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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서 온갖 의뢰와 잡일 따위를 도맡아 하는 조직의 통칭, 길드. 바로 여기에도 하나의 길드가 있다. 그 이름은, 어스. 매일같이 적자에 시달리는 길드의 상황으로 인해, 간부들은 골머리를 썩히고 있지만, 길드 마스터의 상태가?! 길드 어스에 어서 오세요!

[퓨전,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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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화.길드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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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갓카[anileonhart]
조회 783    추천 0   덧글 0    / 2020.02.09 15:29:24
14화.길드 대전

 "그 길드 대전, 받아들이도록 하지."
 ""뭐?!""
 동시에 외친 것은 카로스와 로리먼트였다. 기겁하는 표정의 둘과는 정 반대로, 마크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날짜는 내일 오후 4시, 문이신 역의 중앙 광장이다! 기대하고 있으마."
 처음부터 노림수는 길드 대전이었던가, 카로스는 한숨을 쉬며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괜히 귀찮은 녀석들과 엮여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하필이면 간부인 준이 그 소리를 듣고 길드 대전을 승낙해버렸다. 이래서야 대화의 여지도 없었다.
 준 같은 전투광과 전투 광으로 보이는 자가 만나면, 문답무용으로 이렇게 되는 것인가.
 "준, 너무 성급하게 판단 내릴 필요는 없었지 않아? 길드 대전이라니, 지금 카로스는 예전 같은 몸 상태가 아니란 말이야!"
 "그게 무슨 상관이야? 싸움은 내가 한다. 카로스 넌 빠져 있어라."
 속으로 '무능한 녀석'이라고 중얼거리며 준은 메이스를 바닥으로 늘어놓았다.
 카로스는 그 앞에서 정면으로 마주보며 말한다.
 "대전은 3:3 이야. 어떤 녀석들이 나올지도 모르고, 애초에 저 녀석은 날 찾아서 온 거니까 내가 빠질 수는 없어. 어떻게 할 거야?"
 "나는 싸울 거다. 어떤 녀석이 나오던 짓뭉개주겠어."
 준은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정작 길드 대전에 휘말리게 된 카로스는 머리를 끙끙대고 있었다.
 "그럼 나머지 한 명은……."
 슬쩍 고개를 들어 주변의 길드원들을 확인한다.
 당연하게도 눈에 보이는 건 사무직뿐이었다. 전투원들과 둘 모두 겸하는 '어드민'중에 고르는 게 좋겠지만, 어드민 중 최강의 전력인 카로는 임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역시 간부 중에서 뽑아야만 하는가. 길드 대전은 그 규칙에 따라 승리/패배 조건이 확연하게 갈린다.
 심하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경우도 허다하여, 보통은 명예 결투를 선호하기 마련이었다.
 하물며, 상대 길드는 이전에 명예 결투에서 총기를 사용한 전례가 있었다. 이번에도 그러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었다.
 늘 이런 경우에는 자발적으로 참가자를 뽑아왔다.
 "답위가 와준다면 든든하겠지만…… 그 녀석은 다른 일로 바쁘겠지. 분명히……."
 미간에 손가락을 짚으며 생각하던 카로스의 옷깃을 누군가 꾹꾹 잡아당긴다.
 "내가 나갈게."
 아니나 다를까, 로리먼트였다.
 "…괜찮겠어? 로리먼트 너는 이런 일은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잖아."
 "…그치만 어쩔 수 없잖아. 지금은 자발적으로 나설만한 사람도 없는거 같으니까, 그리고 나도 싸울 땐 제대로 싸울 수 있거든? 무시하는 거야?"
 "그건 아니지만…… 뭐, 알았어……."
 결국 3:3의 길드 대전은 카로스,준,로리먼트, 이렇게 세 명 이서 나가게 되었다.
 날짜는 내일 오후 4시 문이신 역의 중앙 광장, 꽤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이다.
 그런 장소를 고른 의도는 명확하다. 아마 패배한 쪽은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게 될 것이다. 길드의 이미지는 물론이며, 차후 길드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특히나 이번 길드 대전은 길드 마스터와 길드 마스터가 직접적으로 충돌하게 되었다. 그만큼 중요한 싸움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길드 아스트리의 규모는 대강 파악했지만 만일 어스가 진다면, 어지간해서는 절대 씻어낼 수 없을 굴욕을 당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쪽에는 준과 로리먼트가 있다. 각각 근접전과 지원/보급에 특화된 인물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스 최강의 전투력을 지닌 답위가 나와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오후 내내 업무 중인지 끝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 날은 오후 내내 레드문에게 끝없는 욕설과 질타를 들었다.
 자신이 일궈낸 모든 걸 물거품으로 돌릴 셈이냐고, 역시 네 녀석을 불러들이는 건 로리먼트의 크나큰 실수였다고─자신만이 아닌 로리먼트까지 잔소리를 들었어야했다.
 준은 그런 레드문의 일갈에도 묵묵히 메이스를 손질할 뿐이었다.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일을 끝낸 듯한 답위도 한숨을 쉬며 이길 수 있냐고 물어왔다. 비록 자신 있게 대답하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당일이 찾아왔다.
 "설마, 내 발목을 붙잡진 않겠지. 카로스."
 가벼운 옷차림에 메이스를 어깨에 짊어진 채로 준이 앞으로 걸어 나온다.
 "방심하지 마, 준."
 그 옆에는 제복 차림의 카로스와 로리먼트가 있다.
 카로스는 칠흑색의 검 '네로'를 꺼내들어 가볍게 휘두르고 있었고, 로리먼트는 지팡이 미스틸테인을 꺼내든 채 초조한 듯 시선을 여기저기 굴리고 있었다.
 시간은 정확하게 오후 3시 58분, 슬슬 시작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광장 맞은편에서 세 명의 인영이 나타났다.
 왼쪽의 덩치 큰 사내가 한 명, 오른쪽에는 착 달라붙는 스커트 차림으로 섹시함이 돋보이는 여성 한 명─그리고 정 중앙에는 붉은 제복 차림의 길드 마스터, 마크가 걸어오고 있었다.
 "흥, 어스 녀석들 언젠가 한번 밟아주고 싶었어. 특히 그 입만 산 빨간 머리 녀석, 아주 잡아 족치고 싶었다니까…."
 거한의 사내가 도끼를 어깨에 걸친 채 말했다. 그 오른쪽에서 여성 간부가 한 마디 거든다.
 "나 참~, 왜 이런 귀찮은 일에 왜 나까지 끌어들인 거야? 난 좀 더 쉬고 싶었다고~."
 기지개를 펴며, 한손에든 채찍을 바닥에 길게 늘어놓는다.
 "아포, 레일라, 상대는 길드 어스야. 이번 기회에 아주 박살을 내주자고!"
 마크가 꺼내든 무기는 커다란 태도였다. '참마도'라고도 불리는 물건인가, 거의 대검 수준에 필적한 검이었다.
 반면 카로스 쪽은 어쩐지 초라해 보이는 차림새였다.
 어스의 제복이 수수하기도 하지만,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어이~ 참고로 말하자면, 죽어도 모른다. 난 마지막에 봐주는 행위 따윈 하지 않을 거야."
 도끼를 든 거한의 사내, 아포가 먼저 도발을 시도했다.
 그러나 준은 피식 웃으며 역으로 엄포를 놓는다.
 "내가 할 말이다. 네 녀석이 어떻던 간에 한 방만 맞으면 그대로 지옥행일 테니까."
 준의 메이스는─충분히 그럴만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몸매 너무 좋잖아……. 저 여자…….'
 로리먼트는 레일라라고 불린 여성에게 왠지 모를 질투를 느끼고 있었다.
 성숙해 보이는 성인 여성의 윤곽에, 어쩐지 시무룩해진다.
 그런 로리먼트의 옆에서 카로스가 담담히 말한다.
 "룰은 어떻게 할 거지? 전투 불능 상태가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만."
 "너희들 좋을 대로 해라. 우린 진심으로 기합 넣고 갈 테니까, 감히 우리 길드원을 건드린 댓가를 치르게 해 주마!"
 "아직도 그걸 믿고 있는 거야…?"
 이윽고 오후 4시임을 알리는 종이 울림과 동시에 마크와 카로스, 준과 아포가 발을 박차며 격돌한다.
 "생각보다 무거운 검인걸…!"
 "다진 두부처럼 잘게 썰어주마!"
 카로스는 마크의 태도를 막아서며 힘 대결로 들어갔지만, 역시나 카로스 쪽이 밀려난다.
 이 얼마나 무식한 힘인가,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이 사내가 어떻던 간에 태도를 들어 올리는 근력은 결코 우습게 볼 것이 아니었다.
 카로스는 그대로 검을 틀어 태도를 미끄러뜨리며 마크의 다리를 걸어 넘어 뜨리…려 했지만 역으로 멱살을 붙잡혀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크헉! 헉!"
 준 때와 똑같다. 역시 단련이 필요하다. 2년 동안 쉰 몸은 호락호락 뇌에서 내리는 명령을 따라주지 않는다.
 "카카! 괜찮아?!"
 "한눈 팔 틈은 없을 텐데 말이야!"
 레일라의 채찍이 로리먼트의 지팡이를 붙잡는다. 하마터면 미스틸테인을 뺏길 뻔했다.
 "…당신! 이야압!"
 지팡이를 붙잡고 힘껏 당겨보지만, 단단히 얽매인 채찍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역으로 힘에 밀려버려서─로리먼트도 카로스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끌려나와 바닥에 엎어졌다.
 "아얏!"
 아파할 틈도 없이 다시 채찍이 날아들었다.
 "얌전히 항복하렴. 그럼 아프지 않을 거야, 꼬마야."
 채찍이 수차례 로리먼트의 어깨와 다리를 강타했음에도, 로리먼트는 발끈하며 일어섰다.
 "…꼬마라고 부르지 말란 말이야! 난 열 아홉 살 이라고!"
 "어머, 곧 20대가 되겠구나. 그 탱탱한 살결…, 하얀 피부…, 어쩐지 화가 나는걸? 전부 찢어발겨주마!"
 자비 없이 날아드는 채찍질에 맞서 로리먼트는 지팡이로 막아내며 뒤로 물러섰다.
 「미스틸테인!」
 로리먼트의 주문 영창과 함께 미스틸테인이 녹색으로 빛난다.
 "어머나, 그건 마술이니?"
 "…우습게보지 말라구!"
 곧이어 땅에서 수많은 덩굴이 생겨나 레일라에게 쇄도한다. 본래라면 팔과 다리를 붙잡아 한 번에 무력화할 생각이었지만, 레일라는 간발의 차로 덩굴을 피해내며 유유자적 돌아섰다.
 "깜짝이야, 그런 마술이구나? 넌 별로 재미없어 보이네."
 "어디에도 가게 두지 않아!"
 옆에는 카로스와 마크가 검을 연신 주고받고 있다. 그 모습은 영락없이 호각으로 보인다.
 그 건너편에서는 준이 아포의 도끼를 받아쳐내며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왜 그러냐! 한방만 맞추면 끝이라며! 그럴 틈도 없는 거냐! 하하하하─."
 "성가신 도끼구만…."
 준은 어깨를 향해 날아드는 도끼를 쳐내고 옆으로 빠져 나왔다.
 원래 메이스로 도끼를 한 번에 부숴버릴 셈이었지만, 아포의 도끼는 무언가로 강화되어 있는지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어느 샌가 수세에 몰린 준은 메이스로 도끼를 받아쳐내며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준! 뒤로 물러서면 안 돼! 옆으로 빠져!"
 마크와 검을 주고받던 카로스가 다급하게 외쳤지만, 준은 카로스의 충고를 무시하며 후퇴를 반복했다.
 "시끄러워."
 그 순간, 뒤꿈치에 무언가 걸리는가 했으나 준이 눈치 채고 무언가를 할 낌새도 없이 무언가가 다리에 휘감겨왔다.
 "뭐야?"
 말하기 무섭게, 무시무시한 힘으로 앞으로 당겨져─준은 바닥에 쓰러졌다.
 다리에 휘감겨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채찍, 그 끝에는 레일라가 양손으로 꽉 붙잡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지금이야! 아포! 끝내버려!"
 도끼를 든 채 성큼성큼 다가오는 아포의 모습에 준은 자신도 모르게 한순간 위압감을 느꼈다.
 고작해야 이런 저급한 수준의 상대에게 고전한다는 사실을 무엇보다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게다가, 훼방까지 당하고 말았다. 아포와 레일라의 합동 공격은 준의 자존심에 제대로 흠집을 내기 충분했다.
 "빌어먹을…."
 결코, 겁을 먹거나 자포자기 한 것은 아니다. 그저 이런 상대에게 당해 쓰러져 있는 자신이 증오스로웠을 뿐이었다.
 "거기 그대로 있어라. 지금 끝내주마!"
 어느새 코앞까지 온 아포가 도끼를 쳐들고, 준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절체절명의 순간, 카앙─하는 금속음이 울려 퍼졌다.
 다시 눈을 뜬 준의 앞에는 힘겹게 도끼를 받아쳐낸 카로스가 서있었다.
 "뭐하고 있는 거야! 일어서!"
 카로스가 준의 다리에 휘감긴 채찍을 베어내기 무섭게, 준이 번뜩 일어나며 카로스를 밀쳐냈다.
 "비켜."
 그리곤, 메이스를 휘두르며 아포에게 달려들었다.
 "…쓸데없이 훼방을 놓다니……."
 준은 멀리 떨어져 있는 레일라를 넌지시 한번 바라보고는, 메이스를 전방으로 휘둘렀다.
 그 모습을 잠시 멍때리며 지켜보던 카로스에게 마크의 태도가 날아들었다.
 카앙─!
 반사적으로 검을 들어 막아냈지만, 위에서 내려찍는 힘에 카로스의 한쪽 무릎이 꿇린다.
 '무거워……!'
 간신히 가드에 걸쳐 태도를 쳐낸 후, 카로스는 곧바로 올려베었지만 마크의 옷깃을 살짝 베어내는 데 그쳤다.
 마크의 눈에 한순간 당황하는 빛이 깃들였지만, 이내 카로스의 몸을 회전시키며 수평으로 한 번 더 베는 공격을 보곤 태도를 휘둘러 막아냈다.
 "생각보다 날카롭군."
 눈앞에, 카로스의 등이 무방비 상태로 비어 있었다.
 '하지만 이거로 끝이다…!'
 거기로 태도를 내리치려는 찰나, 카로스가 손목을 틀어 후방으로 날아드는 태도를 비스듬히 받아낸다.
 "감각도 괜찮아. 역시, 카로스, 어스의 길드 마스터 답구만……! 우리 길드원만 괴롭히지 않았더라도 좋은 친구가 됐을 텐데 말이야!"
 "글쎄, 아니라니깐!"
 카로스는 그대로 마크의 팔을 붙잡고 이번에는 제대로 다리를 거는데 성공해 마크를 바닥에 쓰러뜨렸다.
 "으헉!"
 그대로 목에 검을 겨누려 하자 마크가 재빨리 검신을 쳐내고 옆으로 굴러 빠져나간다.
 몇 번이나 제압하는데 사용했던 기술이지만, 역시나 아직 몸이 말을 따라주지 않는다.
 다시 일어선 마크는 높이 뛰어오르며 태도를 내리찍었다.
 카로스는, 비스듬히 받아 바닥으로 흘려보내며 팔꿈치로 마크의 턱을 후려친다.
 제법 마크에게 데미지를 주었지만, 마크의 체력을 보면 이 정도는 새 발의 피다. 승리를 위해서는 마크를 완전히 전투 불능 상태에 빠뜨려야만 한다.
 마크의 공격은 무겁고 둔하긴 해도 치명적인 위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카로스는 좀처럼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카로스는 일단 태도의 사거리에서 빠져나와 마크와 거리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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