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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토커와 결혼해버렸다. by 자리끼

학창시절 스토커와 같은 여자아이와 만나 어쩌다보니 연해하게 되고 결국은 결혼까지 하게 된 한 남자. 아니 이제는 가장이 된 그는 아내를 빼닮은 딸까지 낳고 3명이서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자 했으나, 그 3명이서 한 지붕 아래에 사는 이상 조용할 수가 없는 매일매일, 그런 시끌벅적한 가족이야기.

[러브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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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499    추천 3   덧글 2    / 2013.10.03 22:52:35

어두운 방.

창문에는 신문지가 덕지덕지 붙어있어 빛이 들어오지 않는다.

문 틈, 창문 틈, 방 모서리 부분 모두 방음재로 채워져 있다. 아무 소리도 나가지 못하도록.

그 어두운 방을 밝혀주는 유일한 빛은 조그마한 스탠드.

그 희미한 불빛에 의지하여 자세히 보면 방에는 소녀와 소년이 있다.

소녀는 김영은.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생인 김영은이라고 하는데요. 저기....... , 저랑 사귀어주세요!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 한눈에 반했어요! , 제 남자친구가 되어주세요!”

저기....... 갑자기 이런 말 하면 당황하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꼭 들어주셨으면 해요. 그게요....... 제 남자친구가 돼주실 수 있나요? 절 여자친구로 삼아주세요.......”

오빠! , 저랑 연인이 되어주세요! 오빠랑 연애하고 싶어요.”

저기, 오빠. 오빠는 애인 있어요? 없으시다면....... 절 애인으로 받아주시면 안될까요?”

예전부터 말하고 싶었어요. 꼭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오빠, 좋아해요. 저랑 사귀어주세요.”

어느 순간부터 오빠가 너무 보고 싶어졌어요. 저도 모르게 오빠 생각을 하고, 저도 모르게 오빠가 그리워지고....... 저도 이런 제가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하지만 이 마음을 속일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 수 있었기에, 오빠한테 이 마음을 전할게요. 좋아합니다. 제 남자친구가 되어주세요.”

사랑해요, 오빠. 이 마음은 진심이에요. 거짓 없이 정말로 사랑해요. 저랑 사귀어주세요.”

계속되는 고백.

고백, 고백, 고백, 고백, 고백, 고백, 고백, 고백, 고백.

그녀는 계속해서 고백했다. 자신의 반대편에 있는 소년에게.

소년은 박형우.

그는 연달아 오는 고백들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는 의자에 묶여있었다. 팔은 팔걸이에 구속돼있고 다리는 의자다리에 구속돼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에게는 생기가 없었다.

몸은 축 늘어져있다. 구속되어있지 않았다면 의자에 앉아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눈은 뜨고 있지만 마치 장님과도 같이 초점이 없었다.

박형우가 이리로 끌려오게 된지는 2....... 보다는 더 됐을 것이다.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다. 이곳은 햇빛이 들지 않아 하루의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다. 시계도 없다.

그나마 3끼의 밥과 그녀가 학교에 가는 것으로 날짜를 셀 수는 있었지만 점점 초췌해져 가는 정신으로는 2주가 한계였다. 그 뒤로 얼마가 더 흘렀는지는 알 수 없다.

오빠, 오늘 고백들은 어때요? 이번에는 마음에 드는 거 있어요?”

그녀는 그의 허벅지에 머리를 올리고 물어봤다.

하지만 대답은 없다.

이곳으로 끌려오고서부터 그녀는 저렇게 계속해서 고백을 하고 있다.

오빠의 첫 번째 고백은 제 것이었고 오빠의 첫 번째 연인도 제 것이었는데. 오빠가 받는 첫 번째 고백만큼은 제 것이 아니었어요. 얼마큼 고백해야 첫 번째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10? 100? 1000? 하지만 괜찮아요. 10번 필요하다면 10번 할게요. 100번 필요하다고 해도, 1000번이라 할지라도. 계속해서 할게요. 오빠한테 고백할게요. 첫 번째를, 오빠가 받은 첫 번째 고백을 제 것으로 할 수 있다면 뛰어넘을 수 있다면 몇 번이라도 할게요.”

그녀는 그의 허벅지에 볼을 대고 그의 얼굴을 보면서 말했다.

그는는 고개를 들고 있을 힘조차 없는지, 계속 고개를 떨어트리고 있다.

이것이 그녀가 계속해서 고백하는 이유. 이 이유 하나로 그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백을 했다.

~. 오빠, 저 행복해요. 오빠랑 이렇게 단 둘이서만 있을 수 있다니. 혹시 저 다른 사람들의 행복마저도 끌어온 게 아닐까요? 그러면 벌 받을 텐데.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빠랑 이렇게 있을 수만 있다면 그런 벌쯤은 받을 수 있어요. 오빠만 옆에 있다면.”

싱글벙글 웃는 김영은.

그녀에게 이곳은 천국이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가득했다, 웃음이 가득했다.

그것은 그만큼 그녀가 삐뚤어져있다는 걸 알려준다.

 

 

박형우는 처음 눈을 떴을 때,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였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곳은 확실히 김영은의 집 침실.

예전에 같이 잠을 청했던 침대도 옆에 놓여있다.

그런데 자신은 지금 의자에 묶여있다.

그는 이 상황을 인정하지 않았다.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여자친구가 자신을 감금해놨다는 이 상황을.

그는 마른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 , ....... 저기, 영은아. 장난 그만 치고 나 좀 풀어줘. 장난치고는 너무 심하다, . 이것 좀 풀어줘 봐....... 제발.”

장난이길 빌었다. 농담이길 빌었다.

하지만

무슨 소리세요, 오빠. 여기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자 저희들의 보금자리에요. 여기라면 아무도 저희를 방해하지 못해요. 아직 오빠가 적응하지 못하셔서 그런 거지 조금 있으면 다 괜찮아질 거예요. 저는 세상에서 오빠를 제일 좋아하니까, 아무 걱정 마세요.”

장난이 아니다. 농담이 아니다.

그는 무서웠다. 두려웠다. 이 상황을 벗어나길 바랐다.

풀어달라고 화도 내보았다. 설득도 해보았다. 울며 빌어도 보았다.

화를 내면 그녀는 겁에 질려 덜덜 떨었다.

그저 오빠, 화내지 말아주세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제가 더 잘할게요, 노력할게요.” 라고 중얼거리기만 할 뿐.

설득하면 그녀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뇨, 오빠. 그렇지 않아요. 아직 오빠가 적응하지 못하셔서 그런 거예요. 조금만 더 있으시면 여기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알게 되실 거예요.” 라며 미소를 거두지 않는다.

울며 빌어보면 그녀도 같이 울며 빌었다.

오빠, 그러지 마세요. 제발, 그러지 마세요. 오빠가 울면 저도 슬퍼요. 제가 더 슬퍼요. 제발 울지 마세요. 제가 뭘 더 해드리면 돼요? 말씀만 하시면 제가 다 해드릴 테니까, 그러니까 슬퍼하지 마세요.” 라 말하였지만 풀어달라는 부탁만은 들어주지 않았다.

반항도 해보았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녀는 주사기를 꺼냈다.

이거 메토카르바몰이라고 하는 건데요. 잠깐 따끔할 거예요. 주사할 테니까 힘 좀 빼주세요.”

메토카르바몰

는 수업 시간에 들은 적이 있다.

그것은 근육이완제.

몸속에 약이 들어오면 그의 몸에는 더 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정신만 또렷할 뿐,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까지도 꼼작할 수 없었다.

이 주사 하나로 그녀는 많은 일을 처리해 나갔다.

그가 밥을 거부하면 죽을 끊여 이걸 주사한 뒤 먹였다.

그가 씻기를 거부하면 이걸 주사한 뒤 몸 구석구석을 씻겼다.

용변에 관한 사항은 근육이완제가 투여되는 시점에서 조절할 수가 없는 부분이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그녀에게 맡기게 되었다.

식사, 배설, 목욕 전부를.

그가 감출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계속되는 약물 투여와 구속은 그에게서 점점 의지를 빼앗아갔고 결국 마지막에 그가 택한 길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었다.

그는 눈은 떴지만 아무것도 보지 않는 길을 택했다.

그는 잠은 자지 않지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길을 택했다.

그는 아무것도 행하지 않고 모든 걸 그녀에게 맡기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박형우 허벅지에 머리를 기대고 있던 김영은은 그 자리를 옮겨 이제는 어깨에 머리를 얹고 있다. 그리고 그의 손가락 마디마디에 자신의 손가락을 얽고 있다.

그는 그저 가만히 있을 뿐, 그녀가 일방적으로 손을 잡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했는지, 그 자세로 수 시간.

이제 슬슬 씻어야할 시간인 것 같아요. 오빠, 저 먼저 씻을 테니까 기다려주세요.”

정적을 깨고 일어선 그녀는 방을 나갔다.

하지만 그녀가 방을 나갔다고 해서 그가 특별히 무슨 조치를 취하지는 않는다.

많이 시도해 봤기에, 계속 도전해 봤기에. 그리고 그 결과가 전부 실패였기에.

더는 할 의지도, 생각도 하지 않는다. 다 부질없다.

찌지직.

그런데 이변이 생겼다.

신께서 주신 기회일까? 그의 모습이 너무 처량하기에 주신 희망일까?

그의 오른팔을 구속하고 있던 가죽 끈에 균열이 생겼다.

느닷없이. 전조 없이. 마치 기적과 같은 일.

그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 ..... 어어어.......”

쉰 목소리. 며칠 만에 내는 목소리인지 알 수도 없다.

그는 당황해서 잠시 어버버 거리기만 하다가 재빨리 결단을 내렸다.

균열이 생긴 가죽 끈을 물어뜯었다.

여태까지도 가죽 끈을 끊으려고 몇 번이고 시도했지만 워낙 질긴 끈이었기에 항상 다 뜯기 전에 김영은에게 들켜버렸다.

그러면 그녀는 웃으며 오빠, 그러시면 안돼요.” 라고 말하고는 새 걸로 교체.

하지만 이번에는 가능하다.

그녀는 샤워하러 갔다.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가죽 끈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다 찢어져있다. 충분히 뜯을 수 있다.

그는 실수로 입술을 깨물고 잇몸을 깨물어도 여의치 않고 계속해서 가죽 끈을 물어뜯었다.

아파할 겨를은 없다. 재빨리 해야 한다.

..... .... .......”

오른팔을 구속하던 가죽 끈을 뜯어내고 그는 자신의 오른팔을 이리저리 움직여보고 있다.

내 팔을 이렇게 움직여 볼 수 있는 게 도대체 얼마만인지.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무언가 어색하다.

그는 자신의 팔을 바라보던 것도 잠시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는 이번에는 왼손으로 향한다.

쇠고랑도 아니거니와 자물쇠로 걸어놓은 것도 아니다. 한 손만이라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면 그저 매듭만 풀면 되는 것이다. 너무 꽉 매어져있기에 입도 쓰기는 해야 하지만.

끙끙대기를 잠시. 다리의 구속까지 전부 푼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려고 하지만 넘어진다.

혹시 이 소리를 듣고 그녀가 돌아올까, 전전긍긍. 하지만 샤워하는 도중이기에 듣지 못했는지 오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쓰는 근육이기에 걷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것인가 보다.

무중력 상태에서 생활하던 우주 비행사들이 지구에 돌아오면 걷는 것에 시간이 걸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인 것일까.

벽에 손을 집고 겨우 일어선 그는 방문 손잡이를 돌렸다.

잠겨있지 않다.

문을 열자 햇빛이 들어왔다.

눈이 부시고 오랜만에 보는 햇빛에 놀란 그는 다시 넘어졌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나왔다.

기쁨의 눈물이다.

오랜만에 보는 햇빛은 그에게 감동을 주었다. 엷은 붉은색의 빛인 걸로 보아 지금은 해질녁인 것 같다.

드디어 탈출할 수 있다. 나갈 수 있다.

그는 다시 일어서서 힘겹게 걸음을 옮겼다.

빨리 나가야한다. 그녀가 나오기 전에.

하지만 다급한 그 상황에서 그의 발은 뚝 멈춰버렸다.

보았기 때문이다.

현관문의 있는 자물쇠들을.

무수히 많은 자물쇠들을.

하나, , , ....... 얼핏 봐도 10개 내외.

그는 놀라서 현관문으로 뛰어갔다.

자물쇠라 할지라도 결국은 안에서 여는 것, 아무리 많아도 그저 시간이 더 걸릴 뿐인 것이다.

그 수에 놀라버린 그는 다급한 손으로 헛손질을 해가면서도 빨리 문을 열고자 했다.

벗어나고 싶다.

그 마음만이 약해진 몸을 지탱해주고 있다.

자물쇠를 열 때마다 소리가 나기에 그녀의 귀에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지만 그는 지금 현관문 앞에 있다 나오더라도 빨리 따고 밖으로 나가면 되는 것이다. 집은 바로 코앞이다.

그렇게 자물쇠 열기를 몇 번. 드디어 마지막 것만 남았다.

이제 이것만 열면.......

“....... 뭐야, 안 돼, 안 돼, 안 돼에에에에...... 제발, 제발, 제발.”

마지막 자물쇠는 안에서 열 때도 열쇠가 필요한 종류.

안에서였든 밖에서였든 열쇠가 있어야만 조종할 수 있는 자물쇠다.

? 오빠, 어떻게 방에서 나오셨어요?”

그가 문을 여는 소리를 들은 것일까.

아니면 그가 절규하는 소리를 들을 것일까.

김영은은 샤워하는 도중에 나온 것인지 몸에는 수건만을 두르고 있다.

하긴, 너무 앉아만 계신 걸까 싶기도 했어요. 하지만 오빠가 워낙 야외운동을 하시는 편은 아니라서 그냥 있었지만 역시 가끔씩은 움직이기도 해야겠죠. 제가 실수했네요, 헤헤.”

그녀는 딱히 당황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태연했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나왔다.

절망의 눈물이다.

이번에는 가능할 줄 알았다. 드디어 성공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닌 것인가.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 했다.

그래서 다리에 힘을 줬다.

쓰러질 수 없다. 여기서 쓰러지면 안 된다.

상대는 김영은 하나다.

그가 몸을 움직이지 않은지 시간이 꽤 지났다고는 해도 밥을 거른 것은 아니다. 영양 쪽으로 무언가 결여돼있지는 않다. 오히려 그녀가 밥을 챙겨준 지금이 예전보다 영양 쪽으로 보면 균형이 잘 맞춰져 있을 것이다.

근육이완제도 놓아야지 몸에 힘을 줄 수 없는 거지, 계속해서 효과가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조금의 후유증이 있을 뿐, 계속해서 그의 몸에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니다.

간만에 움직이기 시작한 몸이라 구석구석이 녹슨 쇳덩이를 굴리는 것 같아 힘이 들지만.

나보다 키 작고 덩치도 작은 여자다.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이겨서 열쇠를 빼앗는다. 그러면 된다.

흐아악!!!”

박형우는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마치 사나운 맹수와 같이 저돌적으로 돌진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녀에게는 맹수가 아니라 궁지에 몰려 발악하는 쥐였나 보다.

그녀는 달려드는 그의 왼 손목을 붙잡고 발목을 후려 찼다.

달려드는 반동으로 인해 그의 몸은 순간 공중에 떴고 그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왼 손목을 잡은 손에 스냅을 넣었다.

그러자 그의 몸이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았다.

합기도.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하는 무술.

숙련자가 아니면 이처럼 자유로이 기술을 구사하지 못한다.

커헉!”

등부터 바닥에 떨어진 그는 큰 통증으로 인해 신음을 토했다.

실패다.

.

 

 

죄송해요, 오빠 죄송해요. 오빠를 아프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죄송해요. 제가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오빠를 아프게 만들다니 정말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정말이에요. 오빠가 아프면 저도 아파요, 제가 더 아파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속죄할게요, 속죄하며 살게요, 오빠, 오빠, 오빠, 오빠.”

김영은은 무릎을 꿇은 채 빌고 있다. 양 손을 꽉 쥐고 있는 게 흡사 신자가 신에게 기도를 올리고 있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신자의 신앙이 되는 신인 박형우는 의자에 묶여 있다.

다시 구속된 것이다.

신자에게 붙잡힌 신이라니 어딘가의 질 나쁜 농담 같다.

영은아, 이제 제발 그만해.”

그는 두려움에 떨면서 말했다.

자기 앞에서 손이 닳도록 비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두렵다.

, 이제 제발, 제발, 부탁이니까.......”

그는 쉰 목소리로 애원했다.

하지만 반응은 지금까지와 같다.

무반응. 아예 반응조차 하지 않는다.

이 애원은 절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 영은아. 너 이러는 거, , 돌아가신 너희 부모님이 알면 얼마나 슬퍼하시겠어. 이제 그만해.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제발.......”

?”

그의 말에 아무 반응도 안하던 그녀가 갑자기 반응했다.

부모님이라는 말이 그녀의 관심을 끈 것인가.

그는 그렇다고 생각해서 그 화제를 더 꺼내보았다.

그래, 영은아. 하늘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해. 부모님은 네가 이러는 거 보고 싶지 않으실 거야. 그러니까.......”

오빠, 갑자기 왜 그러세요? 어디 아프세요?”

그의 말을 끊고 그녀는 그에게로 다가와 그의 이마에 손을 댔다.

열은 없는데? 뭔가 힘드신 일이 있었나요, 오빠? 어딘가 아프신가?

아니, 영은아, 부모.......”

아무래도 오빠 몸이 허해지신 거 같아요. 아까부터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시고.”

저 고아잖아요, 오빠. 저는 처음부터 부모 같은 건 안 계셨어요.”

 

“.......?”

전에 말씀드렸을 텐데, 왜 그러세요, 오빠.”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그녀.

거짓말하는 기색은 없다.

그녀에게만큼은 진실인 것이다.

“......영은아, 너는 어느 고아원에 있었어?”

수원시 장안구에 있는 고아원에요.”

몇 살까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요.”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고아원에서 나올 수 있었어.”

어떤 친절한 아저씨가 저를 데려가 주셨어요.”

그 아저씨는.”

지금은 제 앞집에서 살고 있는 아저씨요.”

왜 같이 살지 않지. 이제 너의 양아버지가 되는 게 아닌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저씨가 저를 자립할 수 있도록 길러주신 다음에 이렇게 독립시키셨어요. 딱히 아빠로서 저를 데려간 건 아닌 거 같아요. 교육방침인 거 아닐까요?”

“.......”

이것이 그녀의 결말이다.

그녀 안에서 이야기는 저렇게 흘러가고 있었던 것이다.

빈틈없는 거짓이다.

이런 증상을 전에 들은 적이 있다.

해리성 기억장애.

강한 스트레스를 직면할 경우, 자신에게 있어 불리한 일, 괴로운 일,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을 잊어버리는 증상. 때로는 개인적 정보를 회상하는 능력을 잃고, 자신의 이름, 출생, 부모까지 기본적인 사항마저도 잊어버릴 수 있다.

다만 그녀가 이 증상에서 조금 먼 부분이 있다면 그녀는 진실이 사라진 그 공백에 자신이 알아서 거짓 정보를 끼워 넣었다는 점.

철저하다면 철저한

완벽하다면 완벽한

비겁하다면 비겁한

자기 보호.

오늘 저녁은 몸에 좋은 걸로 해야겠네요, 오빠. 그러면 저는 장 봐올 테니까, 얌전히 기다려주세요.”

그녀는 사랑해요.”라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갔다.

박형우는 다시금 몸에서 힘이 빠지고 눈에서 초점이 사라졌다.

모든 게 최악이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나왔다.

이번은 어떤 눈물인 것일까.


작성자에 의해 2013.10.04 05:17 에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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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이거 엄청 여주가 얀데레네. 난 이런 여주가 내 이상형인데
이런여자 있었으면ㅋㅋ
1 이노링 11/20/01:54
형우가 수학교사가됬는대 이렇게 무단으로 학교를 2주이상 빠졋는대어떻게됫져 ㄷㄷ
생기부에 출석이중요할탠대 교원대는 ,,(역시인생은 수능한방인가,,)
이번편은 다른만화언급안할려고했지만 미래일기여주인공생각나내요 모방이니 그런의미가아닌
스토커적 모습이 같아서 미래일기를 상상하니 더욱 몰입하게되었어요~
얼른 정식연재되어 일러스트 작가님이 감금되어서 말라가는모습과 사랑한다고마하는 영은모습을 그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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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7화 스토킹(5) [1] 0 자리끼 14.04.11 1527 1
38 36화 스토킹(4) 0 자리끼 14.04.11 1582 0
37 35화 스토킹 (3) 0 자리끼 14.03.17 1350 0
36 34화 스토킹 (2) 0 자리끼 14.03.11 1466 0
35 33화 스토킹 (1) [1] 0 자리끼 14.03.03 1377 0
34 32화 자질구레한 일상들 (1) [1] 0 자리끼 14.02.27 1875 0
33 31화 일주일 전 0 자리끼 14.02.27 1531 0
32 30화 일주일 후 0 자리끼 14.02.27 1359 0
31 29화 감기 (2) 0 자리끼 14.02.27 1571 0
30 28화 감기 (1) 0 자리끼 14.02.27 1441 0
29 27화 힘없는 가장. [1] 0 자리끼 14.02.27 1916 0
28 26화 '차리기 전' (21) [3] 0 자리끼 14.01.08 1447 0
27 25화 '차리기 전' (20) [2] 0 자리끼 13.12.30 1317 1
26 24화 '차리기 전' (19) [1] 0 자리끼 13.12.23 1396 1
25 23화 '차리기 전' (18) [2] 0 자리끼 13.12.18 1732 1
24 22화 '차리기 전' (17) [1] 0 자리끼 13.12.06 1480 1
23 21화 '차리기 전' (16) [4] 0 자리끼 13.11.29 1641 2
22 20화 '차리기 전' (15) [3] 0 자리끼 13.11.14 1299 3
21 19화 '차리기 전' (14) [4] 0 자리끼 13.11.06 1326 3
20 18화 '차리기 전' (13) [2] 0 자리끼 13.10.03 150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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