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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되고 싶었던 것 뿐이야. 몬스터를 토벌, 악인과의 사투, 사람들을 구하는 그런 모험가가. (매주 일요일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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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79    추천 0   덧글 0    / 2018.06.03 03:08:09

【네필】의 골목 깊숙이 존재하고 있는 무수한 폐가가 자리잡은 폐허에서 나는 3일째 수련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땅을 밟고, 벽을 밟아 불규칙적이면서 최대한 낼 수 있은 유연함과 탄력을 지속시키고 있었다.

좋아! 지금 걸로 15회째!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 졌어! 지금 이 상태를 유지하면서—!”

수련의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음에 나는 조금이나마 달성감을 느끼고 있었다.

“—천장에!”

벽과 바닥만 이동을 반복하던 나는 더욱 지형을 이용하기 위해 벽을 밟고 천장으로 날아 올랐다.

처음에 천장에서 이동을 시도하려 했을 땐 발이 미끄러져 떨어 졌었지만—’

천장에 발이 닿자 재빨리 힘의 축을 꺾어 왼쪽 벽을 향해 날아갔다.

“—이젠 감 잡았어!”

중력의 힘을 거스른 움직임 이라기엔 부족하지만, 그것과 비슷한 행동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안심할 순 없다. 이 움직임은 크림슨 팽의 움직임을 모방한 것, 몬스터의 신체구조는 인간과는 다르기에 내가 모방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조금씩 조정을 해 나가는 수 밖에 없다.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갈 때마다 느껴져.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 너무나 즐거워!’

모험가로서 출발선을 밟은 지 얼마 안 됐지만, 출발선을 넘어 앞을 향하고 있다는 것에 기뻐하는 도중에 내가 수련하고 있는 폐가 입구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마을사람들에게 부정의 눈초리를 받다 보니 인기척에 극도로 예민해서인가? 부정적인 것으로 인해 얻은 것이지만, 지금은 감사히 생각하자. 성장에 발판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지 받아 드리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것이겠지.

인기척과 함께 발소리가 가까워 지자 나는 입구 쪽에 시선을 옮겨 응시하고 하였다. 그러자 내 눈에 먼저 보이는 것은 보라색의 여우 귀였다. 천장에 있던 나는 당황하여 발이 미끄러졌다.

.”

그대로 떨어지는 나.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앍!”

하필 힘의 방향도 입구를 향해버렸다! 큰일이다, 큰일! 만약 내 예상이 맞다면 지금 이쪽에 오는 건—!

“…….”

짧은 외마디에 들리는 귀를 녹이는 듯한 목소리가 내 귀를 적시듯, 어루만지듯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은 시온이었다. 그 목소리 탓인가. 떨어지면서 정신을 다시 차렸고 내 얼굴에 탄력이 있으며, 부드럽고 따듯한 것이 느껴졌다. 그건 시온의 가슴이었다. 내 얼굴로 인해 형태가 바뀌는 그녀의 유방에 사고가 마비될 듯한 부끄러움과 당황감이 덮쳐왔다.

, 빨리 떨어져야!’

떨어진다고 해도 아직 땅에 발이 닿지 않고 있던 나는 손으로 시온을 밀치려 했지만

위험해.”

가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음?!’

시온은 반대로 두 팔로 나를 끌어 안아 떨어지던 나를 몸으로 받아낸 탓에 내 얼굴은 시온의 몸과 더욱 밀착되었다.

, 떨어져!”

얼굴이 붉어졌다. 머리가 통째로 빨간 아인형 몬스터라 할 정도로 머리색과 같이 붉어진 내 얼굴은 보란 듯 내 감정을 표현하고 있었다. 여러 의미로 위험했다. 순간 좋은 냄새 난다고 생각해 버렸다.

“……너무하네. 위험하니 받아준 건데.”

귀가 추욱 늘어지며, 꼬리가 힘없이 살랑거리는 시온은 나를 서운하게 치켜세워보며 살짝 볼을 부풀리기 시작했다.

어째서 여기 있는 거야?!”

여기 내가 자주 오는 곳.”

이런 곳을 자주 오는 거야?! 그럴 거면 좀 더 파티원들과 지내!”

【디테치드】란 이명에 걸맞게 늘 고독을 즐기듯 고고하게 있는 그녀는 몇 년이나 사선을 함께한 파티원과도 마음을 그다지 열지 않는다고 한다. 타인과의 교류는 일체 가지지 않으며, 가까이 온 자는 전부 잘라내듯 인연을 가지는 것을 거부한 다는 그녀가 왜 내가 있는 곳에 자주 나타나고 내게 먼저 말을 거는 것인지 영문을 모르겠다.

타인은……무리야. 지금은.”

나야말로 생판 남인데 왜 서슴없이 말을 거는 걸까? 거기에 선전포고까지 한 나인데…….

“……일단 고마워. 떨어지던 걸 받아줘서.”

떨어져 크게 다칠 뻔 한 것을 구해준 줬기에 감사인사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쑥스럽게 감사인사를 하고 시온을 슬며시 처다 보니 은은한 눈웃음과 함께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나는 한 순간 말을 잊어 멍하니 바라보게 됐다.

뭐하고 있던 거야?”

?! , ……수련이야. 수련.”

수련이란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반응하던 시온은 흐응~’거리며, 잠깐 생각에 잠겼다.

내가 수련 도와줄까?”

네가?! 어째서?! 됐어—“

“1시간 동안 내게 공격이 한번이라도 닿기라도 하면 회복포션과 스테미너포션 1주일치 어때?”

막무가내로 진행 된 얘기지만 이리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 아닐 수 없는가. 회복포션과 스테미너포션 1주일치라면 우리 파티의 생존율은 급격히 올라간다. 더구나 돈마저 아낄 수 있다는 이득은 가난뱅이인 우리에겐 좋지 않을 수가 없다.

“……1주일치…!”

구미 당기는 이야기지?”

“……좋네. 그 제안 어울려줄게. 그리고 약속은 꼭 지키라고!”

나는 미소를 지었다. 세계가 인정하는 모험가와의 대련, 시온을 볼 때마다 느껴지는 열등감과 함께 들끓어 오르는 흥분은 절로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좋은 얼굴.”

시온은 미소를 지으며 주위에 떨어져 있던 각목을 집어 들어 나를 향해 자세를 잡았다. 각목이라 하더라도 느껴지는 위압감은 나와 시온의 실력차가 어느 정도인지 느끼게 해주었다. 아름다움과 상반되는 등골에 오싹함이 느껴지는 이 느낌은 어째선지 펠씨를 생각나게 만들었다.

.”

신호와 함께 신속히 시온에게 달려들어 그녀와의 거리가 큰 보폭으로 5발자국의 거리가 됐을 때, 시온은 각목을 휘두르려고 하였지만 곧장 몸을 틀어 오른쪽에 있던 벽을 향했다.

정면에서 시온을 상대하는 건 무리! 그렇다면—’

“?!”

갑작스런 행동 탓인지 시온은 잠시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최대한 빨리, 복잡하게 움직여 허점을 노린다!’

연습한 것처럼 벽에서 벽으로, 벽에서 땅으로 짐승 같은 움직임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한번, 한번이라도 맞추기만 하면! 아니, 스치기만 해도 돼!”

그렇게 시온의 뒤를, 하체를 노리기 위해 달려들었다. 종아리 부근에 있는 힘껏 오른다리를 휘두른 순간

?”

단조로워.”

시온은 알고 있었다 듯 몸을 틀어 각목으로 내 머리를 올려쳤다.

쿠업!”

턱에 정통으로 들어가 의식이 잠깐 흐릿해졌다. 시온은 공격으로 자세가 틀어지게 된 순간을 놓치지 않고 곧 바로 2번째의 공격을 했다. 측면에서 비스듬히 날아오는 공격에 반쯤 정신 못 차린 나는 본능으로 왼팔로 막아냈지만, 시온의 힘에 밀려 날려보내졌다.

크으으으으으으으윽!”

날려보내지는 곳에 벽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대로 라면 벽에 부딪혀 추가 대미지가 입혀져! 평소에 연습했던 것처럼 발이 닿자마자 탄성으로 이동해야!’

다음 행동을 무엇으로 할지 정해지자 즉시 이행하려 했지만 문제가 생겼다.

젠장……! 아직 자세가 불안정해!’

위험하다, 위험해. 이대로 가다간

“—!”

정신차리니 눈앞에는 시온이 내게 달려들어오고 있었다. 그 자세는 찌르기의 자세를 하며 날아오는 시온의 모습에 무심코 수많은 패턴의 패배하는 내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싫다, 싫어! 저 모험가, 탐험가에게 패배하기 싫다고 내 마음이, 피가 외치고 있다. 그녀에게 무참히 패배하는 것은 사양하고 싶은 다고, 열등감에 다시 질식하듯 잠기기 싫다고 격하게 요동친다.

스치기만 이라도 돼! 내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다시 나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어! 생각해, 생각해야 해! 생각해내!’

머리가 복잡해져 간다. 수많은 사고가, 이성이 이리저리 움직인다.

안 돼, 머리가 복잡해! 그래, 생각하지마! 머리를 비워! 본능에 몸을 맡겨, 피가 흘러가 그것에 이끌리듯! , 그래—’

몸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피가 흐르는 대로!”

벽에 닿는 순간, 몸을 비틀어 회전시켜 자세를 안정시켰다.

으으으으으읏!”

오른다리와 왼팔로 벽을 집고, 회전을 가하듯 벽을 박차올라 시온을 비스듬히 피하였다. 그 움직임은 마치 짐승과 같은 움직임이라 할 수 있는 유연함과 사나운 몸놀림. 고개를 틀어 보니 내가 박차 오른 벽에는 날카로운 흔적이 남아있었고, 시온은 꽤나 놀라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됐다! 됐다고! 이거라면 시온에 움직임에 대응 할 수 있어—’

나 자신의 가능성에 기대와 기쁨을 느끼고 있을 때 시온은 어딘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역시 기대이상, 후훗.”

“……웃었어?”

벽을 향해 날아가던 시온은 각목을 땅에 꽂아 속도를 줄이며 자세를 틀어내며, 각목을 발판으로 삼아 내 눈앞까지 순식간에 다가 왔다.

거짓말?!”

날카로운 시온의 발차기를 공중에 뜬 상태로 허리를 꺾어 아슬아슬하게 피해냈지만, 코가 스쳐 스쳐진 부분은 빨개지고 코에서 약간의 피가 흘러나왔다.

굉장해……!”

감탄하기 이르다 듯 매서운 속도로 내게 체술로 상대하는 시온의 표정은 일그러짐 하나 없이 평온했다. 숨을 고르는 흔적도 땀을 흘리는 기색도 보이지 않는 그녀의 모습은 고결 그 자체였다. 나는 일방적인 방어와 회피만이 가까스로 가능했다.

크헙!”

이런 얼굴을 맞아 버렸다! 뇌가 흔들리는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극심한 어지러움과 함께 멀미가 올 거 같다.

이것 뿐?”

커헉!”

이번엔 팔꿈치로 명치를 가격했다. 나는 땅에 힘없이 굴러 떨어졌지만, 곧 바로 일어섰다. 그러자 머리와 명치를 맞은 충격 탓인지

우웨에에에에에에에엑!”

극심한 멀미와 함께 위에서 투명한 액체를 입으로 쏟아냈다.

끄억…! ! 끄허어어어어어억!”

고통이 덮쳐오는 이 감각은 기분 나쁘기 그지없다. 욱신거림과 두통, 속의 뒤집어짐의 3단콤보에 나는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이것 뿐이야? 보여줘.”

뭘 보여달라는 거야.

내게 보여줘. 네가 가진 내게 없는 것을.”

그게 뭐냐고……! 난 그런 거 알지도 못해!

“……내 마음을 채워줘.”

시온은 의미불명 한 소릴 하며 내게 달려들었다. 그것은 연장전을 하기 위한 공격이 아닌 끝을 내기 위한, 내 의식을 끊기 위한 공격.

네가 어떤 고난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대체 뭐야?”

자신이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대로의 행동을 하면서 이것 저것 원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들으니 정말이지 이런 말이 튀어나올 수 밖에 없다.

주저리주저리 시끄러워…!”

“?!”

정말 시끄럽다. ……시끄럽지만 덕분에 내 원점을 되새길 수 있게 됐다.

뭘 보여 달라는 건지 모르겠어. 난 네가 가지지 못한 것이 뭔지 몰라. 네 마음을 채워달라는 것도 무슨 소린지 영문을 모르겠어.”

자세를 잡고 힘을 실어 다시 움직이도록, 날뛰듯 움직이도록 준비를 하였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말할 수 있어! 내가 포기하지 않는 이유! 그건—!”

밟고, 밟고, 움직이고, 움직여라. 쉴 틈 없이 움직여 가속을 붙였다. 한 사람의 인간이 아닌 한 마리의 짐승이 되어 본능에 몸을 맡겨 행동하여 시온에게 조금이라도 닿을 수 있도록 움직였다. 그리고

아무리 괴로워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꿈이! 나를 믿고 기다려준 사람, 등을 밀어준 사람이 있으니까!”

시온이 반응이 늦게 되는 속도와 불규칙성으로 허점을 잡아내 그녀의 정면에 향하였다.

시온은 곧장 땅에 떨어져있던 각목을 차올려 재빨리 잡아 내게 휘둘렀다. 내 눈엔 한 순간 검을 휘두른 듯 날카롭고 예리하게 보인 공격은 내 흉부에 향했다. 그럼과 동시에 내 머리 속에 펠씨가 떠올랐다.

그래 난 아직 닿지 않았어. 그 사람에게 닿기에는 아직 난 한 참 나아가지 않으면 안 돼! 지금 눈 앞에 있는 이 녀석에 닿지 않으면!’

휘둘러오는 각목을 왼손으로 잡아 힘에 거부하지 않고 부드럽게 흘러가듯 시온의 힘의 방향에 몸을 맡겨 각목 위에 한 팔로 물구나무서기를 하였다.

난 내 꿈을 위해!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강해지고 싶단 말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각목을 붙잡은 왼손을 있는 힘껏 시온을 끌어당겨 혼신의 일격을 다리에 실어 시온의 얼굴에 휘둘렀다. 시온의 허점도 잠시……. 시온은 나와 같은 방법으로 끌어당긴 힘에 몸을 맡기고, 자신의 몸을 더욱 깊숙이 파고들어 왼손으로 내 목을 붙잡았다.

?!”

아쉬웠네.”

그대로 땅에 곤두박질을 당하였다. 땅이 파이며 거대한 충격음이 울려 퍼졌다. 흐릿해지는 의식 속에 보이던 시온의 얼굴은 볼을 살짝 붉히며 고혹적이며,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뭘까, 이건. 뭔가 마음이 채워져 가는 것이 느껴져.”

풍만한 가슴에 손을 대며, 미소를 짓는 그녀의 얼굴에 스친 상처와 함께 피가 조금씩 흘렀다.

, 너는 앞으로도 강해질 거야. 그러면 언젠가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겠지. 그러면 너는 내게 더욱 알려줄까?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펠씨가 말씀하신 것이 무엇인지.”

시온은 꿇어 앉아 기절해 있는 내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가져다 대며, 왼쪽 가슴을 쌔게 쥐여 잡았다. 마치 마음에 괴로움을 느껴 심장이 괴로워지는 것을 참으려 붙잡는 듯……. 그렇게 그녀의 눈은 애틋하게 적셔져 갔다.

…… 내 마음을 열어준 단 한 사람. 기다리고 있을게 그 순간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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