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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호 by 계수

=전 세계의 명예로운 인류 여러분. 대통령…. 아니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감히 고하겠습니다. 도망치십쇼. 살아남아 주십시오. 결코 이 지구에 인간이 살았다는 것을 잊게 하지 말아 주십 시오… 그리고… 어… 그리고….= 대통령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후 tv가 꺼지고 평범한 광고가 흘러나왔다. 싸늘한 교실에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평범한 광고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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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계수[rla916]
조회 848    추천 0   덧글 0    / 2010.09.05 17:31:40

“뭐야, 채희였어? 마침 잘 왔어, 물어보고 싶은 게 있거든. 우주인에 대해….”

리빙룸에 들어온 다음 사람을 보며 재원은 물었다.

“너… 엄청 부주의 하구나.”

그런 재원의 말을 끊고 날카롭게 노려보는 채희. 재원은 순간 식겁하고 말았다.

“어? 내가?”

“내가 우주인과 만났을지 안 만났을지도 모르잖아.”

아….

왜 아무 생각 없이 당연히 그녀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재원은 허탈하게 웃음을 흘렸다. 그러자 오히려 그 태도가 화가 난다는 듯이 채희는 더욱 거세게 재원을 노려보았다.

“이런 바보 같은 녀석 덕분에 리셋 하는 건 한 번으로 족해.”

“…뭐? 무슨 뜻이야?!”

재원은 그 볼멘소리를 충고로 받아들이려다 문득 떠오르는 사실에 채희를 다그쳤다.

“뭐, 뭐가?”

“나 때문에 리셋 했다고? 그랬던 적이 있었어?!”

“아니, 재원아.”

무의식중에 위협적으로 채희에게 다가가자 연화가 재원을 자제시켰다.

“그런 게 아니라 ‘너 같이’ 부주의 했던 녀석이 있었다는 거야. 그 폐기된 두 명 중에.”

“…그런 거야?”

“응.”

깔끔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연화였기에 재원은 말을 삼켜버렸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재원은 본연의 목적을 떠올려 채희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의견을 물었다.

 

“통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안 돼.”

“왜?”

채희는 심기가 불편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

“부주의 했던 녀석 말인데, 그건 준권이었어. 너처럼 우주인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자만에 빠져서는… 좀 심해졌거든.”

어떤 의미로 부주의 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지만 재원이는 잠자코 듣고 있었다.

“이 방공호를 통제하려고 했었지.”

채희가 뇌까렸다.

준권이가…. 물론 독재자라는 의미에선 충분히 어울린다. 히틀러에 견주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준권이 혼자서 하기에는 힘들 텐데…. 영호도 반발이 심할 것이고, 애초에 통제하려는 준권이를 서하람이 순순히 따라 줬을 리가 없다.

“그러는 사이 서하람의 함정에 빠져서 우주인을 서하람에게 들켰고, 리셋까지 해야 했어. 골치 아파. 그런 트러블을 만들지 말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놔두는 것이 상책이야. 적어도 난 그렇게 봐.”

재원은 순간 멍해짐과 동시에 빠르게 머리를 돌렸다. 서하람은 준권을 함정에 빠뜨렸다. 즉, 독재자를 몰락시켰고…. 우주인의 존재를 아는. 즉 공유자였던 준권은 그 함정에 의해 서하람에게 모든 사실을 들키고 말았다.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 것이 한 번, 혹은 두 번 전의 리셋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동안은 어땠어? 준권이가 통제하는 동안은….”

“대체적으로 안정적이기는 했어, 하지만 역시 불만이 터져 나왔지.”

채희는 한숨을 쉰다.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실인 듯하다.

“통제는 필요해, 하지만 불편하고, 불가능해. 실제적인 예가 존재하잖아.”

반면 연화는 별 거리낌 없이 시원시원하게 말했다.

“아니, 그건….”

재원은 말을 멈추었다.

그건… 준권이의 통제가 실패했던 이유는 어쩌면 전부 서하람의 탓이 아니었을까, 모두 서하람의 수작이 이라면? 그의 뒷손으로 불만을 터뜨리고 서서히 통제를 무너뜨려서 준권이를 몰고 갔다면…. 그건 명백히 서하람의 탓이다. 반대로, 서하람이 이 통제를 도와준다면, 이상적인 방공호도 생각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희망이 보였다.

허나, 눈앞의 두 소녀라는 벽이 두껍다. 전례를 알고 있는 만큼 둘은 조심스러워 질 것이고, 지금은 완전히 현 상태를 유지하며 그대로 놔두는 것이 능사라고 보고 있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이래서는 안 된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뱃속에서 꾸물럭 꾸물럭 미꾸라지가 올라오고 있듯이 거북했다. 짜증이 치솟아 오르며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재원을 뒤덮고 흔들었다.

마치 재원 자신이 변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리빙룸에 다른 학생들이 들어왔고, 대화는 그것으로 끝내기로 했다.

슬슬 허기가 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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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직시하지마 피하고 싶은 현실이라면 받아들이지 말고 부숴버리면 되는거야.

방공호 38편
인형이 되고싶은 인간 31편
클래스 전쟁 과 아이돌 29편
(가제) 계수나무 -월계- 29편
레루레루! 1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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