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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hao[lai18]  
조회 1087    추천 0   덧글 2    / 2010.07.21 21:05:40

밝은 거실에 의미 없이 켜져 있는 TV. 밝지만 혼자뿐인 어떤 의미로는 어두운 거실. 그것이 그의 일상이었다. 부모라는 사람들은 그가 어릴 때부터 맞벌이로 집을 비우기 일쑤였다.

부모의 사랑 대신에 그를 채운 것은 온갖 물건들. 아마 바보 같은 부모들은 그에게 물질로써 사랑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 겉보기에는 아무런 특징도 없어 보이는 오히려 선이 약해 존재감조차 적어 보이는 그는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예정이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겉보기. 어디까지나 주변인들의 평가. 남들의 평가가 그의 모든 것을 정의할 수는 없었다. 그는 주변에서 생각하는 그런 인간이 아니니까.

“어디보자”

달이 높은 저녁. 여름이라는 계절에 비하면 비교적 선선한 저녁이었다. 그는 배란다 밖으로 인적이 드물어진 아파트단지를 바라보았다. 그의 어디까지나 ‘사소한’ 취미생활을 시작하려는 것이었다.

그의 평가에 의하면 바보 같은 부모는 그에게 좋은 물건을 하나 장만해주었다. 바로 망원경. 원래라면 별을 관측할 때나 쓰는 그것을 그는 주변의 다른 집을 영탐하는데 쓰고 있다. 그렇다고해서 사춘기 중학생처럼 옷 벗는 이웃집여자나 기웃거리는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건너편 집집마다의 광경을 바라보며 그것을 기록한다. 그것을 수치화, 체계화하면 재미있는 데이터가 나온다.

혼자뿐인 그의 시간때우기용인 어디까지나 ‘사소한’ 취미 생활 중 하나였다. 그리고 오늘도 마찬가지 일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야 말로 저 집에 대해서 알아보겠어”

그는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군침을 삼키며 문제의 그 집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 집은 참으로 수수께끼 같은 곳이었다. 일단 사는 사람은 남자 한명과 여자 한명. 총 두 명이었다. 둘 다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으로 보아서 최소한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이지만 그 중 여자 쪽은 그의 학교교복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눈썰미가 꽤나 좋은 그가 볼 때 그녀는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사실 길게 자란 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자세한 인상착의를 알 수 없었던 것도 한몫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기운이 감도는 집이라고 생각했다. 부모가 한 번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양친이 죽었거나 이혼했거나 혹은 남매가 가출했던가. 전혀 모르는 사이가 동거한다던가. 여러 가지 상황을 상정해보았지만은 결론은 ‘부모가 함께 살지 않는다’였다.

그리고 최근 남자 쪽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이후 여자 쪽도 부쩍 어두워진 듯했다. 아마 가출이라도 했거니 생각했다.

물론 저 집이 있는 동에 가서 우편물을 뒤져본다던가 이웃에 물어본다던가 학교에서 수소문해보면 되겠지마는 이 취미생활의 기본 규칙은 만원경만으로 정보를 수집한다 이었기에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다.

유심히 지켜본다. 집안의 불은 모두 꺼져있다.

“뭐야? 벌써 자나?”

그렇게 중얼거리며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해본다. 시간은 아직 저녁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 물론 자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니 그가 불만을 가질 문제는 아니었다.

역시 오늘도 않되는건가? 라는 생각으로 포기하려고 할 때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며 교복차림의 여자가 집을 나왔다.

“이런 시간에 까지 아직 교복차림이라니…….”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적당한 이유를 그는 찾지 못했다. 여자는 마치 유령이라도 되는 듯이 천천히 움직여 아파트 가운데에 있는 엘리베이터 옆 계단 쪽으로 사라졌다. 그와 그리고 저 여자가 사는 아파트는 복도식 아파트로서 한 층에 아홉 가정이 있고 중간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이 있는 구조였다. 그 엘리베이터 쪽에는 비상계단도 위치해있었다.

“뭐야? 갑자기…….”

거기까지 말하고는 그는 설마라는 가능성을 생각해냈다. 부모가 없는 상황. 함께 살던 누군가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평소에 볼 때 유독 어두워보였던 것까지 감안하자면 선택사항은 좁혀진다.

그중 가장 극단적인 것은 바로 ‘자살’

혹시나 싶은 마음에 옥상으로 망원경을 올려본다. 그곳에는 그의 예상을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기듯이 그 여자가 서있었다. 교복을 입은 그 긴 머리의 소녀는 강한 바람에 못이기는 듯이 조금씩 휘청거렸다. 그 강한 바람에 머리가 날린 덕에 얼굴도 볼 수 있었다.

배율을 높여본다. 하지만 거리가 거리인지라 자세히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곧 그 여자는 허공을 향해 한걸음을 내딛었다. 그리고는 당연히 중력에 이끌려 그녀의 몸은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마른침을 삼키며 그는 망원경을 떨어지는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곧 바닥과 그녀의 머리가 만났다. 그 장면은 마치 시간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머리가 바닥에 닿은 부분부터 서서히 찌그러지며 그 힘을 견디지 못해 깨져가는 모습은 그에게 스릴마저 주었다.

곧 두개골의 파열된 부분에서 붉은빛과 회백색의 무언가가 터져 나오며 사방으로 번져갔다. 마치 그녀의 몸이 바닥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부서져갔다. 보통 사람이라면 당장 화장실로 뛰어가야 할 장면이었지만 그에게는 한편의 액션영화를 보는 듯 한 느낌이었다.

“이거야……. 이거”

그러나 그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완전히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그 여자는 바닥에 붙은 껌딱지와 같은 모습이 되어버렸다. 다만 색이 다양하다는 특이점이 있을뿐이었다.

껌딱지와 같다는 것은 전적으로 그의 느낌이었다.

“이정도인가……. 아참 전화”

휴대전화로 전화를 건다. 액정에는 ‘112’라고 적혀있었다.

“여보세요. 예, 여기 한목아파트 101동 702호인데요. 방금 누가 자살하는 걸 목격했거든요…….”

능청스럽게 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조금은 놀란 듯, 하지만 억지로 침착해하려는 소년의 목소리를 연기한다. 그의 가장 큰 장기였다. 바로 거짓말.

그렇게 그는 오늘의 취미생활을 마무리하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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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드래곤소녀 07/21/11:46
2장서 다시 1장으로 돌아가네요. 다른이의 시점으로
9 hao 07/22/10:13
그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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