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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의 히스토리아 by W더블

-나는 그저 되고 싶었던 것 뿐이야. 몬스터를 토벌, 악인과의 사투, 사람들을 구하는 그런 모험가가. (매주 일요일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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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거리로 나오니 마석으로 만들어진 전등이 길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시간은 사람들이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며, 인연이 있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저녁시간. 주변에서 들리는 웃음소리는 이 도시가 얼마나 풍족한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이 도시에서 힘든 일도 겪었지만,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 이 곳이 그리 싫지는 않다고 생각이 든다.

맛있는 냄새.’

어디선가 나는 매혹적인 냄새는 가시방석 같던 식사로 인해 어딘가 허전한 내 위장을 자극했다. 냄새에 이끌려 시선을 돌리니 그곳은 꼬치를 파는 포장마차였다.

빛깔 좋은 기름기가 흘러내리며,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고기를 보곤, 나는 무심코 달려 나가버렸다.

어서옵셔!”

꼬치 3개 주세요!”

눈을 반짝거리며 큰소리로 기운차게 대답한 내 모습이 마음에든 걸까? 포장마차주인은 3개가 아닌 4개를 포장해 주었다.

서비스다! 저기 친구랑 나눠 먹어!”

감사합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나는 펀드에게 향하였는데 펀드의 앞에 어딘가 익숙한 인물에 서있었다.

어라? 아밀라누나?”

익숙한 인물은 아밀라누나였고, 살짝 놀라있던 나를 보며, 은은 한 미소를 지으셨다.

별일이네요.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아밀라누나는 어디 가시던 길이에요?”

아니, 친구랑 같이 외식하고 돌아는 길이야.”

“……친구요?”

아밀라누나 뒤로 고개를 살짝 내밀어 보니 푸른 빛이 도는 회색머리, 데몬의 피부색 이라기엔 연한…… 휴마에 가까운 피부색을 가졌으며, 눈동자는 오팔과 같이 여러 색이 뒤섞인 신비스런 눈동자를 가진 검은 가운을 입은 여성이 서있었다.

흐응~…. 이 애가 네가 아끼고 아끼는 동생이야?”

!”

허리를 숙이며, 얼굴을 코 앞까지 들이 내미는 이 여성에 조금 겁을 먹었다. 그러곤 겁먹은 내게 자괴감이 살짝 느껴졌다.

트레이스! 릭군 겁먹었잖아! 정말~!”

귀엽게 화를 내며 타이르시는 아밀라누나 덕에 안도감이 들기 시작했다.

, 이쪽은 트레이스 호리에라고 하는 그러네~…. —….”

“—어라~? 어라라~? 너 치료라고 하기엔 너무 조잡하게 치료했네?”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아밀라누나의 말을 끊고는 대충 붕대를 감고 있는 내 오른팔을 들어올리는 트레이스씨는 유심히 내 몸을 구석구석 만져대며, 훑어보았다. 그러는 과정에 당황한 나는 흐익소리를 입에서 내버렸다.

대체 이 사람은 뭐 하려고 내게 이러는 거지?!

, 저기 무슨?!”

잠깐, 뭘 하시는 건지 알려주고나 해요!”

얼굴이 붉어지는 나를 보곤 황급히 트레이스씨와 나의 사이에 끼어든 펀드 덕에 나는 그녀에게 떨어질 수 있었다.

너 그 상처 빨리 제대로 된 처치를 안 하면 큰일 날 거야. 우선 늑골이 몇 개 금이 갔고, 허벅지의 상처는 너무 깊어. 그대로 내버려두면 썩어 곪아질 거야. 그리고 상처를 통해 감염으로 인한 추가 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 있어.”

“?!”

정확한 진단, 이후에 일어날 2차 감염에 의한 것까지…. 대체 이 사람의 정체는…….

“……트레이스씨, 당신은 대체.”

이름은 트레이스 호리에. 종족은 하프데몬, 직업은 모험가이면서 의사다. 나이는 58세지만, 하프데몬으로 치면 휴마론 19세 정도니까 존칭은 쓰지 말라고.”

신비한 눈동자로 눈웃음을 짓는 그녀가 입으로 말한 직업, 의사. 이 도시, 【네필】에선 극소수로 존재하는 직업이다. 기본적으로 모험가를 기준으로 두고 있는 이 도시에선 질병 또는 상처는 대부분 포션 또는 약초로 해결하기에 직접 치료하는 의사는 말이 심하다 해도 존재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릭이라 했나? , 내 진료소로 와. 제대로 된 처치를 해줄 테니까.”

, ! 트레이스씨?!”

트레이스씨가 아니라 트....”

트레이스에씨는 내 뒷목을 잡고 끌고 가셨다. 나를 한 손으로 가볍게 끌고 가는 힘. 이 사람은 나보다 몇 단계 위 랭크란 것이 예상이 갔다.

트레이스씨 데려가도 그렇게 데려가지 말아요! 릭의 옷이—“

끌려가는 내 모습에 불만을 토하는 펀드의 턱 밑으로 빛을 반사하는 무언가가 날아 들었다.

...! 존칭이 붙으면 늙은이 취급 받는 거 같으니까 존칭 쓰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노랑머리.”

 —힉!”

그것은 메스였다. 자세히 보니 트레이스씨……. 아니, 트레이스는 여러 개의 메스와 수 많은 약병, 허리 뒤엔 단검이 장비 돼있었다.

의사란 것에 잊고 있었지만, 이 사람은 의사이면서 모험가……. 무기를 소지하는 것은 당연할 터. 거기다 방금 움직임은 예리하고 정밀한 움직임……, 지금이라면 확신 할 수 있다. 이 사람의 모험가 랭크는 못해도 D랭크 1, 높다고 한다면 C랭크 3류 정도의 실력.

험악한 눈을 하며, 미소 짓는 트레이스를 보곤 지금은 얌전히 붙잡혀 있자고 생각했다.

, 그럼. 가볼까?”

메스를 집어넣으며 함박웃음 지은 그녀는 내 대답은 들을 생각이 없다 듯 그대로 끌고 갔다.

, 잠깐!”

당황하며 쫓아오는 펀드와 뒤에서 조용히 손을 흔드는 아밀라누나의 모습을 보며, 나는 트레이스의 진료소에 끌려갔다.

 

진료소에 도착하자 마자 트레이스는 내 몸에 있던 붕대를 풀고는 상처에 소독약을 바르거나 깊은 상처를 꿰매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은 부드럽고, 예리하게, 움직임의 끊김이 없이 내 상처를 치료해갔다. 말 그대로 깔끔한 솜씨. 조합하게 처치가 돼있던 내 상처는 깔끔하게 치료됐다.

“……굉장해.”

이제 이것까지 맞으면 돼.”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트레이스의 손에는 주사가 있었다.

그건 뭐에요?”

이거? 이건 예방주사야. 혹시나 하니 맞을 필요가 있잖아. 그리고 경어를 필요 없어. 편하게 말해.”

그래도—”

순간 몸이 찌릿할 정도로 째려보는 트레이스를 보곤 나는 억지미소를 지으며 이 사람이 하라는 데로 안 하면 살해당할 지도.’라 생각을 하였다.

릭은 이제 끝났고. 그러고 보니 노랑머리 넌 누구지?”

아직도 모르고 있던 거에요?!”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반응을 보이는 트레이스에게 펀드는 그만 울컥하였다.

하아~…. 펀드 머들런이에요.”

흐음~, 그래? 펀드, 너도 이쪽에 앉아. 너도 예방주사 하나는 맞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너도 경어 쓰지마.”

머리가 지끈거린 듯 이마에 손을 대며 오는 펀드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펀드가 예방주사를 맞는 동안 진료소 내부를 훑어봤다. 의료용 침대 2, 개인실로 쓰는 방, 수 많은 책이 꽂혀있는 책장 등 눈에 보였다. 그 중에 책장이 신경 쓰여 어떤 책이 있나 가까이 가봤다. 그런데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앍!”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무심코 어느 책을 발견하고 그만 소리지름과 동시에 뒤에서 펀드의 비명이 들렸다. 황급히 뒤돌아 보니 트레이스는 엄청난 얼굴이 돼있었고, 펀드는 어깨에 맞아야 할 주사가 목에 박혀있었다.

, 트레이스! , 저 책! , 저거!”

책 타령 말고 우선 친구를 걱정해!”

책 타령하는 내게 호통치는 트레이스는 펀드의 목에 있던 주사를 얼른 빼냈고, 내 머릿속은 오로지 책으로 가득 차 있어 목에 주사가 박힌 펀드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대체 뭐 때문에 그러는 거야! 너 때문에 깜짝 놀라 주사를 잘못 꽂았잖아!”

“……잘못되는 줄 알았어.”

화를 내고 있는 트레이스와 그 옆에 식은 땀을 흘리며, 창백한 얼굴이 돼있던 펀드는 안도의 한숨을 놓았다.

트레이스, 저 책! 【벨리오의 모험담】 전권을 빌려줄 수 있어?!”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극도로 흥분한 나를 본 트레이스는 미간을 찡그리며, 살짝 기겁 하였다.

내가 이렇게 까지 반응하는 이유는 【벨리오의 모험담】이란 소설이 내 모험가로서의 꿈을 열게 해준 동기 중 하나이며, 대팬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능력도 없는 평범한 모험가 소년 벨리오가 세상을 여행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그 이야기는 나를 모험의 세계에 끌어 당기게 하였다. 어찌 보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에 【벨리오의 모험담】이 크게 작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저거 라면 그냥 가져가도 돼. 난 다 읽었으니까—“

—고마워!”

트레이스의 말에 감격한 나머지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격하게 감사인사를 하였다. 그러한 나를 보며 트레이스는 어처구니 없다 듯 웃으며 책을 내게 선물하였고, 나는 밝게 웃으며, 펀드는 주사가 꽂혔던 목을 붙잡으며 낡디 낡은 숙소로 향하였다.

아마 이때의 내 모습은 상당히 위험해 보였을 지도 모른다. 나중에 펀드에 말론 너무 흥분해서 눈의 초점이 보이지 않았을 정도라고…….

이런 멋진 선물을 준 트레이스에게 꼭 답례를 하자. 내 마음이, 감사함이 느껴지는 답례를 하자.

 

어젯밤 【벨리오의 모험담】 전 권을 다 읽은 탓에 잠이 부족하다. 아침을 먹는데도 먹는 거 같지 않고, 입이 움직이는지도 모르겠는 상황. 내 눈은 먼 산을 바라보듯 멍 때리며 빵을 물고 있었다. 빵을 한 입 물고는 입을 닫지 않은 체 가만이 있는 내 모습에 불만이 있는 듯 펀드가 언짢은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어제 몇 시에 잔 거야?”

…… 한 새벽 4.”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은 눈을 하며 말한 나를 보며 펀드는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 당분간 상처가 났기 전까지는 휴식을 취할 거지만 뭐든 적당히 좀 해.”

, 나 이 기분 알 거 같다. 이 타이밍, 이 적절한 꾸중, 이 걱정하는 말 한마디는 엄마. 집에서도 자주 들었던 설교를 설마 친구에게 그것도 자립하고 나서도 듣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서 인가? 무심코 입에서 , 엄마.’라고 대답해 버렸다. 그리곤 펀드는 그런 내 반응에 엄마 아니야.’라며 되받아 쳤다.

하아암~…….”

아침식사를 마치고 식탁에서 기지개를 폈다. 펀드는 달그락 소릴르 내며 설거지를 하고 있었는데, 보면 볼수록 그 모습이 너무 어울려서 위기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책은 다 읽었어?”

.”

어땠어?”

최고였어.”

정말이지 최고였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마을을, 나라를, 세계를 구하는 어린 영웅의 이야기는 다시 내 가슴에 불을 집히게 만들었다.

가장 최고였던 건 누구에게도 기술을 배울 수 없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기술을 눈으로 훔쳐보며 익히는 내용! 그 내용이 동질감을 느꼈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하기 때문인지 잠이 확 날아갔다.

~, 그러고 보니 너도 남의 기술을 눈으로 보고 익힌 거였지?”

남이라고 해도 어렸을 때 아버지의 수련을 희미하게 기억한 걸 내가 사용하기 알맞게 다듬은 것이지만.”

그렇다. 내가 지금까지 사용한 기술은 대부분 아버지의 움직임을 보고 변형시킨 것, 아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내게 기술을 그다지 많이 알려 주시지 않으셨다. 크면 알려주시겠다 하셨지만, 내가 크기도 전에 사고로 돌아가셔서 배울 기회도 없었다.

그러고 보니 펠씨가 이젠 기술을 익히라 하셨었지.”

문득 펠씨가 말하셨던 게 생각났다. 기술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익히면 되는지 감도 안 잡히는데 어쩌면 좋을 지 모르겠다.

너도 【벨리오의 모험담】처럼 누군가의 움직임을 보고 연습해보던가.”

설거지를 끝내가는 펀드의 말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걸 따라 할 수 있는 상대가 내 머릿속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나와 교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반 시민이지 모험가 사이에선 내 평판은 나쁘기에 타 모험가와는 깊은 교류를 가져 본적이 없다.

그렇게 말해도 누구를 보고 배우면 되는 건데. 움직이란 것도 기억에 남을 정도가 아니면 따라 하기도 힘들고, 지금 기억나는 거라곤—’

무언가 갑작스럽게 떠올라다. 그것은 너무 예상외의 것이기에 나는 테이블을 소리가 날 정도로 치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왜 그래?!”

설거지를 끝낸 펀드는 깜짝 놀랐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고 방으로 돌아가 나갈 채비를 마쳤다.

펀드, 잠시 나갔다 올게! 저녁까지는 돌아올 거니까 걱정 마!”

, 잠깐! !”

숙소를 나와 달려나갔다. 달리고, 달려 숙소에서 거리로, 거리에서 골목으로, 골목에서 더욱 깊은 골목으로 달려 나가 하나의 출구에 다 달았다. 그곳은 【네필】에 골목 깊숙한 길을 통해야만 갈 수 있는 장소.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은 폐가와 공터가 존재하는 폐허이다.

저번에 골목에서 좌절하고 돌아가는 길에 발견해버렸단 말이지. 이 장소를…….”

나는 폐가 중 최대한 튼튼해 보이는 건물로 들어가 짐을 풀고, 준비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정말…… 이게 무슨 일인지. 설마 질릴 정도로 기억에 남는 움직임의 주인이 크림슨 팽일 줄은.”

그렇다. 내가 숙소에서 벌떡 일어난 원인은 머릿속에 가장 기억의 남은 움직임이 몬스터의 움직임이란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깨닫고 나는 지금 이곳에 왔다. 몬스터의 움직임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란 말도 안 되는 이유 때문에…….

다른 사람이었으면 미쳐있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지금의 난 익힐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익혀야 해! 이제서야 얻은 귀중한 기회, 모험가로서의 출발선에 서게 됐어!’

자세를 잡고, 머릿속에서 크림슨 팽의 움직임을 되새겨 본다. 복잡한 지형이라도 날렵하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그 움직임을 내 몸으로 실행할 준비를 하였다.

, 수련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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