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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의 히스토리아 by W더블

-나는 그저 되고 싶었던 것 뿐이야. 몬스터를 토벌, 악인과의 사투, 사람들을 구하는 그런 모험가가. (매주 일요일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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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65    추천 0   덧글 0    / 2018.06.03 03:05:53

햇빛이 커튼 사이로 들어온다. 식칼소리, 무언간 끓는 소리, 이어서 들리는 접시를 놓는 소리, 펀드가 식사준비 하는 건가?

슬슬 일어나지 않으면…….”

내가 일어나는 침대, 그저 나무판자 몇 겹 쌓은 것에 시트만 걸친 그것은 침대라고 부르기엔 너무 조잡했다. 내가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을 밟으니 들리는 끼익소리, 분명 바닥은 3일전에 고쳐, 수리한지 얼마 안 됐다고 해도 다른 곳은 판자가 썩어 약해져 있었다. 그 탓인지——

우왁!”

밟자 마자 우직소리를 내며, 바닥이 꺼져버렸다.

으아……, 어디서 판자 구해와야겠네.”

한숨을 쉬며, 방을 나와 부엌으로 향하니, 펀드가 아침식사를 차리고 있었다.

, . 좋은 아침.”

좋은 아침.”

우리 파티는 돈이 없기에 자급자족을 해야 한다. 최소한 밥도 우리들이 직접 해 먹는 것이 싸게 먹히기에 언제나 가사일을 도맡아 하는 펀드의 존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오늘은 약초상점 좀 들렸다가 점심에 몬스터 잡으러 가자. 또 바닥이 꺼졌어. 판자 값 벌지 않으면….”

오늘 할 일을 정하면서 나는 한숨을 쉬었다.

또 인가. 아무도 없는 폐가, 주인도 없기에 고쳐 쓰면 되겠다 싶어 쓰고 있지만, 역시 제대로 된 건물로 입주해야 하나?”

스프를 푸면서 한 숨쉬는 그 모습은 마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이곳에 오면서 펀드의 주부력이 범상치 않게 성장하고 있어….

, 펠씨의 전언이 있어. ‘너무 서두르지 말고, 성실히 해나가.’라고.”

“…….”

펠씨의 전언으로 인해 어제 한 후회를 되새기며, 아침식사를 끝내고, 거리로 향하였다.

 

릭이다.”

거리로 향하니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저 녀석 또 길드에서 헛소리 했다던데?”

어제 있던 일이 벌써 소문으로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귀에서 귀로 퍼져나갔다.

재능도 없으면서 굳이 왜 모험가로 계속 있는 거야. 창피하지도 않나?”

재능이 없는 건 알고 있고, 창피하고 한심해서 죽을 거 같다고 여러 번 생각하며, 그럴 때 마다 더욱 자신이 한심하게 생각이 들어 괴롭게 된다. 마법도, 스킬도 없으면서, 1~2개월이면 누구나 한다는 랭크 업도 3개월이나 지났는데도 못 한다는 건 재능이 없다고 하지 뭐라고 할 수 있는 가.

어떻게 저런 녀석이 시온에게 라이벌 선언 같은 걸……. 그런 소리만 안 했다면 이렇게 무시 받지도 않았을 텐데.”

어디서 들리는 그 한마디는 정론이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왜 그런 짓을 했는가……. 그 사건의 발단은 3개월 전으로 넘어간다.

처음으로 【네필】에 도착한 나와 펀드는 서로 들뜨며, 모험가 등록을 하기 위해 길드로 향하였다. 길드에 도착하고 모든 건 순조롭게 진행 되며, 우리는 모험가로서 시작을 하게 돼,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펀드와 꿈을 꾸며, 얘기하는 순간, 펠씨가 길드에 들어오셨다.

펠씨!”

오랜만에 만나는 내 영웅에 나는 그에게 곧장 달려갔다. 그런데 그의 옆엔 연보라색 머리의 여우 비스트 여인이 펠씨와 허물없이 얘기를 하는, 내겐 다소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하였다.

? 릭이잖아?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 저기, 펠씨 옆에 있는 사람은…!”

질문하는 펠씨에게 오히려 도로 질문하였다. ‘대체 누구?! 왜 펠씨와 저렇게 허물없이 얘기하는 거야?!’ 어딘가 복잡한 심경.

, 이 애는 시온 슈트롬벨. 내 후배다. 굉장한 녀석이야. 얼마 안 있으면, 나와 어깨를 견주게 될 거 같은 녀석이지.”

웃으면서 시온의 머리를 쓰다듬는 펠씨의 모습에 , 뭐라고?!’라며 충격을 받았다. 그에게 인정받기 전에 이미 다른 사람이 인정받을 뿐더러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내겐 질투심을 유발시켰다.

“……펠씨 부끄러워요.”

얼굴을 붉히며, 조용히 말하는 시온에게 난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됐다.

이봐, 시온 이라고 했던 가.”

“?”

잘 기억해둬! 언젠가 내가 널 추월할 테니까, 각오하고 있어! 지금부터 넌 내 라이벌이다—!”

시온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치는 과거의 내 모습은 지금 생각만 해도 배가 꼬이는 고통을 안겨준다.

아마 그것이 내 인생에 최대의 말 실수가 되겠지.

주변에서 멈추지 않는 수군거림은 계속 해서 나를 압박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요즘 들어 되는 일도 안 되고, 마을에서 안 좋게 보는 시선이 느껴질 때마다 역시 모험가를 그만둘까.’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난 3개월간의 나의 흔적을 보면 사람들은 입을 모아 이리 말한다.

「재능 없다.

그런 말 안 해도 질릴 정도로 알고 있고, 더부룩할 정도로 느끼고 있는데 왜 말을 하는 거야? 왜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는 거지? 말할 거면 당당히 내 앞에서 말하라고. 그리고, 당신들이 알고 있는 것 보다 자기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고.

이렇게 생각해봤자 괴로워지는 자신 뿐이란 걸 알면서도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어머, 릭군 오랜만이네.”

마음이 무거운 때 듣기만 해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목소리와 나긋한 말투. 고개를 들어보니 약초상점의 여주인 아밀라 머멀리란 청순한 휴마 여성이 손을 다소곳하게 흔들고 있었다. 군청색 머리, 성숙하고 청순한 외모, 커다란 눈과 적당한 화장, 노출이 없는 복장인데 도 불구하고도 새어 나오는 뜻 모를 색기는 수 많은 남성의 마음을 빼앗는다. 나도 방심하면 뺏길 거 같을 정도다.

아밀라누나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인 거 아니니? 이 누나는 릭군이 오지 않아 내심 걱정했는데.”

, 잠깐! 가까워요!”

바로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 내밀며 부드럽게 웃는 아밀라누나의 행동에 그만 얼굴이 내 머리카락 색처럼 빨개졌다. 이 사람은 언제나 날 동생을 보는 눈으로 본다. , 동생인 건 맞지만, 내게 너무 다가오신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녀의 행동은 하나 같이 내게 부끄럼을 느끼게 한다.

릭군이 좀더 누나한테 허물없이 대해줬으면 좋겠는데.”

, 어느 정도요?”

방긋하며 웃는 아밀라누나.

내게 어리광을 부리는 정도.”

그건 무리에요!”

가능할 리가 있나……. 지금까지의 행동으로도 힘든데, 내가 직접 어리광이라니. 불가능도 정도가 있다. 거기다 해버렸다간 주변 사람, 특히 남성진한테 완전히 적으로 인식 받기에 어디 좋을 것도 없다.

“……저기, 일단 저도 있는데요.”

소외 받아 서러움을 느낀 걸까? 펀드는 날 알아봐줘요.’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미안, 깜빡 잊고 있었어.”

잊고 있다기 보단 눈길도 안 왔어요.”

손을 입으로 가리며, 웃어 넘기는 아밀라누나와 더욱 서러워하는 펀드를 보니 그만 웃음이 나왔다.

아밀라누나 회복초 10, 해독초 5개주세요.”

곧 바로 필요한 양의 약초를 주문을 받은 아밀라누나는 능수능란하게 약초를 포장하셨다.

언제까지 약초를 생으로 먹을 거야. 이제 슬슬 포션이라도 먹는 게 어때? 생약초는 엄청 쓰다고.”

친척누나가 동생을 걱정하는 느낌의 말투.

멀쩡한 숙소 구할 돈이 모이면요.”

, 이후에 잠깐 시장 좀 들리자. 토벌이 끝나고 돌아올 때 뭘 살지 정해두게.”

어머니들이 어딜 다녀왔다가 장보려 하듯 자연스레 장보기 리스트를 정리하려는 펀드를 보며, 무심코 엄마라고 속으로 말해버렸다.

펀드군은 어머니 같네. 하하.”

웃으며 할하시는 아밀라누나를 보며, ‘누나, 그걸 대놓고 말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라며, 속으로 딴죽을 걸었다.

그런 가요?”

웃으며 쑥스러워 하는 펀드를 보니 사실 엄마 위치를 즐기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 그나저나, 왜 펀드에게는 평범하게 대하시면서 왜 나에겐 과잉보호 하듯 대하시는 걸까. 의문을 가진 채 시장으로 향하였다.

득실거리는 사람, 식욕을 자극하는 길거리 먹거리, 수 많은 식재료와 적은 수의 잡화구 등 넘쳐나는 볼거리…….

언제 와도 엄청난 인파.’

맡기만 해도 배가 고파질 거 같은 바비큐냄새, 매끈매끈한 표면에 주변이 비치는 알록달록한 여러 과일설탕조림, 구운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빵은 무심코 뒤 주머니에 손 가게 했다.

, 오늘 과일이라도 사갈까? 샐러드로 해먹기도 좋고 후식으로도 좋잖아.”

…… 그럼 사과로. 사과랑 복숭아.”

아저씨, 여기요!”

대화가 끝나자 곧장 펀드가 과일장수와 거래를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때 쯤…….

, 도와주세요! 소매치기!”

어디선가 들리는 어린 아이의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소매치기로 보이는 얄쌍한 휴마 남성이 뛰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뭐냐? 소매치기?”

과일장수가 고개를 내밀며 소매치기 쪽으로 바라본 순간

“—, 어이!”

오른손으로 사과 하나를 집어 위로 던졌다 잡았다 하며,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돈을 내! —“

여기요. 10피트

억장같이 화내는 과일장수의 소리를 듣고, 왼손으로 뒷주머니를 뒤져 10피트짜리 동전을 손가락으로 튕겨 동전함에 넣었다. 그리고, 준비된 자세로 거리를 잡아 있는 힘껏 소매치기에게 던졌다. 결과는———— 명중. 정확히 뒷통수에 맞았다. 머리에 부딪힘과 동시에 깨진 사과는 쩌적소리와 과즙이 터지며, 소매치기는 소리를 내고 쓰러졌다.

맞은 걸 확인하고 천천히 쓰러진 소매치기에게 다가가, 그가 가진 훔친 가방을 뺏었다.

정말 언제 봐도 일품의 투척 솜씨네.”

과일 한 봉지 들고 뛰어오며, 말하는 펀드 뒤에서 2명의 어린 소년소녀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하악하악…. , 감사합니다!”

숨을 고르며, 감사인사를 하는 고양이 비스트의 소년과 그 뒤에서 같이 숨 고르는 엘프 소녀가 나타났다.

혹시, 너희 가방이니?”

, !”

말까지 헐레벌떡 하는 건가. 혹시, 긴장한 건가?

받아. 앞으로 조심해.”

나는 밝게 웃으며, 가방을 돌려주고 펀드와 마을 밖으로 향하려 하자, 소년은 내 바지를 붙잡았다.

저기…… 릭 가스터드씨 인가요?”

갑자기 불리는 내 이름에 갑작스레 불안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또 내 험담과 관련 된 건가?! 왜 나인 걸 확인하려는 거지?! 어째서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거지?!’ 여러 생각이 머리 속을 휩쓸었다. 그래서 인가……. 난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미안 하지만, 아니야.”

어째서 내가 나란 것을 숨겨야 하는 가, 어째서 이렇게 까지 비굴하게 느껴지는 가, 마음이 괴로워 진다.

, 뭐해 얼른 가자.”

혼자 앞으로 향했다가 내가 없다는 것을 늦게 눈치챈 펀드는 내가 거짓말을 하자마자 뒤에서 나타나 내 이름을 불렀다.

,펀드?!’

당황하여 멈추라는 제스처를 열심히 보내봤지만, 되돌아 오는 건.

뭐 하는 거야, ?”

으어얽!”

어째선지 눈치 못 채는 이 남자는 마무리 일격을 날리듯 다시 한번 내 이름을 재창하였고, 그로 인해 나는 그만 목소리가 꺾인 이상한 비명을 질러버렸다.

““릭 가스터드 맞죠!””

으아아…….”

그만 자신의 얼굴을 쓸어 내리며, 절망했다.

이제 됐어. 험담이든 뭐든 올 테면 와라!’

반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며, 아이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래, 맞아.”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어째선지 갑자기 기쁜 듯 소리를 지르는 아이들을 보며, 깜짝 놀라 당황하게 됐다.

저희 릭씨를 동경해서 모험가가 됐어요!”

이게 무슨 소리지? 내가 잘못들은 건가? 날 동경하여 모험가가 됐다고 하는 아이들의 소리에 난 그만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하게 됐다. 세상에는 수 많은 모험가가 하늘의 별처럼 존재하는데 그런 그 중에서 어째서 나를 동경하는 걸까.

, 어째서?”

멋있으니까!”

멋지다고 비스트 소년의 순순한 한마디에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내 어디가 동경할 만한 것이 있나, 아무것도 없는 나인데….

사람들이 비난해도 언제나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니까!”

자신을 비참하게 생각하는 나를 향해 눈을 반짝거리며 외치는 소년, 그리고 뒤에서 엘프 소녀는 고개를 위아래로 격하게 흔들고 있었다. 아이들의 순순한 감정으로 꽉 찬 대답은 내 가슴속을 이리저리 헤집었지만, 그것은 평소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울렁거리면서 따뜻하다……, 잔잔하면서 미적지근해진다. 이것은 한 순간의 흥분과 진정의 과정, 난 이 아이들에게 감격과 감사를 한 것이다.

그럼 저흰 이만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밝게 손을 흔들며, 인파 속으로 사라진 아이들을 보며, 펀드는 내 어깨를 두들겼다.

잘 됐네. 팬이 생겨서.”

이빨이 보이는 미소를 짓는 펀드를 보니 나도 그만 미소로 대답했다.

 오늘 따라 날씨가 좋네.’

마음이 가벼워진 나는 기지개를 피며, 마을 밖으로 향하였다.

 

 

 

 

마을에서 얼마 안 떨어진 숲, 그곳엔 4명의 모험가로 구성된  【해리어】, 가몬이 이끄는 파티가 몬스터를 잡고 있었다.

단장, 그렇게 화낼 필요는 없잖아. 어제도 단장 혼자 화나서 술집도 구경하지도 못하고 말이야. ~ 엉덩이 좀 주무르고 싶었는데.”

시끄러! 입다물지 않으면, 네 녀석 팔 하나 못쓰게 만들어 줄 테니까 닥쳐!”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불만을 토하는 엔트리에게 격하게 화내는 가몬은 더욱 흥분하여 이미 죽은 몬스터를 거대한 망치모양의 둔기로 다진 고기처럼 만들었다.

젠장! , 그 자식! 브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더욱 격노하는 가몬은 더욱 몬스터의 사체를 찌부러트리며, 분풀이를 하고 있었다.

릭도 펠 그 자식도 다 거슬린다고! 뭐냐고, 그 화가 치밀어오는 눈은! 모든 것이 압도되는 존재감은!”

가몬씨, 분풀이는 적당히 해줬으면 하는데. 오늘 환금할 아이템은 온전한 모습을 갖춰줘야 할 거 아니야.”

어제 길드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화풀이하고 있는 가몬에게 냉정히 환금할 아이템을 걱정하는 연두빛 머리, 창을 사용하는 부러진 왼쪽 뿔 의 양 비스트 남성 볼프 파롤프가 가몬에게 주의를 주고 있었다.

~, 지금 내가 화나고 있는 거 안 보여? 놔두라고!”

볼프의 이름을 길게 늘려 부르는 가몬은 격하게 반응하며, 혀를 찾다.

단장, 그렇게 머리에 피 쏠린다면 환락가에나 가서 풀라고.”

그건 네 녀석이 가고 싶은 거잖아!”

전신을 두른 갑옷, 짝을 이루는 거대한 방패와 도끼, 이것들과 어울리는 젊은 얼굴과 근육질의 몸, 짧은 검은 머리를 한 하프 드워프 남성이 썩은 나무에 앉아 자신의 무릅을 치며, 호쾌하게 웃었다. 그의 이름은 토르탄 타이호프. 【해리어】에 4번째 단원이며, 가몬 다음으로 힘이 강한 모험가이다.

! , 그 녀석은 언젠가 찌부러트리겠어!”

혀를 차며, 격노하는 가몬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무언 가를 발견했다.

하하. 좋은 분풀이 발견.”

뭔데 그래, 단장? 오호~… 확실히 재미 좀 보겠는데.”

가몬의 조용한 한 마디에 이끌리듯 엔트리도 시선을 옮기자, 지독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애들아, 재미 좀 봐볼까. 하하하.”

가몬의 소리가 마치 신호가 된 듯, 【해리어】 단원 전원은 일제히 일어나 가몬의 뒤를 따라갔다. 그들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숲의 더욱 깊은 곳으로 조용히 웃음소리를 내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한편, 다른 장소에선 릭과 펀드는 이른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침에 먹다 남은 빵을 이용해 만든 샌드위치와 마찬가지로 물통에 가지고 온 먹다 남은 스튜, 시장에서 산 사과와 복숭아가 그들의 메뉴였다.

남은 과일은 저녁에 먹자.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남은 과일을 어떻게 쓸지 정하는 펀드와 점심을 먹기 시작한 릭은 잠깐의 여유를 가지기 시작했다. 릭이 행복한 듯 크게 샌드위치를 한 입 배어 물며, 미소를 짓고 있을 때, 펀드는 그런 릭의 눈치를 살며시 보기 시작했다.

“……, 어제 네가 길드에서 도망친 후에 펠씨가 네가 모험가로서 네 아버지와 닮았다는 소릴 하셨어.”

무거운 입을 때며, 펀드가 얘기한 것은 어제 길드에서 펀드와 펠이 둘이서 나누기 시작한 얘기였다.

아버지?”

.”

왜 그걸 지금 말하는 거야?”

오늘 아침부터 기운 없어 보였고, 모험가를 그만 둘 생각을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뜬금없어 하던 릭은 펀드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정곡을 찌르는 펀드의 말에 말문이 막힌 릭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지만, 햇빛이 너무 눈부신 탓인가. 릭은 눈을 살며시 감으며, 고개를 천천히 내렸다.

“……난 아버지와 달라. 그 펠씨가 인정할 정도의 사람. 아니, 목표를 삼고 계시던 사람이었다고.”

기운이 없어지는 릭의 눈가에 아련하게 느껴지는 슬픔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자신의 아버지와 본인의 차이가 얼마나 나있는 지를 어렴풋이 알고 있는 릭. 그런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고 있는 소년의 마음은 마치 얇은 갈대 하나와 같았고, 이젠 그것 마저 언제 꺾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성해있었다. 그저 모험가를 그만 두기만 하면 편해질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 건 단 하나의 간단한 이유뿐. 소년의 꿈이 소년을 계속 붙잡고 있는 것이다.

그건 아직 네가 그릇의 뚜껑이 안 열린 거야.”

그릇?”

펀드의 대답을 이해 못하는 릭은 눈을 찌푸리며, ‘그릇이란 것에 의문을 가졌다.

펠씨가 어제 말씀하신 건데, 너는 아직 모험가로서의 그릇이 뚜껑이 안 열렸을 뿐이라고 하셨어.”

그건 무슨—”

질문을 하려는 순간, 릭의 뒤에서 수풀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릭과 펀드는 곧 바로 전투태세로 전환하며, 기를 세우기 시작했다. 숨을 죽이며, 기다리는 릭과 펀드 앞에 나타난 건 노란색 머리에 검은 버킷햇, 오른손에 가방을 들고 있는 하프 엘프의 남성이 히죽 이면서 나타났다.

보험사씨?”

어라라라? 이거, 이거 릭씨와 펀드씨 아닙니까. 오랜만이 시군요. 실로 2개월만인 가요?”

그는 보험사라는 나이, 출신, 이름 등 모든 것이 베일에 싸인 수상쩍은 남성. 그는 길드와 연결하여 모험가들을 위한 보험을 파는 것을 생업으로 삼고 있으며, 실제로 그로 인해 많은 도움을 받은 모험가와 그들의 가족들이 존재한다.

“2개월이 아니라 1개월이에요.”

아차, 그거 실수.”

보기만 해도 긴장이 풀리는 순수한 미소를 짓는 펀드, 그리고 그 미소를 보며, 보험사는 자신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툭 치곤 조용히 웃었다.

여기서 만난 것도 인연, 슬슬 보험을 들으셔보는 것은 어떨련지.”

아직 멀쩡한 숙소도 구할 돈도 없어서 불가능 해요.”

만나자 마자 장사를 거는 보험사에게 릭이 한쪽 눈에 눈망울이 맺히곤 우우소리를 내며 대답했다.

정말이지 안타깝군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어제 크림슨 팽 무리에게 쫓기셨지만, 운 좋게 살아남으셨다고 해서 보험에 드실 줄 알았습니다.”

잠깐만요. 크림슨 팽에게 도망친 게 어디가 운 좋게 살아남은 거에요?”

무척이나 안타까운 얼굴을 하며, 열려고 했던 가방 문을 다시 닫아놓는 보험사의 대답에 이상함을 느낀 릭은 황급히 되물었다. 크림슨 팽의 리스트 랭크는 10이다. G랭크인 그들에게 위협은 그다지 되지는 않는 것이 분명한데 크림슨 팽에게서 도망친 것이 운이 좋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릭에 반응에 흐응~’소리를 내며, 보험사는 미소를 지었다.

혹시 모르셨나요? 크림슨 팽은 【리스크 변동 몬스터】란 특수 지정 몬스터 입니다.”

““【리스크 변동 몬스터】?””

처음 듣는 생소한 단어를 들은 릭와 펀드는 입을 모아 대답했다.

 【리스크 변동 몬스터】란 특수한 상황에 따라 리스크 랭크가 변동하는 몬스터를 뜻합니다. 크림슨 팽은 단일 개체로선 랭크 10이지만, 단체로서, 즉 무리로선 리스크 랭크가 크게 변합니다. 크림슨 팽의 무리 수가 10마리면 레벨15, 20마리면 레벨20등 무리수가 10마리씩 증가할 때 마다 레벨이 5씩 증가합니다.”

뜻 밖에 정보를 알게 된 것에 의해 릭과 펀드는 말문이 막혔다. 어제 쫓겼던 크림슨 팽의 수는 20마리, 즉 레벨20였던 것이었다. 리스크 레벨20, 그건 F랭크의 모험가부터 상대 할 수 있는 레벨, 만약 릭과 펀드가 계속 전투를 이어갔었으면, 두 사람은 지금 이곳에 있을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슬슬 다른 모험가를 찾으러 떠나야겠군요. 그럼 여러분, 좋은 모험을 즐기시길.”

어처구니 없는 사실을 알게 된 릭들을 뒤로하고 보험사는 숲을 빠져나가는 방향으로 사라졌다.

“……펠씨의 말대로야. 서둘러 봤자 되는 게 없겠어.”

보험사와의 대화로 얻은 정보는 너무나도 값진 정보라 할 수 있다. 릭은 다시금 펠의 조언을 기억에서 되새기며, 다시 몬스터 토벌할 준비를 하였다.

펀드, 각자 따로 토벌했다가 다시 여기서 모이자. 난 이쪽으로 갈게.”

무리는 하지마.”

걱정 마. 이번에는 안 할거야.”

방금 있었던 대화 탓인지 펀드는 걱정 가득한 눈으로 릭을 쳐다 보았지만, 릭은 돌맹이 몇 개를 줍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여차하면, 이거라도 써 볼 테니까. 투척이라면, 예전부터 이걸로 사냥을 했으니 자신 있고, 도망칠 틈 정도는 만들 수 있겠지.”

알겠어. 꼭 조심해.”

너도 말이지.”

두 사람은 서로의 반대 방향으로 향했다. 원래라면 같이 몬스몬 토벌하는 것이 안전하게 아이템을 수집할 수 있지만, 그들의 생활은 빠듯하다. 안전보다는 효율을 우선시 하지 않으면, 하루하루 살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에 위험을 무릅쓰고도 그들은 해어졌다.

깊은 숲속의 그림자는 릭의 눈에서 깊은 어둠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소년은 발을 앞으로 내디디며, 숲 더욱 깊은 곳으로 향했다.

 

얼마 쯤 지났을까……. 릭은 혼자서 몬스터를 토벌하고 있었다. 겉은 흰 토끼 같지만, 육식을 하고, 꼬리가 기다란 날붙이 같은 커팅래빗’, 사람을 습격하여 죽을 때까지 모든 피를 빨아 먹는 거대한 모기의 형상을 한 모스케키토’, 손톱에 독을 품고 있는 쥐의 형태를 한 레트리아등 여러 몬스터를 쉴 틈 없이 소년은 그 주먹으로 때려 잡고 있었다.

릭은 숨을 고르며, 휴식을 취하려는 순간 문득 펀드와 펠이 나눴다던 대화 내용이 생각났다.

아직 그릇의 뚜껑이 안 열렸다니 무슨 소리인 거야.”

릭은 불안해 졌다. 펠이 말한 알지도 못하는 그릇이란 것의 뚜껑이 안 열린다면, ‘자신은 더 이상 모험가로서 있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앞이 보이지 않아.’ 등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머리를 쥐어 잡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소년이 울상을 지으며, 다시금 절망을 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비명소리가 들렸다. 비명에 이끌려 곧장 달려 가보니 그곳엔 릭을 보며, 팬이라 했던 어린 소년, 소녀 모험가가 크림슨 팽 무리에 기습을 받고 있었다.

크림슨 팽……! 수 는…… 40마리?!”

크림슨 팽은 무리의 수가 10마리씩 늘어날 때마다 레벨이 상승한다. 10마리 는 레벨15, 20마리면 레벨20이다. , 40마리라면 리스크 레벨은 30. 도저히 지금의 릭으로는 상대할 수 없다.

‘……내가 가봤자 개죽음일 뿐이야. 그래, 모험가는 자선자가 아니야. 언제나 목숨을 걸고, 모험을 떠나는 거라고.’

묵묵히 소년들이 습격 받는 것을 지켜보았다.

, 저리가! 저리 가라고!”

으아아아아아아앙—!”

두려움에 떠는 비스트 소년, 울음을 멈추지 않는 엘프 소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모험가는 언제나 자신의 목숨을 가장 우선시 하면 안 되는 직업.

미안해.”

릭은 조용히 사과를 한 마디를 하며, 소년들을 포기하고 등을 돌렸다.

아직! 아직 여기서 죽기 싫어!”

소년의 비명은 릭의 귀를 틀어막게 했다. ‘미안, 미안해!’ 계속 반복하는 사과에도 소년들의 비명은 멈추지 않는다.

난 아직 꿈을 이루지도 못 했는데!”

“?!”

비통함이 섞인 한 마디, 그 한 마디가 릭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난 모험가가 돼서 모험을 할거라고!”

울면서 다친 다리를 부여 잡으며, 그저 휘두르기만 하는 맞지 않는 무기, 뒤에서 울고만 있는 파티원으로 비스트 소년은 마음이 무너지고 있었다. 그 탓인가. 그렇기에 소년의 외침은 릭의 가슴을 헤집었다.

『『『『『『크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아아아아악! 물지마! 하지마!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크림슨 팽은 소년들을 덮쳤고, 잔혹한 비명은 멈추지 않는다. 릭은 이 악물면서 참고 있지만, 눈에는 눈물이 흘러 넘치고 있다. 주먹은 불끈 쥐며, 더욱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곤 그저 움직이지 못하는 비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도와주고 싶어! 하지만, 내가 가봤자—’

누가누가 구해줘. 난 아직 꿈을 이루지도 못했단 말이야.”

포기하기 시작한 소년의 마지막 한 마디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릭은 수풀 속에서 뛰쳐나왔다.

저리 비켜어어어어어어!”

내지른 주먹은 소년을 물어뜯고 있던 크림슨 팽의 얼굴을 날리며, 주변에 있던 크림슨 팽들을 소년들에게서 떨쳐냈다.

“……, 릭씨.”

이거 먹어. 쓰겠지만, 이거 먹고 빨리 도망가.”

, 어째서…!”

내버려 둘 수 없었단 말이야! 어서 먹고 도망가! 그리고, 가다가 내 파티와 만나면, 얘기해줘. 무리 안 하겠단 약속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

어서!”

쓰디쓴 회복초를 먹은 비스트 소년은 우웩소리를 내면서 약초를 다 먹었고, 릭의 말에 따라 엘프 소녀의 손을 붙잡고 도망쳤다. 이젠 이 장소에 있는 것은 40마리의 몬스터와 한 명의 휴마 모험가 뿐.

『『『『『『크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구할 수 밖에 없잖아. 아무리 목숨을 거는 직업이래도,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는 직업이래도…! 눈앞에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는데 가만이 있을 수 없잖아!”

릭의 외침과 함께 크림슨 팽들은 덤벼들었다. 위에서 덮쳐오는 무리와 지형을 이용해 덮쳐오는 무리로 나뉘어진 크림슨 팽들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어떤 것보다 위험을 본능이 느끼게 했다.

『크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나무를 타고, 덮쳐온 한 마리를 먼저 공격해 왔다. 릭은 그 한 마리의 머리를 붙잡고, 무릎으로 턱을 가격했다. 보기만 해도 압도 되는 수 많은 몬스터에 릭은 어떤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심장이 고동이 격해져가. 피가 끓어올라.”

소년의 몸은 그 머리와 같은 붉은 피로 흥건해 졌다. 피 냄새를 맡은 크림스 팽들은 더욱 격하게 흥분하였고, 그에 동조하듯 소년도 고동이 격해졌다.

『크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느껴져. 마치 누군가 내게 말하고 있는 거 같아.”

소년은 덮쳐오는 위협에 몸을 던지듯 전진해나갔다. 목을 비틀고, 걷어 차며, 뼈를 부러뜨리며 앞을 향하는 모습은 그야 말로 위험을 즐기는 모험가의 모습.

피가 외치고 있어. ‘싸움을 원해라’, ‘삶에 집착해라’, ‘승리에 갈망해라라고. 모험을 즐기라고!”

『크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오른팔이 크림슨 팽에게 물렸다. 그런데도 소년은 당황하지 않고, 전진을 멈추지도 않았다. 오른팔을 물은 크림슨 팽의 입 속에 자신의 팔을 더욱 깊숙이 집어 넣고는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온 힘으로 땅에 곤두박질시켜 크림슨 팽의 목을 꿰뚫었다.

지금의 난 모험을 하고 있어!”

지금까지 죽인 크림슨 팽의 수는 10마리, 아직 크림슨 팽의 수는 많다. 반대로 릭은 너덜너덜, 피범벅의 지쳐있음에도 불구하고, 크림슨 팽은 릭에게 겁을 먹기 시작했다.

!”

옆에선 소년들은 펀드를 릭이 있는 장소로 데려왔다. 하지만, 릭에 귀에는 펀드의 목소리는 닿지 않는다. 눈은 눈앞에 적을, 귀는 적의 소리만을 추적하며, 머리에는 크림슨 팽만이 남아 있었다.

『크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덤벼오는 크림슨 팽의 무리에 다시 몸을 내던지는 어린 모험가의 전신은 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무수한 괴물에 단신으로 맞서는 진홍색의 모험가. 그 주먹은 멈추지 않는다. 주저하지 않는다.

멈추지마! 주먹을 내지르고, 다리를 휘둘러! 던지고, 차고, 꺾어! 한 순간이라도 움직임을 멈추지마! 피가 흐르는 것이 멈추기 전까지 멈추지마! 그래, 지금 내 몸은, 피는 흐르고 있어!’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진홍색의 모험가의 외침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여기 있다.

그 탓인가. 옆에 펀드들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크림슨 팽들은 오로지 릭만을 바라보며, 덤벼들었다. 그런 상황을 보며 펀드는 어젯밤 펠과 단 둘이 나눴던 대화를 되새겼다.

 

“……정말이지 부전자전이군.”

?!”

저 녀석의 아버지도 언제나 무리만 잔뜩 하는 사람이었다.”

곤란하다 듯 웃는 펠은 그만 헛웃음이 나왔다.

펀드, 넌 모험가로서의 그릇이 뭐라고 생각하지?”

“‘그릇이요?”

갸우뚱하는 펀드.

모험가로서의 그릇은 생존본능이라 할 수 있다. 생존본능이 뛰어난 모험가 일수록 더욱 성장이 빠르지. 살기 위해 방법을 갈구하고, 연습하며, 경험을 쌓는다. 그러면 어느덧 일류라고 불리는 수준이 된다.”

펠의 대답에 숨을 죽이며 보고 있던 펀드는 무언가 짐작이 간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직 릭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 본적이 없을 거다. 즉 뚜껑이 열리지 않은 그릇과도 같다. 뚜껑이 덮어져 있으면, 아무리 내용물을 부어 넣어도 그릇에는 차지 않아.”

“……이해 가는 얘기네요.”

표정이 어두워지는 펀드는 미간을 잠시 찌푸렸다.

넌 네 아버지에 의해 느꼈겠지만, 릭은 그런 것을 느껴 본적이 없어. 그 사람, 펠즈씨는 팔불출이었으니까 훈련을 시킬 생각도 없었으니까.”

말이 끝난 펠을 슬쩍 쳐다보니 그의 얼굴은 어딘가 그리우면서, 외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펠씨, 당신이 말한 대로에요. 릭은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은 것 이였어요.”

친구의 성장에 의해 감격이라도 한 것인가. 펀드의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고난을 버티며, 노력해온 순간이 헛되지 않다는 것이 증명 된 것처럼 릭은 드디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앞으로 25마리!”

몸이 너덜너덜해도 싸움을 멈추지 않는 릭 이었지만, 결국 끝은 있는 법.

, 어라?! , 몸이!”

이미 한계를 넘은 몸이다. 거기에 심각한 상처와 과다출혈로 인한 혈액부족까지 일어나는 상태……. 릭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그리고 찾아오는 크림슨 팽의 공격은 릭의 목숨을 갈취하러 찾아왔다.

—!”

펀드!”

릭을 구하러 뛰쳐나가는 펀드, 그런 펀드를 이제 와서야 눈치챈 릭이지만, 이미 늦었다. 펀드가 릭에게 도달하기 전에 크림슨 팽들이 먼저 닿는 것은 눈에 훤히 보인다. 그런 절체절명의 위기여도 릭은 몸을 움직이려고 하듯 주먹을 불끈 쥐며 힘겹게 오른팔을 들어 올린다.

여기서 끝낼 순 없다고. 난 주인공이 되고 싶단 말이야! 내 모험담(히스토리아)을 완성시키기 전까지 끝을 낼 순 없어!”

힘없이 내지른 오른팔, 공격 이라기엔 부실한 그것을 내지른 눈앞엔 남은 몬스터가 길을 열어 논듯 두 동강이나 있으며, 그 앞엔 푸른 머리에 중도의 피를 털며, 칼집에 집어 넣는 한 명의 남자가 서있었다.

“……펠씨.”

“……여어.”

그 남자는 펠이었다. 그는 어벙한 표정을 짓고 있는 릭에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째서 여기에.”

정말 어째서인 건가. 그가 이 장소에 올 이유는 없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지금 릭의 눈앞에는 펠이 서있었다.

그냥 왠지 오고 싶어서 말이지.”

하하. 그게 뭐에요.”

생각보다 별거 아닌 대답에 그만 웃음이 터진 릭은 몸에 긴장이 풀려버려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정말이지, 당신은 너무 멋있어요. 이런 극적이 상황에 그런 등장이라니……. 영웅이 따로 없잖아.”

내가 보기엔 네 모습이 멋있었다.”

?”

주저 앉아 있는 릭의 머릴 쓰다듬으며, 펠은 무릅을 꿇어 앉아 눈을 맞추었고, 펠의 대답에 이해가 안 가는 릭은 흐어란 소릴 입 밖으로 내며, 사고가 정지됐다.

뭐냐 그 얼굴은. 모처럼 모험가다운 얼굴이 다 망가졌잖냐.”

그것은 릭의 마음에 있던 걸쭉한 진흙을 깨끗이 씻어내리 게 하는 물같이 마음을 채웠다. 그래서인가, 너무 채워져 넘쳐흐르는 탓인지 릭의 눈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펠씨…… , 저 모험가를 계속 해도 되는 걸까요?”

당연.”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그럼 앞으로 더욱 강해질 수 있을까요?!”

더욱 강해질 거다.”

모든 노력이 보답 받는 듯한 한마디가 쏟아져 나온다.

제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그래.”

끝이 없는 물 속에 계속 잠기던 자신이 물 밖으로 끄집어 내지는 광경이 눈앞에 보인 것 같은 릭은 고개를 숙이며, 울기 시작했다.

흐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것은 슬퍼서가 아닌 기뻐서 나오는 울음, 그 울음 소리는 숲에 울려 퍼져나갔다.

 

한편 그 광경을 【해리어】가 숨어서 보고 있었다.

뭐야, 펠 녀석이 나오는 바람에 다 망쳐졌잖아. 좀 더 비참꼴을 보고 싶었는데 말이야.”

혀를 차며, 짜증내는 엔트리에 모습에 공감한 듯 남은 단원 둘 마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들 사이에 유일하게 가몬만이 웃고 있었다.

하하핫! 최고다, ! 하하하하핫! 정했다! 네놈은 언젠가 짓뭉게 주마.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네놈이 성장하고, 파티규모가 커졌을 때, 그때 눈앞에 온 갓 절망을 보여주마!”

뭐야, 단장. 혹시 예전에 그 녀석들처럼 만들어 버리게?”

트리탄은 가몬의 어깨를 툭 치며, 질문을 던졌고, 가몬은 뒤돌아 단원들과 마주 봤다.

그 녀석들 보다 더욱 심하게 할거야. 여자가 있다면 죽을 때 까지 범하고, 남자가 있다면 고문한다! 이 녀석들아, 즐길 준비해라!”

“““우휘—!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검은 압살자의 위협은 진홍색을 더럽힐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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