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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의 히스토리아 by W더블

-나는 그저 되고 싶었던 것 뿐이야. 몬스터를 토벌, 악인과의 사투, 사람들을 구하는 그런 모험가가. (매주 일요일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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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43    추천 0   덧글 0    / 2018.06.23 22:05:17

거친 바람, 그와 걸맞지 않은 푸르고 맑은 하늘과 드넓은 초원에 진홍색의 소년은 서있었다. 어째서 이곳에 있는 지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어리둥절하던 때, 앞을 보니 검은색과 붉은색, 두 머리색을 가진 남자가 바람을 맞으며 서있었다.

“……투지를 불태워라.”

남자의 한마디로 주변 풍경은 크게 변하였다. 푸른 하늘은 붉게 물들어가며, 땅에서는 뜨거운 증기가 쏟아 올라왔다.

“‘사투를 바라며, ‘생존을 갈망하고, ‘승리를 갈취하는 것이 우리.”

지금까지 경험하면서도 본적 없는 기묘한 광경에 소년은 뜻 모를 두려움을 품으며, 뒷걸음질을 하였고, 뒤꿈치에 하고 부딪혀 뒤돌아보니 괴물의 시체들이 널 부러져 있었다. 아니, 괴물만이 아닌 휴마, 비스트, 엘프, 드워프, 데몬 등 인간이라 속칭 돼있는 종족들의 시체마저 주변을 둘러싸듯 널 부러져 있었다.

, 뭐야 이게…?!”

이빨을 !!’ 부딪히며, 바들바들하게 떠는 소년은 시체들을 보곤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숨을 고르고, 숙인 고개를 올려다 보니 멀리 있던 남자는 코앞까지 다가와 소년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얼굴이 없어…!”

얼굴이 없는 남자는 소년의 가슴에, 심장에 손가락을 대며 말하기 시작했다.

피가 흐르는 방향이 내가 가야 할 방향일지니.”

“……피가 흐르는 방향이 내가 가야 할 방향일지니.”

소년은 얼굴 없는 남자의 말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기 시작했다.

나 이 흐름에, 피의 주박에 몸을 맡길지어다.”

“……나 이 흐름에, 피의 주박에 몸을 맡길지어다.”

피는—”

““—흐르고 있다.””

어째선지 알고 있는 다음 대사에 입을 맞춰 동시에 외치자, 얼굴 없는 남자의 머리가 소년의 얼굴을 빨아들이며 겹쳐져갔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러자 소년의 머릿속에서 들려오기 시작하는 수 많은 목소리. 여자, 남자, 아이, 노인……, 10명 이상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머리가…! 머리가 깨질 거 같아!’

더욱 괴로움에 발버둥치며 비명을 지르는 순간, 소년의 심장에서 증기가 터져 나왔다. 미쳐 터져 나오지 못한 증기는 전신을 맴돌며 이곳 저곳에서 새어나오며, 소년을 더욱 괴롭게 하였다. 소년이 격하게 발버둥치자 얼굴 없는 남자가 목을 힘껏 조르기 시작하였고, 소년은 얼굴 없는 남자의 손목을 붙잡으며 외쳤다.

, 이거 놔…! …나에게서 떨어져—!”

외침과 함께 정신차리니 소년은 침대에서 벌떡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허억 허억! ……꿈인가.”

식은 땀을 줄줄 흐르며, 일어나는 소년은 정신을 부여잡고 아침준비를 하러 화장실로 향하였다.

기분 나쁜 꿈이었어.”

물을 틀고, 세안을 마쳐 이를 닦으려고 거울을 본 순간, 소년은, 릭은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자신의 목에 누군가 목을 조르고 있었던 흔적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었다.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릭은 소스라치게 넘어졌고, 그 소리에 놀라 카멜롯이 달려왔다.

왜 그래 릭! 무슨 일이야?!”

, 카멜롯…. , 목에…!”

자신의 목을 가리키며 동공이 흔들리는 릭은 입을 떨며 말하였다.

? 목에 아무것도 없는데?”

?”

허겁지겁 일어나 다시 거울을 확인하니 목에 있던 시뻘건 손자국이 지워져 있었다.

“…이게 무슨.”

무언가에 홀린듯한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목을 계속 쓰다듬어 보지만, 자국은 온데 간데 없었고, 그렇게 잠시 시간이 지나 진정을 하고 보니 다시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잠깐, 네가 왜 여기 있는 거야?!”

~ 오늘 아침 산책하다가 펀드와 만나서 아침같이 먹자고 했었어.”

뭐 하는 거야, 둘 다. 빨리 와.”

국자를 들고 앞치마까지 하고 온 펀드의 모습을 보니, 릭은 다시금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고, 3명 이서 아침식사를 시작했다. 식사를 마치고, 몬스터를 토벌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릭과 펀드, 그리고 그걸 기다리고 있는 카멜롯.

릭은 준비하는 동안에도 어두운 얼굴로 깊게 생각에 빠졌는데 그러는 때.

 

. .

 

누군가 숙소 문을 두들겼다.

누구지?”

내가 나가볼게.”

펀드가 나가려다 릭이 대신해서 현관으로 향하여 문을 열어보니 시온이 커다란 나무박스를 들고 있었고, 깜짝 놀라있던 릭을 보고는 귀를 파닥파닥 털며 숙소 안으로 들어왔다.

실례할게.”

뭐야?”

이거 저번에 내기한 포션 1주일 치. 3인분 맞춰서 사왔어.”

얼마 전에 폐허에서 약속한 내기로 새로 파티에 영입한 카멜롯의 몫까지 확실히 사가지고 온 시온에게 릭은 고마움을 느꼈다.

고마워.”

원래라면 펀드까지 해서 2인분의 1주일 치일 텐데 일부러 3인분을 맞춰 가져다 준 것은 은혜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릭은 평소 시온에게 느끼던 시기심과 경쟁심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얼굴 어두워.”

“…? ….”

무슨 일 있었어?”

별거 아니야.”

냉정한 한마디에 시온의 귀는 기운 없이 내려졌다. 어린아이와 같이 몸짓에서 자신의 기분을 다 보이는 시온의 모습에 릭은 왠지 모를 죄악감을 느끼게 되었고, 탐탁지 않은 얼굴을 돌리며 말하였다.

하아~…. 그냥 악몽을 꿔서 그래.”

곧장 릭의 대답을 듣고 귀를 쫑긋 세우며, 꼬리를 살랑거리기 시작하는 시온은 무표정에 가까운 담담한 얼굴이라도 기뻐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흐음~. 어떤?”

누군가에게 빨려 들어가면서 내 몸에 증기가 터져 나오는 꿈. ”

흐음~…. 단순한 꿈?”

그렇기엔 너무 생생해. 마치 몸에 신비한 힘이 솟아오르는 것 같았어.”

그거—”

말을 꺼내다 갑자기 멈추고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니지. 직접 알아내는 게 났겠지.”

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기대하는 게 좋을 거야.”

, 잠깐! 시온!”

만족한 표정을 짓는 시온은 포션박스를 내려 놓고, 숙소를 나갔다. 릭은 시온에 대할 때만 갈팡질팡하는 자신의 마음에 복잡을 느끼며 한숨을 내쉬었다.

나 대체 뭐 하는 거야….”

잘됐네. 포션 잔뜩 생겨서.”

곧 바로 포션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펀드를 도와, 찬장에 가지런히 정리해 두었다. 그리고 다 넣지 못하여 남은 6병의 포션이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이건 들고 가는 게 어떨까?”

이 정도면 하루치 정도니까 그러자. 한 사람당 2병씩.”

펀드와 릭은 이 남은 포션의 처리를 어떡할지 정하고 있을 때 카멜롯은 포션을 넣기 위해 자신의 가방을 정리를 하고 있었다. 공간확보를 위해 가방의 내용물을 꺼내며, 가방 내부를 정돈하는 카멜롯을 보던 펀드는 가방의 내용물 중 종이에 쌓여져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였다.

이건 뭐야?”

트레이스가 주신 거야. 마력멀미용 멀미약.”

이 멀미약으로 따지자면, 꼭두새벽부터 진료소에 방문해 숙취에 괴로워하던 트레이스에게 몇 번이고 빌고, 빌어서 만들어진 것이며, 숙취로 약을 만들기 싫었던 트레이스는 지속적으로 큰 목소리로 부탁하는 카멜롯에게 반강제적으로 만들어준 것이다.

저번에는 다 쓴걸 늦게 알아채서 큰일이었지만, 이제 준비는 완벽해!”

의기양양하게 대답하는 카멜롯을 보며 펀드는 능글맞은 웃음을 터트렸고, 두 사람이 잡답을 나누는 동안 릭은 마저 준비를 끝내 놓았다.

모두 준비 끝났으며 나가자. 오늘도 열심히 벌어야지.”

““예이, 단장.””

 

시내를 통해 릭들은 관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길은 평소의 3배 가량에 달해있었다.

오늘 무슨 일 있나?”

앞으로 향하니 시민들이 한곳에 밀집 되 있는 것이 발견 되었다. 릭들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 맨 앞까지 비집어 나아갔다. 힘겹게 나와 눈앞에 보이는 것은 처참한 모험가들의 시체들이었다.

뭐야 저게…!”

살이 녹아 내린 시체, 반신이 물어 뜯겨나간 시체, 새까맣게 타버린 시체, 발톱자국이 남겨진 채로 토막 난 시체가 보이고 있었다. 자신들이 봐보지 못한 기형의 형태로 남겨진 시체들을 본 릭들은 자연스레 입을 손으로 막으며, 뒤로 물러났다.

끔찍해.”

아아…. 나도 저런 건 처음 봐.”

장비를 보아하니 F랭크인 거 같은데. 설마 숲에서 당한 건 아니겠지?”

아직도 입을 막고 있는 카멜롯, 얼굴 빛이 창백해진 펀드, 그리고 그런 둘과 다르게 식은 땀을 흘리며 시체를 분석하고 있는 릭. 3명이 불안감에 먹히고 있을 때, 릭의 뒤에서 어깨를 두들기는 사람이 나타났다.

펠씨!”

정체는 다름 아닌 펠이었다. 평소와는 가벼운 차림으로 휴식 중 이란 것이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떠나는 길이냐.”

!”

흐음, 파티가 늘어난 건가. 좋은 징조군.”

어쩐지 평소보다 부드러운 분위기를 보이는 펠의 모습에 릭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펠은 하품을 길게 하며 느긋이 뒷목을 주물렀다.

혹시 일어나 신지 얼마 안 되셨어요?”

, 집안 정리를 밤늦게까지 하느라 말이지. 일어난 게 방금 전이다.”

펠씨도 늦잠을 주무시는 군요.’라며 감탄하는 릭과 평소와 다른 펠이 느긋이 대화하는 때

이것 참, 이것 참. 릭씨와 펀드씨와호오~ 언블리버블아니 십니까? 혹시 세분 이서 파티를 짜신 건가요?”

익숙한 목소리와 특이한 말투가 들려와 돌아보니 보험사가 등장하였다.

보험사씨.”

으음?”

아니?! 펠씨 아니십니까!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카멜롯의 존재로 잠깐 놀라다가 펠을 보자마자 깜짝 놀래는 보험사는 숨을 가다듬고 펠에게 정중히 인사하였다.

아아, 잘 지냈지. ? 그러고 보니 릭, 펀드. 너희 둘 다 보험은 들어 논 거냐.”

““아하하하하하하….””

하아~…. 보험 정도는 들어 놓아라.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모험가다.”

친척 아저씨 같이 두 사람을 타이르는 펠에게 릭과 펀드는 쓴웃음을 지으며, 어쩔 줄 몰라 하였다. 그러는 동안 카멜롯은 혼자 동떨어져 입을 다물고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고, 펠은 카멜롯을 발견하여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 녀석들과 파티를 짜줘서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앞으로 이 녀석들이 무리할 거 같으면 말려줬으면 한다. 부탁하지.”

, !”

카멜롯은 【네필】의 제일이라 불리는 모험가 또는 탐험가인 펠에게 부탁을 받자 후와아~’ 거리며 부끄럼 타고, 긴장했다.

흐아암~…. 이만 난 가보도록 하지. , 펀드 오늘도 무사히 다녀와라.”

““!””

자상한 미소를 보이며 자신의 집으로 향하는 펠의 등을 보며, 두 사람은 불안을 조금이나마 떨쳐냈다. 자신들의 이상이자 목표인 남자가 무사히 다녀오라고 해준 말은 두 사람에게 큰 격려가 되었다.

역시 분위기가 달라.”

. 우리도 언젠가 저렇게….”

저기 여러분? 그래서 어쩌실 건지. 보험 드실 건가요?”

보험사는 모자를 만지작거리며, 릭들에게 말을 건넸다.

들고 싶어도 비싸니까 말이죠.”

자신들의 잔고에 얼마가 있는 지를 알고서 한숨을 쉬는 릭에게 보험사는 손가락을 튕기며 근처에 있던 벤치에 앉았다.

그거 라면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3개월간은 제가 여러분을 대신해서 보험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거죠. 그렇다고 보험도 비싼 것이 아닌 신출내기에 알맞은 것으로 할 텐데 괜찮으신가요?”

“““?”””

너무나 파격적인 조건에 릭들은 금붕어 마냥 눈이 커졌다.

, 아니 그렇게까지 해주셔도 괜찮아요?”

원래 이 정도의 투자는 예상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가망 있는 모험가에게만 행하는 서비스이지만요.”

즉 저희는 가망 있다는 건가요?”

여러분들은 있습니다. 그렇기에 투자하는 것이지요. 3개월… 3개월이면 여러분들도 F~E랭크에 도달해 있을 테니 보험료를 지불하고도 생황에 큰 지장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릭은 생각에 잠겼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당해온 일을 생각하면 보험에 들어 놓는 것은 좋은 판단이 아닐 수가 없기에, 그리고 지금의 파티라면 3개월이라면 F랭크에는 도달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부탁 드릴게요.”

그럼 파티명으로 신청 할 테니 파티명을 말해주세요.”

“““.”””

보험사의 말에 자신들이 잊고 있었던 중요한 것이 떠오른 세 사람은 그만 사고가 정지해버렸다.

혹시파티명을 아직도 안 정하신 건가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지 마시고 지금이라도 얼른 정해주세요. 일에 차질이 생기잖습니까.”

릭들은 머리를 한대 모아 토론하기 시작하였다.

어떤 걸로 할까.”

간단히 직역적인 이름 어때?”

아니면 각자 목표로 하는 것을 따서 짓는 건?”

, 펀드, 카멜롯은 순서대로 의견을 내고 있을 때, 보험사는 손가락을 튕기며 릭들을 자신에게 주목시켰다.

언블리버블, 아니. 카멜롯씨의 의견은 좋습니다. 그 편이 가장 무난하고요. 아니면 대표를 정해 그 사람과 연관되게 짓는 법도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릭이 하는 게 어떨까!”

?!”

카멜롯의 뜬금없는 소리에 릭은 당황하였다.

단장이니까 이런 건 릭이 하는 게 났다고 생각해!”

우리들 중에서 가장 꿈에 열심히 하는 것도 릭이니까.”

정말 내가 정해도 돼?”

““.””

조용히 고민에 빠지며, ‘내가 목표로 하는 것 만이 아닌 모두와 함께 이루고 싶은 것. 우선 우리들의 존재를 인정받고 알리고 싶다는…….’라며, 자신만이 아닌 모두와 함께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였다.

그렇게 릭이 아래턱을 잡으며 고민에 빠진 것도 잠시….

히스토리아….”

무언가 중얼거리다 눈을 반짝거리며 당당히 외쳤다.

히스토리아! 우리들의 이야기를, 역사를, 모험담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파티【히스토리아】!”

【히스토리아】…. 좋네요! 좋은 이름입니다. , 이걸로 서류작성을 끝마쳤습니다. 파티명은 제가 길드에 수속하러 가면서 알려드리지요. 그럼 여러분, 좋은 모험을.”

탁탁발 구르기 소리가 두 번 들리자 보험사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자아~, 그럼. 가볼까.”

자신들의 파티명이 정해짐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다짐하는 【히스토리아】는 어깨에 힘을 주며, 모험을 떠나러 몬스터가 득실거리는 숲으로 향하였다.

 

 

 

 

숲에 도착한 우리 【히스토리아】는 몬스터를 토벌하기 위해 수색에 나서고 있었고, 얼마 안가 작은 발자국과 변이 발견 되었다. 이건 컷팅 레빗의 발자국과 변이다. 변의 상태를 봐선 이곳에 있었는지 얼마 안 된 것임을 알 수 있었기에 근처에 있다고 바로 판별이 가능했다.

뭔가 발견했어?”

. 이쪽으로 가볼까 하는데. 어때?”

카멜롯이 질문하자 컷팅 레빗의 흔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설명하자 펀드와 카멜롯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따라 앞으로 향했다. 수색을 신중히 한지 5분 가량 지났을 때, 불쾌한 냄새가 내 예민한 코를 자극시켰다.

?!”

고무가 타 들어가는 냄새 같은 악취는 앞에서 나는 것이었다. 무엇인가 확인하기 위해 펀드들과 함께 조심이 향하니, 그 곳엔 날카로운 발톱의 흔적과 녹아 내린 나무와 잔디, 그리고 정체불명의 젤리조각이 발견 되었다.

뭘까. 이 젤리.”

펀드와 카멜롯이 젤리를 조사하며, 작은 유리병에 담고 있는 동안 나는 나무에 남아있는 흔적을 조사하였다. 그리고 나무에 깊게 새겨져 있던 발톱의 흔적에 말라붙은 피와 함께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아니, 그건 예감이 아닌 확신이라 할 수 있는 것이겠지. 이 발톱의 형태는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것, 나만이 아닌 펀드와 카멜롯에게도 강렬히 남아있는 익숙한 흔적…. 이건 헬 크러시의 발톱이다.

아직도 남아있던 거야…?!”

위험해. 들뜨고 있을 시간은 없어.

오늘은 토벌도 적당히 하고 일찍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몸소 느꼈기에 알 수 있다. 그 흉포함을, 위험함을, 공포를 피에 새겨질 만큼 강렬히 새겨 놓았기에 판단을 잘못하면 안 된다.

애들아. 오늘은 일찍 돌아가자—”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갑자기 들려오는 이성을 잃은 듯한 비명소리는 일순간 우리를 전투태세에 들어가게 할 정도로 긴장감을 주었다. 수풀 넘어로 들리는 꺼림직한 비명은 무시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였다.

그야 무시할 수 있을 리 없지. 저렇게멈추지 않고 들려오는 비명을 어찌 무시할 수 있는 걸까.

어이, !”

펀드의 외침을 무시하고는 식은 땀을 흘리며, 나는 곧장 비명이 들리는 방향으로 달려나갔다. 수풀에 숨어 고개를 내밀어보니 속이 뒤집어지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상체가 찢겨나간 시체, 몸의 절반이 녹아 내렸지만 반쯤 살아있는 비스트 남성, 지금 이 순간에 날카로운 송곳니가 박혀있는 입, 턱에 머리를 물려 으스러뜨려지는 과정에 눈물을 흘리며 죽어가는 엘프남성, 거미줄 같은 것에 묶여 먹이 또는 장난감같이 매달려있는 휴마 2명과, 하프 드워프 1, 여우 비스트 1.

뭐야 이거?! 뭐냐고 이건!!’

모험가들을 유린하고 있었던 것은 헬 크러시였다.

헬 크러시! 잠깐, 형태가 전과는 달라…! 뭐지저 보라색 젤리는?!’

몸의 절반이 보라색 젤리로 바뀌어 있는 헬 크러시는 나에게 이질감을 주었다.

, 마음대로 가면 어떻게!”

흐아~… 겨우 쫓아왔다.”

나를 쫓아 온 펀드와 카멜롯이 허덕이며 나타났을 때,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붙잡혀 있는 모험가들 위, 느긋이 나무에 두 다리를 쭉 피며 실을 만지작거리는 휴마남성이 보였다. 청록빛을 띄우는 회색머리, 30대로 보이는 얼굴, 몸을 검은 천과 누더기로 뒤덮고 있는 남성이 실실 쪼개며 실을 잡아당기자, 묶여있던 모험가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저 사람.”

확신이 섰다. 저 사람이 지금 이 상황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라고. 아마 【네필】에서 본 모험가들의 시체도 저 기형의 헬 크러시가 한 것이겠지.

“……이제 그만. 그냥 죽여줘…!”

비스트 여성이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기 시작했다.

구하고 싶어! 구하고 싶지만, 내 동료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 몸을 던지고 싶지 않아! 하지만, 저 눈물을, 저 괴로워하는 얼굴을 그냥 못 본채 할 수 있을 리 없잖아….’

전에도 이런 상황이 있었지…. 그 아이들이 크림슨 팽에 습격 당하고 있을 때도 분통해 하며, 모른척하려고 했었다만 결국 나는 몸이 멋대로 움직여 버렸다. 파티의 목숨이냐, 타인의 목숨이냐….

 그것에 고민에 빠지고 있을 때쯤, 나는 떠올렸다. 내 아버지가 들려주셨던 아버지의 모험담을. 몬스터를 토벌하며, 악인과 사투를 벌이며, 남몰래 마을을, 도시를, 나라를 구한 근사하고 동경에 적셔지는 모험담이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떠올랐다.

그래. 내가 되고 싶은 건 그런 모험가가 되는 것이었다. 단지 펠씨를 따라가기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미안해 모두. 지금부터 위험과 마주보게 될 거 같아.”

저 사람들을 구할 거야?”

구할 거야. 그러니까, 도와줘.”

“………알았어. .”

펀드는 평소와 다른 비장한 눈빛을 보였다.

우리가, 파티가 위험하다 생각 든다면 도망치자.”

고마워, 펀드.”

나도 뭔가 할 수 있는 거 있을까!”

네 마법이 가장 중요한 열쇠야, 카멜롯. 그럼 작전을 설명할게.”

 

실을 가지고 노는 휴마 남성은 갑자기 큰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카릴젤리는 참 유쾌한 발명품이야. 안 그래? 모험가~.”

남성의 대답에 모험가들은 두려움에 떨며 눈이 갈 곳을 잃고 있었다.

정말 모험가는 좋은 실험도구야. 새로운 아이템을 실험할 기회가 마구마구 생겨나 즐거워 죽겠는걸? —? 왜 그렇게 두려워하고 있어?”

남성은 비스트 여성을 끌어올려 얼굴을 맞대었고, 비스트 여성은 그만 작은 신음소리를 내며 겁먹었다.

하아~…. 랭크가 낮은 놈들은 다 기가 약해서 문제라니까. 좀 더 카릴젤리와 싸우라고! 싸우기 전부터 겁먹기는. 던전에서는 꽤나 발악을 보여줬는데 말이야. 좀 더 제대로 된 녀석은 없는 건가? 어떠한 역경이라도 자신의 의지로 넘어서려고 하는 그런 모험가가 아니면 안 되는데 말이지—”

그의 말이 끝나려 한 순간.

흐읍!”

나는 남성의 머리를 향해 기습을 걸었다.

애송이, 기습이라면 좀 더 살기를 지우라고.”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실이 묶여있는 손을 뻗는 순간.

지금이야! 펀드, 카멜롯!”

신호와 함께 펀드는 묶여있는 모험가를 향해, 카멜롯은 페리스의 최대충전을 마친 상태로 수풀에서 뛰쳐나왔다.

“?!”

페리드!”

페리드가 향한 건 모험가를 묶어두었던 나무와, 거미줄처럼 얽혀있던 실이었고, 실과 나무는 화려하게 터져 나갔다. 몸은 아직 묶여있지만 거미줄 같은 실에서 떨어진 모험가들을 펀드가 있는 힘껏 헬 크러시와 수수께끼의 남성과 떨어진 쪽으로 던졌다.

처음부터 당신을 노린 게 아니야!”

주머니에 숨겨두었던 돌을 던져 휴마남성의 두 눈을 맞추었고, 곧바로 나무의 측면을 밟고, 구출한 인질들 쪽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며 휴마 남성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니, 그는 독특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고통에 신음소리를 내긴 하였지만 그것도 잠시. 피가 나올 정도로 돌은 두 눈에 박혔는데도 느긋히 돌을 빼내며, 목을 풀고 있었다.

저 사람이라면 피할 거라 예상했었는데. 왜 피하지 않은 거지? 이상해. 너무 긴장감이 없어.’

수상한 점을 한둘 발견하고 있던 무렵, 휴마 남성이 고개를 틀자, 나는 경악을 하기 시작했다. 찌부러졌던 두 눈이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회복 되어있던 것이었다.

눈이회복됐어?”

휴마 남성은 인질들을 풀어주고 있는 우리를 보며, 외쳤다.

“…요 애송이들이. —아니지. 딱 좋아, 아주 좋아. 카릴젤리, 이 녀석들 다음 먹이다. 먹어 치워.”

 

 


작성자에 의해 2018.06.25 03:33 에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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