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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호 by 계수

=전 세계의 명예로운 인류 여러분. 대통령…. 아니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감히 고하겠습니다. 도망치십쇼. 살아남아 주십시오. 결코 이 지구에 인간이 살았다는 것을 잊게 하지 말아 주십 시오… 그리고… 어… 그리고….= 대통령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후 tv가 꺼지고 평범한 광고가 흘러나왔다. 싸늘한 교실에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평범한 광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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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20    추천 0   덧글 0    / 2010.09.02 19:03:11

옆으로 움직이는 승강기(말이 좀 웃기지만)를 타고 방공호로 돌아가는 재원.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로 했다. 최대한 평화롭게, 아무 일 없이 종말일 까지 버티면 된다. 이것을 최종 목적으로 두자.

그러고 보니 종말은 언제인 걸까. 두 번이나 기억을 지웠으니 그 날짜도 확실하지 않다. 물어볼 걸 그랬나….

머릿속에 들어온 지식들은 우주인이 마지막으로 의식들을 흡수한 날까지였다. 즉, 인간에 대한 지식은 물론 여기에 오게 된 경로나 인류와 접촉해 무엇을 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대략 짐작은 간다. 우리는 속아서 이곳에 들어온 것이 틀림없다.

아마 적당량 인류에게 의식을 공유시키는 조건으로 우리를 이 우주인에게 팔았다거나 그런 것일 확률이 높다.

뭐, 어떻게 보면 인류의 번영을 위해 이 한 몸 바친 것이니 거부감도 그나마 적어진다. 하지만 한편으론 참으로 인간다운 인류의 방식에 헛웃음이 나왔다. 아니, 인류라고 하기도 뭐한가? 분명 정부의 몇몇 많이 이 사실을 알고 있겠지. 부모님은 어떻게 알고 있을까? 수학여행 중에 버스사고라도 났다거나 하는 식으로 얼버무렸을까? 그건 조금 가슴 아프다. 지구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건 불가능 하겠지. 이 우주인을 완벽하게 장악한다던지 하지 않는 이상. 협박 같은 게 통할 상대도 아니다. 인간과는 너무나 다른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문제는 방공호이다. 어떻게 하면 아무 분쟁 없이 지낼 것인가. 요는 기간이 아니라 그 방법이다.

그렇게 한창 고민을 시작할 때 즈음 문이 열렸다.

“아….”

“어?”

재원은 숨을 삼켰다.

설마, 설마 승강기 앞에 사람이 있을 줄은…. 모두 잠들었을 줄 알았는데? 하아, 아니 당연하다. 당연히 이런 돌발 상황쯤 생각했어야 했다. 멍청하다. 자신이 이렇게 부주의 할 줄은 몰랐다.

그렇게 자책하며 재원은 급하게 얼버무리기 시작했다.

“저기, 잠깐 위에 다녀와 봤어. 집에 연락도 하고 싶고…. 전화도 안 되니까. 저기”

“어? 위로 가면 못 내려온다고 그러던데….”

단발머리를 흔들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소녀. 시원시원한 느낌의 소녀다. 어느 반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을 법하게 누구의 말이든 잘 듣고 잘 받아쳐주는 아이. 좋은 성격이라 거부감 없이 얘기하기 쉬운 서하람 파의 부두목 같은 존재. 서연화다.

하얀 얼굴에 미소가 가시자 재원은 오싹하고 한기를 느꼈다. 그러자.

“푸, 풋 푸하하하하하 당황하기는, 푸하하하하 전화라니, 변명 좋은데?”

갑자기 연화가 웃음을 터뜨렸다.

어안이 벙벙해진 재원은 뭐? 하고 멍 하니 있다가 간신히 사태를 파악했다.

“하아… 네가 두 명 중 한 명이냐?”

의식을 공유한 4명. 그 중 두 명은 폐기되었고 나머지 둘 은 아직 이 안에 건재하다. 그러니까, 재원을 합하여 총 세 명. 이 방공호에는 우주인과 동맹을 펼친 존재가 있다는 뜻이다.

“응.”

별일 아니라는 듯이 대답하는 연화.

재원은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이런 부주의한 행동을 자제할 것을 맹세했다.

그나저나 연화가 공유자라서 다행이었다. 같은 방을 쓰는 연화가 있으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잘 부탁해 신참.”

하얗게 웃는 얼굴로 손을 내미는 연화. 재원은 거부감 없이 그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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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계수  lv 3 99.25% / 997 글 97 | 댓글 2  
현실을 직시하지마 피하고 싶은 현실이라면 받아들이지 말고 부숴버리면 되는거야.

방공호 38편
인형이 되고싶은 인간 31편
클래스 전쟁 과 아이돌 29편
(가제) 계수나무 -월계- 29편
레루레루! 1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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