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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액션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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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ase04 - Soul Storm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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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18    추천 1   덧글 2    / 2013.10.02 17:55:23

 

 

 

 

 

 


 예광탄이 밤하늘을 가른다.


 이 구역에 있는 델리스는 모두 정리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승리의 축포처럼 느껴졌다. 힘든 싸움이었지만, 레이스 가드와 블랙 가디언들은 착실하게 한 구역씩 되찾아 나가고 있었다. 피해도 적지는 않았지만, 2년 전에 비하면 매우 적은 피해로 끝났다고 볼 수 있었다.


 대규모 위상도약으로 쏟아져 내리던 끝없는 앱실론급 델리스의 무리도 이제는 더 이상 증가하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껏 나온 델리스들이 도로 위를 덮어가고 있었다. 그것들이 흘린 액체로 도시가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야에는 그런 것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아직도 처리해야 할 델리스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오히려 지금 수준은 아직 모자르다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델리스와의 싸움이지만 전쟁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기는 더 많은 델리스의 죽음을 원하고 있었다. 그동안 억눌려 있던 인류의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마지막 한 마리까지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들의 불길은 사그라들 것 같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들이 당해왔던 것처럼 델리스의 시체조각들을 유린하고 있었다. 몇몇은 가족이나 동료를 잃은 상실감에서 나온 분풀이를, 몇몇은 델리스의 시체에서 추출할 수 있는 시드를 확보하기 위해서 등 그 목적만 다를 뿐이었다. 모습은 자체는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단지, 서로의 입장이 역전되었다는 것 정도였다.


 그렇지만 도시는 지나치게 붉었다.


 그것을 누군가 인식한 순간, 그들의 귓가에 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너희들의 고통을 원하니, 그리 쉽게 죽을 순 없을 것이다."


 전장에서 들려올 리 없는 고운 음색에 사람들은 반대로 얼어붙었다. 그들이 모인 이유, 브리핑에서 들은 보고의 내용, 이번 작전에서 가장 위험한 적, 그리고 한켠에 남아 있던 불안감. 그 모든 것이 떠오르게 만드는 노래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모두의 시선이 돌아갔다.


 그의 세계는 붉은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것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든 그가 삼고 있는 배경은 생명을 잃어버린 죽은 색을 띄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아이처럼 흰 옷과 백발 그리고 웃음을 지닌 채로 걸어오고 있었다.


 레이스 가드 및 블랙 가디언들은 모두 행동을 멈추고 자신의 무기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그에게서 나오는 분위기에서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결코 인간은 아니다. 그리고 절대적으로 적이다.


 "그러나 그들의 운명은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일 뿐이다."


 그것은 단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누군가가 당긴 방아쇠가 전투의 시작을 알렸다. 전장에 이성은 존재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이유 모를 공포가, 또 누군가에게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공포가 하얀 소년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총알이 빗발치고 무기를 들고 뛰어 들어오는 기사들을 보면서 하얀 소년은 여유로웠다. 그에게 처음으로 도끼를 휘두른 레이스 가드의 목이 붙잡혔다. 살짝 움켜쥐었을 뿐인데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목이 꺾인 시체를 들고 하얀 소년은 소리쳤다.


 "그래, 싸워라!"


 그것이 학살의 시작이었다. 하얀 소년은 근처에 있던 레이스 가드들도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주었다. 터져 나오는 피를 맞으며 환희를 짓는 하얀 소년은 다음 희생양을 찾아 눈을 흘겼다.


 "그래야 너희의 영혼도 맛있게 숙성될 테니!"


 하얀 소년은 천천히, 느긋하게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초토화 시켰다. 총알 따위는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인류의 무기는 그 어떤 것도 그에게 닿지 않았다. 그는 일방적으로 부수고 망가뜨렸다.


 인간의 움직임을 초월한 레이스 가드의 몸짓이 우습게 보일 정도로 강했다. 시니어급은 물론이고 베테랑급까지 대거 포진되어 있는 쳅터 연합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하얀 소년에게 있어 감염자의 실력 따윈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저 한낱 인간일 뿐이다.


 모두들 다 같은 악몽을 꾸고 있는 거라고 멋대로 상상했다. 5년 전 대규모 위상도약 때처럼 단 하나의 델리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전투라고 부를 수 없는 학살의 장에서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더 이상 무기로서 가치가 없는 것들을 휘두르며 싸우고 있지만 뿌리 깊이 박힌 공포감은 제 멋대로 다리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하얀 소년 앞에서는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에게서 도망 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하나 뿐. 죽음만이 유일한 도피처였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하얀 소년의 손에 붙잡혀 있음에도 이름 모를 사내의 얼굴에 나타난 것은 고통도, 슬픔도, 증오도 아닌 의아함이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듯한 그런 표정.


 그것에 대답하듯 하얀 소년은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그의 시체가 바닥으로 풀썩 쓰러졌을 때 더 이상 서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일어서 있는 건 오로지 하얀 소년뿐, 모두 시체가 되어 대지에 드러누웠다. 지나치게 붉었던 도시는 이제 점차 검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도시 그 자체가 죽음을 맞이하듯 천천히.


 이 모든 것을 야기한 하얀 소년은 관심 없다는 듯이 어디론가 걸어갔다.


 계속 찾아 해맨 소녀의 이름을 중얼거리면서.

 

 

 

 

 

 두 사람이 잔해 더미에서 빠져나왔을 때에는 도시는 타오르고 있었다. 거리 곳곳에는 이제껏 딱 한 번 들어본 긴 파장의 공습경보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2년전 그때와 같은 경보등급인 스타(star)급 공습이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은 서둘러 쳅터로 돌아가려 했다. 그들이 지나가는 길에는 시체가 안 보이는 곳이 없었고,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이 없었다. 다른 쳅터와의 연합으로 상황이 호전되는 있다 하나 아직 전투중이었다. 전장 사이를 분주히 달리고 뛰어넘어 앞으로 나아갔다.


 "혜성아, 조심해!"


 은하가 손에 쥐고 있던 표지판을 휘두르자 짐승처럼 달려들던 델리스가 튕겨 나갔다. 다른 쳅터의 레이스 가드와 블랙 가디언들이 아직 전장에 남아 있는 비무장인 두 사람을 보고 최대한 엄호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틈을 파고 들어올 정도로 앱실론급 델리스는 주변에 많았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돼!"
 "응!"


 그렇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잡고 있는 손을 결코 놓지 않았다. 누군가 먼저 놓을 일이 없는 한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은하, 한 가지만 약속해줘."


 쉼 없이 달리면서 혜성은 말했다. 늘 무표정한 그였지만 지금 만큼은 한 가지 감정만이 떠올라 있었다.


 "응? 뭔데 혜성아?"
 "무슨 일이 일어나도 살아야 돼. 내가 지켜줄 테니까 꼭 살아야 돼."
 "응. 꼭 살아남을 게."


 은하는 혜성의 손을 더욱 꼭 쥐며 계속 달려 나갔다.


 얼마쯤 달렸을까 어느새 두 사람의 눈앞에 브라이트 라이트 쳅터 본부의 건물이 보였다. 이 전쟁통에서 저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기본 무장을 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를 지켜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쳅터 본부에 도착하기 전 그들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것과는 관계없이 눈앞의 광경이 두 사람의 발목을 붙잡았다.


 "이, 이건……."


 은하는 손으로 입을 가려 구토감을 막아보려 했지만, 눈앞에는 상식을 아득히 초월하는 광경이었다.


 도시는 검붉게 물들었다.


 눈이 가는 어느 곳이던 인간과 델리스의 시체가 한데 섞여 뒹굴고 있었다. 도시는 부서지고 찢기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곳을 지옥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뒤 따라 온 사람들조차 할 말을 잃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지도상에는 표시되지 않은 거대한 산이 서 있었다.


 시체로 쌓아 올리고 피로 이어 붙인 죽음의 산이 솟아올라 있었다.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한 폐기물들로만 이루어진 그 산은 아직도 붉은 무언가를 쏟아내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역겹고 위협적이며 공포스러웠다.


 "아…… 새로운 희생양이로군."


 그리고 그 정점에서 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개골로 이루어진 하얀 옥좌에 앉아 있는 하얀 소년은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죽음의 왕마냥 여유로운 태도로 있던 하얀 소년은 두 사람을 보자 천천히 일어났다.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이 적대감을 느꼈다.


 "그대들도 이 목소리가 들리는가?"


 한 걸음 한 걸음씩 시체의 산에서 내려올 때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동안 울리던 굉음과 총성이 무색할 정도로 조용해졌다.


 심지어 미친 듯이 달려들던 델리스들조차 전부터 없던 것처럼 조용히 하얀 소년 주변에 모여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무한한 공포가 조성되었다.


 "아아, 무수한 이들의 비명을 듣는 것 같구나."


 하얀 소년의 발이 땅에 닿았을 때 수많은 총구와 무기가 그를 향해 겨누어졌다.


 그러나 그는 여유로운 표정을 조금도 무너뜨리지 않았다. 오히려 즐거운 듯이 웃고 있었다. 그와 반대로 혜성의 표정은 일그러지고 있었다.


 은하는 마주잡은 손이 격하게 떨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본인도 한없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지만 혜성은 그것보다 더욱 떨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공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과거의 기억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가 혜성을 흔들고 있었다.


 그날처럼 웃고 있었다.


 피를 흘리며 뒤집어진 세계는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웃고 있었다. 혜성은 다시 한 번 괴이한 환상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벗어나려 발버둥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똑바로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갔다.


 '살아야 해…….'


 혜성의 가슴이 계속해서 속삭였다. 심장이 뛰는 것보다 빠르게, 너무나도 시끄럽게 속삭였다.


 그리고 혜성이 은하의 손을 놓은 것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무런 무장조차 하지 않은 혜성이 하얀 소년을 향해 달려들었다. 미처 말릴 틈도 없이 혜성은 근처에 떨어져 있는 무기를 주워들었다. 있는 힘껏 하얀 소년에게 내려쳤다. 하지만, 하얀 소년은 가볍게 막아내며 웃었다.


 "싸울텐가?"


 그의 말에 대답하듯 혜성은 다른 무기를 주워들어 하얀 소년에게 날렸다. 디티스 합금으로 만들어진 무기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가볍게 던졌음에도, 하얀 소년은 무심하게 피해버렸다. 그리고 가벼운 움직임으로 혜성을 단 한 대 쳤다.


 그뿐인데도 혜성은 몇 십 미터를 날아가 건물에 쳐박혔다.


 "혜성아-!!"


 은하의 비명소리에 모두가 정신을 차렸다. 절대로 하얀 소년에게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레이스 가드든 블랙 가디언이든 한두 사람씩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그곳에서 유일하게 하얀 소년에게 달려든 것은 오직 혜성뿐이었다.


 순식간에 건물에서 뛰쳐나온 혜성은 거대한 철골을 하얀 소년을 향해 찔러 넣었다. 단, 의도와는 다르게 하얀 소년이 막아내자 철골이 구겨졌다.


 혜성과 하얀 소년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하얀 소년은 혜성을 발로 걷어차 다시 떨어뜨려 놓았다.


 "아, 안 돼-!! 하지마-!!"


 폭발이 일어나듯 혜성이 다시 건물 어딘가에 처박혔다.


 그 모습에 은하가 좌절하듯, 분노하듯 하얀 소년에게 소리쳤다. 그러나 하얀 소녀는 그 모습이 즐거운 듯 유쾌하듯 웃었다.


 "무엇을 말인가, 저것을 말인가?"


 하얀 소년은 피로 얼룩진 손으로 가리켰다. 그 끝에는 엉망이 되었으면서도 다시 하얀 소년에게 달려들려 하는 혜성이 보였다.


 "혜성아, 안 돼! 일단 도망쳐야-"


 은하가 채 말을 끝내기 전에 혜성은 또 다시 달려들었다. 양 손에 각각 검과 망치를 든 채로 하얀 소년에게 맞섰다.


 "재미있군."


 디티스 합금 덩어리로 하얀 소년에게 어떻게든 흠이라도 내보려는 혜성의 행동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잔혹하게도 하얀 소년은 근처에 널려 있는 어느 레이스 가드의 시체를 들어 막아냈다.


 갈라진 시체 틈 사이로 하얀 소년이 웃었다.


 는 모습을 봤을 땐 혜성은 땅바닥에 처박혀있는 상태였다.


 "그래, 발악해라! 그럴수록 그분께서 더욱 즐거워하리라!"


 하얀 소년은 더욱 크게 웃었다. 이젠 아무도 하얀 소년과 대적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곳에 있는 모든 쳅터원들에게 하얀 소년에 대한 정보가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밝기 -0.8등급. 알파급 델리스. 목표명칭, 블러드써스터. 목표물 발견시 전원 후퇴.


 모두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디로 도망쳐야할지 모르지만, 일단 도망쳤다. 그에게서 최대한 멀리, 조금이라도 오래 살 수 있도록 모두가 도망쳤다.


 그러나 혜성은 땅에 박혀 있음에도 하얀 소년, 블러드 써스터의 발목을 붙잡았다.


 "……절대 놓치지 않아."


 회전하는 디티스 합금의 톱날이 블러드 써스터의 가는 발목을 갈아내려 하고 있었다. 연약해 보이는 피부와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날카로운 소리가 퍼졌다.


 그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이 블러드 써스터는 내버려 두었다. 자신이 발목이 조금씩 베어지는 건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구경할 뿐이었다.


 블러드 써스터가 한눈을 파는 것을 보자 은하가 변화의 능력으로 아티팩트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가장 기본적인 골자이긴 해도 없는 것보단 나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혜성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흐아아아아앗-!!!"


 쇠뇌가 연달아 발사되듯 은하가 던진 은색의 창들이 쏘아져 나갔다. 하나하나가 그녀가 다루던 파워스피어와 거의 동일한 순도를 자랑했다. 이것으로 블러드 써스터에게 해를 끼칠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끌 수 있다면 그걸로 된다고 생각하며, 은하는 뛰어들었다.


 하지만 블러드 써스터는 은하의 무기에 아무런 대응조차 하지 않고 혜성의 행동만 구경했다. 그 때문에 몸의 이곳저곳에 은색의 창이 꽂혔다. 그러나 은하는 신경 쓰지 않고 혜성을 끌어내려 했다.


 "엄습하는 어둠을 이겨낼 자는 없으리."


 은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던 블러드 써스터가 은하의 목을 움켜쥐었다.


 "크, 컥!"


 순식간에 숨이 막히자 은하가 발버둥을 쳤지만 블러드 써스터는 미동조차 없다.


 "그 손 놔, 놔! 노라고!"


 발목을 반쯤 갈아내던 혜성은 은하가 붙잡힌 것을 보자 흥분하며 날뛰었다. 근처에 있던 파워액스를 집어 들어 블러드 써스터의 팔을 잘라내려 했지만, 그의 손짓 한번에 튕겨져 나갔다.


 "크앗-!"


 발버둥 치던 은하의 손에서 파워 스피어가 떨어졌다. 이젠 거의 미동조차 하지 못하는 은하를 그는 빤히 바라만 보았다. 언제든지 죽일 수 있기에 가지고 놀 듯 블러드 써스터는 손에 힘을 조절했다.


 "그분께서, 너의 죽음을 바란다. 산재물의 영광과 축복을."


 뻗었던 팔을 거둬들이며 은하를 가까이 한다. 서로의 표정이 생생하게 보일 정도로 가까웠다. 블러드 써스터는 입술을 혀로 쓱 핥으며 입을 천천히 벌렸다. 날카로운 송곳니가 소녀의 목을 탐내듯 번쩍였다.


 블러드 써스터는 그 이름에 맞게 은하의 목을 물어뜯었다.


 단, 그것을 원치 않는 사람들에 의해 방해받지 않았으면 가능한 일이었다.


 엉망진창이 되어서도 다시 달려온 혜성이 파워 스피어로 블러드 써스터의 어깨를 꿰뚫었다. 그리고 어느새 나타난 우주의 파워 블레이드가 블러드 써스터의 손목을 예리하게 도려냈다. 둘은 눈빛을 교환한 것만으로 블러드 써스터에게 멀어졌다.


 은하를 지키는 것이 두 남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크, 크큭. 크하하하-!!"


 붉은 액체를 쏟아내면서도 블러드 써스터는 미친 듯이 웃었다.


 블러드 써스터의 강함을 알기에 혜성과 우주는 경계를 하면서 최대한 그에게서 멀어지려 했다.


 "좋아, 좋아! 너희가 그리도 원한다면 한 가지 제안을 해주겠다."


 웃음이 일순간 멈추며, 블러드 써스터는 말했다.


 "자, 선택하여라! 그분이 원하는 것은 그 희생물 뿐이다. 그 희생양을 나에게 준다면, 나의 군세와 함께 이곳에서 물러나겠다. 그것이 싫다면 이 도시의 모든 생명을 취하겠다."


 어느 것을 골라도 절망적인 선택지를 들었을 때,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블러드 써스터의 말로 인해 인류가 있는 곳마저 은하에게는 위험한 곳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그들은 우선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생각할 시간은 다음 해가 질 때까지다.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겠다. 부디, 모두가 즐거울 선택을 해주길 바랄뿐이다."


 그렇게 말하며 블러드 써스터는 다시금 시체의 산 위로 올라갔다. 한걸음 한걸음 올라갈때마다 그의 몸에 묻어 있던 피와 붉은 액체가 빨려가듯 씻겨 내려갔다. 그가 해골옥좌에 앉았을 때 다시 돋아난 손으로 턱을 괴며 웃는다.


 아주 즐거운 표정으로.


작성자에 의해 2013.10.03 09:41 에 수정되었습니다.
작성자에 의해 2013.10.06 08:47 에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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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밝기 등급이랑 같이 계산하는 듯?
하얀 놈 짱쌔네요 너프좀; 근데 이름이 피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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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Phase03 - Dark Crusade (3) [2] 12 클팅 13.04.14 1137 1
11 Phase03 - Dark Crusade (2) [3] 12 클팅 13.04.13 1109 1
10 Phase03 - Dark Crusade (1) [5] 12 클팅 13.04.08 1199 2
9 Phase02 - Winter Assault (4) [4] 12 클팅 13.04.06 1119 2
8 Phase02 - Winter Assault (3) [4] 12 클팅 13.04.03 1196 1
7 Phase02 - Winter Assault (2) [3] 12 클팅 13.04.01 1173 1
6 Phase02 - Winter Assault (1) [4] 12 클팅 13.03.31 1107 1
전체목록 < 1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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