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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에 한번씩 업데이트하는 듯한 유쾌산뜻상큼 이능력배틀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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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레텔  lv 6 60.1428571429% / 2521 글 85 | 댓글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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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하얀 거짓말쟁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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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레텔[yunie22]
조회 1217    추천 0   덧글 4    / 2009.11.07 13:31:05

눈을 뜨고 처음 본 하얀 천장은, 낯설었다. 몇 달은 꼼짝도 하지 않고 자기라도 한 듯, 온몸이 찌뿌드드하니 마구 삐걱거렸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서, 고통스런 기침이 절로 뱉어진다. 한 번, 척추를 타고 전신에 아릿한 고통이 흐른다. 무언가 끈적끈적하니 달라붙는 듯도 했다. 그리고 목이 아팠다. 너무나 좋지 못한 기분이었다. 등 뒤로 뭔가 구겨진 종이 같은 것이 배겼다. 불편한 그것을 밀어내려 팔을 허우적거리며, 간신히 상반신을 일으켜 세웠다.
거친 숨을 내뱉으며, 눈을 깜박거렸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은, 지금껏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는 작고 하얀 방이었다. 도대체 여기가 어딘지, 이게 대체 다 무슨 일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안 그러려고 해도 자꾸만 인상이 써졌다. 잠시 그러고 있다가, 이내 비교적 수월하게 하반신마저 일으켜 세웠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어떻게든 진정하려고 애를 쓰며 나는 천천히 방에서 걸어 나갔다.
“아……?”

그리고 마주한 것에, 나는 잠시 호흡을 멈추었다. 방에서 나가자 나를 덮친 건 코를 찌르는 엄청난 피비린내. 거실에 있는 것은 누군가의 시체였다. 빨간 피 웅덩이 속에 가만히 누워있는 그것은 분명 죽어있는 사람의 몸. 안 그래도 정상은 아닌 정신이, 더욱 아득해졌다. 도대체 이게 다 뭐지? 여기는 어디고, 저 시체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가슴이 답답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나의 눈에, 이내 열린 창문을 통해 바깥의 풍경이 들어왔다. 아, 언젠가 와 본 적이 있던 장소. 마침내 나는 깨달았다. 여기는, 분명 그 아이의 집이었다. 언제나 더듬거리며 말을 하는, 약간 시무룩한 모습을 한 소년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아주 잠깐의 찰나 지금까지의 모든 기억들이 머릿속으로 밀려들어왔다.
‘달 토끼 지구침략기’라고 이름 붙여진 사건의 끝. 토끼 대 마왕 머핀과의 마지막 전투. 비 오는 날, 깜깜한 다리 밑에서 정말 죽어라고 싸웠었다. 그래, 모두 기억했다. 지치지도 않고 계속해서 태어나던 달 토끼들. 도무지 이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던 그 기분 나쁜 최종 보스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귓전을 울리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들을 기억했다고 해서, 이 이상한 상황에 대한 해답이 나오는 건 아니었다. 지금의 이 상황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이상했다. 나는 왜 여기에 있지? 아니, 그 전에 나는, 어떻게 여기에 있을 수가 있는 거지?
그 때 나는, 분명히 죽었을 텐데 말이다.
그래, 분명히 나는 죽었었다. 달 토끼의 칼날과도 같은 발톱이 내 배를 뚫던, 끔찍한 격통을 나는 기억하고 있었다.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마지막으로 본 아저씨의 얼굴도 기억하고 있다. 분명 그것은 회복될 수 있는 수준의 상처가 아니었다. 그런데 어째서 나는 여기 이렇게 살아있는 걸까. 그것도 바로 여기, 온달이의 집에서.
그린 그림이 실체화되는 능력을 가진 그 소년 말이다. 온달이는 그 능력으로 이 모든 사건을 만들기까지 했었다. 거기에 생각이 닿자 이유를 알 수 없이 불안해진다. 다시 뒤를 돌아 방으로 돌아가 본다. 방바닥에는, 아까 내가 치워냈던 커다란 도화지가 깔려있다. 순간 철렁, 하고 가슴이 내려앉는 듯 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도화지 옆에 털썩 주저앉는다. 약간 구겨진 도화지. 그리고 그 위에 휘갈겨 쓴 글씨로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은, 바로 ‘이비오’라는 내 이름.
“아……”
말이 나오지 않는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온몸에 힘이 풀린다. 도화지와, 홀로 남은 글자. 이것의 의미를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하기를 거부한다. 설마. 온달이는, 나를.
“그래요. 도련님은, 당신을 살리려고 애쓰셨습니다.”
“흐익?!”
순간 바로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나는 몸을 움츠렸다. 익숙한 목소리였다. 내 기억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아마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플라보입니다. 비오 씨, 기억하고 계시겠지요?”
천천히 몸을 돌려, 눈처럼 새하얀 존재와 마주한다. 위로 솟은 기다란 귀가 한 번 쫑긋한다. 새하얀 머리카락과 역시 새하얀 정장에, 나를 바라보는 두 눈과 메고 있는 넥타이만이 빨갛다. 어딘지 눈꽃을 연상시키는 이 존재는 ‘플라보’라는 이름의, 온달이가 만들어낸 달 토끼들 중 하나였다. 온달이가 어린 시절에 키우던 토끼를 모델로 만든 달 토끼라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플라보는 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나를 바라보는 빨간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었다. 언뜻 보기엔 무감정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 마지막 전투 때, 플라보와 협력해서 싸웠었다. 전투 중이라 정신없는 상태이긴 했었지만, 그렇게 가까이 있으면서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빨간 눈이, 많은 감정을 담고 있다는 것을. 무표정을 가장하고 있다. 어쩌면 그저 감정을 표현하는 게 서툴지도 모른다, 이 토끼는.
“비오 씨. 왜 그러십니까? 아, 아직 정신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으신 건가요?”
“응? 아냐, 아냐.”
다급히 손사래를 친다. 나도 모르게 또 감정이입하려고 했다. 다른 존재의 감정을 자꾸만 내 멋대로 해석하려고 드는 건, 나의 나쁜 버릇들 중 하나였다. 지금 내가 어떤 상태인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런 미묘한 마음의 버릇까지도 온전히 작동하고 있는 것 같았다. 괜히 멋쩍어 하며 뒤통수를 긁적이는 나를 바라보며, 플라보가 입을 연다.
“지금 많이 당황해하고 계실 줄로 압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제가 하는 말을, 잘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살짝 고개를 숙이며 플라보가 말한다. 그저 모든 것이 다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 건지. 나는 그저 헤헤, 웃을 뿐이었다. 별 상황 아닌데도 바보 같이 웃어 대는 것 또한, 예전의 나 그대로다. 여전히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플라보가 말을 이어가기를 기다린다. 플라보의 귀가 한번 쫑긋, 한다.
플라보는 내가 죽은 후의 일들을 말한다. 마침내 머핀을 쓰러트린 세마치 씨. 곧이어 나타난 온달이와 평강이. 온달이는 나의 죽음에, 반쯤 정신을 놓아버리곤 다리 밑을 빠져나갔다. 플라보가 뒤늦게 알게 된 사실로, 그 때 온달이는 집으로 돌아와 나를 그렸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는 실체화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한 온달이는, 공원에 핵을 그려 지구를 멸망시키려고 한다. 때마침 나타난 세마치 씨. 온달이와 세마치 씨의 전투, 아저씨…… 지부장님의 저지. 그리고 PSE에서, 그런 온달이에게 취한 조치.
온달이에게, PSE에서 취한 조치. 양 손목을 절단당한 온달이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후 한달이 지난, 현재. 플라보의 목소리에는, 높낮이의 변화가 거의 없다. 무덤덤하게 엄청난 사실들을 계속해서 말해나가던 플라보의 목소리가, 마침내 멈추었다.
“뭐, 그래서 일단은, 이렇게 된 일입니다.”
그리고 나는 잠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벌어진 입으로 아무것도 내뱉을 수 없었다. 혼란스럽다. 거실에 있는 시체는 무엇인지. 온달이가 나를 실체화하지 못하고 좌절했다면, 지금의 나는 도대체 무엇인지. 머릿속을 떠다니는 무수히 많은 문장들 중에서, 특정한 하나를 골라낼 수가 없었다. 목구멍까지 막혀버린 것 같다. 플라보는 인내심을 가지고 내가 무언가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몇 분을 더 지나보낸 후에야, 나는 간신히 입을 열 수 있었다.
“그럼, 세마치 씨랑…… 온달이는, 지금 괜찮아?”
한 번, 플라보가 눈을 깜박인다.
“윤세마치 씨는 아직도 병원에 있지만, 생명에는 전혀 지장 없이 빠르게 회복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도련님은…… 사실, 지금 도련님은 괜찮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제가 여기 이렇게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어째서인지 플라보가 다소 이상한 눈으로 나를 본다. 나는 영문을 몰라, 그저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다. 왜 그래? 뭔가 잘못 말한 걸까. 플라보가 고개를 내젓는다.
“아닙니다. 그저 온달 도련님이 왜 당신을 그렇게나 좋아했는지 알 것 같아서 말입니다. 당신은 정말 착하네요. 좀 더 자신에게 관련된, 다른 궁금한 사항들이 많을 텐데, 먼저 타인부터 신경 쓰시는 건가요. 게다가 온달 도련님은, 당신의 연인까지도 해치려고 했던 사람인데 말입니다.”
“응? 어? 아니, 그렇지는 않은데.”
그렇게 말하면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괜히 얼굴이 달아올라서 헤헤, 어색하게 웃어 보인다. 플라보는 뭔가 굉장히 감명 받은 듯한 눈으로 나를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헛기침을 하며 다시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간다.
“아무튼, 도련님은 괜찮지 않으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당신을 살린 것이고요.”
“응…… 아니, 뭐라고?”
잠시 머리가 멍해졌다.
“아, 네. 그래요. 도련님이 그린 그림에 손을 대어, 당신을 이렇게 살아나게 한 것이 바로 접니다.”
무덤덤한 어조로 말을 끝맺는다. 무감정해 보이는 빨간 눈동자에 미안해하는 빛이 섞인다.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죽었다가 다시 태어났다. 좋아해야 하는 건지 싫어해야 하는 건지조차 모르겠다. 그저 혼란스러웠다. 불안하다. 온달이가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였다면 플라보는 무엇 때문에 나를 살려낸 건지. 아니,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다 해도 나를 살리는 게 어떻게라도 소용이 있기나 한 건지. 이미 모든 게 다 끝난 거 아닌가.
플라보의 귀가 쫑긋거린다.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이건 제 판단에 지나지 않지만, 당신이 살아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지금의 온달 도련님을 막을 수 있는 건, 당신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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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의 피조물에서 끊꼇는데 뒷내용 네타당해버렸어여 엉엉 ㅠㅠ
6 그레텔 11/09/12:56
헉 클팅님...!! 다 보고 보시지 않구 엉엉 ㅠㅠㅠ안타깝네요()....ㅠㅠ이러구
0 11/09/10:40
오, 오...!!! 사, 살아났다?! 연재란이! +ㅁ+)
6 그레텔 11/09/11:15
네! 살아났습니다 연재란!! 이게 다 클리셰님 덕분입니다 이러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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