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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판] 메이드와 개 by B-Luv

개판 야설

[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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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드와 개 : 세번째의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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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B-Luv[minhee413]
조회 1347    추천 0   덧글 0    / 2013.03.17 17:50:49

 "좋아요 좋아요, 언니들이 정말 궁금해하니까 설명해 드릴게요. 그러니까 귀 깨끗이 잘 후비고 내 말에 집중해 줘요. 나는 나로 말할거 같으면 날을 저주하는 자에요. 나는 당신들의 날들을 잡아 먹는 존재에요."

 안대를 착용한 작은 소녀는 그렇게 웃는듯 화난듯 미묘한 표정으로 비나와 유백보다 윗층의 복도를 걸었다. 소녀는 천천히 걸으며 아래를 쳐다보곤 했다. 유백은 어째서 일까 그 작은 소녀가 거대한 입을 벌리고 있는 무시무시한 괴물처럼 느껴져 소름이 돋았다.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온 몸에 이빨 구멍이 나서 갈갈이 찢여버릴 것 같았다.

 "나의 이름은, 리워야단이에요. 수많은 이름이 있죠, 레비아탄, 리바이어던… 중요한건 그게 아니예요. 나는, 날을 저주하는 자 리워야단입니다."

 리워야단이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라는 듯 쳐다보며 말했다.

 "리워야단? 날을 저주한다고?"

 유백이 되물었다.

 "그래요, 실감나지 않아 하는 것 같은데요? 날을 부정하고 먹어치우는 거죠. 마치 악어처럼, 아니 실제로 악어니까요."

 유백은 왜 이 작은 소녀가 아가리를 크게 벌린 괴물 처럼 느껴졌는지 알 것 같았다.

 "모조리 부정할거에요 모조리 리워야단은 열심히 시간을 부정하고 부정해서 소멸시켜 버릴거에요. 언니들의 날들도요."

 비나는 기가 막혔다 중대 선언을 한듯 리워야단은 천천히 걷다가 아래를 바라보았다. 그 눈에 허무의 광기가 서려있었다. 허무한 광기? 비나는 월광증 환자 처럼 관련이 없는 단어 두개를 조합하길 좋아했지만 허무한 광기는 묘한 말이었다. 감정으로 가득차 폭발해버린 광기가 아무짝에도 의미를 두지 못하는 허무와 결합하다니. 그래도 그 보다 더 좋은 단어를 찾지는 못했다. 그 만큼 읽기 힘든 미묘한 표정이었다는 말이다.

 유백은 그녀의 무기인 묵직한 떡메를 꽉 잡았다. 저 소름끼치게 기분 나쁜 지옥의 악마가 무슨 짓을 할 줄 모르기에 유백의 가늘고 긴 토끼 귀는 머리 위에서 리워야단의 작은 움직임까지 감지하고 있다.

 "달의 공주님? 너무 적대감을 드러내는데 그러지 말아요. 저는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도 당신을 괴롭힐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내 말에 집중해요. 언니들 언니들이 궁금해 하는 나의 정체를 설명해주고 있는 거잖아요? 나는 정말 싸우는걸 좋아하지 않는 답니다. 그저 그냥 나 처럼 모두가 괴로워 하길 바랄 뿐이죠."

 "무례하고 건방지구나 리워야단."

 비나가 말했다. 양산으로 얼굴을 가려 리워야단을 올려다 보고 있지는 않다. 유백이 묻는다.

 "너는 어째서 스올의 일을 돕는 거야? 스올이 바라는게 무엇인지 몰라? 스올이 원하는건."

 "물론 나도 알고 있죠. 이 세상의 끝을 내고 싶어 한다는 것, 그러면 나도 소멸하겠죠? 언니들 처럼. 언니들은 소멸이 두려운가요?"

 "미련이 남잖아. 설령 내가 끝을 내고 싶다고 해도 누군가는 아닐거야. 시간은 영원히 샘솟지는 않아 그래서 소멸하기 전까지 절실히 무언가를 해내고 싶어하는 사람 천지야. 그 시간 안에 우리는 의미를 찾아야 해. 어이없이 소멸할 수는 없어."

 리워야단은 걸음을 멈추고 창 밖을 본다. 검은 하늘 위 커다란 푸른 구슬이 떠 있다. 지상이다. 리워야단은 유백의 말을 되새기듯 의미, 의미, 의미 하고 중얼 거린다.

 "의미요? 그래요. 내가 악마가 되기 전 인간이었을때 나는 의미를 찾으려 애썼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분개했고 원통했고 목구멍이 터져라 괴로워했으니 지금 리워야단으로써 여기 있겠죠? 아, 정정할게요 내가 인간이었단건 아니에요 나는 나의 과거를 모두 저주하고 저주해 먹어치워 사라지게 했으니까요. 의미에 너무 의미를 두지마세요. 그건 언니들을 괴롭게 할테니까요.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떻겠어요? 소멸하면 존재했었단 기억조차 사라져 무엇도 느끼지 못할텐데요."

 "가엾은 녀석 그리고 혐오스러운 녀석. 네가 이해할 수 없다고 남을 이해하지 못하게 하려는 구나."

 비나가 말했다.

 "리워야단은 앞도 없고 뒤도 없는 전무후무한 존재예요. 아, 오늘도 죽고 싶지만 죽을 수 없는 숱한 날 중 하나네요. 날 설득하려 하지마요. 나는 이미 파괴된 존재니까요."

 리워야단은 무너지는 듯 허공에 밀가루를 뿌린듯 흩어지더니 비나와 유백의 열보 정도 앞에 재구성되어 나타났다. 찰나와 같은 시간이었다.

 "더 말할 필요도 없네요 나는 악어, 악마, 괴물, 리워야단입니다."

 "너, 정말 악마 같이 나쁜년이구나?"

 유백이 혐오스러워 하며 있는 힘껏 욕설을 했다. 그게 유백이 해본 최악의 욕이었다. 끝이고 나발이고 달의 궁전에 기어들어와서 개똥철학 같은 헛소리하며 다 같이 죽자니 뭐 이런 경우 없는 경우가 다 있을까? 달의 공주로써 그냥 보낼 수는 없다.

 "죽고 싶으면 너 혼자 죽어. 지금 없애줄테니까."

 유백이 거대한 떡메를 어깨 위로 들쳐 올렸다.

 양산 너머로 리워야단을 흘낏 보던 비나도 양산을 접고 창을 든다.

 "----------이 몸이 직접 나서야 하나."

 "비나씨는 소름돋게 오그라드는 말 좀 하지 마요."

 유백이 말했다.

 "그게 나 월광증-------------------의 아.이.덴.티.티.인걸?"

 "와 이건 진짜 소름 돋았어요."

 유백은 속이 메스꺼워지는 것 같았다. 아무렴 어때, 비나이다는 이상한 소리를 할지언정 무척이나 강하다. 둘이 같이 덤비면 리워야단을 없앨 수 있다. 묵직한 떡메를 꽉 부여잡고 천천히 숨을 골랐다. 비나는 오색 끈이 묶이 단창을 잡아 겨누었다. 재수없게도 리워야단은 그냥 서있다. 이제 야만적으로 승부를 볼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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