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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hao[lai18]  
조회 913    추천 0   덧글 2    / 2010.08.03 22:35:49

이미 폐인이 되어 버린 그녀에게 다가간 그는 다정하게 그러면서도 묘하게 설득력있는 어조로 말했다.

“괴롭지? 슬프지? 죽어버리고 싶지?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고 싶지? 자기 자신에게 혐오를 느끼면서도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한 그 복잡한 심정을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겠지? 하지만 걱정마. 나는 너를 이해해줄수 있으니까”

하지만 상대방은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그녀는 침대 구석에 앉아서 그저 멍하니 마치 망가진 인현처럼 앉아있을 뿐이었다. 일주일째 이 상태였다. 가족들은 어떻게든 노력해서 어느 정도 밥은 먹였다는 것 같지만 아무리 봐도 야위었다. 가만히 두면 영양실조로 쓰러질 것이었다.

“그야 물론 못 믿겠지. 처음 보는 인간이 나타나서는 자신의 상처를 모두 이해한다고 하다니. 하지만 말이야. 난 완벽하게 조사했어. 그래 그 김현수에 대해서”

그녀가 눈동자만 움직여 그를 쳐다보았다. 째려보고 있다고 해야 하는 것일까? 어쨌든 김현수라는 이름에 반응을 보인 그녀였다. 그는 속으로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

“그래 김현수야. 그 녀석이 너를 이렇게 만든거잖아? 그렇게 사랑했는데 말이지. 모두가 수군거렸지만 나는 네가 왜 김현수와 사귀었는지 알고 있지. 그냥 첫눈에 반한거였잖아?”

그녀의 고개가 그를 향해서 돌아갔다. 점차 반응이 오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마음속 좀 더 깊은 곳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상대는 널 강간하고 임신시키고 그리고 유산시켰어. 그러더니 다른 여자애와 사귀고 있다고!”

살짝은 분노한 듯 한 감정을 섞어보았다. 그의 가장 큰 장기인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감정이 섞인 말은 그의 별것 아닌 정보에 힘을 불어넣어주었다.

“죽어…….”

그제야 그녀가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다지 좋은 말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말이야. 나라면 너의 모든 것을 포용해줄수 있어. 과거부터 모든 것을 말이야. 왜냐하면 난 너를 좋아하니까”

“죽어…….”

반응이 나타나는 것 까지는 진전이 있었지만 더 이상은 그녀가 거부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아주 약간 틈이 보이기 시작한 그녀의 마음에 좀 더 큰 균열을 만들기로 하였다.

“좋아해. 그러니까 그 녀석에게 함께 복수하는거야. 지금 희희낙락거리며 놀고 있는 그를. 너를 능욕한 그 원수에게 복수하는거야. 완벽하게 말이지. 그 이상의 것을 원해도 좋아. 그 이하의 것을 원해도 좋아. 네가 원한다면 무엇이든 해줄게. 그 만큼 너는 나의 모든 것이니까 말이야. 그래서 이렇게 찾아온거야”

“죽어…….”

그리고 그는 그녀를 껴안았다.

하지만 그녀는 발버둥치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네가 아직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좋아. 하지만 나는 너를 좋아해줄게. 다정하게 손을 잡아주지 않아도 좋아. 그래도 나는 너를 좋아해 줄 테니까.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저……. 정말…….”

균열은 거대한 파문처럼 번져 그녀의 마음의 벽을 무너뜨렸다. 그녀는 그날 그에게 안겨 하염없이 울었다.

그렇다고해도 사귄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그녀에게 말한 것은 거짓말이었고 그녀 역시 그에게 특별한 연애감정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일종의 상담역을 맡게 된 것이었다. 물론 그 모든 것은 그의 연기였지만 말이다.

그녀의 마음에 대해서까지 자세한 정보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김현수와 거래를 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문제로 학교 측에서 자신에 대해 캐기 전에 먼저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신에 그녀에 대한 정보를 넘겨받은 것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현수는 바보 그 자체였지만 의외로 여자에 대한 것은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정보를 토대로 그녀를 설득했다. 그 이후 그녀는 친한 친구들과 그 이전에 포섭해둔 학생들을 이용해서 그녀에 대한 사건을 그저 소문으로 추락시켰다. 기본적으로 밝게 나타나 다시 등교하는 학생을 학교에서도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일단은 겉으로는 연인사이로 하지만 사실은 그녀가 김현수에게 복수하는 것을 돕기 위한 사이였다. 물론 그 사이에 그는 꾸준히 그녀에게 자신만이 그녀의 편이라는 것을 세뇌시켰다. 여러 부분에서 그에게 의존하도록 만들었다. 목적은 하나였다. 그녀를 완전히 자신에게 복속시키는 것.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무료함을 달래기위해서.

그것도 모른 채 사람들은 그를 하이에나라고 부른다. 사자가 버리고 간 것을 주워 먹는 하이에나라고…….

하지만 그 하이에나는 그 누구보다도 교활하고 필요하면 사자도 죽이는 무서운 생명이라는 사실을 주변의 누구도 모른다. 혹시나 알아차린다고 해도 이미 그에게 포섭된 자들을 이용해서 제거당할 것이다. 무료함을 달래는데 방해가 되니까.

그런 것도 모른 채 쓸데없이 밝기만 한 정문은 자기 멋대로 떠들고 있었다.

“너 그런 것치고는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것 같은데 말이야. 혹시 그런 거야? 좋은 관계로 남기로 하고 헤어지는 그런 거”

사실은 이쯤에서 박장대소를 하고 싶은 그였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쓸데없이 밝은 만큼 입도 가벼운 정문은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정보원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 둘이 교문에 도착했을 때쯤에는 황미연이 더없이 밝은 미소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정문은 그 모습을 보더니 ‘야 네 밥이 기다리고 있네’ 라며 속삭이더니 혼자서 교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가 교내로 사라지고 나서 그는 미연과 단둘이서 교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둘은 서로 다른 반이었다.

“어제는 연락이 없어서 어떻게 된 건가 싶었어”

미연이 조용히 말했다. 소란스러운 등교시간에는 이정도의 소리로 말하는 것만으로도 주변에는 들리지 않는다.

“미안. 어제는 일이 좀 있어서 말이야. 그보다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는데……. 혹시 이서현이라고 알아?”


lai18 님에 의해 2010.08.03 11:47 에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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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드래곤소녀 08/03/11:32
중간에 문장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희희낙락거리며 놀고 있는 너를 능욕한 그 원수에게 복수하라는 문장이요. 이대로 쓰면 아무래도 여자애가 유산했으면서도 놀고 있다는 말이 되죠. ㅋ
9 hao 08/03/11:47
이런 엄청난 오류를... 일단 수정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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