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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토커와 결혼해버렸다. by 자리끼

학창시절 스토커와 같은 여자아이와 만나 어쩌다보니 연해하게 되고 결국은 결혼까지 하게 된 한 남자. 아니 이제는 가장이 된 그는 아내를 빼닮은 딸까지 낳고 3명이서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자 했으나, 그 3명이서 한 지붕 아래에 사는 이상 조용할 수가 없는 매일매일, 그런 시끌벅적한 가족이야기.

[러브코미디]
총 편수 39 / 총 관심작 수 6 / 총 추천수 60 / 총 용량 735.724Kby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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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화 자질구레한 일상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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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자리끼[qqim5965]
조회 1872    추천 0   덧글 1    / 2014.02.27 01:32:38
1.
 도희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도희가 자기도 이제 고학년이니 공부가 뒤쳐지면 안된다고 나에게 수학을 가르쳐달라는 기특한 말을 했다. 어쩌다가 나 같은 남자 밑에서 이렇게 기특한 딸을 낳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아빠, 이건 어떻게 풀어?"
 "이건 말이지........"
 내 설명을 경청하는 도희. 다만 아까부터 책이 아니라 내 얼굴만 빤히 바라보는 게 마음에 걸린다. 내 설명이 이상한가?
 "오, 알겠어 아빠."
 설명이 끝나자 바로 알았다며 노트에 문제를 풀어본다. 나는 "역시 내 딸." 이라 말하면서 도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도희는 "히히히." 웃는 게 마치 새끼 고양이 같다.
 그리고 정적.
 어차피 딸이 공부하는 거니, 나는 옆에서 기다리다가 도희가 물어보는 거에 답해주는 것밖에 일이 없다. 옆에서 하나하나 가르쳐주면 내가 공부하는 거지, 도희가 공부하는 게 아니니까. 
 그러니 나는 옆에서 독서. 방에는 도희가 공부하는 소리와 내가 책장 넘기는 소리, 그리고 영은이가 우리를 엿보려고 살짝 문 여는 소리가 들린다.
 "......... 영은아?"
 "어머. 저 들켰어요?"
 "안 들키기 바라는 게 더 이상하겠다. 그리고 애초에 네가 마음 먹고 했으면 난 눈치 못 챘을 거 같은데." 
 "당신은 제가 무슨 닌자인 줄 아세요."
 "그 비스무리 한 거 같은데........"
 "그리고 도희 방에는 카메라를 안 설치해서 엿보는 거 힘들어요."
 "다른 방에는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는 거야?!!!"
 트라우마가 떠오르려 한다.
 "아빠, 아빠. 이건 어떻게 풀어?"
 "응? 어떤 거."
 일단 영은이는 무시하고 도희의 질문에 신경을 쓰자. 어차피 이렇게 영은이가 어디선가 쳐다보고 있는 건 익숙하기도 하니까.(잠깐 익숙해지면 안되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이건........ 음?"
 가르쳐주려다 나는 잠깐 멈췄다. 
 이건 아까 물어본 거하고 방식이 똑같다. 원래 부모들은 어린 자식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걸 감안하고 생각하더라도 내 딸이 방금 물어본 걸 이렇게 바로 잊어먹을리는 없다. 
 이상한데?
 "도희야."
 "응?"
 "솔직하게 말해봐. 이거 사실 어떻게 푸는지 알지."
 "......... 응? 무슨 소리야, 아빠. 모르니까 물어보는 거지."
 너의 망설임을 이 아빠는 캐치했다!
 "음...... 아닌 거 같은데."
 라고 도희 눈을 빤히 쳐다보며 말하니 도희는 "......... 룰루랄라." 거리며 시선을 피했다.
 "예끼!"
 "아웃!"
 살짝 때리니 나오는 귀여운 소리. 마치 배를 누르면 말하는 인형같다.
 "히이잉."
 "근데 왜 알면서도 모르는 척을 한 거야, 도희야?"
 "하지만, 하지만......."
 도희는 연필을 꼼지락꼼지락 거리면서 말했다.
 "아빠랑........ 좀 더 같이 있고 싶었단 말이야........."
 ".......흐읍!"
 눈물이 나오려는 걸 참았다.
 이런 갸륵한! 
 "그게........ 아빠는 일 끝나고 오는 거니까 놀아달라고 보채면 괜히 아빠만 힘들어질 거 같고 그래서......... 하지만 공부 가르쳐달라고 하면 아빠도 어울려줄 거 같았고........"
 "딸아!!"
 도희를 껴안는다. 
 "으이구!! 아직 어린 놈이 무슨 생각을 그렇게까지 하니! 이 아빠가 다 잘못했다! 이 아빠가 못났어! 딸이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는데, 아빠라는 놈이 뭘 하고 있었던 건지!"
 "아, 아빵!"
 도희도 나를 마주 껴안았다. 부녀지간의 온기가 우리 주위를 채운다.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당장 나가 놀자꾸나. 그래, 지금 가면 놀이공원 퍼레이드는 볼 수 있어. 빨리 옷 챙겨 입어라, 도희야."
 "응! 아빠!"
 나는 도희와의 즐거운 외출을 꿈꾸며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잠깐만요."
 영은이가 허락하지 않았다.
 "지금 놀러 나간다고요, 여보? 일단 공부 시키던 건 마저 끝내야죠. 그렇게 어중간하게 하는 게 어디있어요. 그리고 조금 있으면 밥이 다 되는데, 나가긴 어딜 나가요. 자리에 앉으세요, 당신도 도희도."
 라는 말에 나는 "그, 그렇지?" 라 말하며 자리에 앉았고 도희는 "어, 엄마 말이 맞아." 라 말하며 자리에 앉았다.
 "20분이면 밥 다 되니까 공부 다 하고 나오세요."
 영은이는 문을 닫고 주방으로 갔다.
 "........ 아빠."
 "........ 응?"
 도희는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아니야." 
 라고 말했다.
 왠지 가슴을 후벼파는 한 마디였다.
 
2.
 처리할 일이 많아, 평소보다 늦게 들어오니 푸짐한 밥상이 차려져있었다.
 온통 장어로 되어있는.
 "........."
 "여보, 서 있지 말고 어서 앉아서 먹어요."
 영은이의 강렬한 눈빛에 이끌려 반강제로 자리에 착석.
 도희와 영은이는 분주히 수저를 놀리고 있지만 나는 그러지 않는다.
 "엄마, 아빠 장어는 왜 다 쬐그매?"
 도희가 내 접시에 담겨있는 장어를 보며 말했다.
 "저건 꼬리라서 그렇단다."
 "응? 왜 아빠한테 살 많은 걸 안 주고 꼬리를 줬어?"
 "그런 게 있단다, 도희야. 알죠, 여보?"
 환하게 그렇지만 무섭게 웃는 영은이.
 "........."
 몰라, 모른다고.
 "도희야. 오늘은 친구 집에서 잔다고 그랬지. 세면도구는 챙겼니."
 "벌써 다 챙겼지, 엄마."
 무언가 충격적인 얘기가 오간 거 같다.
 "뭐, 뭐 도희야? 오늘 친구 집 가서 잔다고?"
 "응. 그러기로 저번에 약속했어."
 "왜 아빠한테는 말 안했어?"
 "엄마한테 친구 집에서 자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엄마가 허락해주는 대신 아빠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했는걸."
 노렸구나!!
 뱀을 앞에 둔 생쥐와 같은 심정으로 영은이를 흘끗 본다. 여느 때와 같은 모습인 것 같지만 신경이 곤두선 지금의 나는 알아차릴 수 있다. 영은이는 평소에는 쓰지 않던 향수를 뿌렸다.
 다만 그 향기가 내게 공포로 다가올 뿐이다.
 "저기, 영은아."
 "네, 여보."
 "사실 학교에서 밥을 먹고 와 가지고, 배가 불러서 못 먹.......겠는데?"
 부탁이다, 영은아. 나를 놓아다오! 그건 무리야! 그걸 하기에는 내가 너무 힘들다고!
 "......... 그러세요. 그러면 어쩔 수 없죠."
 "저, 정말?!!!"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하지만, 아무래도 기뻐하기에는 일렀나 보다.
 "그럼, 내일은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세요. 장어 버리기 아깝잖아요."
 "........ 겨, 겨우 밥 먹는데, 무슨 1시간이나 일찍 일어날 피, 필요가 있어. 응? 그렇지 않아? 응?"
 애절하게 되묻는다. 제발 그렇다고 말해주길 바라며.
 "어머, 여보."
 하지만.
 "밥만 드시게요? 식후 운동은 어쩌시려고요♥"
 ".........."
 뱀의 독니는 사냥감을 물고 놔주지 않는다.

3.
 학교 점심시간. 급식이 별로인 걸 본 강식이가 내게 밖에 나가서 밥 먹기를 제안했기에 나는 수락. 그리고 현재 학교 근처 부대찌게 집에 있다.
 찌게가 익기를 기다리면서 여러 얘기를 나누다 
 "저기, 형 질문이 있는데요."
 라고 운을 띄운다.
 "제가 지금 여자친구랑 1년 됐거든요."
 "어? 너 여자친구가 있었냐. 녀석, 진작 좀 알려주지. 그래서 질문이 뭔데."
 " ........ 잠시 귀 좀요."
 주위 눈치를 살피며 강식이는 귀를 가져다 대라는 손 동작을 취했다.
 "방귀는 언제 텨요?"
 질문을 이해하긴 했지만 황당해서 입에서는 "뭐?"라는 말이 나왔다.
 "형도 형수님이랑 연애도 다 하고 그랬으니 어느 시점에서 이미 텼을 거 아니에요?"
 "물론 그렇지."
 "저도 이제 1년째니까, 슬슬 괜찮지 않나 싶어서."
 형한테 조언을 구하는 동생이라, 괜히 어깨가 들썩인다. 조금 뻣대는 듯한 느낌으로 나는 말했다.
 "그러니까, 이 형은 언제부터 텼냐면......... 어라?"
 나는 언제부터 텼지? 
 결혼생활이 벌써 10년이 넘어가니까 당연히 현재는 텼고, 뭣보다 우리는 연애가 길었으니까 그 때도 텼는데......... 언제부터였지?
 기억나지 않아 젓가락 한 쪽을 들고 괜히 컵을 톡톡 두들기며 기억을 뒤져본다. 
 그러다.
 "아! 생각났다."
 "그래서 형은 언제부터였어요."
 "아........ 그게......."
 말해줄 수가 없다........
 나는 사귀기 시작하자마자. 아니, 사귀기 전부터도 방귀를 텼다.
 이유는 간단.
 - 이야, 사실 내가 영은이한테 감금당한 적이 있었거든. 그 때, 영은이가 나 밥도 먹여주고 몸도 씻겨주고 옷도 입혀주고 똥오줌 다 처리해줬거든. 그래서 딱히 겨우 방귀가지고 숨기거나 하지를 않았네. 하하하하하하하.
 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아니한가......... 
 대답이 궁해진 나는
 "아......... 나도 너 때쯤에 텼던 거 같다."
 라고 말했다.
 강식이가 "오오! 역시 1년이면 적당하죠!" 라며 기뻐했다.
 그 뒤 결과는 듣지 못했지만 무소식이 희소식일 거라고 나는 믿는다.

4.
 영은이가 책을 쓰는데 걸리는 시간은 출판사에서도 믿지 못할 정도로 단기간이다. 너무 짧아서 사람들이 우리에게 예전에 쓰는 걸 내놓는 게 아니냐고 물은 것도 수십 번.
 약 한 달. 영은이가 책을 쓰는데, 필요한 기간이다.
 그렇지만 이 기간 동안 영은이는 방에 틀어박힌다. 책이 끝날 때가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화장실과 밥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약 20년을 함께 해온 나조차도 알 수가 없다.
 그러니 그 동안 집안일을 해야하는 건 나. 바쁜 한 달이 되는 거다. 영은이가 놀러간 것도 아니고 일을 하는 거고 뭣보다 평소에 날 위해 그렇게 힘써주는데, 달랑 한 달 정도 집안일을 하게 되는 걸로 불만은 없다. 
 하지만........ 집안 꼴이 엉망이 되는 건 어찌할 수 없다.
 
 "어........ 피자 시켜 먹을까?"
 "에에, 싫엉~. 또 피자야."
 영은이가 방에 들어간지 10일. 도희와 나는 저녁으로 뭘 먹을지 고민하고 있다.
 우리 집은 배달이나 외식을 잘 안한다. 기본적으로 영은이의 음식 솜씨가 가게 주인장 뺨 칠 정도이고 영은이가 밥 하기 귀찮다는 소리를 하는 걸 들어본 적도 없으니까. 그리고 내가 밖에서 뭘 먹는 걸 영은이가 별로 안 좋아한다.
 그러다 가끔 영은이가 밥을 못 해주는 상황이 올 때면 나하고 도희는 기회다!. 하고 배달음식을 먹기는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계속해서 반복되면 집밥이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그냥 아빠가 밥 해줄게."
 "에엥. 아빠가 해준 밥 별론데."
 이런 입맛 높은 딸내미같으니라고. 평소에 영은이 밥만 먹다보니까 그게 평균인 줄 알아요. 영은이 밥은 고렙이야! 
 "근데 아빠."
 "응?"
 "그릇은 있어?"
 "......... 일단 설거지부터 해야지."
 싱크대에 쌓여있는 그릇들을 보며 한숨을 쉰다.

 설거지를 다 하니 도희가 오늘은 자기가 밥을 하겠다고 나섰다. 
 조그마한 손으로 후라이팬을 들고 요리하는 모습이 귀엽기는 했지만 아빠 입장에서는 그저 애기가 식탈 들고 저글링을 하는 것 같아 보여 안절부절할 뿐이었다.
 "완성! 아빠의 귀엽디 귀여운 딸이 만든 귀여운 밥!"
 도희가 만든 건 오므라이스......... 에 필적하려고 노력한 밥이였다. 밥이 계란에 싸여있어야겠지만 아무래도 그건 어려웠는지, 그냥 쪼개진 계란들이 밥 위에 뿌려져있다. 그리고 위에는 자~알 봐야 알 수 있는 토끼모양으로 케챱이 뿌려져있다. 어디가 귀여운 건지는 미스테리.
 그래도 일단 도희의 말대로 나의 귀엽디 귀여운 딸. 맛있게 감사하게 먹자.
 "그럼, 아빠 먹는다."
 - 냠.
 "어때, 아빠?"
 "오오."
 "맛있지!"
 "별론데?"
 나는 솔직하다. 딸이라도 타협은 없다.
 "........ 아빠, 원래 이럴 때는 맛이 조금 이상해도 딸이 기껏 만들어준 거니까 전부 기뻐하면서 먹지 않아?"
 "날 그런 흔하디 흔한 공장에서 찍어내는 양산형 캐릭터로 보지 마라, 도희야."
 나는 숟가락으로 밥을 한 술 떠서 도희에게 내밀었다. 도희는 한 입 먹고는.
 "음...... 별로네."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도희.
 "맛 없는 건 아니지만 좀 그러네. 뭔가 아니야."
 도희는 내게 숟가락을 돌려주며 "그래도 먹을만은 하잖아." 라고 말했다.
 그리고 조용히 식사를 시작.
 왠지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아 있는 게 도희가 기분이 상했나 보다. 거짓말로라도 맛있다고 말하는 게 역시 왕도였던 걸까.
 그렇게 숟가락 달그락 거리는 소리만 들리는 식탁에서 도희가 작게 중얼거렸다.
 "까놓고 말해서 초등학교 5학년이 요리를 잘하는 것도 이상하잖아. 내 나이에 반찬투정 안 하는 것만 해도 대단한 거 아니야? 이제 겨우 10살이 넘은 건데, 요리까지 할 줄 알면 30세에는 나라 하나 세우겠네. 여동생이나 딸 캐릭터들이 요리를 잘한다는 설정이 많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말이 안되는 거라고. 아니 잘하는 애들도 있겠지. 근데 그건 걔네가 특별한 거잖아. 내가 평범한 거라고. 그리고 뭣보다 그런 캐릭터도 전부 일본에서 만든 캐릭터잖아. 맛 좋은 요리를 부탁할 거면 일본산 여동생이나 딸한테 부탁하라고, 나는 한국 캐릭터잖아. 왜 여기까지 와서 나한테 왜놈의 캐릭터 설정을 기대하는 거야."
 너무나도 작은 목소리. 하지만 들리기는 하는 정도의 성량으로 도희는 그렇게 말했다.
 ".........."
 나는 조용히 숟가락만 움직일 뿐이다.

 "아빠, 어서 자자!"
 "그래, 그래."
 도희는 안방으로 후다닥 달려간다. 
 원래는 도희는 자기 방에서 자고 나와 영은이가 안방에서 자지만 영은이가 방에 들어가있는 동안은 나는 도희와 같이 잔다.
 '침대가 2인용인데, 아빠 혼자 자면 외로울 거 아니야. 그리고 나는 아빠랑 자고 싶은데......... 안돼?'
 라는 게 이유. 귀여움이란 이름의 찰흙을 빚어 만든 것 같은 도희가 말하는 "안돼?"의 파워는 내 상상을 초월하기에 거절할 수가 없다. 아니, 애초에 거절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안방에 들어가니, 이미 이불에 들어가있는 도희가 옆에 빈자리를 손으로 툭툭 치며 "빨리 왕!" 이라고 말한다.
 방금 깔아서 차가운 이불 속으로 들어가니 
 "아빠, 아빠."
 하고 도희가 부른다.
 "나 가슴이 조금 커진 거 같다. 이거 봐봐."
 도희는 입고 있는 티셔츠를 확 올리더니 맨살을 보였다.
 어린 나이에 어울리는 뽀얀 피부. 겉으로만 봐도 탱탱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화장품 CF에 나오는 것처럼 물이라도 뿌리면 다 튕겨져 나올 것만 같다.
 그리고 도희가 봐주길 바라는 가슴은......... 말 안 하겠다. 내 딸 가슴이야, 왜 네들한테 말해줘야 하는데? 나만 볼 거야.
 "음......."
 별로 커진 거 같지가 않다. 내가 보기엔 그냥 태어났을 때 그대로인데. 
 혹시나 보기에만 그런 건가 싶어서.
 - 주물럭.
 만져보았다.
 - 쪼물딱, 주물럭, 주물럭.
 두손으로.
 - 주물럭, 주물락, 쪼물딱, 쪼물떡, 쭈욱.
 "........ 저기 아빠?"
 "도희야, 걱정 마. 네 가슴은 오늘도 180도를 유지하고 있으니까."
 도희는 가슴을 주무르고 있는 내 손을 떼고는 (아쉽네.) 말했다.
 "아빠......... 나는 이런 반응을 원한 게 아닌데."
 "응? 그러면 무슨 반응을 원했는데?"
 도희는 걷어올린 옷을 내리며.
 "내가 옷을 올리면 아빠가 얼굴을 붉히고 눈을 가리면서 '도, 도희야. 지, 지금 뭐하는 거야! 빨리 옷 입어!' 하면서 당황하는 반응."
 라고 말했다.
 "아빠가 그러는 사이 나는 '아빠♥ 뭘 그리 창피해해. 그러지 말고 똑바로 봐. 후훗, 아빠는 부끄럼쟁이." 라고 매혹적인 자태를 취하려고 했거든."
 "아니, 아니, 아니."
 나는 황당해하며 말한다.
 "아빠가 왜 네 몸을 보는데 창피해해. 내 딸인데? 뭣보다 다 큰 것도 아니고 아직 초등학생인 딸의 몸을 보는 건데?"
 "막 만화 같은 데서 보면 다 그러던데........"
 "그건 개네가 이상한 거 아니야? 뭐야, 그 아빠들은. 부모자격 없으니까 당장 양육권 포기하라 그래."
 "하긴....... 걔네가 이상한 거지."
 도희는 뭔가를 깨닫고는 조용히 이불에 누웠다. 나도 방 불을 끄고 도희한테 팔베개를 해주고 누웠다. 
 잠이 들기 전 도희가 "그럼 좀 더 크고 하면 되려나?" 라고 중얼거렸지만 나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도희의 등을 두드리며 "그래, 그래."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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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4화 '차리기 전' (19) [1] 0 자리끼 13.12.23 1392 1
25 23화 '차리기 전' (18) [2] 0 자리끼 13.12.18 1729 1
24 22화 '차리기 전' (17) [1] 0 자리끼 13.12.06 1479 1
23 21화 '차리기 전' (16) [4] 0 자리끼 13.11.29 1637 2
22 20화 '차리기 전' (15) [3] 0 자리끼 13.11.14 1298 3
21 19화 '차리기 전' (14) [4] 0 자리끼 13.11.06 1325 3
20 18화 '차리기 전' (13) [2] 0 자리끼 13.10.03 149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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