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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달/무제 by 하프물범

휴전으로 끝나버린 발라카야 카탈루 대전 이후의 발라카야 최후방 국경마을 샬루트에 있는 1425부대의 9명의 평범한 이야기. 작가 曰 \'아, 왠지 하늘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일상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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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59    추천 2   덧글 1    / 2010.08.08 03:27:02

시내 한 가운데 위치 한 중앙 군사본부 안. 일반 사병 두 명당 하나 꼴로 배정받는 작은 숙소가 가득 한 복도에 맛있는 냄새가 퍼지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사병들이 애용하는 군사본부 지하식당에서 올라오는 아침식사 냄새가 강렬하게 퍼졌어야 했지만, ‘램퍼드 그리핀’이라고 적힌 방에서 아침 식사보다 더 달콤한 냄새가 끓어올라 나왔다.


마침 식당으로 내려가는 계단 바로 앞에 위치한 램퍼드의 방 앞에는, 색다른 단내로 가득한 럄퍼드의 방 앞에 사병들이 하나 둘 멈춰 서 있었다.


평소에는 램퍼드 혼자 쓰는 방인데다, 램퍼드의 성격을 잘 아는 사병들은 램퍼드의 방 앞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램퍼드가 여자를 들였다는 말을, 다른 이는 램퍼드의 성격이 변했다는 말들을 나누며 떠들고 있는 사이, 졸린 눈을 비비며 사무엘이 사병 실들이 죽 늘여선 복도를 걸어 램퍼드의 방 앞에 멈춰 섰다. 사무엘 역시 램퍼드의 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단내를 맡으며 코를 킁킁거렸다. 사무엘의 등장에 램퍼드의 방 앞에 몰려있던 모든 사병들이 일제히 사무엘에게 경례를 했다.


“사무엘 상사님! 좋은 아침입니다!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아이고 머리야. 너네, 시끄러우니까 나가서 연병장 돌 준비 하고 있어. 정확히 30분 후에 나갈 테니, 그 전에 20바퀴 못 뛴 녀석은 영창 간다. 이봐! 램퍼드. 안에 있나?”


사무엘이 경례를 올리는 사병들에게 피곤하다는 얼굴로 짜증을 내고는, 연병장으로 나가라는 말을 남겨 둔 후 램퍼드의 방문을 두드렸다. 사병들은 아침식사도 거른 채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 연병장으로 나가는 사이, 램퍼드가 부스스한 얼굴로 문을 천천히 열었다.


사무엘이 문 앞에서 최대한 밝게 웃으며 램퍼드에게 손을 흔들었다. 램퍼드는 사무엘을 멍한 눈동자로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올려 경례를 올렸다.


“안녕하십니까, 사무엘 상사님. 아침부터 어쩐 일로.”


“그래, 잘 잤나, 램퍼드 중사? 별 건 아니고, 여길 우연히 지나가는 데 달콤한 냄새가 나더라고. 그래서 아침 식사 좀 얻어먹을 수 있을 까 해서 들렸네만. 실례해도 괜찮겠나?”


“…죄송합니다. 제 동생이 멋대로 팬케이크 같은 걸 굽는 바람에. 금방 그만 두라고 하겠습니다.”


램퍼드가 사무엘에게 사과를 하며 방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사무엘이 괜찮다며 램퍼드를 말렸다. 사무엘은 조용히 실례한다는 말을 남기고는 램퍼드의 사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다른 사병실과 마찬가지로 칙칙한 회색 벽이었지만, 그날만은 평소와 달리 밝은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현관에서 이어지는 짧은 복도를 지나 방안으로 가자, 베티가 앞치마를 두른 채 작은 가스레인지 앞에 서서 갈색으로 맛있게 익어가는 팬케이크를 연신 뒤집고 있었다.


사무엘이 부스스한 얼굴로 인사를 하자, 베티가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는 팬케이크를 능숙하게 뒤집었다. 사무엘이 방 한 구석에 놓인 의자에 앉자, 램퍼드가 재빨리 접이식 탁자를 가져다주었다. 사무엘이 싱긋 웃으며 베티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밤새 안녕하셨나요?”


“네. 생각보다 편안하게 잤어요. 사무엘 상사님도 안녕히 주무셨어요?”


베티가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자, 사무엘이 조용히 턱을 괸 채 베티를 바라보며 말했다.


“뭐, 저야 언제나 잘 자는 편이죠. 아침부터 요리라니. 꽤 분주하신 분이로군요. 요 아래에 내려가면 금방 밥을 드실 수 있으실 텐데. 굳이 귀찮게….”


“오랜만에 만난 오빠한테 아침식사 해 주는 것 정도야 그리 어렵지 않죠. 뭐, 여태껏 매일 식사준비를 해서, 이제는 별로 분주하다는 생각도 안 드는 걸요. 무엇보다 요리하는 게 즐거우니까요.”


“아! 후후후. 정말 부럽군, 램퍼드 중사. 저렇게 좋은 동생이 있다니…. 잘 해 줘야겠어.”


“과찬이십니다, 사무엘 상사님. 베티. 사무엘 상사님 아침식사도 같이 준비 해 줘.”


“응.”


베티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팬케이크가 어느 정도 쌓이자, 베티가 살짝 녹인 버터와 메이플시럽을 듬뿍 얹어 탁자로 가지고 갔다. 사무엘이 맛있겠다는 얼굴로 손바닥을 비비며 엄청난 기대를 품고 있었다. 개인접시와 포크, 나이프가 돌아가자 사무엘이 베티에게 잘 먹겠다고 인사를 한 후 팬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흐음, 입에 들어가자마자 씹을 필요도 없이 살살 녹는 군요. 식당 아주머니들껜 미안하지만, 베티 양의 팬케이크는 저희 식당의 음식들 보다 몇 백배로 맛있군요.”


“감사합니다. 그냥 평소대로 구웠을 뿐인데요, 뭘. 맛있다니 다행이네요. 아, 커피 한 잔 드시겠어요?”


“주시면 고맙죠.”


사무엘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램퍼드는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사무엘과 베티 사이에서 그저 묵묵히 팬케이크만 먹고 있었다. 베티와 사무엘 사이에 웃음꽃이 피었고, 주전자 안의 커피도 거의 다 떨어져 갈 무렵 누군가 램퍼드의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군홧발 소리가 들렸다.


테오도어 그리핀이 램퍼드를 보며 한 마디 하려다 말고 사무엘을 보며 그저 손을 드는 것으로 가벼운 인사를 했다. 사무엘은 그 자리에 앉아 테오도어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안녕하십니까, 테오도어 준장님? 밤새 안녕하셨는지?”


“잘 잤네, 사무엘. 자네도 편히 잤는가?”


“네. 맛있는 냄새가 복도까지 은은하게 흘러 나와서 염치불구하고 따님께 아침을 얻어먹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괜찮다면 준장님도 같이 드시는 게 어떤가요?”


“난 조금 바빠서. 베티, 잠자리는 불편하지 않았니?”


테오도어가 사무엘의 부탁을 가볍게 거절하고는 조용히 커피를 따르고 있는 베티에게 물었다. 베티는 테오도어에게 커피 한 잔을 건네주고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았어요.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더군요. 다만 오빠 방이 조금 지저분한 것 같아서, 오후에는 정리를 하려고요.”


“…미안하다, 베티.”


“흠. 램퍼드, 조금 있다 나를 보러 오게. 사무엘, 베티. 아침식사 맛있게들 하게.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준장님.”


“네, 아버지.”


사무엘과 베티가 조용히 인사를 하자, 테오도어가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사무엘이 마치 잔뜩 긴장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양 한숨을 푹 내쉬고는 기대어 눕듯 의자에 앉았다.


“테오도어 준장님은 정말 대하기 힘들다니까요. 뭐라고 해야 할 까. 엄청 무서워 보여서 말 한 번 잘못하면 크게 혼 날 것 같아서 항상 조마조마하다니까요. 안 그런가? 램퍼드 중사.”


“네.”


“그런가요? 그래도, 아버지가 얼굴은 항상 찌푸리고 계시지, 사실 성격은 엄청 좋으신 분이에요. 그렇게 겁먹으실 필요 없어요.”


“하하! 그런가요? 준장님은 부럽군요. 이렇게 걱정해 주는 따님도 계시고. 저도 베티 양 같은 아가씨를 부인으로 맞이하고 싶군요.”


사무엘의 장난기 섞인 말에 베티가 난처함을 얼굴 가득 드러냈다. 동생을 향한 사무엘의 짓궂은 장난에도 램퍼드는 그저 묵묵히 팬케이크만 먹고 있었다. 분위기가 조용히 가라앉자, 사무엘이 천천히 일어났다.


“벌써 다 드신 거예요?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 조금 더 드셔도 괜찮은데….”


“아뇨 괜찮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는 녀석들도 있고, 옷도 갈아입어야 하구요. 아침식사 잘 먹었습니다.”


사무엘이 상큼하게 웃고는 베티에게 손을 흔들었다. 램퍼드가 적당히 인사를 하자, 사무엘이 천천히 방을 빠져 나갔다. 베티는 계속해서 웃고 있던 얼굴을 풀어 지친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자리에 앉았다. 마지막 한 장의 팬케이크를 가져가며 램퍼드가 무슨 일이냐는 얼굴로 물었다.


“왜 그래?”


“응? 아. 아니. 그냥 좀… 귀찮다고 해야 하나? 너무 끈덕지게 옆에서 달라붙으니까 조금 힘들어서.”


“…나한테 말 하지 그랬어? 적당히 말해 줄 수 있는데 말이야.”


“으응. 오빠 상사 분한테 어떻게 대 놓고 말 할 수 있겠어? 그냥 적당히 분위기 봐 가면서 맞춰 드리는 게 전부지, 뭐.”


베티가 애써 웃으며 대답하자 램퍼드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메이플시럽의 흔적으로 가득한 커다란 접시와 개인 접시를 싱크대에 내려다 주었다. 베티는 고맙다고 말하고는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고, 램퍼드는 코트를 챙겨 입고 자신의 방을 나왔다.


램퍼드의 방 앞에는 사무엘 때와는 다르지만 그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인파가 모여 있었다. 램퍼드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나오자, 방문 앞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던 많은 남자대원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는 정확히 45도 위를 바라본 채 뻣뻣하게 서 있었다. 램퍼드는 그들을 슥 둘러보고는 걔 중 서기관인 젊은 여자대원을 하나 불러 자신의 앞에 세웠다.


짧은 블론드 머리가 인상적인 여자대원은 자신보다 20cm가 더 큰 램퍼드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자, 말로 형용 할 수 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입술을 꽉 깨물었다. 램퍼드가 모두에게 쉬라는 가벼운 신호를 보내고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여자대원에게 조용조용히 말하기 시작했다.


“이름은?”


“크, 클라우스 하인츠 상병 입니다! 지, 직책은 5급 서기관이며, 현 멕킨리 중사 님 지휘 하에 있습니다!”


“…쉬어. 미안하지만 하나 부탁 좀 하지. 지금 내 동생이 휴가 차 이곳에 와 있는 데, 하루 종일 건물 안에서만 생활 할 순 없을 테니. 만약 동생이 외출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 따라가 주게. 멕킨리 중사에게는 잘 말해 둘 테니. 그럼, 부탁하겠네.”


램퍼드의 의외의 부탁에 클라우스는 아까보다 더 얼굴을 굳게 굳히고는 각이 제대로 잡힌 경례를 하며 소리쳤다.


“아, 아, 아, 알겠습니다! 클라우스 하인츠! 램퍼트 그리핀 중사님의 명령을 이행하겠습니다!”


“알았다. 잘 부탁 하지.”


램퍼드는 조용히 말하고는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램퍼드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클라우스는 그 자리에서 굳은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다행이 클라우스의 동기들이 그녀를 흔들어 깨워, 그녀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클라우스는 우선 크게 심호흡을 여러 번 한 뒤 동기들을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떡해? 어떻게 해야 하냐고! 가, 갑자기 나한테 그런 걸 부탁해버리고 가 버리면….”


“뭐, 어때? 오늘 하루종일 업무를 뺄 수 있잖아. 그걸로 만족하라고, 클라우스.”


같은 서기과 남자대원이 킬킬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클라우스의 얼굴을 파랗게 질린 채 방 앞을 계속해서 맴돌았다. 테오도어와 램퍼드로 추정해 볼 수 있는 램퍼드의 동생은 이미 클라우스의 머릿속에서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감정이 완전히 메마른 딱딱한 얼굴의 인물을 떠올린 클라우스는 더욱 안절부절 못하며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럼. 우린 돌아간다, 클라우스. 열심히 해.”


“야, 야! 혼자 버려두고 가면 어떡해! 너희들도 어떻게 생긴 지 궁금해서 여기 서 있었던 거잖아!”


“이, 이제는 별로 안 궁금해서. 하하하….”


하늘색 머리의 여자대원이 가볍게 웃고는 클라우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자신의 동료들이 완전히 사라지자, 클라우스는 둘 중 하나를 선택 할 수밖에 없는 기로에 놓였다.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돌아갈 것인가. 클라우스는 크게 심호흡을 여러 번 하더니, 이내 마음을 다 잡고 문고리를 조심스럽게 잡고 오른쪽으로 살짝 돌렸다.


다른 병사실과 별반 다르지 않는 냄새. 다만 달콤한 냄새가 방 구석구석에 드문드문 배여 있었다. 클라우스는 아까와 달리 긴장을 누그러뜨리고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자신보다 더 작은 소녀가 설거지를 끝낸 채 조용히 라디오의 주파수를 조정하고 있었다. 클라우스는 자신의 상상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방안에 앉아있자 한 편으로는 허탈하기도 했고, 한편으로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클라우스가 고개를 방안으로 들이밀자, 베티가 재빨리 일어나 클라우스에게 큰 소리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어쩐 일이신가요?”


“아, 아, 아, 안녕하십니까! 저는 클라우스 하인츠 상병 입니다! 지, 직책은 5급 서기관이며, 현 멕킨리 중사 님 지휘 하에 있습니다! 램퍼드 중사님의 말씀에 따라 동생 분을 하루 종일 잘 보좌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아, 그런가요? 오빠도 걱정은. 제 이름은 베티 그리핀입니다. 잘 부탁 드려요. …아침은 드셨어요?”


베티의 질문에 클라우스는 자신이 아침을 먹지 않은 것이 퍼뜩 생각났다. 사무엘이 자신 보다 먼저 도착해, 문 앞에 서 있던 다른 부대 소속의 부대원들을 전부 연병장으로 보낸 후. 자신은 식당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 작은 공간의 벽 뒤에 숨어 방을 관찰하느라 아심 식사를 먹지 않아 배에서 괴상한 소리가 울렸다. 클라우스가 부끄럽다는 듯 실실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아, 아뇨… 사실 아침부터 램퍼드 중사님 방 앞에서 숨어있느라 아침식사는 건너뛰었습니다.”


“예? 오빠의 방 앞에서… 혹시 오빠를 좋아하시나요? 어머….”


베티가 깜짝 놀라더니 빙그레 웃자, 클라우스가 절대 아니라는 듯 손을 가로저으며 강한 부정을 표했다. 베티는 조금 실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베티의 표정을 본 클라우스는 재빨리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래, 램퍼드 중사님이 싫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그… 조금 접근하기 힘든 분이신건 사실이지만요.”


“역시, 그렇죠? 오빠는 항상 얼굴을 찌푸리고 다니니까요. 아버지도 항상 그렇게 인상을 쓰고 다니시는데…. 어쩔 수 없다니까요.”


“그, 그렇죠? 하하하.”


“그럼 어째서 오빠의 방 앞에서 숨어계셨나요? 뭔가 전할 거라도 있었나요?”


베티의 질문에 클라우스가 조금 당황해하며 시선을 살짝 돌렸다. 베티가 고개를 갸우뚱하자 클라우스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사, 사실. 건물 안에 램퍼드 중사님의 동생 분이 와 계신다는 소문이 쫙 퍼져서요. 어, 어떤 분인지 보러 왔다고 할까요.”


“아! 그러셨군요.”


“그, 그게… 생각보다 예쁘고 귀엽게 생기셨네요? 저희 동기들은 전부….”


클라우스가 말꼬리를 살짝 흐렸다. 그러자 베티가 클라우스의 마지막 말을 다시 한 번 올리며 말했다.


“전부?”


“휴우… 이런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사실 동기들 전부, 동생 분께서 테오도어 준장님이랑 램퍼드 중사님을 빼다 박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죄, 죄송해요.”


“아, 아뇨. …제가 그렇게 안 닮았나요? 오빠랑 아버지랑.”


베티가 잠시 말을 멈추고 진지한 얼굴로 작은 거울을 바라보더니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클라우스는 재빨리 자신의 말을 수정하기 위해 다급히 소리쳤다.


“아, 아뇨! 완전히 안 닮았다는 뜻이 아니라! 그, 그게 저… 뭐랄까…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전체적으로 말이죠. 미, 미안합니다!”


클라우스가 고개를 숙여 사과하자, 베티는 괜찮다며 가볍게 말했다. 베티는 남은 재료를 탈탈 털어 팬케이크 반죽을 만든 뒤, 클라우스에게도 팬케이크를 잔뜩 구워 주었다. 노릇노릇한 팬케이크를 바라보며 군침을 흘리던 클라우스는 재빨리 나이프와 포크를 움직이며 팬케이크를 맛보았다.


많은 양의 팬케이크를 큰 무리 없이 다 먹어치우고는 가득 차오른 배를 두드리며 말했다.


“아침식사 잘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어요. 평범한 팬케이크가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나중에 만드는 법 좀 가르쳐 줄래요?”


“딱히 별 다른 방법은 없는데. 그냥 평소에 만들던 대로 만들었어요. 재료도 별 다른 게 없구요.”


“그런데 이건…. 신기하군요.”


클라우스가 진심으로 감동한 목소리로 말했다. 베티는 나머지 식기도 전부 설거지를 한 후 가볍게 차를 마셨다.


“흐음. 오후에는 뭘 할 생각이세요?”


“오빠 방 청소나 하려구요. 너무 더럽게 쓰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죠.”


“청소 끝나면 쇼핑이나 가지 않을래요? 하루 종일 기지 안에 박혀있는 것 보단 나가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해서요.”


클라우스가 가벼운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베티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클라우스가 재빨리 문 앞으로 달려가 소리쳤다.


“그럼, 전 나갈 준비하고 올게요. 빨리 끝내고 베티 양도 준비하고 계세요.”

 

“어머. 저거 예쁘다! 저 드레스 입어 볼 수 있어요? 아, 저 모자도 괜찮다. 저 모자랑, 아까 본 구두, 드레스 전부 입어 볼 게요.”


“네, 손님.”


에스메랄다는 커다란 의류상점으로 들어가더니 많은 종류의 옷들에 감탄을 내 뱉었다. 자신의 마음에 꼭 드는 옷들을 대 보더니, 몇 종류의 옷을 꺼내달라고 부탁한 뒤 작은 탈의실로 들어갔다. 칼은 허탈한 얼굴로 양손 가득히 가방을 든 채 가게 한 구석에 마련된 작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칼이 내려놓은 가방 안은 이미 갖가지 의류들로 가득 들어 차 있었다.


“저기, 이거 어때요? 저한테 어울려요? 모자만 썼을 때는 나름대로 어울리는 것 같은데, 드레스 까지 같이 입으니까 조금 이상한 것 같기두 하구요.”


“어, 어울려요.”


“어머, 남자 친구 분께서 그렇게 대충 대답하시면 안 돼요. 여자 친구 분의 말에는 제대로 대답해 주셔야죠.”


“남자 친구 아녜요. 형부 남동생이에요.”


에스메랄다가 밝게 웃으며 대답하자, 가게 점원은 잠시 칼을 지긋이 바라보더니 이내 알아챘다는 눈동자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왠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요.”


“하, 하하하….”


칼은 웃고 있었지만, 진심으로 기쁘지는 않았다. 에스메랄다는 점원과 함께 다른 옷들을 더 둘러 본 후, 다시 새로운 가방을 가득 채워 칼에게 건네주었다. 칼은 총 3개의 가방을 끙끙거리며 들고 나갔다. 아무것도 들지 않은 에스메랄다는 지치지도 않는 지, 수많은 인파 속을 헤치며 지나갔다.


“조금만 더 힘내요. 이제 옷은 다 샀으니까요. 어디 가서 조금만 쉬다 갈 까요?”


“그, 그럼 이제 돌아가는 건가요? 드디어….”


“네? 아. 당연히 아니죠. 이제 겨우 1/4정도 왔는걸요. 지금부터는 뭔가 달콤한 걸 먹을 수 있을 만한 곳을 찾아다녀 볼까요?”


“그, 그러지요….”


에스메랄다는 칼의 말을 거의 듣지 않은 채 먼저 앞장서 나갔다. 칼은 에스메랄다가 어느 정도 개척 해 놓은 인간의 길을 따라 힘겹게 걸어갔다. 앞서나간 에스메랄다의 손에는 이미 크레이프 두 개가 들려 있었다. 칼은 힘겹게 한 손으로 모든 짐을 옮기고, 에스메랄다에게서 생크림이 듬뿍 든 크레이프를 받아 들었다.


칼이 힘겹게 크레이프를 베어 물 새도 없이 에스메랄다는 무엇인가 다른 걸 발견한 듯 재빨리 달려 나갔다.


“조, 조금만 천천히….”


칼은 힘겹게 말했지만, 에스메랄다는 이미 들을 수 없는 곳 까지 가 있었다. 칼이 에스메랄다를 다시 보게 된 곳은 한 작은 카페였다. 에스메랄다는 이미 테라스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점원에게 주문을 하고 있었다. 칼이 에스메랄다가 앉은 자리에 다가가 털썩 주저앉았다.


에스메랄다가 칼에게 수고했다고 말했지만, 이미 힘이 쫙 빠져버린 칼에게는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



궤변.


나머지는 내일 올림.


조만간 K.I.S 랑 노바-코드, 새나X새나 재탕 뛰어야지.


여고생 탐정서는 제대로 다시 읽어보고.


추리물은 약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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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하프물범  lv 20 10.380952381% / 21218 글 820 | 댓글 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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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선호수야 08/08/01:13
...잠깐 손놓은새에 분량이 무지막지하게 불어났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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