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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향 by 케샤

애절하지만 아름다운 성장소설. 제 첫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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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케샤  lv 4 71% / 1355 글 24 | 댓글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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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奇跡 제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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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케샤[khjin1110]
조회 1101    추천 1   덧글 3    / 2009.11.15 02:34:34
 

- 제3화 -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푸른빛이었던 하늘에, 회색 먹구름이 밀려오는게 보이는가 싶더니 하늘은 풀어져 있던 파란빛물에 검정색 물감 한방울을 떨어뜨린것 같은 색이 되었다. 그리고, 한두방울 작은 빗방울이 떨어졌고, 작은 빗방울은 금세 굵은 빗방울으로 변했다.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비가 떨어지는 소리와 초가에 비가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여름에는 비가 자주 내린다. 나와 초련, 그리고 연월은 대청마루에 앉아서 우리를 안내해 줄 그때 그 여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초련과 연월은 대화를 주고 받았지만, 나는 혼자 빗줄기만 바라보고 있었다. 초련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크게 외쳤다.

“짜증나게 아침부터 비가 오잖아! 이래서는 원화가 되기위한 첫 번째 과제를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초련아 앉아. 우리도 심심한데, 쟤는 오죽 하겠니.”

이러면서, 내 쪽을 힐끔 바라 보았다.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무시해 버렸다. 드디어 옅은 하늘색 옷을 입은 여인이 나타났고, 우리를 맨 처음에 우리들이 다 같이 모였던 곳까지 데리고 갔다. 우리가 도착 했을때 이미 장군들과 화랑들은 열을 지어서 서 있었고, 서월장군도 그때 그 위치에 서 있었다.

전에 임금님께서 앉아 계셨던 뒤 넓은 부분과 손잡이 부분이 정교하게 금으로 장식된 가로가 굉장히 넓고 커다란 의자에는 이번에는 연륜이 있고, 높아보이는 그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 사람은 헛기침은 몇 번 한 뒤에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내 이름도 알려주지 않았잖아? 내 이름은 무윤이다. 앞으로 볼 일이 많을테니 내 눈밖에 나는 행동은 하지 않는건 좋을꺼다. 그럼 각자는 자신을 추천해 준 장군 곁에 서 보도록.”

그 말을 듣고 아이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무윤이라는 이름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나는 기억을 되새겨 보았다. 무윤, 무윤, 무윤…. 앗! 청린과 월하를 추천해 준 장군의 이름이다. 그래서 예전에 1차 탈락자 이야기할 때 긴장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거구나. 저 장군이 자신들을 떨어뜨리지 않을꺼라는걸 알았기에…. 만약 임금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떨어지는건 나 하나…. 왠지 씁쓸하다. 어쨌든 나는 아까 봐 두었던 서월님에게로 다가갔다. 청린과 월하를 생각하고 있자, 잊고 있었던 서월님에게 묻고 싶은 것도 떠올랐다. 나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서월님. 그런데, 왜 원화가 되는 것이 경쟁이라는 사실을 미리 말씀해 주시지 않으신 거죠? 전..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경쟁이 아닙니다.”

“?”

“진정으로 원한다면 그리고 그 마음으로부터 열심히 노력하면 되는겁니다. 다른이가 있기 때문에 노력하는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말이죠.”

‘그것은 미래에 대한 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 단이가 우리를 향해서 다가왔다. 단이는 소녀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도 한참 지나서야 침착하게 발걸음을 떼서 움직였는데 나비 한 마리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마 분주한 아이들 틈에 섞여서 움직이고 싶지 않았기에 조금 지나서 움직인 거겠지.

“두 사람 다 아름답게 차려입으셨네요. 실은 원화가 되기 위한 첫 번째 과제에 대해 제가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우리 두 사람이 동시에 ‘예’하고 대답했다.

“첫번째 과제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것은 역량테스트. 둘중에 한명을 뽑는게 아닙니다. 향이아가씨와 단이아가씨 둘 다 떨어질 수 도 있으며 둘 다 합격할 수 도 있는 미래를 알 수 없는 시험이지요. 향이아가씨와 단이아가씨는 같은 종목으로 시험을 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다 같은 종목으로 시험을 보는건 아닙니다. 종목은 2사람씩만 같은 과제로 진행하게 되지요. 이런 소리는 이쯤 하고, 자. 이중에 뽑아주십시오.”

서월장군은 우리에게 윗 부분에 작은 구멍이 뚫린 어떤 상자를 내밀었는데, 우리 둘 중에 한사람이 뽑아서 과제를 정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가만히 단이를 바라보았다.

“니가 해.”

“응? 알겠어.”

나는 상자에 조심스레 손을 집어넣어서 어떤 종이를 뽑은뒤에 서월장군에게 내밀었다. 어쩐지 긴장된다. 종이를 받아서 읽은 서월님의 표정이 아주 잠시동안 굳어졌던 것 같은건 내 착각일까.

“이 과제는, 자신을 따라줄 사람을 모으는 시험입니다.”

“그게 무슨뜻이죠?”

“제가 맨 처음에 들려드린 이야기를 기억하십니까. 맨 처음에 원화가 된 남모와 준정은 자신을 따라줄 많은 수의 무리를 모았습니다. 비록 끝이 좋지 않긴 했지만요. 어쨌든 향이아가씨와 단이아가씨도 원화가 되려면 그 만큼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각자 50명씩을 모아주십시오. 만약 자신을 따라줄 사람 50명을 모으지 못한다면 탈락. 말미는 지금부터 30일을 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30일후 이 시간에, 이 장소 앞에 있는 넓은 벌판으로 당신을 신뢰하는 50명을 데리고 오시면 성공입니다.”

나에게 있어서 어쩐지 시험의 내용이 청천벽력처럼 느껴졌다.

‘따라줄 사람을 모은다? 하지만, 난 아직 아는 사람도 없는데... 아이들에게는 미움받고 있는데... 5명이나 10명도 아니고 50명이라니....기간도 고작30일...’

하지만, 해봐야지. 하다보면 뭔가 방법이 나올지도 모르고. 그렇게 약간의 두려움과 걱정속에서 첫 번째 과제가 시작되었다.


“화랑과 장군들의 목록을 달라고?”

“네. 꼭 필요합니다.”

나는 사람들을 찾아다니기로 마음먹고, 장부를 보기 위하여 일단 관리 아저씨에게 찾아갔다. 관리 아저씨가 쓰는 방은 작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으며 나무로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책상에는 여러 가지 서류가 올려져 있었다. 또 옅은 황토빛 벽지가 방 전체적으로 발라져 있었다. 아저씨와는 꽤 오랫동안 이야기 한 것 같은데, 계속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그건 좀 곤란해…. 아가씨 사정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장부에는 개개인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와있어서... 혹시 아가씨에게 빌려주었다가 다른 안 좋은 사람 손에 넘어가게 되는 수도 있고..”

계속 곤란하다고만 줄기차게 말씀하셨던 아저씨께서 저런 말씀을 하셨다. 아, 다른 안 좋은 사람손에 넘어가는 것 때문에 아저씨가 고민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빌려가는게 아니라 여기에서 보고 갈께요.”

“뭐, 그 정도라면.”

드디어 아저씨께서 장부를 보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나는 들뜬 마음을 안고, 한지로 만들어진 튼튼한 장부의 책장을 넘겼다.

나는 장부를 받아들고 화랑과 장군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웠다. 누군가에게 무엇을 부탁하고자 한다면 이름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주소를 잘 봐두는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외운 이름들을 바탕으로 화랑과 장군을 찾아다니기로 마음 먹었다.

‘이런식으로 매일 외우고 방문하고.. 외우고 방문하고를 반복하면 될꺼야. 빈손으로 방문할 수 없으니 장터에서 선물로 가져갈 과일등도 구입해야겠다. 저녘에는 각 장군들에게 줄 편지도 쓰고...’

지내게 된 초가집에 도착해서는 고심 고심해서 화랑과 장군들에게 줄 편지를 썼다. 초련과 연월도 자신들의 과제 때문에 바쁜지 나에게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내가 쓴 편지의 내용은, ‘안녕하세요. 저는 향이라고 합니다’로 시작해서, 1차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주요한 내용은, ‘저를 따라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관리 아저씨한테 들러서 장부를 보고 어디어디에 방문할 것 인지 체크해 두었다. 제일 첫 번째 방문할 곳은 청장군네 댁이다.

청장군네 집은 대궐같이 으리으리했다. 벽 안쪽으로 여러개의 한옥들이 모여서 하나의 집을 만들고 있었고 곡식창고로 따로 있었다. 보통 왕궁이나 그쪽에서 관리하는 건물들에만 칠해지는 단청이 발라져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넓은 집에 발을 들여놓았음에도 어쩐지 답답하고 좁게만 느껴졌다.

‘청 장군네는 여자아이가 있다고 써 있었으니까, 선물로는 이 인형이면 되겠지.’

헝겊으로 만들어진 작은 인형의 손을 붙잡고 대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놀랍게도 그곳에서 나를 맡은 사람은 청장군이아니라 초련이였다. 나와 초련이는 서로 깜짝 놀랐기에 한동안 서로를 응시하며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초련이가 불쑥 말을 꺼냈다.

“너...뭐야?”

왜 왔냐는 뜻인 모양이다.

“청장군을 만나러 왔어. 넌 뭔데?”

나도 초련이가 한 것처럼 말했다. 밍기적 거리며 뒤이어서 안쪽에서 연월이도 걸어 나왔다.

“과제 때문에 조언을 구할게 있어서 우린 청장군네 댁에 들른거야. 기분 나쁘니까 이만 나가줘.”

‘그러고보니 저 애들을 추천해준 장군이 청장군이었어.’

“안돼! 나 청장군을 꼭 만나야해!”

“넌 무슨일로 그러는데..?”

“그건...”

내 과제에 대해 말하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고 있으니 내가 청장군의 추천을 받는다고 하면 날 방해할게 분명하니까.

“왜 이렇게 소란이냐?”

쫙 갈라진 듯한 목소리였다. 소리가 향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청장군인 듯한 사람이 있었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가느다란 눈을 가진 약간 야비해보이는 인상의 남자였다.

청 장군까지 밖으로 나오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태도를 바꾸며 초련이 말했다.

“장군님, 손님이 오셨어요.”

“그래? 무슨일이지? 나는 바쁜 사람이니 그대는 여기서 용건만 말 해 주었으면 좋겠군.”

‘여기서? 여기서라면 초련과 연월이 내 이야기를 다 듣게 될텐데...’

“꾸물거리는걸 보니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닌 것 같군.”

이라고 말하면서, 다시 안으로 들어가려는 청장군이었다. 나는 마음이 급해져서 내가 써 가지고 온 편지를 내밀었다. 편지라면 청장군 혼자 읽고 초련과 연월이 읽지 않을꺼라는 느낌도 함께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내 착각이었다. 편지를 받은 청장군이 연월에게 편지를 내밀며 ‘읽어봐라’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앗!”

늦었다. 연월은 빠른 속도로 편지를 쓰으윽 보더니 아주 기분 나쁜 웃음을 지었다. 그런 연월을 보고 청 장군이 말했다.

“넌 똑똑한 아이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알겠지?”

그대로, 나는 다시 쫒겨나고 말았다. 청 장군은 안으로 들어갔고, 두 사람은 ‘청장군의 너를 따라주길 원한다니 웃기지마. 그나저나 니 과제가 그런거라니. 1차부터 떨어질께 분명하네.’ 라고 말했다. 들고 왔던 인형은 내 손에서 떨어져서 흙투성이가 되어 바닥을 뒹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어쩐지 나와 닮았다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아파.......마음이...나는...어쩌면 좋을까...’

조금씩 지쳐온다. 오늘은 빨리 들어가고 쉬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다음 집에 가야한다. 오늘 3군데 정도의 집을 방문하지 않으면 시간 내에 모든 집들을 방문하겠다는 계획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렇게 나는 몇날 며칠동안 여러채의 집을 돌아 다녔다. 그리고, 방금전에 들른 집에서도…….

‘여기도 안돼네...’

가슴이 울컥했다. 과제를 시작한 뒤로 하루도 쉬지 않고 노력하고 있는데도 힘에 부쳤다. 내가 들른 엄청난 숫자의 집에서는 “이미 단이 아가씨를 도와드리기로 해서...” 던가 “나는 단이 아가씨를 도와드릴 계획이라...”이 두가지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았고, 그것도 아니라면 다른 아이들의 방해 때문에 차라리 아무도 추천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간간히 들려왔다.

“..........어쩌지.”

바위위에 앉아서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화랑의 추천도, 장군의 추천도, 원화로 도전하는 다른 소녀들의, 추천도 받을 수 없어.. 나를 추천해 주겠다는 분이 지금까지 단 한분도 없었어.... 난......’

원화가 되고 싶었는데-.

‘난 전혀 신뢰가 안 가는 사람이라는 뜻일까. 그... 그게 아냐.‘

마음의 소리를 돌리자. 긍정적으로. 방법이 없다면 다른쪽으로 생각해보자. 방법을 있을 것 이다. 원화가 되기 위해서 중요한걸 생각해보자.

‘신뢰.. 그것은 다른 장군이나 화랑의 신뢰도 중요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 그 밑바닥에 필요한 것. 그것은...’

“아!”

나는 무릎을 딱 치면서 앉아 있던 바위에서 일어섰다. 따사롭던 해는 어느새 지쳤는지 서쪽으로 갈 준비를 했다. 주홍빛 염료를 하늘 가득 푼 듯이 하늘은 황홀한 색깔이 되었다. 파도가 밀려오듯이 생각은 넘쳐흐르고,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계획을 바꾸자. 나는 지금껏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었을지도 몰라.’

나는 다시 마을로, 그러니까 비화 아주머니 댁으로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


* * *


다람뜰은 정겨운 마을이다. 언덕에서 바라다보면 촉촉한 다갈색 흙, 곧게 뻗어있는 나무, 드넓은 대지 위 강하고 싱그러운 풀들, 이 모든 자연이 만들어낸 것들과 마을 곳곳에 지어진 한옥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한 폭의 그림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한옥은 자연과 함께하여 이루어지는 것처럼.

잘 다듬어진 하얀 돌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을 오른편에 보이는 얄푸른 연못에는 물고기들이 뛰어놀았다. 동네 아이들은 재잘재잘 거리며 과자를 가져다가 물고기에게 뿌려주곤 했는데, 그때는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서 몰려들었다.

연못은 언제나 흰여울이 지고, 주변에는 귀여운 얼굴을 내밀고 있는 노오란 들꽃. 들꽃과 풀들은 살랑이는 바람에 따라서 작게 몸을 흔들며 연못을 동그랗게 감싸안고 있다. 주위에는 짙은 분홍 꽃을 피운 자목련 여러 그루. 펼쳐진 들판위로 싱그러운 풀들은 기지개를 폈다.

바람이 손짓할때 하늘 하늘 춤을추는 들꽃에도, 짙은 분홍색꽃을 활짝 피운 자목련에도 아름다운 햇살이 반사되어 반짝였다. 세상은 따스했고, 상냥한 바람은 나의 몸을 감싸 안으면서 부드럽게 하늘로 향했다.

가옥들은 담장이 있기에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집도 있었고, 담쟁이 넝쿨이나 호박 넝쿨이 지붕을 따라서 휘감고 있는 집도 있었다. 과실들을 키우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담너머로 삐져나오는 가지에 달려있는 달콤한 열매들은 지나가다 먹기도 했다.

집집마다 길게 늘어서 있는 장독대에는 김치, 고추장, 간장등이 담겨져있었고 그 중 몇 개는 노끈으로 동겨매져 있는 것도 있었다. 대부분은 한옥들은 소나무를 이용해 지었는데 사방으로 뻗어진 나무기둥들은 탄탄하게 집을 지탱해 주었다. 마루는 넓어서 지금과 같은 여름에는 부채를 들고 옹기종기 마루에 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마을을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드디어 비화 아주머니 댁에 도착했다. 양지 바른 곳에 지어져 있는 비화 아주머니댁은 다람뜰의 여러 가지 가옥들 가운데서도 가장 아늑한 느낌이었다. 마당 한 구석에서는 아주머니께서 기르시는 콩과 토마토들도 자라고 있었다.

힘내자고 마음속으로 속삭이며,

“비화 아주머니! 저왔어요! 향이에요!”

문을 두드리며 크게 비화아주머니를 부르자 비화아주머니께서는 나를 보러 신발도 신지 않은채 부리나케 뛰어 나오셨다. 비화아주머니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엄마와 알던 사이라고 한다. 엄마가 내게 주신 편지에도 내가 이곳에 머무를 동안 비화 아주머니 댁에 있으라고 써 있을 정도니 얼마나 친한 사이였는지 짐작할만하다. 그러고보니, 서월장군이 말하길 우리 엄마는 아직 꼬맹이였던 서월장군과도 아는 사이라고 했는데 그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서월장군이 천천히 들려주기로 했다. 비화아주머니는 서글 서글한 미소를 지으시면서, 그와는 대조되게 꽤나 격양된 목소리로 나에게 말씀하셨다.

“향이야! 이게 어쩐 일이니? 너무 보고 싶었단다.”

“저도 보고 싶었어요.”

“원화가 되는건 잘 되가고 있니? 집에는 또 어떻게 오게 된거고? 그동안 무슨 일 있었던 건 아니지? 혹, 혹여.. 원화에 벌써...”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질문에 내가 정신없어 하는 동안, ‘떨어진거니’라는 말을 삼키시면서 내가 걱정스러운지 아주머니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워지셨는데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두 손을 내저으며 황급하게 말했다.

“아, 아니에요. 지금은 1차 과제가 진행중이거든요. 지금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모으라고 해서 마을에 내려와 봤어요.”

그리고는 나는 내가 방금전에 무슨 이야기를 한건지 궁금해 하시는 아주머니께 차근차근 1차 과제물에 대한 내용을 설명해 드렸다.

“음.. 그러니까 너를 신뢰하는 사람 50명을 모으는거라고?”

“네. 그게 첫 번째 과제의 목표에요.”

“잘 할 수 있겠니? 아니야. 너라면 분명 잘 할 수 있을 거야. 나는 너를 믿는단다.”

“헤헷. 고맙습니다. 아, 그리고 아주머니 당분간 그러면 저 또다시 아주머니 댁에 머물러도 괜찮을까요?”

“당연히 괜찮고 말고! 네 집처럼 편안하게 사용하렴. 그나저나 어떠니? 원화생활은.”

“잘되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잘 될꺼에요.”

폭풍의 가운데, 그러니까 폭풍의눈은 맑은 날씨라고 한다. 시련을 통해 성장하는건 슬픈 일이아니라 행복한일이니까 이런 시험을 이겨낸다면 나는 좀 더 어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전체 30일중에 남은기간은 23일, 아직 괜찮아.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때라고 하니까. 하지만, 시간은 굉장히 소중한 존재야. 낭비하지 말고 사용하자.’

이제 아주머니께 들러서 인사까지 드렸으니, 내가 처음에 하고자 한 계획했던 일을 실행할 차례다.

우리 마을의 규모는 그래도 다른 마을에 비해서 꽤나 큰 편인데, 마을 중앙에는 다른 마을에는 없는 물방울을 떨어뜨려서 시간을 알려주는 커다란 누각이 자리 잡고 있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흙과 돌을 쌓아서 만든 마을을 둘러싼 거대한 담장의 어느 부분에는, 그러니까 마을의 안내판 용도로 만들어진 커다란 벽에는 여러 가지 벽보가 붙어 있다. 왕궁에서부터 내려오는 서신들에서부터 마을사람들이 모두 알아야 하는 행사나 세금에 대한 이야기, 소소한 취미생활이나 마을회의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보들. 그리고, 내가 지금 눈여겨 보면서 찾아야 할 것은….

‘아! 이거다. 이것도 괜찮을 것 같고..’

가지고 온 작은 쪽지에 사각사각 연필로 이것저것을 기록하면서 내가 쓸 수 있는 시간등을 체크하고 계획해 두었다.

‘그러니까 오전중에는 마을의 어린 아이들에게 한글과 공부등을 가르쳐주고.. 으음, 한자는 자신없지만 나머지 과목이라면.. 아, 그리고 오후에는 노인분들의 말상대? 아하, 이게 좋겠다.’


아이들을 위해서 지어진 교육기관의 시설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이었다. 한옥은 기와지붕이었고 작은편이었지만, 집마당이 일반적인 집들의 대여섯배로 굉장히 넓었기에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마당에는 널뛰기와 그네등 재미있는 놀이시설도 갖추고 있었다.

전문적인 교육기관에 보내기에는 형편이 어려운 집안의 아이들이 주로 있다고 들었지만, 가르치는 사람들은 모두 열정적이라는 소문 때문에 평판은 꽤나 좋았다. 보통 나와 같은 학생들이나 어른분들이 스스로 나서서 봉사하고 있었는데, 나도 내게 주어진 기간동안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고, 배에 힘을 꽉 쥐고 들어갔다.

그리고 이 곳의 관리인이자 선생님인 듯한 한 여자와 대화를 하게 되었다. 그 여자는 자신의 이름이 녹우라고 소개해 주었다. 녹우씨가 말했다.

“음.. 그러니까 향이아가씨는 국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하셨죠?”

“아, 네.”

“........곤란하네요.”

‘어라? 어째서?’

“분명 마을 전단지, 그러니까 마을에 써 있던 벽보에는 국어자리가 비어있다고...”

“그렇긴 하지만요, 그래도.. 국어를 다른곳에서 오신분께서 가르치기도 좀 그렇고.. 또 향이아가씨는 마을에서도...”

아무래도 마을소녀들 사이에서 좀 미움을 받고 있는걸 이야기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나요? 어짜피 쓰는 언어도 완벽하게 똑같아요. 게다가 저 이곳에 온지도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어도 몇개월이나 지났어요.”

“봉사하고 싶다는 아가씨마음은 정말 기특하다고 생각해요. 흠.. 기뜩하다라.. 어쨌든, 향이아가씨는 하고 싶으신거죠?”

“네..”

약간 불안해진다.

“그렇다면 당분간 아이들을 집까지 데려다주는 일을 우선 해 주실 수 있겠어요? 살펴보고 괜찮다면 향이 아가씨를 사용하기로 하죠. 싫다면 그냥 나가셔도 좋아요.”

‘아…. 평판을 유지하는것도 공공기관으로서는 중요한 일 일테니까. 그리고 나는 원화가 되고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으니까 해야한다.’

\"하,……하겠습니다.\"


방긋방긋 웃는 귀여운 자그마한 아이의 손을 잡고 어느 집 문앞까지 도착했다. 아이는 집안으로 쪼르르 들어가서 엄마를 불러왔다.

“엄마! 엄마! 이 누나가 데려다 줬어! 귀엽게 생긴 누나지?”

이 소리를 듣고 나는 금새 얼굴이 빨개졌다. 아이의 엄마는 허리를 숙여 나에게 살짝 인사를 했다.

“어머, 너무 고마워요. 아가씨 이름은 뭐죠? 저는 연옥이라해요. 차라도 한잔 하고 돌아가세요. 아들이 원래 낮가림이 있는편인데, 대단하세요.”

나는 칭찬을 듣고, 또 다시 부끄러워져 버렸다.

“아, 아니에요.”

“에이, 그러지 말고 어서 들어오세요. 또, 이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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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케샤  lv 4 71% / 1355 글 24 | 댓글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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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향 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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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11/21/12:56
3, 3화 부터 조회수가 급락!?
1 화희 11/22/08:55
조회수 급 하락은... 우선 글이 너무 길어서 일듯해요.
(우선 분량 확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_- 물론 그 이외의 변수야 많지만서도...)
저야 뭐 독자 상관안하는 무대포이지만 이 글 주인장께선 그렇지 않으니 되도록 어느정도 분할을 해서 올리세요.(그렇게 비축분을 쌓는것도 능력입니다.)
한글 A4 1.5~2.5매 정도의 분량이 적당하다 생각합니다.(경험 -_-a)

이제 글에 대해서입니다.

차원이동물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역량테스트(ability test)\' 뭔가 보면 아니라는 생각이 들죠?
묘사할때는 주인공 시점이지만, 그래도 대화에서는 NG라는 걸 명심해두시구요.
서월 장군이 향이\'님\', 단이\'님\' 하는것도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요^^(어딘지는 찾아보세요/)
\'기뜩하다->기특하다.\' 겠죠?
그리구 웬만하시면 \'……\' 이 표현은 \'………\' 이렇게 늘리지 마시고 되도록이면 점 여섯개만^^.

대체적으로 글 쓰려고 노력하시는게 엿보입니다.
(전 묘사 이렇게 못합니다 -_-a 특히 옛날 시대는 안드로메다급. 아마 따로 뭔가를 봐야겠죠.)
4 케샤 01/02/03:03
네, 분량조절! 앞으로 연재할 소설은 분량 조절을 해야겠어요.^_^ 8~11K정도의 용량으로 끊어야겠어요~
\'님\'자로 호칭되어있는 부분 수정할께요^_^ 기뜩하다, 이 부분도 고치고, \'…\'표현도 주의해서 사용할께요!
묘사쪽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글 쓸때 사진도 많이 찾아보고 여러가지로 주의를 기울였거든요!
역시 묘사를 칭찬받을때가 가장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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