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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여고생 탐정서(완결) by 드래곤소녀



[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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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드래곤소녀[goldking2000]
조회 948    추천 1   덧글 0    / 2010.08.18 23:16:23

“말도 안돼요. 뭣 때문에 총수님이 사람들을 해친다는 거죠? 저기 있는 나라양이나 메이드 분들을 제외하면 모두들 이번 여행에서 총수님을 처음 만난 것 아닌가요?”

도영의 말에 진수는 말도 안 된다며 손을 내저었다. 진수의 말대로 자신들은 이번 여행으로 총수를 처음 만난 것이었다. 나라나 메이드들 역시 2주전까지만 해도 총수를 만나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총수가 그들의 목숨을 노릴만한 당위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총수에게 아무런 목적도 없어요.”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수연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말을 내뱉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수연은 진수와 연미를 돌아보았다.

“저 뿐만 아니라 그 때 작가님들 역시 보셨듯이 이 저택 곳곳에 흉기로 사용할 만한 것들이 숨겨져 있었어요. 그것뿐만이 아니라 벽이나 천장에도 무엇인가를 연습한 듯한 흔적이 곳곳에 남겨져 있었구요.”

“하지만 그것은 총수가 이 집을 사기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흔적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총수가 이곳에서 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그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네 그것뿐이라면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죠. 죄송하지만 어느 분이 총수의 방에 있는 책들을 이곳으로 가져다주시겠습니까?”

“아... 제가...”

혜영은 곧바로 총수의 방으로 달려가 그의 방에 있던 책들을 전부 가져와 주었다. 수연은 그녀에게 감사를 표하고는 그녀에게서 건네받은 책들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바닥에 늘어놓았다.

“이게 무언가?”

“‘희대의 살인마와 그들의 살인 수법’, ‘세계명작추리소설전집.’, ‘추리의 시작과 그 끝.’, ‘사이코 페스와 범죄의 관계’, ‘명탐정이라는 존재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의의.’ 정말 추리를 좋아하다보군 대부분 추리 책들인데요.”

“아니, 그렇다고 하기엔 책들이 너무나도 깨끗해. 아직 새책 특유의 냄새도 사라지지 않았고 기껏 해봤자 한번내지 두 번 정도 밖에 보지 않은 책 같은데... 왜 이 책들을 가져온 거지?”

어서 빨리 이유를 설명하라는 듯 연미가 노려보자 수연은 바닥에 놓인 책들 중 ‘추리의 시작과 그 끝.’이라는 제목의 책을 들어올렸다.

“이 책을 얼핏 보면 이것은 추리와 사건에 대해서 학문적으로 정리해놓은 문학서예요. 그리고 이 책을 열어보면 이런 구절이 있어요. ‘추리물을 쓰는 데 필요한 것은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특징이 있다. 그것은 사건을 벌이는 범인과 범인에게 희생되는 피해자. 그리고 알리바이 시각을 제시해줄 검수자. 마지막으로 사건을 해결할 탐정과 의도치 않고 탐정에게 도움을 줄 조언자가 바로 그것들이다.’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아시겠어요?”

“그게 뭐 어떻다고... 소설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그 정도는 알고 있는 사실이야.”

“그래,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을 추리 소설을 쓸데 그 것들을 적절히 조합해서 글을 쓰니까.”

“아직도 눈치 채지 못하셨나요?”

“뭐가 말이야.”

“총수가 범인이라고 한다면...”

수연은 손을 들어 가장 오른쪽에 앉아있던 나라를 가리켰다.

“피해자.”

그녀의 손이 천천히 왼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곧 그녀의 손가락이 세창을 가리켰다.

“검수자.”

그녀의 손가락이 이번에는 연미와 진수를 가리켰다.

“조연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의 손가락은 도영의 앞에 멈추어 섰다.

“탐정.”

“서, 설마...”

“우연이 단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일어난다면 그것은 필연이라고 하죠.”

그제서야 모두들 수연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깨달았다.

“그래요. 처음부터 총수가 이 섬으로 여러분들을 초대한 이유는 이 섬을 무대로 한 살인극을 벌이기 위해서였어요!”

큰 충격을 받은 듯 사람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잠깐... 한 가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있다.”

도영은 대화 도중에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던 것인지 전혀 충격을 받은 것 같지 않았다. 도리어 수연에게 질문을 할 정도로 냉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탐정님 뭔가요?”

“확실히 너의 말대로라면 지금까지의 의문이 해결되지만 단 하나 가장 큰 문제가 남아있다. 도대체 마혁을 살해한 범인은 누구냐는 것이다.”

“그것은 살해 된 당사자한테 한번 물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당사자라니? 설마 마혁군.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겁니까?”

진수가 비명을 질렀다. 그 역시 마혁의 죽음을 눈앞에서 똑똑히 지켜봤기 때문에 수연의 말을 곧바로 믿을 수 없었다.

“물론이죠. 도와준 사람이 있었거든요.”

비록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등 뒤로 불길한 기운을 풍기는 수연의 모습에 모두들 반사적으로 한걸음 물러나고 말았다.

“안 그런가요. 교수님? 제가 말씀드렸죠. 한 사람도 빠짐없이 불러 달라고요.”

수연의 미소가 더욱 짙어지자 세창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비와 같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결국 그는 버티기 힘든 것인지 그녀의 시선을 피하였다.

“대단하네. 마지막의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었는데 도대체 어디서 눈치 챈 것이지?”

모두들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마혁이 멀쩡한 모습으로 입에 담배를 물고는 불을 붙이고 있었다. 수연은 아직도 잘 움직이지 않는 몸을 일으켜 느린 발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마혁은 수연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여어, 아가씨. 나름 기대하고 있었지만 완전히 기대 이상이던데...”

“......”

수연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 상태 그대로 마혁의 뺨을 후려쳤다.

짝!

마혁의 턱이 완전히 돌아갈 정도로 강한 힘이었다. 마혁은 어이가 없다는 듯 담배가 바닥에 떨어진 것도 잊은 체 부어오른 뺨을 움켜잡고는 수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뭐라고 한마디 하려던 순간 마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흑... 흑.... 으흑...”

수연이 바닥에 주저앉은 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웃음을 터트리는 수연의 모습에 마혁 역시 몸을 숙이며 조심스럽게 그녀의 몸을 안아주었다.

“...미안해.”

“흐흑... 우아아아아앙!”

결국 수연은 큰소리로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 하늘이...”

누군가가 중얼거린 목소리에 모두들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지긋지긋하던 비가 그치고 회색 구름 사이로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goldking2000 님에 의해 2010.08.18 11:59 에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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