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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아웃사이더[Outsider] 完 by 선호수야

이능배로 변신

[이능력배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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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 선호수야[arche153]  
조회 1283    추천 0   덧글 1    / 2010.08.13 20:23:55

어제 피곤한 나머지 잠이 들자, 어느 새 하루가 지나있었다. 오늘은 토요일, 거기다가 학교가 쉬는 날이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려 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루키가 나타났다. 옆에는 유정석 씨가 덤으로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따라 유난히 신나보이는 그녀다. 어제 그 소녀는 누구인지, 어떤 일인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랬다간 그 표정이 싹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 그만 두었다.

반면, 옆의 유정석 씨는 귀찮아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루키에게 포박당해 있어 어쩔수가 없었다. 그녀의 괴력은 나도 알고있는 바이기에 이해했다.

환영회도 끝났고, 이제 본격적으로 일하셔야죠?”

그러니까요, 단장. 그 환영회 때문에 쉬고싶...”

월급은 일한만큼 나가니까 열심히 해야죠! 자자, 빨리 일어나세요!”

아무래도 숙취에 시달리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모습은 예견된 결과였다. 술을 마시지 않았기에 유일하게 정신이 말짱했던 나는 지난밤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었다. 슬로터 대원들의 등장으로 한껏 열받은 사람들이 술을 퍼마시기 시작한 것이다. 자고 있던 유현 씨를 제외하면 모두 양조장 마냥 아주 술을 입에 들이부어댔다. 덕분에 구토와 술주정이 난무하는 시끄러운 밤이 되었다.

유현 씨에게 틀어져 있던 선풍기는, 선풍기를 켜두고 자면 위험하다고 해서 전원을 껐다. 덥다고 또 옷을 벗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기대) 했지만 곤히 잠든터라 미동도 않더라.

유정석 씨는 술을 못한다 들었는데, 여태까지 쌓인 스트레스가 제법 있는지 묵묵히 술을 마셨다. 그 단위가 십을 넘어가니 저리 고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테지.

어서 갑시다!”

루키가 재촉했다. 네네, 하고 대답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가 먼저 향한 곳은 이태현이 있는 사무실이었다. 신입에게 간단한 주의점이나 격려 등을 해준다고 했는데, 실상은 아마 돈벌어오라고 닦달하는 것일 거라고, 나는 짐작했다. 어째서인지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이 너무 강렬하게 박혀버린 것 같다.

대장! 들어갑니다!”

루키는 대답을 들을 것도 없이 문을 열어젖혔다. 그곳에는 손에 책을 들고 읽고있는 이태현의 모습이 보였다. 단정한 옷차림과 머리, 지적으로 보이는 표정은 한 조직의 대장이라고 하기에 충분했다- 라기 보단, 폼 잡으려고 계속 준비한 것이겠지(이 생각을 하며 이태현에 대한 나의 생각이 정말로 부정적이란걸 깨달았다).

이제야 왔군.”

이태현은 책을 덮으며 말했다. 그 표지에 써져있는걸 보고 난 내 짐작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고있었다. 제목이 무려 [신기하고 재미있는 과학탐구]. 난 겨우겨우 웃음을 참았다.

그래, 이석현 대원. 아웃사이더의 일원이 되었으니 해야할 일을 알려주겠네.”

들어왔을 때 알려줬으면 좋잖아? 라고 순간 생각했지만 그 때는 루키로 인해 완전히 제어 불능 상태였으니 그건 무리라는 걸 깨달았다.

아웃사이더는 그 능력의 활용도가 낮지만, 그래도 사용하면 편리한 능력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소속해 있는 곳이네. 그래서, 그 능력들을 유익하게 사용하고자 하는게 목표지.”

실상은 돈이지만.”

정석 씨가 옆에서 조그맣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이 생기면 아웃사이더의 단장, 루키가 곧바로 알려줄걸세.”

그렇죠!”

실실 웃는 루키. 그걸보면서 이태현이나 정석 씨나 나나 못미덥다는 표정이었지만, 단장인 이상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매우 중요한 사항이 있다네.”

이태현은 갑자기 진지해져서는 손에 깍지를 끼고, 그 위에 턱을 올려놓았다. 나도 초능력자라곤 하지만, 도대체 저런 모습에서 어디가 내일 모레 마흔인건지 모르겠다. 누가봐도 이삼십대의 유능한 남자인데!

어쨌거나 그의 진지한 태도에, 나도 조금은 경건하게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

?”

나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고 말았다.

돈 말이야. 가장 중요한 사항일세. 끝나고 나면 일한 곳에서 수당을 지급해줄걸세. 그걸 가져와. . 다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게. 안그러면 수입에 지장이 있으니까.”

최종 목표는 결국 돈인거냐! 이 더러운 황금주의, 물질만능주의 등의 사상을 비판하고 있었지만 일개 대원이 대장에게 덤빌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그의 말을 수긍했다.

좋아. 그럼, 유정석 대원.”

.”

자네는 이석현 대원과 함께 일하며 기초적인 것을 알려주게나.”

그 때, 정석 씨의 입이 약간 비죽거린 것을 보았다. 하지만 곧 원래대로 돌아왔다. 저랑 일하는게 그렇게 싫습니까? 저도 그다지 유쾌하진 않습니다만.됬네. 이제 그럼 루키가 안내해줄 테니 일터로 가보게나.”

내 귀에는 귀찮으니 이제 닥치고 일이나 하러 가라는걸로 들렸다. 사실이라고 해도 변할건 없을테지만.

, 갑시다!”

루키가 소리쳤다.

그리고 그녀를 따라, 정석 씨와 함께 라이더트를 빠져나왔다. 엄청난 무더위에 눈을 제대로 뜰 수조차 없었다. 햇빛을 손으로 가리고 앞을 보자 가장 먼저 보인것은 예의 택시였다.

그것을 바라보던 정석 씨가 질렸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꼭 이걸 타야합니까?”

그럼요! 우리의 추억이 깃든 자동차인데요.”

타본 적이 없는 나로써는 동감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동감 할 수 없는건 그도 마찬가지인 듯, 정석 씨는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택시를 타기를 꺼려했다. 그러자 루키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타기 싫으시면 히치하이킹 하고 가세요.”

참고로 라이더트의 근처에는 지나가는 자동차는커녕 버스조차 오지 않는다. 비밀조직 다운 은폐력이라고 루키는 자랑스러워 하지만 실상은 그냥 외지일 뿐이다. 자전거를 타고 다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이 곳까지의 거리는 어마어마하다. 한마디로, 루키의 택시는 바깥 세상(?)과 라이더트을 연결해주는 통로인 것이다. 택시 외에도 이태현이나 아인에스 등 고위 간부가 소유하고 있는 차들만이 유일하게 이 곳을 들어올 수 있다.

, 아닙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정석 씨는 택시에 먼저 탑승했다. 타기 싫다는 표정이 얼굴에 노골적으로 들어나있지만 말이다.

석현 씨도.”

그제서야 나도 택시 안으로 들어갔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차만 고집하는 건지 누가 루키의 속내 좀 알려줬으면 한다.

자아, 루키 택시 출발합니다!”

어느 새 택시 기사가 쓸법한 모자까지 눌러쓴 루키는 활기차게 그렇게 말하고, 누룽지 맛 사탕을 입에 하나 넣은 뒤 느닷없이 엑셀을 밟았다. 그 체감 속도와 현란한 운전 실력 덕분에 정석 씨와 나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멀미와 두통을 비롯한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런데 정작 운전자 본인은 신나서 콧노래까지 흥얼거렸다.

과연 저게 사람이란 말인가!

, 다왔어요!”

어느 새 도착했을 때는 정석 씨는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나는 등을 토닥여주는 걸로 위로를 대신했다.

 

?”

나는 얼빠진 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다. 루키가 나를 끌고 온 것은, 다름아닌-

아이스크림 가게?”

멍하니 간판을 바라보았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가게명은 간접 광고가 될테니 넘어가고, 어쨌거나 중요한건 왜 내가 여기로 왔냐는 것이다.

일하러죠!”

루키는 명쾌하게 내게 답을 내놓았다. 다만, 내가 그 명쾌한 답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일을 하러 왔다? 아이스크림 가게에?

. 일하러.”

싱긋 웃으며 말하는 루키. 정석 씨는 어이가 없는지 가로등에 몸을 기대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나야 어찌되든 상관 없었다. 내가 도움이 된다면 어느 곳에서 일해도 상관 없었다. 아이스크림 가게던, 레스토랑이던.

가게 안으로 들어온 우리를 웃으며 반기는 것은 젊은 여자 종업원이었다. 그녀는 루키와 간단하게 악수를 하고는 말했다.

, 오셨군요! 노동력지원센터에서 오신분들, 맞죠?”

SMU의 아웃사이더란 정식 명칭이 버젓이 있는데! 하긴 일반인에게 알리긴 어려울테니 이름을 바꾼건 그렇다치자. 하지만 노동력지원센터라니, 무슨 미친 듯이 일만하는 기계가 될 것 같잖아!

그리고, 그것은 불길한 예감으로 끝나진 않을 예정인 모양이다.

빨리 준비해주셔야겠어요. 무더운 날씨인터라 손님들이 물밀 듯 밀려올테니까요.”

루키는 간단히 고개를 끄덕였다.

, . 그럼 두 분에게 간단히 할 일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정석 씨는 카운터에서 일을 봐주시고, 석현 씨는 얼음을 만들어주세요.”

한마디로 우리의 능력을 이용하겠다는 뜻이다. 빨리 읽는 능력의 소유자이며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인 정석 씨는 카운터를, 물을 얼리는 능력을 가진 나에게는 얼음 생산을.

참 잘 어울리는 콤비죠? 전 그럼 먼저 가있겠습니다!”

쓸 때없는 사족을 붙이고는 바람처럼 사라지는 루키. 붙잡을 새도 없이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다. 진짜다. 내가 잘못 본게 아니다. 그녀는 한 순간,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여태까지 보여준 것들과 비견하면 놀랄 일도 아니였다.

, 먼저 직원복을 입어주세요.”

여자 종업원은 우리를 탈의실로 안내했다. 정석 씨가 들어가고 이어 뒤따라 들어가려 했는데, 느닷없이 종업원이 내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들어가시면 안돼요.”

왜냐고 묻는 내게 종업원이 대답했다.

얼음을 만드는데 직원 복이 젖으면 안되잖아요.”

나는 직원복도 입히지 않는거냐! 가게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였지만, 나 개인에게는 무척이나 서러운 일이였다.

어느 새 직원복을 입고 나온 정석 씨의 모습은 성실한 아르바이트 생, 바로 그것이였다. 다만, 짜증내는 표정만 빼면.

그럼 정석 씨는 카운터에 가계시고, 당신은 나 따라와요.”

난 이름 없는줄 아나!

종업원이 날 데려간 곳은 어느 문 앞이였다. 그리고 그 문을 여니, 햇살이 쨍쨍한 바깥이 나왔다. 그 열기는 콘크리트 바닥마저 녹여버릴 것 같았다.

저기, 여기에 왜 저를...”

종업원은 말 없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더니, 거대한 물통 하나를 들고와서는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 안에는 물이 가득 차있는 상태였다. 물을 꺼내는 용도로 보이는 바가지도 하나 있었다. , 플라스틱으로 된 박스도 하나 들고나왔다.

영문을 모르고 멀뚱멀뚱 서있는 내게 종업원이 말했다.

아까 그 여성분께서 그러셨는데요? 이것만 맡기면 알아서 얼음을 가져다 줄거라고.”

루키, 이 마녀! 그렇게 나를 고생시키고 싶은거냐!

그럼, 수고하세요.”

!

매정하게 문이 닫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느끼지 못했던 강렬한 태양이 내 머리 위로 쏟아졌다.

내가 물론 사무실에 앉아서 서류 같은걸 정리하는, 그런 안락함을 원한 건 아니었다. 최소한 인간다운 대우(예를 들면 에어컨 바람이라던가)를 받으며 일하고 싶다는, 지극히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뭐냐! 이것 순수하게 노동력만 착취해가는게 아닌가!

후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손님들이 밀어닥칠테니 어서 얼음을 만들지 않으면 인간은 고사하고 개취급도 못 받을 상황이었다. 그 상환만큼은 저랟로 피하고 싶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쪼그려 앉아 그 물통에 담긴 물에 손을 담갔다.

어쩔 수 없지.”

이 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나는 스스로를 위로하며, 바가지로 물통에서 물을 퍼 손을 담았다. 그리고 손 안의 물을 냉각시킨다. 그러자 동그란 모양의 얼음이 하나 생겨났다. 하지만 이 엄청난 날씨에 어디에 보관해야하나? 난 아까 종업원이 놔두고 간 박스를 열어보았다. 부착되어있는 설명서를 보니 커다란 보온박스란다. 이거라면 녹을 걱정은 없을 것이다. 난 그 박스에 얼음을 넣어두고, 뚜껑을 닫았다.

“...하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런 쪄죽을 날씨에, 이 행동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고? 난 근로 의욕을 상실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악!”

바닥에 닿은 손과 엉덩이가 익을 것처럼 뜨거웠다. 앉지도 못하고 결국 일어나야만 했다. 젠장, 나보고 어쩌라고!

저기요! 빨리 좀 가져다주실래요?”

아까 전의 종업원이 재촉했다. 난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종업원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일을 시작했다. 제기랄, 이렇게 된거 제대로 일해주겠어!

“...아아.”

어째서인지 눈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내리는듯한 기분이다.

 

 

하아, 하아...”

나는 거친 숨을 쉬었다. 물을 퍼다담고, 얼음을 만들어내고, 보온박스에 담고, 꽉 채워서 가게 안으로 들어가 냉장실에 넣고. 이런 삽질을, 이 무더운 날씨에 계속 하니 미쳐서 돌아가버릴 것만 같았다.

젠장...!”

이태현, 언젠간 죽여버리겠어!

이태현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라도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당당히 이 지옥을 이겨내고, 이겨내서 언젠간 한 방 먹여버리겠다. 그렇게 생각하니 의욕이 생겨났다. 그래서 겨우 힘을 내서 이 반복노동을 계속했다.

10번 째 왕복을 하던 그 때였다.

?”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흐려진 시야에, 익숙한 인영이 보였다. 금색의 짧은 머리카락, 웃고있는 푸른 눈동자.

힘들죠?”

루키였다.

, 루키. 간거 아니였...”

, 잠시 사야할게 있어서요.”

루키는 그렇게 말하고는, 땀으로 범벅되어있는 나의 손을 주저없이 잡았다. 당황해서 빼려고 했지만, 역시 단장. 악력이 대단해서 빠져나가지 못했다. 적어도 땀 때문에 미끄러질 순 있을텐데!

, 저 일해야...”

안해도 되요.”

루키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 손을 붙잡고는 끌고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골목을 한번 돌고 또 한번 돌더니, 한 곳에서 멈춰섰다.

여기는...”

내가 일하던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그녀는 갑자기 웃더니, 메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았다. 정석 씨와 나를 데려올 때만해도 없던 것이었다. 잠시 사야할게 있다더니, 쇼핑이라도 한 것일까?

루키는 가방에서 모자를 하나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내게 푹 씌워주었다. 내가 뭐하는 것이냐는 표정을 짓자, 루키는 딴소리를 했다.

, 잘 어울리네요. 역시 사길 잘했어.”

그러니까, 뭐하는...”

, 가요!”

루키는 다시 내 손을 붙잡고는 갑자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일 안하고 온 것을 보면 분명 종업원이 뭐라고 할텐데!

하지만 그런 부분을 제하고 내가 기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 때문이였다. 마치 세상의 모든 행복을 가진 것처럼 기뻤다. 참 사람이란 작은 것에도 큰 감동을 느끼는 존재다.

그 여자 종업원은 들어온 우리를 보며 다가왔다. 그 뒤로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 정석 씨가 보였다. 솔직히 양심에 찔린다.

어서오세... ? 아까 그...”

. 아이스크림 좀 먹으러 왔어요.”

그제서야 왜 루키가 내게 모자를 씌운 건지 알아차렸다. 나를 유심히 보진 않은 모양인지, 종업원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다행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섭섭했다. 적어도 같은 옷차림이란걸 보면서 의심 정도는 해달라고!

, 그럼 메뉴를 정해주세요.”

루키는 고민하는 기색도 없이 곧바로 대답했다.

팥빙수 두 개요.”

그렇게 멋대로 주문을 하고는, 루키는 나를 빈 자리로 데려갔다. 나를 앉히고는 곧장 맞은 편으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는 씨익 미소 지었다. 나는 여자 종업원을 의식하고 일부러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왜 데려온거예요? 들키기라도 하면..." 

 아아, 이 인자한 단장은 처음 일하는 신입 단원이 땡볕에서 고생하는 것을 보고 너무도 가슴이 아파 이렇게 구해주었답니다! 엣헴!”

가슴을 펴며 당당하게 말하는 루키. 무슨 소리냐! 인자한 단장께서 저 땡볕에서 일하게 만들어놓고!

무슨 소리입니까.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에베베베 안들린다 안들린다하며 귀를 틀어막는 루키. 그런 모습에 웃음도 나고, 지치기도 해서 나는 맥없이 웃었다. 귀여운 건지 유치한 건지.

그런데, 진짜 일 안해도 괜찮아요?”

그러자 루키가 안심하라는 듯 말했다.

그럼요! 제가 수를 다 써놨으니까.”

무슨 수?

얼음은 다 채워놨으니까 돈은 제대로 받을 수 있을거예요.”

그렇게 웃으며 빙그레 웃는 루키. 생각 없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어쩐지 비밀스러운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 궁금해지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팥빙수 나왔습니다.”

팥빙수 두 개가 탁자 위로 올라왔다. 초콜릿이며 과자며 하는 것들이 잔뜩 올라가있는, 먹음직스러운 팥빙수였다.

잘먹겠습니다.”

나는 딸려나온 스푼을 들며 작게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팥빙수를 섞으며 루키 쪽을 바라보았다.

“...뭐하는겁니까?”

? 뭐하냐니요.”

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만...”

루키가 지금 뭘하고있느냐면, 팥빙수에 들어있는 과자, 초콜렛들을 모조리 빼내고 있었다. 저건 음식을 만든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이것들은 맛없어요.”

그리 말하고는, 루키는 다시 메고 있던 가방을 뒤척였다. 그리고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꺼내든 것은, 누룽지 맛 사탕이었다.

“...안질립니까?”

어머, 질리다니요. 먹어도 먹어도 계속 먹고싶은데.”

당신은 정녕 외국인입니까?

나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루키는 콧노래 까지 흥얼거리며 누룽지 맛 사탕 봉지를 뜯고는, 일일이 사탕 봉지를 까서 팥빙수 안에 집어넣었다. 노란색 사탕알들이 떨어질 때 마다 나의 속은 뒤집어질 것 같았다.

“...혹시 밥먹을 때도?”

, 그 땐 진짜 누룽지를 먹어요.”

도대체 미각 기관이 어떻게 되있으면 저런 행동들이 가능할까? 나는 그렇게 묻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고 그냥 시선을 내 팥빙수 쪽으로 옮겨버렸다.

, 석현 씨도 넣을래요? 맛있는데.”

, 아뇨! 괜찮습니다.”

나는 그녀가 내게도 사탕을 넣으려는걸 전력으로 제지했다. 죄송하지만 제 미각 기관은 평범해서 말입니다.

맛있는데....”

아쉽다는 듯 나를 바라보는 루키. 그 눈빛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곧 참아냈다. 힘들게 일하고나서 먹는 팥빙수는 적어도 맛있으면 하는게 내 작은 소망이다.

와아, 맛있다!”

누룽지 팥빙수를 먹으며 행복하다는 듯 웃는 루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저도 모르게 미소짓고 말았다. 그리고는 그 순간만큼은, 그 팥빙수가 맛있어 보였다.

그럼, 저도 잘 먹을게요.”

네에. 잘 드세요.”

참으로 평화롭지 않은가.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을텐데.

나는 피식 웃으며 팥빙수를 먹기 시작했다. 어째서인지, 힘든 일을 하고도 기쁘다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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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8/16/05:21
전편 아인에스가 남은 술병들을 다 가지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그후 술을 퍼마셨다는 것은 좀... 틀린 전개 같습니다.
물론 새로 사 마셨을 수도 있지만 말이죠...

상관은 없지만, 선풍기 틀고 자면 위험하다는 것은 한국인들의 편견으로
들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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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 수정에 들어갑니다 [1] 48 선호수야 10.08.10 1854
48 낙선 맞았습니다! [2] 48 선호수야 10.08.25 1181 0
47 후기 [5] 48 선호수야 10.08.17 1060 1
46 6. 에필로그 [3] 48 선호수야 10.08.17 1151 1
45 5. En Taro Adun! (3) [1] 48 선호수야 10.08.16 1118 0
44 5. En Taro Adun! (2) 48 선호수야 10.08.16 1104 0
43 5. En Taro Adun! 48 선호수야 10.08.16 1119 0
42 4. I Long For Combat! (5) 48 선호수야 10.08.15 1091 0
41 4. I Long For Combat (4) [1] 48 선호수야 10.08.15 1151 0
40 ---수정 절취선--- 48 선호수야 10.08.13 1123 0
39 4. I Long For Combat! (3) 48 선호수야 10.08.13 1168 0
38 4. I Long For Combat! (2) 48 선호수야 10.08.13 1136 0
37 4. I Long For Combat! 48 선호수야 10.08.13 1135 0
36 3. For Adun! (4) 48 선호수야 10.08.13 1123 0
35 3. For Adun! (3) 48 선호수야 10.08.13 1039 0
34 3. For Adun! (2) [1] 48 선호수야 10.08.13 1284 0
33 3. For Adun! [1] 48 선호수야 10.08.13 1109 0
32 2. What Now Calls? (5) 48 선호수야 10.08.13 1103 0
31 2. What Now Calls? (4) [2] 48 선호수야 10.08.13 1172 0
30 2. What Now Calls? (3) [1] 48 선호수야 10.08.13 1145 0
29 2. What Now Calls? (2) [3] 48 선호수야 10.08.13 118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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