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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구 - 그와 그녀의 일기 by 메르피나

갑자기 불치병에 걸려 허약한 몸과 이상한 능력을 손에 넣은 여자 아이가 옆집으로 이사온 퇴마사와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참고로 대문 그림의 경우 인터넷에서 찾아 도용한 것으로 저작권 법에 침해될 시 바로 삭제하겠으니 쪽기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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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메르피나  lv 2 35% / 405 글 24 |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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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 10. 30 - 그녀의 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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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메르피나[grace]
조회 912    추천 1   덧글 1    / 2009.11.03 21:52:12

09. 10. 30   a.m. 6 : 15   - 그녀의 일기 -

 
이렇게 된 상황이에요, 유모. 그래서 그런데, 조금 이따가 산에 다녀와도 될까요?”


 
일찍 침대를 빠져 나와 나는 유모에게 애원했다. 사실 그 동안 밤에 집 밖을 나가 아저씨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숨겨왔던 나지만, 이번만은 별다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엄하신 부모님께 말씀드릴 용기는 도저히 나지 않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는 심정으로 유모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유모는 길게 한숨을 쉬더니, 나의 경솔한 행동을 꾸짖었다. 하지만 그 꾸짖음에는 무서움 보다 걱정하는 마음이 더 짙은 농도로 배어있어서, 나는 고마움을 느꼈다.


 
하지만 산은 좀 위험한데요, 아가씨. 그러다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고요. 게다가 한 밤중의 산속을 어두워서 위험한데……”


 
나는 의연하게 웃으며, 꽤나 자신 있게 이야기 했다.


 
괜찮아요, 유모. 자신 있어. 오늘은 잠도 많이 자고, 밥도 든든히 먹었는걸……”


 
거짓말. 침대에 누워 흥분에 잠을 설쳤고, 혹시 또다시 아저씨를 난처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에 산에 오른다는 것에 자신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유모는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나의 굳은 의지에 꺾이고 말았다.


 
어쩔 수 없죠. 지난 한달 간 아가씨가 이렇게 기쁜 목소리로 이야기한 적이 없으니까요. 두 분께는…… 비밀로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전화로 알려드려, 놀래 킬 필요는 없으니까요.”


 
부모님께서는 어제 저녁부터 집에 계시지 않았다.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서 온천에 가신 것이다.


 
내가 쓰러진 이후, 쇠약해진 기력 때문에 자주 힘없이 주저앉아 있으실 때가 많아진 어머니를, 아버지께서는 주말마다 되도록 휴양지로 데려가셨다. 가만히 있으면 마음이 더 괴로워질 뿐이라며, 하시던 일을 절대 손에서 놓지 않고 무리하시는 어머니셨다. 결국 아버지는 어머니를 집에서 쉬게 만드는데 실패하고, 주말마다 어딘가로 데리고 가는 것으로 만족하셔야 했다. 사실 이것도 나는 고생하는데, 본인께서는 나가서 쉰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한사코 싫다 하시는 어머니를 나와 아버지, 그리고 유모가 끊임없이 설득한 결과물이었다.


 
유모, 허락해 줘서 정말 고마워.”


 
유모의 허락이 나에게는 세상 모든 사람의 허락을 얻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리하여 어제 저녁 7 40분쯤. 해가 떨어지자마자, 나는 나갈 채비를 마치고 별채 문을 두들기기 위해 내 방에서 나올 수 있었다. 움직이기 편하면서도 따뜻한 복장. 물과 약간의 간식. 그리고 랜턴까지…… 이래서야 일하러 가는 아저씨 옆에서 잔뜩 들떠서 소풍 가는 것 같은 어린애처럼 보일 것 같았지만, 나의 이성은 욕심을 이기지 못했다. 막 현관을 나가려는데, 유모가 나를 붙잡았다.


 
두 분이 안 계신 지금, 제가 후견인이잖아요? 그 사람에게 당부의 말 한마디쯤은 해야겠어요.”


 
나는 적극적으로 나오는 유모를 말릴 수 없었다. 사실 유모 입장에서는 해야 될 도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벨을 누르고, 같이 아저씨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 일찍 왔네. ? 안녕하세요.”


 
오늘 우리 단아 데리고 산에 가신다면서요?”


 
유모의 눈이 이상하리만큼 반짝거렸다. 아저씨는 그런 유모의 모습에 살짝 난처해했다.


 
역시 산은 좀 무리겠죠?”


 
. 그러다 아저씨가 나 안 데려가면 어떻게 하려고. 나는 분명 허락한 유모가 다른 뜻으로 나를 따라온 건가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기대하고 있었던 만큼, 높은 실망의 파도가 그 순간 나를 덮쳤다. 하지만 유모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데려가지 말라는 소리를 하러 온 게 아니에요. 몇 가지 당부의 말을 하러 왔어요. 단아를 데려가는 건 좋지만, 만약 단아가 머리카락 하나라도 다치거나 하게 된다면 절대 댁을 용서하지 않겠어요.”


 
그 후에도 유모는 이것 저것 잔소리를 했다. 서서 오랜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열변을 토하는 유모를 보며, 혹여 유모가 먼저 쓰러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나도 살짝 지루하다 싶을 정도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아무 말없이 다 듣고 나서, 아저씨는 걱정 붙들어 매라고 유모를 안심시켰다. 그리곤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유모를 뒤로 하고, 아저씨와 나는 서둘러 출발했다.


 
아저씨가 향한 산을 우리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지형도 험하지 않고, 산도 높지 않아, 초등학교 때 소풍 장소로 가장 많이 갔던 곳이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가을 산은 햇빛에 반짝거리며 빛나는 형형색색의 단풍잎이나, 발을 앞으로 디디면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낙엽의 소리였다. 하지만 달빛으로는 나무들의 아름다운 옷을 볼 수 없었고, 어제 내린 비에 젖은 낙엽들은, 질퍽거릴 뿐 고운 노래를 불러주지 않았다. 나는 산에 오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실망하고 말았다. 한참을 생각의 성 안에서 혼자 노느냐고, 아저씨와의 산행이 매우 긴 침묵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것도, 그때 당시에 나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아저씨는 이따금씩 뒤따라오는 나를 보고는, 속도를 맞추어 주었다. 그러다가도 품속에서 종이 같은 것을 꺼내 무언가를 외우고,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다시 산행하기를 꾸준히 반복했다. 나는 내심 아저씨가 보통의 등산로로 걸어가는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여겼다. 까칠한 나무 사이나, 빽빽한 풀숲을 헤치고 가야 하는 산행이라면, 솔직히 자신감이 제로였다.


 
이런 식으로 산을 반쯤 올라갔을까? 아저씨는 등산로에서 약간 벗어난 큰 돌을 가리키며, 나에게 말했다.


 
오랜만에 산행이라 생각보다 힘드네. 좀 쉬어가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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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ㅅㄷㄴㅅ 11/05/02:08
기대됩니다~! 빨리 다음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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