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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서 온갖 의뢰와 잡일 따위를 도맡아 하는 조직의 통칭, 길드. 바로 여기에도 하나의 길드가 있다. 그 이름은, 어스. 매일같이 적자에 시달리는 길드의 상황으로 인해, 간부들은 골머리를 썩히고 있지만, 길드 마스터의 상태가?! 길드 어스에 어서 오세요!

[퓨전,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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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화.습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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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갓카[anileonhart]
조회 641    추천 0   덧글 0    / 2020.03.28 04:03:31
21화.습격자

 "그럼 이만─가 보도록 하마. 후후……."
 세르니아가 유유자적한 발걸음으로 떠나는 모습을, 카로스와 로리먼트는 잔뜩 긴장한 채 지켜보았다.

 ─그 이후로 로리먼트는 이따금 카로스의 방을 찾아왔고,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일이 잦아졌다.
 오늘 저녁도, 이렇게 함께 있다.
 양쪽 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점 익숙해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카로스는 매일 밤 로리먼트를 데려다 주었지만, 이따금 자고 가는 일도 잦았다.
 샤워를 마친 로리먼트는 젖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털어내며 카로스가 던져준 옷을 걸쳐 입었다.
 당연히, 로리먼트에게 맞는 사이즈가 있을 리 없었다.
 카로스가 던져준 옷은 언제나 사이즈가 한 두 치수는 커서, 조금만 방심하면 흘러내리기 일수였다.
 평소와 다를 게 없게 저녁 식사를 하던 중, 로리먼트가 먼저 입을 열었다.
 "…휴, 창립 기념일 때는 정말로 피곤해서 죽는 줄 알았다니까……."
 창립 기념일에 벌어진 파티는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도중에 엔비가 레드문의 술을 잘못 마시고 취해버리는 바람에 집까지 바래다주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별 다른 큰 일이 있거나 하진 않았다.
 대장장이 할아버지도 오셔서 함께 파티를 즐기셨고, 카로와 레드문도 그 날 만큼은 카로스와 크게 다투지는 않았던 거로 보인다.
 로리먼트는 무척이나 분주하게 길드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느라 마지막에는 피곤해서 잠들어버리고 말았지만, 적어도 카로스에게 듣기로는 큰 문제는 없이 진행되었던 것 같았다.
 카로스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으로 우물거리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니… 별 거는 아니고……."
 사실 로리먼트에게 다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기는 했었다.
 굳이 말해봤자, 로리먼트는 걱정하기만 할 테니 카로스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엔비를 데려다주는 과정에서, 카로와 다퉜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말했지만 진검을 주고받을 정도로 심각하게 싸웠고, 도중에 엔비가 깨어나고 나서야 싸움은 가까스로 중재되었다.
 그 날 이후로, 카로는 카로스와 시선도 맞추지 않았다.
 예전처럼 시비를 걸거나 노려보는 일도 없었다.
 그저, 카로스를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그런 일이 있었지만, 말해봤자 로리먼트의 걱정만 살 테니 카로스는 끝내 입을 다물기로 결심했다.
 "뭐야? 궁금하게 시리……."
 "그냥… 대장장이 할아버지 근육이 더 커지신 거 같아서……."
 "…열심히 운동 하시는 거 같기는 하더라."
 그 말을 끝으로 분위기가 갑자기 싸해졌다.
 어쩐지 주제를 잘못 꺼낸 것 같았다.
 카로스의 집에 흐르는 냉랭한 공기를 뒤로하고, 카로스는 헛기침을 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곧 회의가 열리겠지……."
 창립 기념일 이후에 다시 소집하기로 한 이사회는,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때 논의되는 사항은 다름 아닌 카로스의 축출 건이다.
 자신의 편을 들어줄 길드의 간부는 몇이나 될까, 아마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을 것이다.
 세르니아는 자신의 편을 들어주겠다고 했지만,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세르니아는, 분명 자신의 길드를 짓밟은 우리 어스를 증오하고 있을 테니까─.
 만약 자신의 편을 들어준다고 하더라도, 그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세르니아 자신을 위해서일 확률이 높다.
 분명히 무언가를 꾸미고 있는 것 같지만, 카로스는 도저히 그녀의 내막을 알 수 없었다.
 다시 생각해보아도, 자신을 적대하는 자가 너무나 많았다.
 길드에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자신을 적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로리먼트는 그런 카로스의 기분을 이해한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카카, 네 잘못이 아니야. 잘못이라면… 널 데려온 내 잘못이겠지……."
 "아니, 데려와줘서 고마워. 네가 말해주지 않았더라면 지금 상황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을 테니까……."
 한가하게 게임이나 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던 것이다.
 자신이 길드를 쉬고 있는 동안에도, 사건은 계속해서 일어났고, 믿어왔던 동료들과 레드문은─.
 다시 생각해도 충격이었다.
 레드문은 길드에 들어온 세 번째 길드원이다.
 어스의 초창기부터 함께 해온, 작은 사무소를 운영할 때부터 함께 해온 소중한 동료였다.
 그런 동료가 자신을 쫓아낼 계획을 세우고 있었을 줄은 정말이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하물며, 답위와 카로는 또 어떠한가.
 답위는 완전히 레드문의 편만을 들어주는 것이 아닌 중립으로 보였지만, 아마 길드의 운영을 우선시 할 것이다.
 카로는 노골적으로 자신을 적대한다. 아마 엔비와 있었던 일 때문일 것이다.
 준은, 알 수 없었다. 최근에는 길드에도 나오지 않아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다.
 "준은 잘 지내고 있으려나……."
 그 날의 대련 이후, 준은 길드에 자주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나온다고 해도, 로리먼트의 말에 의하면 멍하니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있다고 들었다.
 준은 과연 자신의 편을 들어줄까─, 확신이 들지는 않는다.
 레드문에게 맞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과연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뚜렷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혼자 중얼거리는 카로스의 앞에서 로리먼트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하지만, 로리먼트도 뚜렷한 해결책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지금의 상황은 말로 표현하자면─암담했다.
 "그렇겠지……."
 한숨을 쉬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11시경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시간도 많이 늦었는데, 오늘 밤은 자고 가는게 좋겠어. 난 적당히 소파에서 잘 테니까…… 내 방 침대를 써."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말을 하네? 카카, 내가 자고 갔으면 좋겠어?"
 "…어? 으… 응. 곧 막차도 끊길 시간이니까……."
 너무 무신경하게 말한 걸까, 당황하는 카로스의 앞에서 로리먼트가 쿡쿡거리며 웃는다.
 카로스는 그저 머쓱하여, 머리를 긁적거리고 있을 뿐이다.
 "알았어."
 컵에 담긴 물을 홀짝거리며, 로리먼트는 장난치듯 그렇게 말했다.

 ─새벽녘이 되고 로리먼트는 안방에서 곤히 잠들었지만, 카로스는 어째서인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때웠을 텐데, 지금은 그럴 수만도 없는 사정이다.
 게임 패키지들은 큰맘 먹고 한쪽 구석에 치워두었다.
 무엇보다 마음이 심란하여, 카로스는 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
 레드문의 목적은 정말로 자신을 몰아내고 길드 마스터가 되는 걸까, 아직도 그런 의구심이 들었다.
 행여나 자신이 착각하고 있는 걸 지도 모른다고, 자기 멋대로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로리먼트의 말을 믿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실제로 길드 안에서 도는 소문은 모두 그에 관한 것들이었고, 자신에게만 문자가 전해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단순 누락으로는 보기 힘들었다.
 길드에 돌아오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으리란 생각도 들었다. 정말이지, 이런 저런 생각들이 샘솟듯이 솟아나서, 카로스는 맘 편히 누워있을 수조차 없었다.
 자신이 그저 의심하고 있을 뿐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레드문은 오랜 기간 함께 해온 소중한 동료이다. 절대 그런 일을 벌일 리가 없다고─믿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더욱 잔혹하게만 다가오고 있었다.

 * * *

 찾았다─.
 비가 오는 밤, 복면을 쓴 사내 여럿이 카로스의 집을 노려본다.
 의뢰의 목표물은 다름 아닌 카로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확실하게 제압하라는 의뢰인의 전언이 있었다.
 우선시 해야 할 목표는, 어스의 길드 마스터인 카로스의 완전 제압 밑, 납치였다.
 현관문은 당연히 잠겨 있었지만, 이런 것쯤은 일도 아니다.
 한 명의 사내가 앞으로 나서서 문고리를 조작하자, 순식간에 스르르 하고 문이 열린다.
 '좋아, 들어가자.'
 수신호로 그렇게 말하며, 사내들은 카로스의 집으로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목표물은, 눈앞의 소파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이대로 목을 노리고, 순식간에 처리하는 것이 사내들의 목표─.
 그러나 목에 단도를 들이대도 상대방은 기척조차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 잘못됐다─하고 사내가 느끼고 순식간에 이불을 벗겨내자, 그곳에는 그저 배게 만이 놓여있었다.
 "……!"
 리더 격의 사내가 무언가 다른 지시를 내리기 이전에, 문 뒤에 숨어있던 카로스가 달려들어 주먹을 내지른다.
 "웬 놈들이냐!"
 리더 격의 사내는, 주먹에 정통으로 맞아 나가떨어지고, 그 모습을 본 복면의 사내들이 단검을 뽑아들고 카로스에게 달려든다.
 "…네 놈들은 대체 누구야!"
 애초에 카로스는 자고 있지 않았다.
 로리먼트가 먼저 자는 걸 본 후, 조용히 게임 패키지들을 정리하고 있었을 뿐이다.
 어쩌다 시간이 새벽 대까지 이르게 됐지만, 만일 카로스가 잠들었더라면 그대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카로스는 스스로 안도하면서도, 자신을 노리고 달려드는 칼날을 피해 물러섰다.
 소파를 발로 차 밀어내고, 한 명의 사내를 붙잡아 쓰러뜨린다.
 "크악!"
 사내들은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것처럼 보였다.
 행동 하나 하나가, 빠르고 정확하다─.
 카로스는 금방이라도 베일 듯 아슬아슬하게 칼날을 피해냈지만, 이래서야 네로를 발검할 틈도 없었다.
 복면을 쓴 암살자들의 수는 리더를 포함해 총 넷, 4대 1의 상황이었다.
 카로스는 자신의 목을 노리고 날아드는 단검을 맨손으로 붙잡았다.
 당연하게도 손바닥을 베여 피가 손목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지만, 그런 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었다.
 "로리먼트!"
 카로스는 다급하게 로리먼트를 깨웠지만, 로리먼트는 깊이 잠들었는지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한 명의 사내가 안쪽에 로리먼트가 있다는 걸 눈치 챘는지, 문고리를 잡고 열어젖힌다.
 "…안 돼!"
 다시 한 번 다급하게 외치지만, 카로스 또한 눈앞의 단도를 막아내느라 나설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안방의 문이 열리기 무섭게─.
 「…미스틸테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새파란 구체가 폭발하며 문 앞의 사내를 넘어뜨린다.
 지팡이를 들고 나타난 로리먼트는 금방이라도 베일 듯 아슬아슬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사내와 카로스를 보고 앞으로 뛰어나왔지만, 두 명의 사내가 막아섰다.
 "로리먼트! 이 녀석들 보통 솜씨가 아니야! 조심해!"
 "…알았어!"
 무기를 들고 주고받는 근접전을 완전히 숙달하지는 못한 로리먼트였지만, 지팡이의 사거리를 이용해 사내들을 견제하며 주문을 영창한다.
 「마력탄!」
 한 명의 사내가 마력탄에 정통으로 맞아 쓰러지고, 로리먼트는 남은 한 명의 사내의 단도를 위태롭게 막아내며 뒤로 밀려났다.
 그 모습을 보던 카로스의 앞에서, 바닥에 쓰러졌던 리더가 일어선다.
 이미 단도를 손으로 쥐고 앞의 사내를 밀어내던 카로스는, 방어할 틈 조차 없었다.
 "카카!"
 위험하다는 건 카로스 또한 알고 있었다.
 쉬익─하고, 바람을 베는 소리와 함께 복부로 날아드는 칼날을 카로스가 무릎으로 쳐낸다.
 "이 녀석…!"
 보기 좋게 단도가 튕겨나가자, 리더 격의 사내는 카로스에게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크으윽!"
 리더 격의 사내가 카로스의 몸을 붙잡고 있는 사이, 카로스의 손바닥을 베어내며 단도를 되찾은 눈앞의 사내가 카로스에게 그대로 내려찍는다.
 턱─.
 잔뜩 긴장한 카로스는 숨을 몰아쉬었다.
 고개를 재빨리 틀어 단도를 피해냈지만, 사내의 단도가 다시 날아든다.
 이번에야말로 피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카로스가 양팔로 얼굴을 가드하려는 찰나, 로리먼트의 미스틸테인이 눈앞의 사내를 쳐낸다.
 그 찰나의 틈을 놓치지 않고 카로스가 리더 격의 사내를 발로 밀어 차며 일어선다.
 "네로─!"
 네로를 발검하며 카로스가 전투 자세를 잡자, 바닥에 쓰러졌던 사내들이 단도를 붙잡고 일어선다.
 "너희들은 누구야! 날 암살하려고 온 거겠지, 분명! 누가 보냈지?!"
 하지만 카로스의 물음에도 리더 격의 사내는 답하지 않는다.
 그저 수신호로 뒤의 동료들과 무언가를 대화하고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어 카로스의 앞에 내던질 뿐이다.
 "로리먼트! 피해!"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막이 피어오른다. 폭탄인 줄 알았던 그것은, 다행이게도 연막탄이었다.
 카로스가 네로를 휘둘러 풍압으로 연막을 걷어내자, 사내들은 온데간데없이 이미 도주한 이후였다.
 빌어먹을─하고 카로스가 조용히 읊조리며 현관문 밖으로 나선다.
 "…로리먼트, 위험하니까 여기 있어! 놈들을 뒤쫓아야겠어……!"
 "잠깐, 혼자서는 위험하잖아! 카카!"
 로리먼트가 뒤늦게 따라나섰을 때는, 카로스는 이미 저 멀리 사라진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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