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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달/무제 by 하프물범

휴전으로 끝나버린 발라카야 카탈루 대전 이후의 발라카야 최후방 국경마을 샬루트에 있는 1425부대의 9명의 평범한 이야기. 작가 曰 \'아, 왠지 하늘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일상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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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하프물범[tanatos04]  
조회 1253    추천 1   덧글 4    / 2010.07.27 23:29:28

모든 생물이 활동을 멈추고 더 이상의 성장을 포기한 얼음의 대지. 그렇다고 해서 생명이 붙은 존재가 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마치 커다란 성채처럼 보이는 요새에는 수십 명의 군인들이 모여 있었다. 군인들의 군복어깨에는 화승총 모양의 마크가 수놓아진 금실이 둘린 완장이 박혀있었다. 검은색 군복을 입은 무서워 보이는 군인들이 라이플을 어깨에 메고는 커다란 망루 위에서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따금 하품을 하거나 다른 행동을 할 법한데도, 군인들은 정자세를 유지한 채 정면만 노려보고 있었다. 요새로 이어진 커다란 대로의 끝에서 눈을 동반한 돌풍이 불어오더니 커다란 화물용 트럭이 요새의 입구에 멈췄다. 군인들은 라이플의 가늠좌로 트럭을 겨눈 채 큰 소리로 말했다.


“멈춰라! 트럭에서 손을 들고 천천히 내려라. 소속과 신분, 이곳에 온 목적을 밝혀라!”


군인의 말에 트럭기사는 순순히 운전대에서 손을 들고 내렸다. 군인은 트럭기사가 손 하나라도 잘못 까딱하면 금방이라고 발포할 기세로 트럭기사를 노려보고 있었다. 트럭기사가 완전히 비무장상태에서 내리자, 요새의 두꺼운 나무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리더니 이내 같은 복장을 한 군인들이 나와 트럭기사의 몸과 트럭을 살폈다. 트럭에는 무거워 보이는 짐 가방을 마음대로 열어보았다. 다양한 색상의 종이봉투와 상자, 그리고 천 옷가지들이 전부인 짐을 살펴보고는 트럭기사의 몸을 수색하던 군인이 망루 위에 있는 군인에게 가볍게 신호를 보냈다.


“그럼, 통과를 허락한다!”


군인이 우렁차게 소리치자, 그제야 트럭기사가 트럭에 올라 타 커다란 요새 문을 지났다. 요새 안은 마치 작은 마을처럼 잘 꾸며져 있었다. 통나무로 지은 수십 개의 작은 집들이 죽 늘어서 있었고, 마을의 중심부에는 시청처럼 생긴, 다른 집들에 비해 비교적 커다란 건물이 하나 있었다. 트럭기사는 그 커다란 건물 앞에 차를 세우고는 짐 가방을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은 싸늘한 바람이 몰아치는 밖과 달리 매우 포근하고 아늑한 상태였다. 건물 외벽에 붙은 커다란 벽난로가 탁탁 소리를 내며 불타고 있었고, 성격 좋아 보이는 비서처럼 생긴 긴 생머리의 아가씨가 트럭 운전수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운전수는 커다란 짐 가방을 끙끙 거리며 메고는 아가씨가 앉아있는 창구에 내려놓았다. 바지 뒤춤에서 무엇인가 잔뜩 적힌 종이를 내밀더니 사인 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무뚝뚝하게 말했다.


“중앙 마르셰 우체국에서 왔소. 수도에서 온 편지랑 화물들이오. 사인은 여기다가 하면 돼요.”


“아, 감사합니다. 자, 여기 사인 했습니다. 그럼, 죄송하지만 가방은 저 안 쪽에 넣어 주시겠어요?”


“그러지….”


아가씨는 시원시원하게 운전수의 부탁을 받아 볼펜으로 운전수가 가리킨 사인 란에 날카롭게 사인을 했다. 운전수는 삐딱하게 돌려 쓴 모자를 고쳐 쓰고는 아가씨의 사인을 확인 한 뒤에 아가씨의 부탁에 따라 가방을 이고는 창구 안 작은 공간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트럭기사가 우편물과 화물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 사이, 창구에 앉아있던 아가씨가 무늬가 새겨진 작고 귀여운 잔에 커피를 담아 운전수에게 가져다주었다. 운전수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고맙다고 꾸벅 인사를 하고는 커피를 받아 마신 후, 우편물과 화물의 분리를 계속하였다.


얼마 후, 운전수가 우편물과 화물의 분리를 끝마치자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소매로 대충 쓰윽 닦고는 아가씨에게 수고하라고 말한 뒤 건물을 빠져 나갔다. 아가씨는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운전수에게 인사를 하고는 총총 걸음으로 우편물이 잔뜩 쌓인 곳으로 걸어갔다. 수십 통의 우편물들을 모조리 뒤져보던 젊은 아가씨는 무엇인가 반가운 물건이라도 발견 했는지 활짝 웃으며 편지 하나를 집어 들더니 재빨리 건물을 나왔다.

 

요새에 한 구석에 마련 된 훈련장. 냉기가 매섭게 내리치는 허허발판인데도 불구하고 훈련을 받고 있는 부대원들은 전부 상의를 탈의 한 상태였다. 여기저기 훈련도중 생긴 상처들과 훈련을 할수록 늘어나는 잔 근육들은 그들에게 있어서 일종의 훈장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들의 앞에 서서 수십 명의 부대원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북풍과도 같은 눈을 가진 남자는 총검술 연습을 하고 있는 부대원들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피고 있었다. 그리 작지 않은 키에 얼굴에 착 달라붙는 검은머리, 감정이 거의 메말라있는 것처럼 보이는 눈과 꼿꼿한 자세는 진짜 군인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표본과도 같았다.


남자가 자세가 좋지 못한 부대원을 가리키자 조교들이 재빨리 달려가 자세를 교정해 주었다. 남자는 라이플로 연단을 짚은 채 고개를 들어 먼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편지를 품에 안은 아가씨가 훈련장으로 들어오더니 연단 위에 서 있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남자는 고개만 살짝 돌려 아가씨를 바라보고는 감정이 절제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이지, 에스메렐다? 아직 근무 중 일건데? 마음대로 자리를 이탈하지 말라고 수십 번은 넘게 말 한 것 같은데?”


“그 정도야 저도 알고 있다구요. 그것보다, 매형한테 편지가 와서 이렇게 가지고 왔답니다. 우후후, 과연 이 편지를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올까요?”


“편지?”


남자는 품속에 감추고 있던 편지를 팔랑이며 웃고 있는 에스메렐다의 손에서 편지를 홱 낚아채고는 편지의 발신인과 수신인이 적힌 곳을 읽었다. 샬루트, 발라카야, 1425부대. 남자는 아까와 달리 굳었던 얼굴을 풀고는 피식하고 웃었다. 편지를 잠시 에스메렐다에게 맞긴 남자는 연단 앞으로 돌아와 우렁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오늘 훈련은 여기 까지다! 모두 수고 했고, 훈련 종료 후 중앙 건물로 가면 집에서 온 편지들이 있을 것이다! 모두 찾으러 가도록!” 


“넵! 감사합니다, 진 대장님!” 


부대원들은 꼿꼿이 차렷 자세를 취한 채 연단 위의 남자에게 큰 소리로 거수경례를 하였다. 남자는 쉬어라고 말한 후 연단을 내려와, 에스메렐다와 함께 훈련장의 옆에 달린 일반 사병은 사용 할 수 없는 장교용 문으로 조그마한 문으로 나왔다. 훈련장 옆의 작은 문은 의무소로 바로 이어진 문이었다.


진은 의무소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의무소라고 하기 보다는 작은 개인용 공간처럼 보이는 곳에 들어오자, 진은 검은색 코트를 벗어 걸고는 의무소로 이어진 문을 짧게 두 번 두드렸다. 곧이어 반대쪽에서 노크 소리가 한 번 울리자 진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많은 여성 수습의무관들이 빙 둘러 앉아 조금 까칠해 보이는 여성에게 교육을 받고 있었다.


진은 고개를 살짝 숙여 자신이 방해 한 것을 사과했다. 까칠해 보이는 여성은 안경을 살짝 올리더니 구석에 있는 작은 의자를 손으로 가리켰다. 진과 에스메렐다는 조심스럽게 걸어가 가 그 곳에 앉았고, 까칠해 보이는 여성은 방금 전 까지 이어지던 교육을 다시 시작했다.

“이처럼 탄환이 환자의 몸에 박혔다면, 지체하지 말고 반드시 칼로 빼내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전장에서는 소독 된 칼을 구하기 힘듦으로, 어쩔 수 없이 병균이 잔뜩 묻은 칼로 빼낼 수밖에 없는 상황도 생긴다. 그 때는 절대 주저하지 말고 탄환을 빼내도록. 이상.”


“감사합니다, 제이나 간호 장교님!”


수습의무관들이 제이나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저들끼리 뭐라 떠들며 의무실을 빠져나갔다. 제이나는 깔끔하게 전부 넘겨 이마가 훤히 들어나는 머리에 흐르는 땀을 닦고는 가운을 벗었다. 제이나는 모든 수습의무관들이 나간 것을 확인하고는, 의무실의 문패를 ‘휴식 중’이라는 문패로 바꾼 후 도도한 걸음걸이로 진에게 다가갔다.


진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방금 전과 같이 날카로운 눈으로 다가오는 제이나를 바라봤고, 제이나는 도도함의 극치를 자랑하며 진에게 걸어왔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에스메렐다는 말로 형용 할 수 없는 기묘한 공기의 흐름 속에 침을 꿀꺽 삼켰고, 그 순간, 제이나가 몸을 앞으로 숙이더니 진의 품에 안겨 도도한 고양이가 가끔 부리는 애교와 같은 소리로 말했다.


“힘들었어, 자기야…. 자기는 안 힘들었어?”


“응. 제이나랑 우리 애들 생각을 하니까 하나도 안 힘들었지. 그래, 수고했어, 제이나.”


“우응….”


“제발 처제가 있는 자리에서 그렇게 둘이 붙어 있지 마세요. 보기만 해도 온 몸에 닭살이 올라오니까요.”


에스메렐다는 지독한 수준의 애정행위를 하며 사랑을 과시하는 진과 제이나를 보며 닭살이 돋은 팔을 연신 긁어댔다. 진은 제이나에게 짧은 입맞춤을 한 후 손에 들고 있던 편지를 제이나에게 건네줬다. 제이나는 검지로 안경을 살짝 치켜 올리고는 편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이게 뭐야? 본부에서 온 편지야? 아니면 부모님이 보낸 편지인가?”


“아니, 칼이 보냈어. 그 녀석, 무슨 일인지 이렇게 편지까지 보내고…. 군 생활에 대해 불평하려고 보낸 게 아닐까?”


“설마. 칼 도련님도 이제 다 크셨는데. 그리고 다른 곳도 아니고 1425부대잖아. 힘들기는커녕, 재미있다고 할 거야.”


“칼 도련님이라면, 매형의 그 숫기 없고, 글 쓰는 거 좋아하는데다, 군대는 지지리도 싫어했다는 그 셋째 말이야?”


에스메렐다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손바닥을 탁 치며 말했다. 제이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에스메렐다의 말에 맞장구를 춰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진은 편지봉투를 뜯어 편지를 꺼내 들고는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진은 편지를 끝까지 다 읽고는 왠지 후련하다는 얼굴로 웃고 있었다.


“왜? 무슨 일이야? 역시, 도련님한테는 안 맞는다고 해?”


“아니. 내 생각이랑은 정 반대로 너무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이번 달 마지막 주에 7박 8일로 휴가를 나오는 가봐.”


“오호, 그게 군대에서 첫 번째 휴가죠? 이야, 부럽네요.”


“어머, 그러면 우리도 내려가서 한 번 봐야하지 않을까? 겸사겸사 레미나 얼굴도 보고. 오랫동안 못 봤으니까.”


“찬성!”


제이나의 말에 에스메렐다가 가장 먼저 손을 들며 소리쳤다. 진은 편지를 코트 주머니 안에 집어넣고는 굉장히 기분이 좋은 듯 얼굴 주위에서 웃음을 지우지 않았다. 제이나는 에스메렐다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한 번 튕기고는 너무 흥분하지 말라고 했다. 제이나는 아까보다 밝은 걸음으로 의무실 한 구석에 딸린 작은 방으로 들어가더니 작은 상자를 하나 가지고 나왔다. 진이 상자를 보며 조용히 물었다.


“그게 뭐야? 웬 상자?”


“도련님 만나면 드리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그런 기회가 없어서 말이야. 이번에 오시는 김에 드려야지. 에스메렐다, 너도 같이 내려가자.”


“아자! 이번에는 꼭 남자친구를 만들어서 올라 올 거야. 반드시.”


“그러시든지…. 진, 잠시만 서 있어 봐.”


진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칼이 수도로 올라오는 시기에 자신들도 내려가겠다는 것을 확정한 후, 제이나는 순간 조용히 진의 위아래를 훑어보더니 진의 팔목을 잡아끌고는 의무실에 딸린 작은 방으로 진을 밀어 넣었다. 에스메렐다가 팔짱을 낀 채 조금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잠깐!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쫓아내는 건데?”


“그걸 내 입으로 말해야겠니? 아, 남자친구 없는 너는 모르겠구나. 그럼, 남자친구를 만들어 오렴.”


“자, 잠깐!”


제이나가 에스메렐다를 밀어 의무실 밖으로 밀어내고는 의무실의 문을 걸어 잠갔다. 에스메렐다는 언니의 차가운 냉대와 알 수 없는 모욕감을 방출하기위해 발을 쾅쾅 구르며 의무실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러댔다.


궤변


엉엉엉.


날 가져요!


요즘 잘 안 써집니다.


원래도 못 썻지만..


ㅠㅠ


tanatos04 님에 의해 2010.07.27 11:29 에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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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SB.K 07/27/11:37
잘봤어요.
요즘같은 날, 저도 저런 동네로 휴가를 떠나고 싶네요.
20 하프물범 07/27/11:46
SB.K//아 감사합니다. K I S 잘 보고 있습니다 ㅎㅎ
48 선호수야 07/28/11:30
커플지옥 솔로만세
20 하프물범 07/29/12:15
선호수야//애인이 없는 너는 모르겠구나. 그럼 만들어 오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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