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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Seo[fudak]
조회 1065    추천 0   덧글 5    / 2010.11.01 12:48:11

PART.6

 

집에 도착 한 후 나는 짐을 내려놓고 다시 마트로 향했다. 여나가 마트에 먼저 갔으니 잃어버린 것을 찾고 돌아온다면 충분히 나와 마주 칠 정도의 시간적 여유는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마트에 도착해서 숙녀복 매장으로 올라 갈 때까지 여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 몰라 매장에 근무하는 몇 몇 직원에게 물어보기 까지 했으나, ‘그 손님’ 다시 온 적은 없다는 말 뿐. 씁쓸하게 마트 밖으로 나온 나는 인파들 사이를 무감각한 눈동자로 훑어봤다.

 

‘이 바보 여기에 오지 않았다면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거야…?’

 

집에 도착 할 때 까지 느꼈던 묘한 기분은 불안이 되고 불안은 걱정으로 바뀌며 이제는 짜증으로 변해갔다.

 

대체 녀석이 뭐 길래 내가 이렇게 까지 헌신적으로 찾아다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란 말인가? 기껏 해야 어제 처음으로 만난 사이인데! 뭐, 오히려 잘 됐다. 없어지면 없어진 대로 나야 평소의 생활로 돌아가면 되니까.

 

“…할 수 있을 리 없잖아.”

 

혼잣말로 중얼거린 나는 양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고개를 풀썩 떨어뜨렸다.

또 다른 차원에서 온 내 자신. 엄마의 닮은 여자아이. 그리고 그런 녀석이 내게 해준 얘기들. 이제 와서 그 모든 것을 부정해 버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질 나쁜 장난 이라고 하기에는 녀석이 알고 있는 내용들은 너무도 정확했으니까. 거기다 이 사징님도 녀석의 존재를 믿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내가 믿지 않으면…?

 

“설마, 길 잃어버린 건 아니겠지…?”

 

딱딱하게 굳어진 내 안면 근육이 살짝 씰룩였다. 정말, 설마 하는 마음이었다. 지금까지 녀석이 내게 보인 태도라면 충분히 길을 잃어버리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무언가에 현혹 돼 쫄래쫄래 쫓아갔을 지도 모른다. 뭐, 거의 본능적으로 움직이다 시피 하는 생명체니까 가망이 없는 얘기는 아니지.

 

주머니에서 애꿎은 핸드폰을 꺼내 확인해 봤자 한숨만 새어나올 뿐이었다. 녀석에게 핸드폰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가령 집으로 돌아갔다 한들 슬비에게 연락이 없을 리 없을 테니까.

 

“잠깐?”

 

그 순간 차가운 의문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어째서 여나가 이곳 지리에 밟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기억을 더듬어 보면 녀석도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이곳으로 이사와 살았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런 녀석이 길을 잃어버려? 웃기지도 않는 얘기다.

 

‘그럼 뭐 때문에? 마트에 갈 때 돌아가는 짓을 한 거야? 돌아 갈 때처럼 빠른 길도 있었잖아.’

 

단순하게 생각하다 보니 어처구니가 없어서 쯧- 하고 혀를 차버렸다.

 

“일부러.”

 

그 말을 나직하게 내뱉은 나는 여나, 슬비랑 함께 처음 마트에 온 방향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무슨 생각으로 녀석이 그런 떡밥을 뿌려 놨는지 알 수는 없었다. 다만 ‘그곳’에 가보면 녀석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 분명히 기다리고 있을 거라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처음 왔던 길을 역행한 나는 부드러운 인공조명에 감싸여 있는 공원의 거리를 걷고 있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늦은 시각에 이곳을 와본 적은 없지만, 이런 시간에도 사람들의 모습은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뭐, 역시나 관광명소라는 이름값을 하는 것일까? 대부분이 자기 짝이 있는 연인들인 것 같지만 말이다.

 

그리고 평소라면 즐비하게 널려 있던 노점상들도 시간이 시간이라 그런지 대부분 정리하고 돌아 간 것 같다. 아직 몇 몇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눈에 띄긴 해도 금방 정리 할 분위기로 보인다.

 

공원을 지나 벚꽃들이 만발한 언덕을 올랐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잎들. 하지만 봄의 마지막을 알리는 듯 분홍빛 잔재들은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언덕을 오르면서 옆으로 고개를 돌린 나는 형형색색의 인공 불빛에 잠겨 있는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노을 속에서 바라본 풍경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 어딘가 모르게 신비스러움 마저 느껴지는 야경은 이 마을이 정말 내가 살고 있는 곳인지 하는 착각마저 들게 했다.

 

‘베란다에서 내려다 봤을 때는 몰랐는데.’

 

그러고 보니 여유롭게 감상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지. 야경에 취해 깜빡 정신을 놓았던 나는 조금 더 언덕을 올랐다. 거의 정상에 다다랐을 즈음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곳의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언덕을 가로 지르는 또 하나의 길이 보인다. 이 도로와 마찬가지로 깔끔하게 포장 된 길이었지만, 출입을 하지 못 하도록 길 양옆에 설치된 기둥에 굵은 쇠사슬이 걸려있었다.

 

상당히 녹이 심하게 슬어있는 쇠사슬이었다. 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쇠사슬을 걸어놓기는 했어도 사람은 쉽게 넘어 갈 수 있었다.

 

양옆에 세워진 기둥을 보니 예전에는 커다란 문이 달려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부식이 심해 문을 떼어내고 어설프게나마 출입을 통제하려고 쇠사슬을 걸어 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말이다.

 

“그렇다는 건 여기가 교문이었단 말이지?”

 

쇠사슬 앞에 선 나는 칠흑 같은 어둠만이 만연하는 정면을 바라보았다.

 

“정말 혼자 올라 간 것일까?”

 

가로수 언덕은 수은등이 몇 미터 마다 위치해 있어서 도로를 따라 올라 가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아니, 어려움이라고 하기 보다는 두려움이라고 해야 할까? 정작 올라가봐야 하는 곳은 밤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 그런지 가로등조차 설치 돼 있지 않아 보였다.

 

나도 모르게 실없는 웃음만 흘러나왔다. 남자인 나도 이 어둠을 뚫고 선뜻 가보기에 살짝 망설여졌으니까. 거기다 이런 상황 일수록 생각하기도 싫은 잡다한 이미지들이 떠오를게 뭐람!

 

등골을 타고 차가운 얼음장이 미끄러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고만 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녀석, 만나기만 해봐라.”

 

마음속에 싹튼 두려움을 날 이런 꼴로 만든 여나에 대한 분노로 바꿔 이겨낸 나는 장애가 되지 않는 쇠사슬을 훌쩍 넘었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저 길을 따라 똑바로 걸어 나아갔다.

 

관리를 하지 않아 앙상하게 자라난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은은한 달빛이 그나마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주었다. 그렇게 얼마간 걸어 나갔을까? 주변이 서서히 트여가기 시작했다.

 

언덕을 올라, 다시금 안쪽으로 들어가 또 다시 언덕을 올라야 한다니. 도대체 어떻게 돼먹은 통학로란 말인가. 지금 내가 다니는 학교도 언덕에 위치해 있기는 하지만 이정도 까지는 아니다. 혼잣말로 투덜투덜 거리는 사이 아스팔트로 포장 된 비탈길을 거의 다 오른 나는 어둠의 장막에 가려져 새까맣게 윤곽만이 잡혀있는 학교를 볼 수 있었다.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크기였다. 거의 분교수준이라 해야 할까? 몇 년 전까지 학생이 다녔던 학교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밤에 나홀로 학교라니 끝내주는 연출이구만.”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사 쪽으로 걸어간 나는 다시 한 번 설마 하는 기분에 사로잡혀야 했다.

 

‘학교 안으로 들어가거나 하지는 않았겠지?’

 

학교 안에 꿀 발라 놓은 것도 아니고 뭘 하러 들어가겠냐 만은, 녀석이라면 여기까지 올라온 김에 호기심에서라도 한 번 들어가 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응?”

 

교사로 향하던 나는 정문이 위치해 있는 계단을 오르는 중 쫑알거리는 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계단 위쪽에서 분명 여자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나인가?’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있어서 뭐라 그러지는 제대로 들을 수는 없었지만, 녀석일 확률이 높았기에 일단은 안심이 되었다.

 

“좋아~ 이왕 온 거 들어가 보자.”

 

마치 계단 중간에서 멈춰선 나 들으란 듯이 힘차게 말하는 여나의 목소리에 나는 움찔했다. 여나가 들어가기 전에 헐레벌떡 계단을 뛰어 올라간 나는 소리쳤다.

 

“드, 들어가면 때릴 거다.”

 

숨 돌릴 틈조차 없이 정문을 열고 막 들어가려던 녀석을 막았다. 그런 내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린 여나가 바로 뒤에 있는 날 쳐다본다.

 

“새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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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쓰고있어요 ㅇ.ㅇ/ 올리지 않아서 그렇지 ~.~;
1 Asca 11/03/12:58
잉.... 들키는줄 알았는데!
창천//순순히 올리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10 Seo 11/06/09:52
헉~ 다시한번 불어닥치는 유혈사태~! 저는 창천이 아니랍니다 ㅇ.ㅇ/ 창전 ㅠ.ㅠ;
2 구덩이 12/13/11:40
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인가요!
10 Seo 12/1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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