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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달/무제 by 하프물범

휴전으로 끝나버린 발라카야 카탈루 대전 이후의 발라카야 최후방 국경마을 샬루트에 있는 1425부대의 9명의 평범한 이야기. 작가 曰 \'아, 왠지 하늘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일상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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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ea 5. 장마 (는 사실상 쉬어가는 페이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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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하프물범[tanatos04]  
조회 1147    추천 1   덧글 2    / 2010.07.25 20:40:47

area 5. 장마.

 

계속해서 대지를 내리쬐던 뜨거운 더위가 하늘에서 내리는 은총으로 한 풀 꺾였을 때였다. 그러나 축복의 비는 약 3일정도 계속해서 내렸고, 축복은 서서히 지루함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특히 이브와 클레어에게는 더욱 더 그러했다. 이브와 클레어는 따끈한 코코아를 식탁위에 올려놓은 채 작은 창밖에서 도무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의 매일같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 일과인 이브와 클레어에게 3일 내내 나가지 못한 것은 어떠한 사악한 고문보다도 참기 힘들었다. 이브가 한숨을 푹 내쉬며 손가락으로 식탁을 긁었고, 클레어는 비가 오는 게 못마땅하다는 얼굴을 하며 양손으로 턱을 괸 채 입을 빼쭉 내밀고는 다리를 가볍게 흔들고 있었다.


지루하다 못해 병이 날 지경인 얼굴을 하고 있는 이브와 클레어 앞에 베티가 쿠키가 담긴 작은 그릇을 내려놓고는 이브와 클레어를 번갈아 바라봤다. 클레어가 쿠키가 담긴 그릇이 날아 갈 정도로 한숨을 푹 내쉬고는 그대로 책상 위로 엎어져서 투정을 부렸다.


“나가고 싶어! 나가고 싶어! 하루 종일 기지에만 있는 건 재미없다고! 밖으로 나가고 싶어!”


“클레어. 어쩔수 없잖아. 언제 비가 그칠지도 모르는 일이고…. 조금 만 더 참아봐. 아마, 며칠 후면 비가 그칠 거야.”


“…….” 


이브가 쿠키를 입에 문 채, 딱히 먹지는 않고 장난을 치며 코코아가 담긴 컵을 손가락을 꾹꾹 눌렀다. 말 그대로 기지 안에 안개가 자욱이 깔린 것 마냥 우울한 분위기가 끊이지 않았다. 다니엘은 칼과 함께 쓰는 방에 있는 자신의 침대 위에서 한가롭게 누워 있었다. 다리를 꼬고 누운 채 평소에는 잘 손대지 않는 책을 조용히 읽고 있었다.


칼은 작은 책상에 앉아 눅눅해진 종이 위에 만년필로 무엇인가 열심히 쓰고 있었다. 사각거리는 소리와 이따금 전등이 탁탁거리는 소리, 다니엘이 책장을 넘길 때 나는 팔랑이는 소리 말고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매우 단조로운 상태였다. 다니엘이 천천히 문장을 읽어 내려가며 다음 책장으로 넘어가는 중 무엇인가를 쓰고 있는 칼에게 말을 걸었다.


“칼,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아, 옙! 사실 요 며칠 동안 집에 편지를 안 보낸 것 같아서요. 그래서 오랜만에 편지를 쓰려고 하는 데… 잘 안 써지네요.”


“그래? 집이라…. 나는 글 솜씨가 그리 좋지 않아서 편지 같은 건 딱히 흥미가 없지만….”


“아, 그러세요? 저기… 실례되는 질문이지만, 다니엘 상사님은 고향이 어디세요?”


“그런 건 왜 물어보지?”


다니엘이 조용히 다음 책장으로 넘어가며 책 너머로 칼을 바라보며 말했다. 칼은 다니엘의 시선을 눈치 채고는 재빨리 고개를 편지로 돌려 어물대듯 말하려 했다. 다니엘이 택을 탁 소리가 나게 덮고는, 침대 옆 탁자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나도 너처럼 수도에서 왔어. 평범한 수도 사람들이랑은 조금 다른 곳에서 살았지만. …더 알고 싶나?” 


“아, 아뇨! 저랑 같은 수도에서 오신 걸 알아 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이 알게 되었는 걸요….”


“…내가 좀 껄끄럽나? 혹시 내가 하는 행동이 조금 마음에 안 든다거나, 아니면 조금 바꿨으면 하는가?”


“아, 아닙니다! 전혀 불만 없습니다.”


칼이 바짝 굳은 채 편지에서 시선을 때지 않은 채 말했다. 다니엘이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칼의 옆으로 다가가 칼의 어깨에 손을 살포시 올려놓았다. 칼은 자신이 무슨 큰 실수라도 한 양 고개를 푹 숙이고는 다니엘의 호통을 기다렸다. 그러나 다니엘은 칼의 편지를 한 번 훑어보고는 피식 웃더니 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글 솜씨가 상당히 괜찮군. 내 말투가 불만이면 언제든지 말해도 좋아. 사실,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와 그렇게 많이 대화를 해 보지 못했거든. 그래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인지 모르고 할 때가 많아. 그럼.”


“자, 잘 알겠습니다!”


다니엘은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 밖으로 나갔다. 다니엘이 천천히 계단 쪽으로 발을 옮기고 있을 때, 글로리아가 도미닉의 사무실 앞에 서서 문에 귀를 대고는 무엇인가 엄청난 것을 듣고 있는 양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도미닉이 글로리아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글로리아가 입술에 엄지를 올리고는 조용히 하라는 사인을 보냈다. 다니엘은 엄지로 도미닉의 사무실을 가리키며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글로리아는 실실 웃더니, 손짓으로 다니엘에게 문에 귀를 대 보라고 했다.


“하사님…. 그건 명백한 프라이버시 침해입니다.”


“쉿! 잔말하지 말고 그냥 들어봐. 다니엘도 엄청 궁금하잖아. 자, 자 어서. 들키면 내가 알아서 해 줄 테니까.” 


“…그럼.”


다니엘은 마지못해 조심스럽게 귀를 문에 대었다. 문 너머에서는 무엇인가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려 올 뿐 다니엘의 귀에는 글로리아의 흥미를 돋을 만한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다니엘을 귀를 때고 아무것도 안 들린다는 얼굴로 고개를 기울였다. 글로리아는 킥킥 웃으며 다니엘에게 ‘들리지 않으면 시끄럽게 하지 말고 내려가.’라는 뜻으로 계단을 가리켰다. 다니엘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부엌에는 여전히 풀이 죽어있는 이브와 클레어가 서로의 손을 잡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 베티는 동물의 뼈를 푸욱 삶아 육수를 내고 있었다. 다니엘이 식탁 앞에 앉아, 클레어가 자신의 코코아를 다니엘에게 건네주었다. 다니엘은 조금 식은 코코아를 쭈욱 들이키고는 컵을 내려 두었다.


“왜 그렇게 심심하게 놀고 있어?”


“그거야… 밖에 비가 오니까 그렇지, 다니엘 오빠. 우리도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걸. 별로 안 좋아한다구.”


“응…. 밖으로 나가서 놀고 싶어. 빨리 비가 그쳐서 마을 아이들이랑 만나고 싶어….”


“…그럼 우비를 입고 나가면 되잖아. 잠깐 기다려 봐. 창고에서 찾아 올 테니까.”


“다니엘! 이번에는 우비를 입고 나가면 안 돼.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다칠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베티, 아침 먹고 남은 거 있어?”


“없어. 심심하면 집안 청소나 돕는 게 어때? 여기저기 청소하기를 기다리는 먼지가 가득 쌓여있으니까.”


“…….”


베티도 하루 종일 집안에 갇혀있고, 눅눅하고 짜증나게 하는 날씨 때문에 조금 날카롭게 말했다. 다니엘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빗줄기가 더더욱 굵어지자, 집안의 습기가 계속해서 올라갔다. 베티는 냄비의 뚜껑을 덮고, 중앙거실로 가 커다란 벽난로에 장작을 집어넣고 불을 피우고는 소파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다. 부엌에 있던 이브와 클레어는 벽난로에 넣었던 장작에 불이 옮겨 붙어 크게 타오르자 벽난로의 앞으로 다가가 불이 타오르는 것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다니엘은 조용히 일어나 탈의실로 걸어갔다. 좁은 탈의실은 거실과 부엌보다 더욱 습했다. 다니엘은 땀을 조금 뻘뻘 흘리며 자신의 캐비닛을 열어 우비를 꺼내들고 지하실로 내려갔다. 지하실은 평소와 달리 매우 조용했다. 다니엘은 데미무어의 작업실 문을 두드리고는 물을 열었다. 데미무어는 라이플의 설계도로 얼굴을 덮은 채 의자에 기대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다니엘은 데미무어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걸어 라이플이 가득 든 보관함을 열었다. 수십 자루의 라이플들을 꺼내 하나하나 들어보던 다니엘은 데미무어의 인기척이 느껴지자 뒤를 돌아봤다. 데미무어는 얼굴에서 설계도를 치우고는 잠이 덜 달아난 얼굴로 다니엘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니엘? 아아… 라이플 가지고 가려고 온 건가? 비는 아직… 안 그쳤나 보군.” “예. 하루 종일 기지 안에 있는 것 보단 차라리 나가서 사격연습이라도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방수용 소재로 개조한 라이플이 어디 있었죠?”


데미무어는 목을 두둑두둑 소리가 나게 꺾고는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했다. 데미무어는 천천히 일어나 보관함 앞으로 걸어가더니 진한 초록색 바디의 라이플을 꺼내 다니엘에게 건네주고는 다시 작업대 앞에 앉았다.


“탄환은 그 근처에 있을 거야. 라이플은 괜찮지만, 탄환은 젖지 않게 조심하라고. 한 번 젖어버리면 말리기 곤란하니까.”


“네.”


다니엘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데미무어의 작업실을 빠져나왔다. 다니엘은 사격장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인 부엌을 지나 거실로 향했다. 거실에 있는 커다란 소파에는 털이 북슬북슬한 곰 인형을 무릎 위에 올려놓은 메데이아와 곰인형의 양팔을 끌어안고 있는 이브와 클레어, 그리고 소파의 팔걸이에 턱을 괸 채 졸고 있는 베티가 있었다. 다니엘이 조용히 거실을 지나가자, 곰 인형 아래에 있던 메데이아가 말했다.


“…사격 연습하러 가는 거야…? …아직 밖에 비가 오고 있는데….”


“하루 종일 이 안에 있으면 몸이 굳어버릴 것 같아서 말이지. 조금만 하고 금방 돌아 올 거야.”


“…응….”


다니엘은 문을 열기 전 진한 초록색의 우비를 입고 문을 열었다. 밖에는 굵은 빗줄기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아직 한 낮인데도 불구하고 하늘은 온통 검은빛이었다. 다니엘은 질퍽거리는 땅을 밟으며 걸어 사격장으로 갔다. 사격장에 그려놓은 하얀색 선이 비에 맞아 거의 다 지워져가고 있었다. 다니엘은 선 뒤에 선 후, 우비 아래에서 라이플의 탄환을 꺼내 집어넣고는 자세를 낮추었다.


날카로운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과녁을 바라보며 방아쇠를 당겼다. 커다란 발포 음이 연이어 들려왔고, 라이플 안의 탄환들의 탄피가 바닥으로 전부 다 떨어지자 다니엘은 다시 탄환을 가득 채우고는 사격연습을 하였다. 약 네 번 정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 한 후, 다니엘은 떨어진 탄피를 주워들었다.


다니엘이 과녁을 향해 천천히 걸어갈 때쯤, 무엇인가 빗줄기와 어둠속에서 무엇인가 눈을 번뜩이며 다니엘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니엘은 조심스럽게 라이플 안에 딱 한 발의 탄환을 집어넣고는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생물에게 다가갔다. 두 생물 모두 서로를 경계하며 천천히 다가오던 중, 다니엘을 노려보던 생물이 다니엘에게 먼저 달려들었다. 다니엘은 깜짝 놀라 총을 겨누지 않고 쏘았고, 자신을 덮치는 생물을 막기 위해 라이플을 얼굴 가까이 끌어 당겼다. 다니엘은 날카로운 이빨이 곧 덮쳐올 거라는 생각을 했고, 다니엘을 깔아뭉개고 있는 생물은 입을 쩍 벌려 다니엘에게 다가왔다.


다니엘은 눈을 질끈 감고는 공격을 기다렸다. 그러나 따뜻한 무엇인가가 다니엘의 얼굴을 연신 핥으며 푹신푹신한 발로 다니엘의 가슴을 꾹꾹 누를 뿐이었다. 다니엘은 눈을 떠 자신의 앞에 있는 생물을 바라보았다. 비와 먼지에 푹 찌든 커다란 동물은 한 마리의 떠돌이 개였다. 다니엘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개를 자신의 품 위에서 내려 보냈다. 다니엘의 오발소리에 놀란 베티가 문을 벌컥 열고는 다니엘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다니엘! 괜찮아? 무슨 일 있어? …그, 그, 그건 뭐야? 늑대야? 빠, 빨리 쫓아 내! 넌 빨리 들어오고!”


“늑대 아니야…. 그냥 길 잃은 개 인 것 같은데.”


개는 베티를 바라보며 말하고 있는 다니엘의 주위를 뱅뱅 맴돌며 다니엘의 냄새를 기억 한 후 베티를 향해 달려갔다. 베티는 엉겁결에 소리를 지르며 뒤로 넘어졌고, 비에 푹 젖은 개는 물을 사방으로 튀기며 베티에게 안겼다. 베티는 그대로 개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크기에 걸맞게 힘이 센 개는 베티의 위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았다.


메데이아와 이브, 클레어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그저 베티를 바라보고 있었고, 다니엘은 한숨을 푹 쉬고는 개의 목덜미를 잡아 베티의 품에서 떨어뜨려놓았다. 베티는 여전히 울먹이며 허공에 손을 저으며 개를 쫓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다니엘은 우선 개를 문 밖으로 내 쫓은 후 베티를 진정 시켰다.


“이제 괜찮으니까 일어나. 그냥 비에 푹 젖은 떠돌이 개라니까…. 그렇게 겁 먹을 필요까진 없어.”


“히익! 그, 그래도…. 이제 없지? 하아… 가 아니라, 옷이 전부 더러워졌잖아…. 빨리 빨아야겠네. 다니엘, 지금 입고 있는 옷도 더러워졌지? 빨리 벗어놔.”


“응… 그 전에….”


베티가 세면실로 걸어갈 때, 다니엘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자신을 맞이해 줬던 사람들이 다시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던 개는 문을 박박 긁고 있던 중 다니엘이 문을 열자 재빨리 기지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개는 젖어버려 물이 여기저기로 튀는 꼬리를 흔들며 다음 상대를 물색했다.


낯빛이 파랗게 변한 메데이아와 메데이아의 뒤에 숨이었던 이브와 클레어를 바라보며 혀를 내밀고는 헥헥거리던 개는 멍! 하고 크게 짖고는 메데이아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메데이아와 이브, 클레어가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며 개에게서 멀어지려고 하자, 개가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메데이아는 깜짝 놀라 개를 피해 달렸고, 클레어와 이브도 달려오는 개를 보고 놀라 뛰기 시작했다.


개를 피해 도망가는 메데이아와 메데이아를 쫓는 개, 그리고 언제 노려질지 모르는 이브와 클레어가 소파를 중심을 빙글빙글 돌며 소리를 질러댔다. 다니엘은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고는 세면실로 들어갔다. 메데이아와 이브, 클레어가 여전히 시끄럽게 달리고, 개는 입꼬리를 살짝 치켜 올린 채 웃는 얼굴을 지으며, 혀를 쑥 뺀 채 술래잡기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 자신의 목덜미를 잡아 낚아채는 두 번째 손길에 개는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사방에 진흙으로 찍힌 개의 발자국이 가득했고, 글로리아는 자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쓰는 개를 눌러 제압하고는 말했다.


“정말, 정말 못 된 개로구나! 너, 이거 전부 어디서 배워왔니? 네가 집 없이 떠돈다고 해서 이런 걸 눈 감아 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되지!”


“끼잉….”


“어휴, 이 더러운 구정물 좀 봐. 자, 이제 씻으러 갈 까? 메데이아, 이브, 클레어. 날 좀 도와줄래?”


글로리아가 개의 목덜미를 놓으며 말하자, 소파 뒤에 숨어 상황을 지켜보던 세 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글로리아는 은은하게 웃으며 개를 데리고 세면실로 들어가 여자샤워실로 갔다. 개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여자 샤워실 여기저기를 뛰어다녔고, 글로리아는 깨끗한 물을 개에게 끼얹었다.


“자, 자. 이제 여기 서서 깨끗해져야지? 메데이아, 솔 좀 건네줘. 이브랑 클레어는 비누랑 샴푸 좀 가져다주고.”


“넵!”


글로리아가 팔을 걷고 본격적으로 개를 씻기려 하며 말했다. 메데이아는 샤워 실 한 구석에 있는 솔을 가져다주었고, 이브와 클레어도 샴푸와 비누를 들고 왔다. 글로리아는 우선 억센 솔에 비누를 묻혀 개의 몸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씻기 시작했다. 개는 글로리아의 솔질이 간지러운지 글로리아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글로리아가 개의 목을 누르는 통에 개는 도망 갈 수 없었다. 온몸이 비누거품투성이가 된 개에게 다시 깨끗한 물을 끼얹은 후 한 번 더 솔질을 하기 시작했다.


개의 몸에서는 슬슬 검은 땟물이 빠져나오기 시작했고, 글로리아는 샴푸를 묻혀 맨손으로 개의 몸을 씻기기 시작했다. 모든 일을 일사천리로 해치우는 글로리아를 바라보며 메데이아와 이브, 클레어는 존경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개의 몸에 샴푸의 거품이 가득 일어났을 때, 베티가 조심스럽게 욕실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글로리아의 손에서 깨끗하게 변하가고 있는 개를 보며 아까의 안 좋은 기억이 되살아 났는지 소리쳤다.


“그, 그 개 빨리 쫓아내세요! 제, 제발 쫓아내 주세요!”


“왜 그래 베티. 얘도 깔끔하게 씻기고, 훈련만 잘 시키면 좋은 녀석일 건데.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는 게 어때?”


“그, 그래도….”


베티는 조심스럽게 샤워실 안으로 들어와 메데이와 이브, 클레어가 서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글로리아가 물로 거품을 전부 걷어내자, 마치 광휘와도 같은 금색 털이 드러났다. 글로리아는 땀을 닦으며 개의 목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봐, 얼마나 예쁘게 생긴 녀석인데. 덩치도 좋고, 듬직하게 생겼잖아. 이런 녀석을 다시 쫓아내는 건 조금 그렇지 않아?”


“하아… 나중에 중사님이랑 이야기 해 보세요. 그럼, 이제 빨리 닦아주세요. 집안에 물을 흘리고 다니면 청소하기 힘드니까요.”


“어머, 미안해. 벌써 진흙으로 발자국을 찍어대고 왔거든. 그럼, 이제 닦으러 가 볼까? 죠죠! 이리 온. 착하다, 착해.” 


“멍!”


“조금 있다가 전부 대청소를 해야겠네요. 그 개 이름이 죠죠라구요? 벌써 이름까지 지으신 거예요, 하사님?”


“당연하지. 얘를 처음 본 순간부터 벌써 정해진 이름이라고. 이 든든한덩치랑 장난기, 금색 털하며… 어울리는 이름이지 않아? 자, 가자 죠죠!”


샤워실을 빠져나가는 글로리아를 따라 물에 푹 젖은 금발을 흩날리며 죠죠가 방방 뛰어다녔다. 글로리아는 커다란 타월로 달려드는 죠죠를 끌어안았다. 글로리아의 품에서 뛰쳐나온 죠죠는 몸을 세차게 털었다. 글로리아를 따라 나온 베티와 메데이아, 이브와 클레어는 죠죠가 튀기는 물을 막기 위해 팔로 얼굴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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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하얀나무 07/28/12:32
으잌 죠죠~
48 선호수야 07/28/09:14
메데이아가 별로 안나왔어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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