에서요. 성불시킬 방법을 찾지 못하면 이대로 데려다 드릴 것을 의뢰 받은 퇴마사로서 약속 드립니다. 정 불편하시다면 이리 생각해주세요. 의뢰를 해결하려면 제가 강아지와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고요. 혹시 강아지가 살았을 적에 사용하던 목줄이 있나요?”


 
내 말에 안심한 의뢰인은 목줄이 없다고 대답해 주었다. 나는 혹시나 해서 미리 준비해간 강아지 목줄을 꺼냈다. 그리고 품 속에서 부적을 한 장 꺼내어 목줄과 함께 고분이 앉아있던 강아지의 몸에 대고 영혼 적응 주문을 외웠다. 강아지의 목에 그 줄을 매는 순간, 유심히 보고 있던 두 사람이 놀랬다. 아마 나에게는 보이는 것이 그들에게는 보이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리라.


 
이 방법은 어떤 물건을 귀신이 생전에 쓰던 물건처럼 만들어서, 귀신이 그 물건을 사용할 때 물건이 귀신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럼 조만간 어떤 결과가 있으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끙끙 되는 강아지를 끌고, 나는 의뢰인의 집을 나섰다. 이 녀석! 오늘 밤 내내 내 바지가랑이를 물어뜯을 생각인 건가. 그나저나 이 강아지가 승천하지 못하는 확실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 아무래도 내 능력만으로는 알기 힘들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내일 태일이 녀석이라도 찾아가 볼까? 그 녀석이 나보다 낫다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지만, 걔가 부리는 식은 같은 귀신이니까 뭔가 통하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은 담배라도 한대 피울 겸 하루 종일 나를 물고, 짖어대는 이 녀석을 산책이라도 시켜야겠다.



태그
2 메르피나  lv 2 35% / 405 글 24 | 댓글 25  

게시물 주소 http://seednovel.com/pb/49809
트랙백 주소 http://seednovel.com/pb/tb/49809
12726 bytes / 210.122.52.23
목록

자유연재 검색된 1 / 2 Page, Total 22 Documents
번호 제목 이름 시간 조회 추천
22 09. 11. 9 - 그의 일기 (1) [2] 2 메르피나 09.11.17 943 1
21 09. 11. 8 - 그녀의 일기 (3) 2 메르피나 09.11.15 837 1
20 09. 11. 8 - 그녀의 일기 (2) 2 메르피나 09.11.12 821 1
19 09. 11. 8 - 그녀의 일기 (1) 2 메르피나 09.11.09 859 1
18 09. 11. 7 - 그녀의 일기 [1] 2 메르피나 09.11.07 873 1
17 두번째 에피 시작입니다. 2 메르피나 09.11.07 940 0
16 09. 10. 30 - 그녀의 일기 (4) [2] 2 메르피나 09.11.07 886 2
15 09. 10. 30 - 그녀의 일기 (3) [1] 2 메르피나 09.11.06 864 1
14 09. 10. 30 - 그녀의 일기 (2) [1] 2 메르피나 09.11.05 810 2
13 09. 10. 30 - 그녀의 일기 (1) [1] 2 메르피나 09.11.03 933 1
12 09. 10. 29 - 그의 일기 (3) 2 메르피나 09.11.03 860 1
11 09. 10. 29 - 그의 일기 (2) 2 메르피나 09.11.02 774 2
10 09. 10. 29 - 그의 일기 (1) 2 메르피나 09.11.01 860 2
9 09. 10. 28 - 그의 일기 (2) [2] 2 메르피나 09.10.31 790 2
8 09. 10. 28 - 그의 일기 (1) [2] 2 메르피나 09.10.30 868 2
7 09. 10. 27 - 그녀의 일기 (2) [1] 2 메르피나 09.10.29 853 2
6 09. 10. 27 - 그녀의 일기 (1) 2 메르피나 09.10.28 825 2
5 09. 10. 26 - 그녀의 일기 2 메르피나 09.10.27 826 1
4 09. 10. 25 - 그의 일기 2 메르피나 09.10.26 842 1
3 안녕하세요. 메르피나입니다. [6] 2 메르피나 09.10.23 1056 1
전체목록 < 1 2 >


Page loading time:0.03s, Powered by pimangBoard v3
회원가입 | 정보찾기

연재

자유연재

공모전연재

베스트 작품

작품 홍보


▶ Today 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